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베트남의 교육제도나 한 번 겉핥기 해 보자.
나는 이번 출장 기간 동안 두 곳의 대학을 방문하였는데,
한 곳은 공무와 관련하여 국립 하노이외국어대학이었고,
다른 한 곳은 하노이음악전문대학이었다.
하노이외국어대학에서는 한국학과를 방문하여 학과장 및 교수들과 면담을 하고,
업무협조 요청 및 향후 협력사업 추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어학과 학생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비록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2~3학년생들은
한국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인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음악전문대학에서 만난 학생들은 매우 활발하여
10여명의 학생들과 대학 구내 휴게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 두세 명은 어설픈 나보다 영어가 더 능숙하여
내가 더듬거리며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형편이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귀국한 성악가의 귀국연주회 포스터를 가리키며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서울 뮤직컨서바토리>에 유학하였다고 했지만,
그 곳이 '한국예술종합학교'인지 '사립컨서바토리'가 따로 있는지
귀국한 이후 업무가 바빠 확인해보지는는 못하였다.
그녀의 포스터는 사진으로 찍어두었으니...
아무튼 이런 모습들은 사진으로 구경하시고...
지금부터 베트남 측 공식자료와 기타 자료를 통하여
내가 파악한 베트남의 학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베트남의 취학전 교육은 유아원(Nha Tre : 생후 3∼4개월, 3년)과
유치원(Mau Giao : 3∼6세, 3년) 과정이 있다.
초등학교(Truong tieu hoc : 6∼11세)는 5년(1~5학년)과정이며,
중학교(Truong trung hoc co so : 11∼15세)는 4년(6∼9학년) 과정이다.
중학교 과정에서 상급학교 진학을 원할 경우 우리와 마찬가지로 경쟁이 매우 치열하며,
진학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학생은 국영 기술학교에서 직업교육을 받은 후 사회로 진출한다.
고등학교(Truong trung hoc pho thong : 15∼18세) 과정은 3년(10∼12학년) 과정인데,
일반 고등학교와는 별도로 전국에 약 200여 개의 특수 목적학교(Truong hoc Ky thuat)도 있다.
이런 특목고에서는 자연과학, 사회과학, 기술과학 등으로 나눠 집중적인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대학교육(Truong Dai hoc)을 살펴보면,
주요 과정은 준학사(전문대학) 과정(3년∼3년 반)과 학사 과정(4년), 약대(5년),
의대·치대(6년∼7년), 석사과정(2년), 박사과정 (2년∼4년)으로 분류되는데,
전국적으로 이런 대학들이 150여 개 있다고 한다.
특히 1993년 말부터 우수대학 육성책으로
5개의 종합대학(하노이 국립대학, 호치민 국립대학, 타이 응웬 대학, 후에대학, 다낭대학)으로 개편하였고,
그 외 대학은 전문 분야별로 대학이 나눠져 있는게 일반적이다
(외국어대학, 예술대학, 법학대학, 세무대학, 공무원대학, 소방대학, 무역대학 등).
최근에는 외국대학의 분교 설립이 가능하여 이런류의 학교도 속속 설립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정규 학제에 3세부터 취학연령으로 편성한 점이 눈에 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직장 여성이 많기 때문에
유아원, 유치원 제도가 잘 발달한 듯하다.
유아원과 유치원은 급식은 물론 오침까지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고,
부모들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출근 시간인 아침 7시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퇴근 시간인 5시쯤 집으로 데리고 온다.
우리나라의 애키우는 직장여성들이 부러워할 만 하다.
이외에 특이한점은 일반학교는 다른 나라와 같이 교육부 소관이지만
관련 중앙정부 각부처별 협력관계가 긴밀하다.
즉, 기술학교의 경우 교육과정을 노동부에서 주관하고,
간호사 및 의과대 과정의 경우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교육과정을 결정하며,
예능교과에 대해서 교육부과 문화부가 협력하는 등 관련 소관 부처와 협력관계가 긴밀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는 모두 교육부 소관이지만,
특별한 목적에 따라 설립한 학교는 소관부처가 관할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목적에 따라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고,
한국과학기술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통합 이전의 경우 산업자원부)가 관할하지만,
문화부 소관의 한국예종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학위가 수여되지 않고
‘학력인정’ 제도에 따른 ‘각종학교’로 분류되는 문제점이 있는 현실은 실용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
베트남의 모든 교육 과정이 남녀 공학이며,
초, 중, 고등학생은 반드시 교복을 착용해야 한다.
초등학생은 파란 바지에 흰 와이셔츠, 빨간 머플러를 두른다.
중고등학생 교복은 머플러를 두르지 않고 바지와 흰 셔츠 차림이다.
그러나 여학생들은 고등학생이 되면 베트남 전통 복장인 흰색 아오자이를 입는다.
학기 시작은 9월초이며, 다음해 1월 중순에 끝난다.
