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문을 여는 국내 최대 국립과천과학관 조감도.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 어린이들이 국립과천과학관 스페이스센터에서 우주 로켓을 보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과천시는 14일부터 20일까지 개관 기념 '2008 과학과 예술의 만남' 행사를 갖는다. 2008년 지구의 해를 맞이해 '과학의 상상, 예술의 꿈, 지구의 빛'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미디어아트와 오케스트라의 만남'을 시작으로 과학체험 뮤지컬 '어드벤처 뉴턴' 등이 진행되고, '과학으로 보는 예술'과 '예술로 보는 과학' 등 전시도 열린다. ☎02)3677-1500, www.scie ntorium.go.kr
35만개 별빛 총총…우주가 한눈에 | |
국립과천과학관 14일 개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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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고차’ 첫 구현·실시간 지구 등 볼거리 풍성
‘과학기술 교육과 체험의 문화공간’인 국립과천과학관(관장 장기열)이 국내 최대 규모로 14일 문을 연다. 2년6개월 만에 완공한 과천과학관은 서울대공원 인근 24만3970㎡ 터에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의 3배 규모(연면적 4만9464㎡)로 세워져 ‘한국 과학기술의 상징 시설(랜드마크)’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과학관의 주된 콘셉트는 체험과 참여다. 우주의 장관을 연출하는 천체투영관이나, 지진·극지·태풍 체험, 거북선 안의 가상체험 같은 전시물이 곳곳에 배치돼 눈길을 끈다. 과학관 쪽은 “총 685개 주제, 4203점 전시물 가운데 52%가 작동체험형”이라고 소개했다. ■ 35만개 별빛이 총총한 가상 밤하늘 지름 25m짜리 천체투영관의 돔 스크린에 뿌려지는 밤하늘 별과 은하의 파노라마는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둥근 천장에 우주 밤하늘을 연출하는 건 광학식 투영기와 디지털투영기다. 한복판에 놓인 광학식 투영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35만 갈래 빛줄기가 돔 스크린에 닿아 35만개 하나하나의 총총한 별들을 수놓는다. 이강환 연구사는 “별빛은 실제 위치를 구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방에서 영상을 쏘아 입체감을 내는 디지털투영기는 137억년 우주 시간과 무한 우주 공간을 10분짜리 영상으로 돔 스크린 위에 압축해 가상 우주여행을 체험하게 한다. 화성, 목성, 토성을 지나 태양계를 벗어나자 태양계는 이내 티끌보다 더 작아지고 다시 우리 은하조차도 한 점으로 작아진다. 이런 은하들이 모인 초은하단을 벗어나니 다시 무수한 은하들이 총총한 점점으로 우주 공간에 펼쳐진다. 이 영상은 슬로언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DSS)와 미국 윌킨슨 우주탐사위성(WMAP) 등의 실제 데이터를 써서 미국 업체가 제작했다. 이 연구사는 “앞으로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도 담을 계획이며, 새 관측 자료가 나오는 대로 꾸준히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금 지구에선’…실시간 지구 관측
공룡 뼈로는 진품 비율이 90%나 되는 백악기 조각류 에드몬토사우루스가 전시됐다. 이런 종으로는 세계에서 진품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 거리 자동측량 마차 ‘기리고차’ 첫선 전통과학관엔 고증을 거쳐 처음 구현된 조선시대의 거리 자동측정 마차 ‘기리고차’가 있다. 둘레 길이가 10자인 수레바퀴가 구르며 일정한 거리를 지날 때마다 여러 톱니바퀴들이 조금씩 움직여 북이나 종을 자동으로 울리도록 고안된 장치다. 세종은 온양 온천으로 행차하는 길에 기리고차를 타고 가 거리를 측정했고, 문종 때엔 둑 공사를 하며 이 기구로 거리를 측량했다는 기록이 있다. 남경욱 연구사는 “요즘의 택시 미터기와 같은 원리”라고 소개했다. 고구려 천문도를 계승한 조선시대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1467개 별, 282개 별자리와 현대 천문학의 별자리를 비교해 선조의 뛰어난 천문 지식을 실감하게 하는 전시물도 마련됐다. 거북선 전시물에선 100인치 화면에 펼쳐지는 3차원 영상을 통해 거북선 안을 돌아다니며 가상의 화포 발사 장면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첨단과학관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주거 시설, 기초과학관엔 50만 볼트 전압으로 강력한 불꽃을 일으켜 전기에너지를 보여주는 ‘테슬라 코일’ 등 전시물들이 들어섰다. 어린이탐구체험관엔 놀이와 실험과 체험이 어우러진 여러 전시·영상물들이 마련됐다. 일반 시설 관람료 2천~4천원(연말까지 무료), 천체투영관 관람료 2천~3천원. 누리집 scientorium.go.kr.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
“우리나라엔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과학관이 왜 없을까.” 이런 탐구적인 욕구를 채워줄 마땅한 공간이 없던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만한 첨단 과학관을 갖게 됐다. 한국 과학관의 새로운 메카가 될 ‘국립과천과학관(이하 과천과학관)’이 바로 그곳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경기도가 총 4500억원을 들여 2년6개월 만에 첫선을 보이는 과천과학관은 세계가 인정하는 미국 ‘익스플로라토리움’이나 프랑스 ‘라빌레트과학산업관’에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장기열 국립과천과학관장은 9일 “14일 문을 여는 과천과학관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필즈온(Feels-On) 전시를 표방한다”며 “과학과 자연 그리고 문화가 어우러진 과학문화 종합테마파크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만9127㎡ 규모의 전시면적에 4203점의 전시품을 갖춰놓고 미래의 과학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과천과학관을 미리 가봤다.
