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욜인 어제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에 있는
'나리공원'을 다녀왔어요.
그곳에서는 지난 9월23일~24일 이틀 동안
천만송이 천일홍(千日紅) 축제가 열렸는데
전 끝나고 한참 후에 알게 되어
내년에 가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곳에 '핑크뮬리'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선
부랴부랴 친구들과 함께 길을 떠났답니다.
축제 기간 동안 화사하게 피어있던
가우라, 맨드라미, 황화 코스모스 등은 이미 지고 없었지만
다 시들었으리라고 생각한 천일홍은 아직 피어있어서
자주, 다홍, 분홍, 하양 등의 다양한 색깔의 꽃들을 볼 수 있었어요.
내년엔 축제 기간에 맞춰 일찍 가서
이번에 시기가 늦어서 놓친 꽃과 예쁜 풍경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눈에 가득 들어오는 것은
드넓은 벌판을 장식한 진보라색 천일홍 꽃밭입니다.
천일홍은 쌍떡잎식물로
꽃말은 ‘매혹’ 또는 ‘변치 않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1년초로 키가 20cm~50cm 정도로 자라고
개화기는 6월부터 10월까지이며
원산지는 열대 아메리카 및
오스트레일리아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열대종이라고 하네요.
화사한 빛깔의 꽃으로 둘러싸인 전망대 입니다.
드디어 요즘 SNS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핑크뮬리’와 마주합니다.
가을 여심을 저격하는 오묘한 분홍빛으로
몽환적이고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핑크뮬리’는
서양 억새의 일종으로
라틴어로 "Capillaris,, 머리털 모발 같은" 뜻이라고 하며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 라고 한답니다.
핑크핑크한 핑크물리 앞에선
“어머~~ 너 정말 예쁘다, 멋지다, 신비롭다”
감탄사 연발하며 셔터 누르기 바빴어요.ㅎㅎ
‘코키아'입니다.
학명은 ‘코키아 스코파리아(Kochia scoparia)'로
비름과 식물의 일종이며 시골집 마당이나 밭두렁 등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1미터 남짓 되는 키의 댑싸리를 말합니다.
한해살이 식물인 코키아는 가을에 밑동을 잘라
말린 다음 묶어서 빗자루를 만드는데 사용되지요.
찬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커지면
엽록소가 줄어들고 안토시아닌이 늘어나
잎과 줄기가 선홍빛으로 물들게 되며,
단풍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꼭 불타오르는 것 같아
외국에서는 '버닝 부쉬(Burning Bush)'라고도 부른답니다.
코키아가 초록색에서 붉게 물들어 갈 때
여러 나무가 알록달록한 빛깔로 참 예쁘던데
아쉽지만 올해는 이걸로 만족하고 내년을 기약합니다.
들녘 끄트머리에 요즘 보기 힘든 목화밭이 있네요.
종잇장처럼 얇은 어여쁜 꽃과 동글 길쭉 두툼한 열매.
그리고 포근포근한 하얀 솜을 터뜨리고 있는 만개한 열매입니다.
천일 동안 피어 있는 꽃 천일홍을
이렇게 많이 보기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꽃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란 팻말이 있는데도
왜들 그렇게 꽃을 망가뜨려 가면서 들어가는 걸까요?
위의 사진들은
이리저리 각도를 잡아서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지만
제대로 줄을 지어 서있는 곳 없이
온통 짓밟혀 쓰러진 핑크뮬리 밭을 보고선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 속이 무척 상했어요.
핑크뮬리 뿐 아니라 천일홍 꽃밭도
이곳 저곳 할 것 없이 사진을 찍기 위해
밟고 쓰러뜨려 길을 내놓은 광경을 보고선
속 상한 마음에 님들께 하소연을 하네요.
이런 제 마음을 님들은 이해 하시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