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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인화 지역보급 산실 기대"
진주시 평거동 석갑산 기슭에 작은 갤러리가 하나 있다.
옛날 경남은행 관사 자리였던 '아이 소크라테스 부설유치원' 3층에 자리 잡은
'운정 갤러리'가 바로 그것이다. 개관 한지 한달 남짓한 기간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지역 주민들에겐 제법 널리 알려져 주위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운정 조영실 작가를 갤러리에서 만났다.
“갤러리라고 거창하게 할 것은 없는데,
제자들과 주위 분들의 권유로 제호를 이름으로 해서 갤러리를 열었습니다.
40여년동안 붓을 잡아왔지만 아직도 모자란 것이 많습니다.
이제 제 이름을 걸고 조그마한 공간을 마련했으니,
많은 지역민들과 애호가들이 들러 채찍질을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운정은 작가로서의 삶 외에도 일선 학교에 문인화 붐을 조성한 주역이다.
지난 70년 이후 경남지역의 교사연수를 통해 문인화를 적극 보급,
경남지역 문인화 인구를 늘렸고 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운정은 경남지역에 문인화를 보급하게 된 계기를
"서양문화의 무분별한 도입으로 사회가 각박하고 윤리가 쇠퇴해졌기 때문에
동양정신 및 예의를 숭상하고 전통예술의 맥을 잇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1983년부터 본격화된 연수는
경남도 교육청의 지원아래 대아중학교에서 문인화 교사연수를 실시한 이래
혹은 주말을 이용해 연수를 했는데 방학는 60여명이 연수를 하기도 했다.
운정 조영실씨의 제자들로 구성된 운정한울문인화 연구회는
진주 지역의 문인화에 대한 사랑을 담아 지난 88년 창립전을 가진 이래
해마다 정기전을 가지며 시민들에게 갈수록 깊이를 더해가는
수준높은 문인화 작품의 깊은 멋을 선사하고 있다.
이미 발표전만 17회 개최했으며 전국학생문인화 공모전 10회 개최,
프랑스 사랑시에 초대받아 문인화를 알리는 등 모임 수준도 상당하다.
"갤러리를 마련할 때는 운정한울문인화연구회원들이 전시장을 무료로 대여함으로써
뜻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통한
심도있는 자기평가와 상호간의 작품을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지역사람들의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문인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자주 들러 서로 작품세계를 비교 평가 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운정은 운정갤러리가 문인화 보급의 메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면서도
제자들에게 바른 문인화가로서의 자세도 전수하고 싶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문인화란 담백한 먹의 멋과 강력한 필력, 문기 있는 조형이 창의성 있게 표현된 그림입니다.
무엇보다도 문인화를 그리는 사람은 사물을 정확하게 관찰한뒤
그 사물이 지닌 외면의 표현보다는 작가가 지닌 내면의 정신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작가의 인품과 일치되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참된 문인화가는 자기 인품을 화선지에 드러내어야지,
재주만 믿고 기교만 부리는 것은 참된 문인화가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 운정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재주만 가지고 작품 내적인 면을 전혀 보지 못한다" 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었다.
운정의 제자인 허만선 경호중고등학교 교장은
“운정 갤러리 개관은 운정한울문인화 연구회만의 경사를 넘어
우리 전통문화를 활짝 꽃피우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원한다” 며
“이 소중한 공간에서 우리회원들은 틈틈히 시간을 내어
공부한 작품을 전시하고 회원들간의 상호 평가를 통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정은 갤러리에 걸린 제자들의 작품을 보면서,
'문질빈빈(文質彬彬)'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진정한 문인화가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을 거듭 강조하면서,
기교만을 부리는 일부 문인화가들이 세상에서 큰 소리 치고 있는 것을 개탄했다.
그리고 그의 가르침이 제자들에게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듯 했다.
기사: 경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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