앨범 한 장으로 이 정도의 현상이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전 세계 팝 음악사를 크게 바꿔놓았고 아직도 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마이클 잭슨이 '팝의 황제'가 되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것은 아마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5년 전이었을 것이다.
2009년 3월 5일,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투어가 될 예정이었던 [This Is It] 투어 관련 기자 회견이 있은 지 석 달 후인 6월 25일, 불현듯 우리의 곁을 떠났다. 14시 26분에 사망이 확인됐으며, 사후 18분 만인 14시 44분에 미국 셀레브리티 전문 사이트 TMZ에서 최초로 사망사실이 보도됐다. 뉴스가 공개된 직후 구글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검색횟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등하면서 프로그램이 이를 자동으로 스팸으로 인식, 잠시 동안 '마이클 잭슨'이라는 단어가 검색 불가능한 사태에까지 놓이게 된다.
사망 직후 국내에서도 마이클 잭슨의 음반 판매량은 133배 이상 급증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수립했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며 나온 지 수년이 지난 그의 베스트 앨범이 갑자기 앨범판매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오래된 앨범들은 당시 빌보드 차트 정상에 위치했던 블랙 아이드 피스의 [The E.N.D.]보다도 많이 팔렸는데, 이런 현상은 빌보드 사상 최초였다. 오래된 앨범은 빌보드 메인 차트에 랭크될 수 없는 룰이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이후 12월 5일부터는 과거의 앨범들 또한 랭크될 수 있도록 변경됐다. 마이클 잭슨이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추모 열기는 끝이 없었다. 이는 일일이 셀 수도 없을 지경이다. 알 켈리가 마이클 잭슨에게 써줬던 [You Are Not Alone]을 스스로 다시 레코딩해 바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2009년 7월 7일 진행된 영결식 때 참여한 수많은 슈퍼스타들만 보아도 그가 어떤 위치에 놓인 인물인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그의 영결식 티켓과 입장팔찌, 그리고 브로셔 마저도 경매 사이트에서 몇백 달러에 판매되곤 했다. 사후에 열린 제5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평생공로상이 헌정됐다.
마이클 잭슨이 소장했던 온갖 물품들, 그리고 미공개 사진들 또한 경매에 올라오기도 했다. 27만 8천5백 달러에 매입됐던 앤디 워홀의 마이클 잭슨 초상화는 그가 사망한 직후 무려 5배 이상 뛰어오르면서 1백만 달러에 판매됐다. 아이티 지진피해를 돕기 위해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공동 작사 작곡한 'We Are The World 25'가 수많은 스타들과 함께 새롭게 제작된 바도 있었다. 이 세상에 없음에도 여전히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마이클 잭슨의 추모 플래쉬몹이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나 2009년 9월 13,597명이 멕시코에서 'Thriller' 춤을 춘 것은 한 공간에서 동시에 가장 많은 인원이 춤을 춘 기록으로 새롭게 기네스북에 올랐다. 또한, 2010년 가장 많은 검색이 이루어진 인물로도 기록되기도 했다. SNS 페이스북에서도 1천5백만 명(현재는 3천6백만)이 그를 팬으로 설정하면서 페이스북 내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유명인으로 랭크된다. 참고로 생전에는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가수, 개인 아티스트로는 한해 그래미 최다 수상, 개인 명의로 가장 많은 자선사업을 한 인물 등의 15개 이상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뉴스들은 끝이 없다. 그 어떤 살아있는 스타들보다도 더 많은 소식들이 쏟아지는 실정이다. 한 시대를 움직인 전설이었으며, 이 전설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이를 해석하는 것이 맞겠다.
"[Bad] 시기는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마이클이 자신의 커리어의 모든 측면에 키를 잡았던 창조의 서막과도 같은 때였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당시부터 마이클은 레코딩과 투어, 머천다이징 등 모든 것을 스스로의 손으로 진행시켜 나갔다. 거의 전곡이 마이클 자신에 의한 작곡으로 이루어진 것도 이 앨범이 처음이었다. 앨범의 싱글은 5곡 연속 차트 1위라는 대기록을 수립해냈고 25년 동안 이 기록에 버금가는 아티스트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그 굉장함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클은 본 작에서 처음으로 스스로의 비전을 내걸어 모든 결정을 내리면서 솔로 투어 또한 실시했고 투어의 대성공은 작곡가, 공연자, 그리고 프로듀서로서의 마이클을 크게 도약시켰다. '팝의 황제'라는 칭호는 이때부터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클에게 있어 그렇게 중요한 시대를 기념할 수 있도록 이 앨범을 발매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도 큰 기쁨이다."
