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리 새되어 '패러글라이딩' 두둥실 패러글라이딩에 몸을 맡겨 구름 속을 산책하다보면 가슴을 짓누르던 일상의 무게는 어느새 사라진다. 하늘이라는 무한 공간아래 드러나는 광활한 대지의 등줄기. 두 발로 그 속살을 훑고 다닐 때와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귓가를 때리는 바람의 소리도, 코끝을 스치는 바람의 냄새도 예사롭지 않다. 바로 옆에서는 새들도 함께 날며 길동무가 되어주니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담력이 요구되는 과정은 역시 이륙. 아침나절부터 달궈진 대지가 더운 공기를 토해낼 무렵, 잡풀만 가득한 산 정상에 올라 바람이 무르익기를 기다린다. 비행복, 헬멧, 장갑에 패러글라이더와 몸을 연결해주는 하네스까지 모든 준비는 끝났다. 드디어 전력질주, 채 대여섯 발자국이나 떼었을까. 요란스레 캐노피(바람을 받는 천)가 펄럭이는가 싶더니 더 이상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둥실 솟구쳐 오르는 순간 짜릿한 전류가 온 몸을 관통하고 지나간다. 창공을 가르며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패러글라이더. 바야흐로 비행이 시작된 것이다. 기꺼이 푸른 하늘 속으로 뛰어든 이상, 한 점 먼지가 된들 어떠랴. 양손에 쥔 조종줄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번갈아 잡아당기며 선회를 시도한다. 방향을 바꿔가다 열기류라도 만나면 엔진이라도 달린 양 곧바로 수직상승이다. 운이 좋고 비행실력마저 수준급이라면 1,000∼2,000m 고도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1∼2시간 하늘에 머무는 일쯤은 보통. 고수들은 경기도 유명산에서 강원도 홍천으로, 심지어 동해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또 여럿이 함께 비행을 하며 무전기로 수다를 떠는 그룹비행의 즐거움 또한 각별하다. 신선이 되어 보낸 꿈결 같은 한 때. 평평한 착륙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부터는 착륙에 집중할 때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 확 달려드는 땅을 향해 힘껏 발을 구르면 어느새 땅 위를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발아래 펼쳐졌던 울창한 신록의 산이 이제는 저 너머 옆에 서 있다.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본능과도 같은 욕망. 드디어 그 꿈을 몸소 이뤄낸 것이다.
#패러글라이딩, 알고 도전하자! 지난 8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패러글라이딩은 낙하산(Parachute)의 안정성 및 이동간편성과 글라이더(glider)의 비행성을 접목하여 만든 항공레포츠. 역사는 짧지만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꿈을 손쉽게 이룰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벌써 동호인 수는 2만명을 육박한다. "위험하지 않을까" "저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돈이 무척 많이 들 텐데" 등등의 걱정 따위는 접어두자. 가장 필요한 건 자신감과 도전정신이다. 현재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행클럽은 200여개나 된다. 그 중 비행클럽한국활공협회와 전국패러글라이딩협회에 등록된 업체인지를 살펴 선택하면 무리가 없다. 동호회 회원수가 많고 활동 경력이 오래된 곳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처음부터 장비걱정은 할 필요 없다. 클럽에서 대여해주기도 하거니와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 차근차근 필요에 따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안전을 위해 헬멧은 필수. 빌려 써도 되지만 머리에 맞춰 구입하면 15만원 정도 든다. 처음 배울 때는 편한 복장을 준비하되 산이나 하늘은 쌀쌀하므로 긴 팔과 긴 바지가 좋다. 전문 비행복과 비행용 신발은 각각 20만원 정도. 패러글라이드와 몸을 걸치는 '하네스', 그리고 보조 낙하산 등을 포함한 풀세트는 약 300만원 정도 든다. A/S는 평생 가능하다. 자신의 몸무게와 기술수준에 따라 기종을 선택해야 하므로 클럽 선배들이나 교관과 꼭 상의한 후 구입한다. 교육은 이론교육부터 시작된다. 그후 지상훈련을 마치고 점차 고도를 높여가며 실제 활공하는 교육을 받게 된다. 정규교육을 마치면 이?착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높은 고도비행, 한 지점에서 오래 머물러 있는 체공비행 등을 배운다. 초급 교육과정은 보통 8일 정도 되는데 그 기간 내 대부분 단독비행이 이루어진다. 강습 학교와 동호회를 겸하고 있는 '날개클럽'의 경우 가입비는 30만원, 한달 회비는 6만원 선이다. 강사에게 조종을 맡기고 함께 비행을 체험하는 '탠덤비행'은 6만~8만원 정도. 별도의 패러글라이딩 대여료는 받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