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발달장애인(자폐성장애 3급) 대학생으로, 장애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사회로 당당하게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포털사이트 뉴스 헤드라인에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소식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그러한 장애를 직접 경험한 저도 정말로 공감이 갑니다. 발달장애인인 제가 10회에 걸쳐서 연재 글을 작성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첫번째는 저의 성장 배경을 먼저 소개합니다.
5살 때 발견한 청전벽력같은 장애 판정
탄생의 기쁨도 오래 가지 못한 4살 때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은 제가 또래들보다 발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은 제가 장애라는 것을 몰랐는데,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한 뒤 언어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를 병행하면서 1년동안 여러 대학병원을 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5살 때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님이 저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립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주의력 결핍, 상동행동 증상이 나타나고 상호작용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지만 자폐증에 비하면 증상이 덜하고 지능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모님은 저의 장애인 등록을 할까 말까 고민한 끝에 6살 때 '자폐성장애 3급(구 발달장애 3급)'으로 장애 등록을 합니다. 장애인 등록 전후부터 부모님은 저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어했습니다.
언어치료와 놀이치료의 놀라운 효과
4살 때부터 언어치료와 놀이치료를 병행하면서 한 달에 50만원 이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 50만원은 현재 가치로 100만원이 넘어갑니다. 하지만, 많은 돈을 사용하면서 치료를 받았더니 효과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언어 발달이 급속도로 일어났고, 현재 제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에는 과거에 받았던 언어치료의 효과가 80~90%는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또, 놀이치료는 주의력 향상과 과잉행동 감소, 틱 증상의 완화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치료들을 중1때까지 지속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중3때 지능검사를 받았는데 지능지수(IQ) 125 (언어성 지능 137, 동작성 지능 113)라는 놀라운 수치가 나와서 심리치료사와 특수학급 선생님도 놀라게 했습니다.
완전통합 교육으로 고등학교 3년을 보내다
초등학교부터 중학쇼까지는 일반학급과 특수학급(도움반)을 이용했지만, 고등학생 때는 대학 진학을 위해 100% 일반학급을 이용하게 됩니다. 공교육은 학교에서, 사교육은 EBS 무료 인강으로 의존하면서 고1~고3 국영수 내신 4.53등급, 전과목 4.2~4.3등급을 달성합니다. 고등학교 내신이 좋지 않았지만 발달장애가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뿌듯했습니다. 2018년 9월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자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수도권 4년제 대학 6개를 지원했고, 모두 불합격할 것을 대비해서 수도권 전문대학 3개를 일반전형으로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4년제 대학 6곳 모두 불합격, 전문대학 3개는 모두 합격. 결국은 집에서 등하교하기 좋은 전문대학인 신안산대학교(안산 초지동 소재)로 가게 되었습니다.
신안산대학교 컴퓨터정보과 19학번이 된 '나', 놀라운 기적의 시작!!
비록 원치 않는 신안산대학교로 진학했지만, 이 때부터 놀라운 기적이 시작됩니다.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주변에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자연스럽게 생기면서 대인관계가 급속도로 좋아졌습니다. 성적도 1학년 1학기 4.31/4.5, 1학년 2학기 4.0/4.5로 일반학생을 압도하는 자랑거리가 생겼고, 높은 성적과 다양한 교내 활동으로 장학금을 싹쓸이합니다. IT 관련 자격증인 네트워크관리사 2급, Certiport 오토캐드, ITQ 엑셀(A등급) 등을 한번에 합격했습니다. 20살이었던 2019년은 제 인생 최고의 해였습니다.
코로나 대유행에도 나는 굴복하지 않고 일어서다
2020년 연초부터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이 찾아옵니다. 코로나로 인해 본인의 앞날이 걱정되었지만, 새로운 자기계발을 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대학교 2학년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부분을 보냈지만 반복해서 들으면서 2학년 1학기 4.25/4.5, 2학년 2학기 4.03/4.5라는 성적을 달성하면서 새로운 기적을 쓰게 됩니다. 이것으로 교내장학금과 국가장학금을 받으면서 금전적 걱정 없이 신안산대학교 2년 생활을 마무리합니다. 졸업을 2개월 앞둔 2020년 12월에는 빅데이터분석실무 2급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졸업 직후 2021년 3월에는 운전면허도 취득했습니다.(자폐성장애 3급은 운전면허 취득 가능) 운전면허 취득이 제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새로운 도전, 의사소통과 대인관계를 요구하는 업종에서 했던 아르바이트
운전면허는 용인면허시험장에서 취득했습니다. 그곳은 장애인운전지원센터가 있어서 장애인들에게 무료 운전교육과 편의시설을 제공합니다. 운전면허 취득 직후 운전교육 강사가 공공기관 아르바이트를 추천해줍니다. 그것은 '도로교통공단 체험형 인턴' 이었습니다. 호기심에 서류전형을 지원했더니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면접전형도 한번에 합격하고 나서 5개월(2021년 5월~10월) 계약기간동안 면허시험장에서 고객들을 응대하고 사무 보조 지원 등을 했습니다. 월급도 세전 182만원(세후 154만원)으로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받았으며, 어렸을 때 언어치료를 받았던 제가 의사소통과 대인관계를 요구하는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도전이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4년제 사이버대학에 편입하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생으로서의 '나'
아르바이트 첫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면서 이 돈으로 스마트폰도 바꾸고 4년제 사이버대학 편입학 이후 학비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2~3곳의 사이버대학을 지원했는데, 국내 1위 사이버대학인 한양사이버대학교에 당당하게 합격했습니다. 3학년 개강이 시작되자 열공을 시작합니다. 후기입학이라서 남들보다 공부를 많이 해야 했지만 또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3학년 편입 후 첫 학기(가을학기) 4.0/4.5, 겨울방학 계절학기 4.25/4.5를 달성하면서 편입 후에도 저의 교육열은 변하지 않음을 증명했습니다. 작년 편입 후 3학년을 반년만에 끝마치고 올해 4학년 봄학기(1학기)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앞으로 저에게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요? 장밋빛 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두번째 글은 6월 14일 오후에 계속됩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