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 26일까지 거진항에서 고성명태축제가 열렸기에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점심 먹고 사무실에서 나와...
바로 영동으로 달려갔습니다.
이번 여행길에는 일출을 보고 싶어서
하루 일찍 바닷가와 가까이에 있는 숙소(해변과 6m 정도 떨어져 있음)이면서 조용한 곳에 예약을 했습니다.
이곳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침대에 누워서 바다 전망을 볼 수있고 작년에 오픈해서 아직 깨끗한 곳이라...
그리고 강릉터미널까지 마중을 나와서 픽업을 해줍니다.
이곳 위치가 양양이니...
강릉버스터미널에서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인데...
이날은 사모님이 직접 차로 마중을 나오셨더라구요...
경포대 해수욕장의 바가지 상혼과 요즘 영동지역 펜션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도착하더군요.요즘 우리나라 숙박업 서비스가 한층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좋은 현상이죠.
이곳이 궁금하신 분은 저한테 쪽지를 주시면 제가 연락처와 홈페이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이곳에 도착하니 이제 해는 저물었고...
배가 출출하여 그 동네 횟집을 물어보니 죽도 옆에 바다횟집이라는 곳이 있다고 하여
발길을 옮겼습니다.
바닷가 해수욕장에 있는 횟집으로 손님은 아무도 없고 늙은 노모를 모시고 젊은 부부가 식사중이더라구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물회가 준비되냐고 물어보니 된다고 하면서 남자분이 서둘러 일어나시더라구요...
지난 번 삼척기행 때 먹지 못했던 물회를 먼저 먹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물회가 나오기 전에 곁반찬으로
자연산 백고동과 자연산 미역이 나왔는데...
너무 맛있더라구요...
백고동은 종로3가 영일식당에 가서 가끔 먹었는데 그곳에서는 10마리 2만원 정도 받았는데...
여기서는 먼저 5마리를 그냥 주더군요.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우고 더 달라고 하니...
6마리를 더 주더군요.
햐~~ 미역 맛도 좋구..., 집 잘 찾아 왔다는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그래서 여기 소개를 안할 수 없군요.
바다횟집(033-673-9366, 대표 김원재)
물회가 나왔는데 양을 상당히 많이 주시더라구요...
물회에 대한 평가는 단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맞는 맛입니다.
가격은 1인분 10,000원이구요.
소주 한병과 함께 쓱싹 먹어치우고 바다를 바라보며 해변가를 가로질러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는 와인 한병이 있더라구요. 머 흉내만 낸 와인이지만 주인장이 특별히 한 병을 두었더군요...
한 잔 마시고...
물회
일출을 보기 위해서 6시에 일어났습니다.
창을 통해서 보니 아직은 이슥한 것 같았지만
숙소를 나서니 밝아 옵니다.
서둘러 휴휴암 방면으로 나가니 한층 더 밝아지더군요.
휴휴암 옆 해수욕장이 광진 해수욕장인데...
해변에 나무로 간이 횟집을 만든 곳이 2곳 있더라구요...
수족관을 자세히 살펴보니 다양한 어종도 물고기의 신선함을 비추어
광나루횟집이 좋을 것 같더라구요~~
다음에 오면 여기서 통음을 해보리라 생각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휴휴암쪽으로 ...
7시 5분정도에 일출이 시작되더군요...
객실에서 본 일출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1번지에 자리잡은 대한불교 조계종의 휴휴암.
동해 앞바다에 위치한 휴휴암의 사계절 경치 또한 일품입니다.
가을에는 달이 좋고,
봄에는 백화가 만발하니 더욱 좋으며,
여름에는 선들바람이 좋고,
겨울에는 눈과 어울려 좋다고 합니다.
몸도 쉬고 마음도 쉬고 팔만사천의 번뇌 망상을 모두 놓고 쉬고 간다는 휴휴암.
이곳은 불가에서 말하기는 푸른 동해바다 위에 관세음보살님이 쉬고 계신 곳이다라고 하지요.
그리고 이 바위가 보살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휴휴암
경치는 좋지만 실제 가보니...
입구에 물고기 방생을 위하여
헌금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돈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식상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침식사 시간이니 휴휴암에서 공양을 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이상하게 발이 안 떨어져서 그냥 숙소 방향으로...
숙소에 도착할 즈음에 멀리서 배 두척이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무엇을 잡아 오나 싶어서 급히 선착장으로 나갔습니다.
한 배는 그냥 그물만을 정리하고 있고
한 척에서는 내려놓은 것이 문어와 도치입니다.
도치
문어는 3kg정도 짜리고요 도치(일명, 심퉁이, 멍텅구리라고도 하죠) 20여마리가 있더군요.
저는 문어 1-2kg짜리를 살짝 데친 것을 좋아하지요.
옆에 계신 분이 가격을 물어보는데 7만 5천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팁 하나, 연근해 문어와 원양 문어는 겉으로는 구별이 안됩니다.
삶은 문어를 먹어보았을 때 끝맛이 짠맛이 강하면 원양산입니다.
당연히 가격차이가 있습니다.)
요즘 도치 시즌이죠...
도치는 물메기와 함께 예전에는 잡아도 버리는 물고기였습니다.
그래서 천덕구리였죠.
그런데 양식이 범람하는 요즈음에는 도치가 자연산이다보니 인기를 꽤 얻고 있습니다.