그리고 방학 한 달을 쉬고 음력설 1주 후(2월 중순)에 2학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5-6월말까지 수업을 하면 1년 과정이 끝난다.
한편 학제와 관련해서 특이한 사항은 베트남도 한국과 같이 의무병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대학생은 우라나라의 옛 제도처럼 ‘학군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대학 4년간 2개월간의 군사 훈련으로 대치되며
특이한 점은 여학생도 이러한 훈련을 받는다는 점이다.
여학생들도 남학생과 같이 사격 연습도 받는다고 한다.
베트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학 입시가 있다.
당연히 입시지옥 현상도 나타난다.
대학 졸업 여부(학력)에 따라 사회적 출세나 급여, 근로조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는 대학별로 실시되며 학생들은 여러 대학에 자유롭게 원서 제출이 가능하며
내신과 본고사의 비율은 대체로 50:50 정도라 한다.
최근 남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학과는
베트남 산업의 발전 과정을 반영하듯 건축학과이며,
여자들에게는 영문학과를 비롯한 외국어 전공학과이다.
한국어 전공자도 매년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정보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IT 관련 학과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한편, 최근에는 우리나라처럼 교육 분야에도 개혁 정책을 실시 중이며,
1990년도 초반 이후 유료 교육제도가 도입되고 사립학교도 세워지고 있다.
도이모이 이념에 따른 ‘실용주의 교육정책’이리라.
어느나라나
교육은 자신들, 또는 자녀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이기에
누구나 '눈 뻘겋게 치뜨고 쳐다보는 현안'인가 보다.
다만, 베트남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아직까지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는 현상"은
별로 없다고 한다.
사회주의 국가인데다 낙후된 경제수준, 지방균형발전 등이
가져온 효과인 듯 하다.
그러나 앞으로 10년, 20년 후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리라.
도이모이가 계속되고 지금같은 고도성장이 지속된다면...
<하노이 국립외국어대학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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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의 표정은 밝고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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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과 학생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바탕회면은 한글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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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과의 젊은 학과장, 그녀의 한국어 수준은 일상적인 대화나 학술적인 토론에 막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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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경력 2년차 강사의 한국어 수준도 그런대로 무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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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는 한국어 교재가 가득하지만...교수들은 교재가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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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은 우리네 대학 게시판과 별다를 것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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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어느대학의 국제여름학교 모집 포스터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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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방문한 베트남 국립음악원의 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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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 쪽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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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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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관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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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의 후생관 건물. 카페테레리아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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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에는 승용차도 주차되어 있지만, 학생들은 주로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79/9_cafe_2008_06_04_09_15_4845dd103cc16)
<클래식 기타를 전공하는 학생. 빨간 머플러는 초등학생용인데...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대학이지만 컨서바토리로 운영하기때문에 연령 유동성이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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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 카페테리아에서 만난 학생들. 몇 몇 학생은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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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는 특강 안내 등 공지사항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약속 메모도 붙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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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막~~~ 귀국한 음악가(소프라노)의 '귀국발표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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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 인근에는 학원과 문방구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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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원 앞이라서 그렇겠지만 어린 음악가를 교육시키는 피아노랫슨 학원도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79/6_cafe_2008_06_04_09_15_4845ddc956df9)
첫댓글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셔셔 감사합니다. 베트남의 미래는 저들인데.. 아주밝고 경쾌 하기까지 하군요...
우리 부모님들도 우리 키우시고 교육시키느라 '우골탑' 세워가며 교육시켜준 덕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만큼이라도 살겠지요?
교육제도가 우리의 것들보다 우월한점도 많고 여하튼 무섭게 발전하고 앞으로 우리의 후발국으로 우리를 추월할 잠재력이 있는 나라 입니다
서양식 학제를 따르고 있지요! 모든 학교가 남녀공학인 점은 사회주의적 평등정책 때문이고요...
자전거 오토바이가 가장 눈에 많이들어오넹... 울나라도 학기 시작을 9월에 시작 하믄 좋겠단 생각을 하는데... 벳남도 학기가 9월이었군여....
서구 국가들에서는 9월 신학년 학제가 더 보편적이지요!
이국 풍경은 언제나 이국적이네...........^*^
당근이지요! 이국 풍경이 고향 풍경 되면 그곳이 고향이고요! ㅎㅎ
교육제도가 많이 서구화 된것 같군요..한국에 관한 관심이 큰 것 같구요..좋은 이미지로 한국의 모습이 심어져야 할 텐데.. 그러나 요즈음 베트남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모양입니다..과도기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요.. 즐감했습니다..
고도성장기에 가끔은 감기몸살 걸리기도 하겠지요! ㅎ
외국 출장가서 이렇게 그 나라 현상을 파악하는게 참 어려울텐데.. 대단하네..
제가 원래부터 '대'가리가 쪼매 '단'단하지요! 대가리가 단단한 놈자! ㅋㄷ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