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담 / 푸른솔문인협회 20년을 회고하며

푸른솔문인협회 20년을 회고하며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 창작 교실이 처음 개강할 때 소녀 시절에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고자 충북대학교를 찾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김홍은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 이듬해쯤 1998년 5월에 김홍은 교수님께서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2대 원장님으로 취임하시고 원우회라는 학과마다 회장단이 만들어졌을 때 수필 창작교실 대표로 참여하여 초대 원우회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그해 처음으로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원우회 축제의 밤이 열리게 되었을 때 학과마다 장기자랑도 열렸다. 캄캄한 한밤중 넓은 운동장에 캠프 화이어를 할 때 우리 수필창작반은 시낭송과 수필낭독으로 그 밤의 분위기를 고조로 올렸던 수백 명의 원우회원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부터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이 충북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평생교육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학마다 평생교육원이 설립되기 시작하였다.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개강한 학과 중 수필 창작 교실이 단연 최고의 인기 과목이 되었고 김 교수님의 유명세가 알려지기 시작한 황금기가 되었지 싶다. 회고하건데 그때 수필 창작 교실에 모여든 학생들은 주로 사오십 대 젊은이들이었다. 그때 적 그렇게 젊은 여성들이 지금 칠십 대가 되었으니 할머니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교수님도 그때는 패기 왕성한 젊은 시절이셨다. 무정한 세월은 그렇게 흘러갔다. 버드나무와의 인연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가덕면 병암리에서 도로 확장 공사(2001년)로 잘려나갈 위기에 놓인 버드나무를 살리기 위한 활동이 계기가 됐다. 김홍은 교수는 당시 도로 확장공사로 500년 된 버드나무 5그루가 잘려나갈 처지에 놓인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의 이원종 지사 시절, 충북도청 산림과가 도민들 앞에 내세운 슬로건인 산림문화 정신으로 ‘손자 숲 가꾸기’이었다. 김 교수님은 “손자 숲은 가꾸고 500년 된 할아버지 나무는 베어도 되느냐”고 주장을 내세우며 충북도청을 찾아가서 관계 공무원을 설득했다. 푸른솔문학회원과 충대평생교육원 수필 창작 교실수강생, 충북대 임학과 학생 1,200명이 도청 홈페이지에 도민의 소리를 올렸고, 신문에는 “이원종 지사님께 드리는 글”까지 게재하였다. 끝내는 이를 성사시켜냈다. 도로의 노선이 버드나무를 비켜 가도록 변경케 함으로써 수령 500년 된 버드나무를 살려낸 일명 병암리 버드나무 살리기 운동으로 푸른솔문학회 역사에 기록되었다.   두 번째 잊지 못할 뜻깊은 봉사활동으로 농촌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고구마 팔아주기 가 전개되었다. 지금 기억으로 고 김학영 회원은 자가용을 이용하여 고구마를 수백 짝을 나르며 청주시내 아는 사람들에게 팔아주는데 앞장서서 봉사하였다. 교수님께서 한마디 말씀만 떨어지면 무엇보다 제일의 목표로 삼고 밤늦도록 고구마를 팔아 농촌을 돕겠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허우적대던 때가 나의 한참 젊었을 때인 것 같은데 따지고 보면 그때 나이 이순이 다 되었을 때이니 청춘도 아니었다. 지금은 80을 바라보니 그때가 청춘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   1997년부터 수필 창작 교실에 입학하여 삼년 동안 함께한 문우들은 열정적이었고 한 사람 두 사람 등단하기 시작하면서 나도 2000년도 3, 4월 한국수필에 봄이 오는 소리 외 1편으로 등단하게 되었다.   푸른솔문학회의 초대 정태익 회장님 당시 박미향이란 민화 작가가 부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박미향 부회장은 개인 사정으로 일 년도 안 되어 문학회를 떠나게 되었다. 