- 발매 이전에 공개된 마이클 잭슨 부동산 관리인 존 블랑카(John Blanca), 그리고 존 맥클레인(John McLain)의 코멘트
팝의 역사 그 자체와도 같았던 마이클 잭슨의 앨범 [Bad]가 발매된 지 어느덧 25년의 세월이 흘렀고, [Thriller] 때와 마찬가지로 [Bad]의 25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가 꽤 오래전부터 입에 오르내렸다. 전 세계가 기다린 이번 [BAD 25주년 기념 앨범]으로는 오리지널 [Bad] 앨범의 리마스터 음원 외, 이제껏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음원 및 초호화 참여 진이 주조해 낸 리믹스 음원 등이 담긴 2장짜리 스탠다드 버전, 그리고 1988년 7월 16일 [Bad] 투어 당시 절정의 무대를 펼쳐 보였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담은 라이브 음반과 DVD를 추가해낸 딜럭스 버전으로 발매되었다. 웸블리 공연 실황은 마이클 잭슨의 개인 소장용 VHS (가정용 비디오테이프) 사본에서 추출한 영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 하겠다. 한편, 사이트에 방문해보면 가죽케이스로 이루어진 한정판, 그리고 [Bad] 투어 당시 크루들이 입었던 디자인과 똑같은 야구점퍼 등 또한 판매되고 있다.
[Thriller]가 가진 기록, 그리고 음악적 성과를 [Bad]는 다른 방식으로 넘어섰다. 거대한 성공 이후, 보통은 두 가지 선택권이란 것이 주어진다. 하나는 전작의 성공에 안주하면서 비슷한 것을 한번 더 하는 방식이 있겠고, 다른 하나는 다 엎어버리고 완전히 처음부터 혹은 다른 방식으로 새로이 시작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 아티스트의 무모한 도전으로 인해 일반적으로는 씁쓸한 결과를 초래해내곤 했다. 마이클 잭슨은 무려 역대 가장 성공한 앨범이라는 전작의 부담감을 극복해내야만 했다. 이런 규모의 압박감은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마이클 잭슨은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고 황제로 등극한다. 그러니까 '팝의 황제'를 저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있을 수가 없었던 이 지구상에서 마이클 잭슨의 라이벌은 오직 그 자신뿐이었다.
본격적으로 솔로활동에 돌입했던 에픽(Epic) 시절의 작품들은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각 앨범들 모두 위대한 한 발짝 이었다. 이것들은 미래에도 끊임없이 울려 퍼질 우리 시대의, 더 나아가서는 20세기를 규정짓는 가장 의미 있는 결과물이다. 사실 이 노래들은 그의 기일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일부러 돌려 듣지 않더라도 충분히 은연중에 다양한 곳에서 접할 수 있기는 하다. 이렇게 그는 불멸의 노래들을 남겼고, 이런 계기를 통해 솔로활동 시기를 다시금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 아래 소개된 앨범의 음원은 권리사의 요청에 의해 이용권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불가능하며, 개별곡 다운로드만 제공됩니다.
일반 팝 팬들에게는 그저 그런 잘 만든 성인시절의 데뷔작으로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흑인음악 애호가들에게 있어서는 얘기가 달랐다. 오히려 수많은 현역 DJ들, 그리고 소울 훵크 애청자들에게 재발견된 걸작으로, 그들에겐 [Thriller]보다도 더 귀중한 작품이었다. 댄스 트랙들인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Rock With You', 그리고 가슴 아픈 발라드 'She's Out Of My Life' 등의 곡들이 유독 히트했지만 이후 그의 걸작들과 마찬가지로 스킵 할만한 트랙은 단 한 개도 없다. 시작했으면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버라이어티한 마이클 잭슨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도, 그리고 흑인음악 애호가들에게도 동시에 흥미로울 한 장으로, 과연 소울/훵크가 어떤 방식으로 메인스트림에 침공해 들어가는지를 보여준 달콤한 습격의 증거물이다.
단연 지구를 대표하는 한 장이라 하겠다. 실제로 역대 가장 많은 카피를 팔았으며, 이후의 이 산업을 모조리 리부트시켜 버렸다. 지금 당장 당신의 집에 이 음반이 없을 수는 있지만 한 두 다리만 건너면 수십명의 지인들의 CD 장에 꼽혀있을 것이다. '팝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라는 뻔한 문장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충격의 레코드였다. 때문에 이 앨범의 특정 수록곡만을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모든 곡들이 히트했으며, 또한 완벽하기 때문이다. 이 화려한 앨범이 진중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겐 마일스 데이비스의 후기 레파토리로 사용됐던 [Human Nature]가 답이 될 것이다. 드라마타이즈드 뮤직비디오와 혁신적 안무를 비롯해 들리는 것만큼 보이는 요소들에도 자본과 아이디어를 투자하면서 뮤직 비즈니스가 가진 표현의 영역을 넓혀놓았다. 이후 산업에 있어서의 모든 스탠다드를 완성시켰고, 적어도 이 인류가 끝나기 직전까지는 언제나 회자될 것이다.