■체험 위주의 학습장
과천과학관은 기초과학관, 자연사관, 전통과학관, 첨단기술관, 어린이탐구체험관 등으로 꾸며진 상설전시관과 주제를 정해 일정기간 운영하는 특별전시관으로 구성됐다. 특징은 전체 전시물의 51.6%가 작동·체험형 전시로 채워졌다는 것. 특히 4∼10세 어린이들이 소꿉놀이하듯 과학 원리를 탐구할 수 있는 어린이탐구체험관은 97.2%가 실험·실습 환경으로 꾸며졌다.
기초과학관에 들어서면 ‘테슬라코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테슬라코일은 50만볼트의 전압과 접지 사이의 강력한 스파크를 통해 전기에너지의 이동을 환상적인 불꽃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또 지진체험실에선 지진시뮬레이터에 탑승, 4분30초 동안 진도 7의 지진을 3차원 입체영상과 함께 느껴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놀이동산보다도 더 재밌는 체험을 하며 과학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자연사관은 신기한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1947년 러시아에 떨어진 실제 철운석을 직접 만져볼 수 있으며 길이가 72㎝에 달하는 세계 최대 삼엽충도 볼 수 있다. 특히 미국 캔자스에서 발견된 ‘틸로사우루스’의 뼈대는 당시 원시시대 공룡들의 생활을 상상하게 된다.
미국 해양대기청에서 들여온 지구관측시스템인 ‘SOS’는 과천과학관의 또 하나의 자랑이다. 직경 25m의 돔 위에 기상과 수온 등 현재 지구의 상태를 보여주는 이 장비는 미국 외의 국가에 처음으로 설치된 전시물이다.
또 전통과학관에 가면 조선시대 로켓포인 ‘대신기전’과 정평구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비차’ 등도 만나게 된다.
■과학관의 미래는 ‘갸우뚱’
이렇듯 야심차게 준비한 과학관이지만 5∼10년이 지난 후에도 수준 높은 전시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규모나 전시물 면에서 세계 수준을 자랑한다지만 운영예산과 인력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라빌레트과학산업관의 경우 1000여명의 전문인력이 연간 2000억원(2004년 기준) 이상의 예산으로 운영한다. 반면 과천과학관은 고작 77명이 관리와 운영을 한다. 이 인원 중 연구직 인력은 21명밖에 안 돼 전문인력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내년 책정된 운영예산도 186억원밖에 안 된다.
장 관장은 “과학관은 건설비의 10분의 1 수준을 재투자해야 끊임없이 새로운 전시로 과학관을 꾸밀 수 있다”며 “항상 새로운 과학을 만나고 다시 찾고 싶은 과학관을 만들기엔 현재 책정된 예산이 절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 정부가 공무원 인력 동결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인력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앞으로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좋은 과학관을 후세에 물려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사진설명=교육과학기술부와 경기도가 2년 6개월간 총 4500억원을 들여 오는 14일 개관하는 과천과학관의 내부 모습. 한국 과학관 역사의 새 장을 열 과천과학관은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시설로 만들어졌으며 연말까지 일반에 무료로 개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