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ADHD는 없다>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때부터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에 이 책을 소개했습니다.
얼마전, 2018년에 개정판이 나왔다는 걸 알고
얼른 찾아 읽었습니다.
10년 전과 또 다르게 다가오고,
더 깊이 공감했습니다.
책을 다시 읽고
아동 사회사업 글쓰기 모임, 구슬꿰는실 사회사업 글쓰기 모임, 광주 교육복지사 글쓰기
모임은 5월 만남 과제를 서둘러 이 책으로 변경했습니다.
더 많은 사회사업가와 읽고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만약 ADHD로 인해서 아이의 생명이나 안전이 위협을 받는다면 약을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수업에 방해가 되고 학습 진도를 못 따라가고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고
교사나 가족을 힘들게 한다는 이유로 약을 먹여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자기 신체의 이유가 아닌 사회적인 이유로
타인의 결정에 의해 향정신성 약물을 먹여서는 안 됩니다.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얘기는 이겁니다. 8
학습과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아이에게 ADHD 약을 먹여서 공부 잘하게 하고
학교 잘 다니게 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눈에 보이지 않게 문제를 덮어 두는 겁니다.
그렇게 틀어막아 두었다간 언젠가(그리 오래지 않아) 정말로 감당 못할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게 될 겁니다. 9
나는 우리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똑같게 만들려는 내 노력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17
ADHD는 병도 아니고 장애도 아니다. 그냥 아이가 가진 어떤 특징이고 성향일 뿐이다.
창의적인 아이, 호기심이 많은 아이, 활동적인 아이, 통찰력이 있는 아이,
예민한 감각을 가진 아이... 수도 없이 이름을 붙일 수 있다.
(...) 어떤 아이들은 이 사회와 학교가 ADHD라는 분류표를 달아 버린 어떤 성향들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 아이들을 어떤 학자는 '사냥꾼 기질을 가진 아이들'이라고 부르고 또 어떤 학자는 '인디고 아이들'이라고 부르고,
학교와 병원에서는 'ADHD'라고 부른다. 19
아이가 가진 특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그 특성을 아이 자신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게만 해 준다면
ADHD 아이들은 아무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특별함으로 인해 어떤 아이들보다 빛이 나는 아이들이다.
20
자기 의지와 자기 의욕, 자기 판단, 자기 주권으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일시적인 약의 힘을 빌려 학교생황을 '잘' 한다면 그 '잘 한' 학교생활의 경험은
아이 자신의 것이 될 것인가? 약을 통해 인위적으로 통제되어 자라난 아이는 어떤 자기 자신이 될까? 50
ADHD 약물치료에 쓰이는 약은 증상의 원인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일시적인 각성효과를 내는 각성제다.
(...) 전쟁터에 나간 병사들이 각성제를 먹고 긴장상태를 유지하듯이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군기가 바짝 든 상태로 빠릿빠릿하게 교사의 지휘와 통제에 따를 수 있게 하기 위해
각성제를 먹이는 것이 의사들이 말하는 'ADHD 약물치료'라는 것이다.
(...) 그러므로 ADHD '약물치료'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
약을 먹고 병이 낫는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 혈압약, 수면제, 진통제와 똑같이 ADHD 약도 일정 기간 복용한다고 해서 병이 낫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을 먹는다'고 해야지 '약물치료를 한다'고 말해서는 안 되다.
진통제를 날마다 먹는다고 해서 통증의 원인이 치료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각성제를 먹는다고 해서 뭔가가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약 때문에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약을 계속해서 먹는 동안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성장해 저절로 상태가 나아지는 것일 수도 있다. 51
ADHD, 아니 이 에너지 넘치고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들이 문제가 된다고 보고,
그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쪽은 누구일까? 당연히 학교다.
기존의 학교교육으로 통제되지 않는 대상을 포함시킨 채로는 그동안 자기들이 해오던 대로
계속 해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는 기존의 시스템과 매뉴얼을 적용시킬 수 없는 영역을 '비정상'으로 분류한다. 62
이런 공교육이 어떤 교육방식이나 교육영역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고
계속 배제하는 쪽으로 가면서 그걸 정당화하려면 그 영역을 '비정상'으로 분류하는 수밖에는 없다.
시스템에 맞지 않는 아이들을 교육 대상이 아니라 치료 대상으로 만들어
자기들이 하고 있는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63
부모와 학교는 그대로 두고 '애만 어떻게 해 보려는' 통제의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70
어린 아이는 이런 말을 듣고 자기 '행동의 잘못'과 자기 '존재의 잘못'을 구분할 능력이 아직 없다.
자기라는 존재가 잘못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85
이 아이들이 뭔가 결핍되거나 과잉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해받고 있는 것은
바로 그 '특별함' 때문이라고 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특별함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 교육이 그 특별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혹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문제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나는 솔직히 '몰아가고 있다'고 표현하고 싶다. ) 94
어느 날 갑자기 이 프레임이 나한테 씌워진 것이고,
그날부터 나는 이 프레임 안에서 죽을 둥 살 둥 하고 있는 것 아니가!
프레임 밖으로 나와서 보면 어떤 측면에서든 '대다수의 아이들과 다른' 아이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95
호노스웹은 ADHD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별한 재능을 다섯 가지로 제시한다.
창의성, 사람에 대한 직관력, 정서적 민감성,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교감, 높은 에너지 수준이다.
남들보다 뛰어난 이 다섯 가지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서 아 아이들이 특별해 보이는 것이고,
바로 그 특별함 때문에 이 사회에서 오해받고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96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 탈모, ADHD 갱년기의 사회학>의 작가 피터 콘래드에 따르면,
최근에는 성인에게도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를 진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 제약 시장 규모는 두 배 이상 커졌습니다.
애플TV 드라마 'SEE'.
미래 인류는 치명적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 앞을 보지 못합니다.
태어나는 아이들도 앞을 보지 못합니다.
인간 모두가 앞을 볼 수 없는 사회에서
시각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납니다.
사람들은 이 아이들을 악마라고 부릅니다.
저주 받은 능력인 시각을 지녔다며 두려워합니다.
첫댓글 ‘이 아이들이 정말 ADHD일까’
민들레 책이군요.
출판사로서 책을 펴낼 뿐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의 대안 교육에도 힘쓰시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에 민들레서 책 펴내시는 선생님 두 분을 뵀습니다. 그간 힘써오신 교육 운동의 역사 이야기 들었습니다.
민들레에 좋은 책이 많습니다. 언젠가 관심 있는 동료 선후배 계시면 책모임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