[Thriller]의 성공이 너무 거대했던지라 본의 아니게 [Bad]는 비교적 과소평가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Thriller]에서 불가능했던 것들을 구현시켜 놓으면서 더욱 큰 규모의 다이나믹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Bad] 투어 당시부터 엄청난 물량을 동원한 대규모 퍼포먼스의 틀을 구축시켜 놓았는데, 앨범 역시 이런 대형 무대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듯 했다. 마틴 스콜세지가 비디오를 감독한 [Bad], 아직까지도 TV 예능에서 퍼포먼스가 재연되고 있는 'Smooth Criminal', 그리고 마찬가지로 현재에도 수많은 이들에게 불려지는 'Man In The Mirror' 등은 분명 [Thriller]와는 차별화된, 별개의 위대함이었다.
[Bad]까지 성공하면서 마이클 잭슨은 이 앨범에서 90년대 쇼 비즈니스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담아내려 했다. 이후 90년대 메인스트림이 뉴잭스윙으로 점철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작품으로, 퀸시 존스와는 이때부터 결별하면서 더욱 과감하고 멀리 뻗어나가려 했다. 마이클 조단과 함께 출연한 'Jam', 사운드적으로도 흑과 백이 이상적으로 맞물려있는 'Black Or White'와 같은 댄스 트랙들은 물론, 'Heal The World', 그리고 영화 [프리 윌리]에 삽입된 'Will You Be There' 등의 감성적인 넘버들까지 한 치의 틈도 없이 꽉꽉 채워진 블록버스터였다. 만일 90년대에 대한 문화적 경험이 없는 당신이라면 이 한 장으로 당시의 공기까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정리가 필요한 시기였다. 베스트 앨범인 첫 번째 디스크에 이어진 신곡 모음집인 두 번째 디스크는 그야말로 '새로운 역사'였다. CD를 플레이어에 걸자마자 나오는 'Scream'의 노이즈와 비디오는 진정 '미래'의 것이었다. 'Earth Song', 'They Don't Care About Us', 그리고 'Little Susie'와 같은 트랙들에서는 여전히 지구적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으며, 알 켈리가 선사한 'You Are Not Alone'의 경우엔 아직까지도 한국의 음원 차트에 오르내리면서 흘러나오고 또한 불려지고 있다.
진정 과소평가된 한 장이다.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팔아치웠음에도 당시 시달리던 가십과 전작들의 거대한 세일즈와의 비교로 인해 마치 실패작처럼 인식됐지만, 당시의 모든 기술을 응축하고 있는 혁신적인 앨범이었다. 부드러운 곡들, 이를테면 'Speechless'나 'Cry', 그리고 베이비페이스가 함께한 'You Are My Life' 등이 비교적 두드러졌는데, 'Butterfly'의 절도있는 듯 로맨틱한 매무새는 본 작을 다른 앨범들과 비교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물론 싱글커트 됐던 'You Rock My World' 또한 완벽한 마이클 잭슨 특유의 그루브로 무장하고 있다. 오히려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고, 이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많은 이슈와 더불어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처음 공개됐던 진취적인 싱글 'Hold My Hand'를 시작으로 꾸준히 비디오가 제작되고 있는데, 직접 팬들에게 공모한 영상들의 꼴라주로 이루어진 'Behind The Mask', 그리고 가사의 스토리가 그대로 전개되는 'Hollywood Tonight' 등이 싱글 커트됐다. 이 비디오들은 하나같이 마이클 잭슨 이후 세대들이 그에게 보내는 헌사처럼 묘사되고 있는데, 그가 실존해있지 않은 현상황에서 이런 컨셉은 꽤나 적절한 듯 보인다. 현존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이미 마이클 잭슨이 뿌린 씨앗을 통해 대성했고, 이 비디오들 또한 아직까지도 그런 움직임이 진행형이라는 증거가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아이들이 마이클 잭슨을 통해 꿈을 키워나갈 것이며, 결국 그들은 스타가 될 것이다.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과 초대형 쇼 [태양의 서커스]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앨범으로 [마이클 잭슨 임모탈 월드 투어] 삽입곡들로 구성되었는데, 'Abc', 'I Want You Back' 등 잭슨 파이브 시절의 초기 히트곡들로부터 'Beat It', 'You Are Not Alone', 'Man In The Mirror' 등 주옥 같은 명곡들 그리고 'They Don't Care About Us'의 미공개 합창 버전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는 마이클 잭슨의 혁신적 유산을 다른 각도에서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어떤 의미에서는 마이클 잭슨이 남긴 작품과 메시지를 미래에 구전하는 책임을 다하고 있는 프로젝트였다. 어느 의미에서 [Immortal]은 성대한 마이클 잭슨 트리뷰트라 할만도 하다.
From [Live At Wembley July 16, 1988]
마이클 잭슨만이 가능했던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역사상 전무한 초대형 월드 투어의 시금석이자 20여 년 만에 최초로 공개된 [Bad]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전설의 웸블리 아레나 퍼포먼스에서의 뜨거운 기록 [Live At Wembley July 16, 1988]에 수록된 영상 중 하나로 가히 신기 어린 마이클 잭슨의 현란한 춤사위가 더없이 매력적인 퍼포먼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