그로 인하여 부회장에 내가 선출되어 활동하게 되었다. 1999. 9. 9 창단하여 2000년 3. 9일 부회장으로 취임하여 2001년 중앙 문예 진흥기금 250만원을 지원받아 제 1회 도민 백일장 열게 되었을 때 김홍은 교수님과 정태익 회장님을 비롯한 푸른솔문학 회원들은 기뻐했다. 그 당시에는 충북도청에서의 문예진흥 지원금 제도가 전혀 없었을 때의 시절이었다.   창단한 지 2년 만에 중앙에서 지원금을 받아 충북 도민 백일장을 시행하는 날은 날씨도 청명한 충북대학 잔디밭에서 글 쓰는 도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푸른솔문학회 회원들은 충북도민백일장이란 역사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상기된 표정들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제1회 도민백일장 대상에 홍성란이란 젊은 여인이 뽑혔다. 그녀는 그때를 계기로 충북대학교 수필 창작 반에 입학하여 함께 수업하기 시작하여서 푸른솔문학회 4기 회원으로 입회한 후 푸른솔문학회 사무국장까지 역임하는 열정적인 회원이 되었다. 홍성란 외 김여정 류귀현 양수남 회원도 4기인걸 보면 이때부터 푸른솔 문학회가 최고의 활성화가 되었지 싶다.   1999. 9. 9 열일곱 명이 창단하고 2000. 5. 10 일에 창간호를 출판하게 되었을 때는 회원이 33명으로 늘어났고 거구장 문화공간에서 청주 시내 유명 문학 인사들을 초청하여 멋지게 자축연을 열기도 하였다.   2002. 1. 9 푸른솔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을 때 야망 찬 마음을 다잡고 한발 한발 조심하며 푸른솔문학회을 키우고 싶었지만,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5년간의 정든 푸른솔을 떠났다. 내 인생에 첫 번째 불명예스러운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2003년 1. 9에 탈퇴하고 는 이미 2002년에 입회한 충북여성문인협회에 활동하면서도 푸른솔을 떠난 아쉬움은 늘 가슴 아픈 세월을 보냈다. 결국 내 열정은 여성문협에 쏟을 수밖에 없었다. 충북여성문인협회 회장을 6년을 역임하는 동안 ‘양성평등 글 공모’ ‘미리 쓰는 유서 글 공모’를 거의 해마다 시행하게 되었을 때 푸른솔문학 회원들이 대상, 최우수상 등으로 큰상을 독차지하였다. 떠나 있어도 푸른솔문학회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하면서도 교수님의 눈치만 보며 보낸 세월이 흘렀다.   한 해 두 해 세월이 흘러 10 주년 기념행사로 41인 명 작품특집을 출판할 때를 계기로 푸른솔을 떠난 교수님의 제자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작업을 앞장서 반가운 전 회원들과 10주년을 자축하며 기쁨을 나누기도 하였다. 그 당시 회장님이신 이재부회장님의 노고로 그런 화합의 자리가 이루어졌고 그해 이재부 회장님과 나는 홍은문학상을 동반 수상하게 되었다. 아쉬운 것은 창단멤버들은 역시 머물지 않고 떠났다. 나는 이 세상을 마칠 때까지 정신이 있는 한 푸른솔문학회를 떠날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 하에 늘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한번 떠났던 회원이란 배신자란 낙인이 찍혀 오늘날까지 교수님께 나는 미운 오리 새끼일 뿐 고운 제자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못난 여인이고 보니 떠날 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 가슴이 싸늘할 뿐이다.   이제 20주년을 회고하라 하면, 나는 푸른솔문학회가 기쁨이며 아픈 추억으로 뒤엉켜있다. 한순간의 울분을 참지 못하고 박차고 배신했던 그 옛 한순간으로 하여 초창기에 문학회의 기틀을 잡았던 공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금 내 무엇을 회고할 수 있겠는가. 그저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아픈 상처 자국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래도 푸른솔문인협회의 2대 회장역임이란 명예로운 한마디로 만족한다. 그리고 나를 이처럼 충북에서 여성 문인으로서의 이름을 알리게 해주신 김홍은 교수님은 나의 영원한 스승이며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수필가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