도치회는 날 것으로 먹기보다는 살짝 데쳐서 먹으면 뼈까지 씹어 먹어도 되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요즘 도치알이 가득 차는 시즌이니 기회가 되시면 도치 두루치기나 도치 알탕을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숙소에 돌아와서 서둘러 짐을 챙기고
속초행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20분마다 한 대씩 오더군요.
속초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되는 데 가는 도중에 멋있는 곳이 많지요
하조대도 나오고, 물 맑은 수진항...
하조대 전경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길을 건너서 거진항으로 가는 시내외버스(1번, 1-1)번을 기다리고 있는데...
날씨가 포근하고 좋더라구요.
(속초는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이 같이 있지않고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니 주의하셔야 됩니다.)
속초에서 거진항까지 가는 요금은 1인당 4,300원입니다. 소요시간은 45분 정도입니다.
명태 축제가 열리는 곳이 고성군 거진항이죠. 한국에서 가장 명태와 인연이 깊은 항구이지요.
거진항을 향해가는 7번 국도에는 주위에 좋은 곳들이 펼쳐지고 있지요.
동명항, 영랑호, 봉포항, 천진항, 청간정, 가진항......
예전에 한번 둘러 본 곳이라 오늘은 이번 여행은 주목적지인 거진항으로 바로 갑니다.
명태축제 전경
가는 도중에 명태축제 플랭카드들이 간간이 보이고...
깨끗한 해변들이 계속 이어져 손짓을 하더군요...
드디어,
거진항에 도착
먼저 축제 행사중의 하나로 바다낚시 체험을 먼저 신청하고...
드디어 명태지리를 먹기 위해서 서둘러 성진식당으로 갔습니다.
사실 거진항에 오기 전에는 허영만의 식객에도 나온 경북식당에 가서 명태지리를 먹고 싶어
전화 드리니, 요즘 지방태도 잘 안잡히고 해서 사장님 말씀 업종 전환을 했다네요 패밀리마트로 ㅠㅠㅠ
사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이제 우리의 동해안에 원양에서 잡은 원양태말고 인근해에서 잡은 지방태는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가 되었습니다.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졌습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17일까지 고성군 내 거진.대진.아야진 소속 어선이 잡아 위판한 명태는 4.3t에 불과하고 하는군요. 사상 최악의 흉어라고 합니다. 1985년 겨울 고성군에서만 2만2698t이 잡혔던 명태가 20여 년 만에 거의 사라지게 된 것이죠. 수온상승과 남획으로 인하여...
명태 어획량이 줄면서 일본산 생태 수입이 크게 늘었나고 있지요.
수입량이 96년 1t 이하였던 것이 급격히 늘어 2000년에는 1만t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1만7982t을 들여왔답니다. 냉동명태도 2000년부터 크게 늘어 지난해 16만3594t을 수입했다고 하는군요.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분들이 서울에서 먹는 생태탕의 명태는 일본산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명태에 대하여 대부분 잘 아실 것이니 여기서 그 설명은 하지 않고요
다양한 이름이 있으니...
♣ 생태 : 명태를 갓 잡아 싱싱한 상태인 것
♣ 동태 : 명태를 냉동해 얼려놓은 것
♣ 황태 : 명태를 40일간 얼렸다 말렸다 20번 이상 거듭한 것
♣ 북어 : 명태를 60일쯤 건조시킨 것
♣ 코다리 : 명태를 서너마리 코를 꿰어 15일 정도 반쯤 말린 상태
♣ 노가리 : 명태의 치어. 바짝 말려 술 안주로 많이들 드시죠.
♣ 금태 : 명태가 금(金)처럼 귀한 어종이 되었다고 붙여진 이름
♣ 진태 : 원양 명태와 진(眞)짜 동해안 명태를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
♣ 낚시태 : 낚시로 잡은 명태, '진태'에 속하지만 가격이 제일 비싸지요
♣ 지방태 : 동해 연근해에서 잡은 명태
♣ 원양태 : 멀리 원양에서 잡은 명태
성진식당(033-682-1040)은 그나마 요즈음 각광을 받고 있는 집이지요.
생태탕, 북어국, 도치두루치기등을 잘한다고 메스컴을 조금 탔지요...
생태지리탕은 1인분에 7,000원입니다.
지도
서울에서 여러분들이 즐겨 드시는 것은 생태매운탕이 주종이죠.
생태지리탕은 무우와 마늘만 넣고 간만 맞추어서 나오는데
생태의 신선도에 따라서 정말 시원하고 개운한 맛입니다.
매운탕하고는 차원이 조금 다르다고 하지요.
맛을 보아야만 안답니다. 복지리하고도 다르지요...
아마 서울에서는 그렇게 싱싱한 생태를 구하기 힘드니 생태지리는 힘들겠지요...
성진식당 생태지리 맛있었습니다. 90점 이상은 줄만 하더군요.
생태지리 한그릇 든든하게 먹고 거진항 구경에 나섰습니다.
바다낚시는 1시에 예약을 해둔터라...
난전에는 수입산 생태들이 대부분이고...
생물들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요즘 시즌이 물고기가 잘 나오지 않는터라...
애꿋은 멍텅구리만 잔득 대야에 담겨있고 문어도 제법 많이 있더군요...
거진항 활어센터에 가봐도 지난번 임원항 보다는 물고기 종류가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바다낚시 배를 타고 거진항에서 20분 정도 해상으로 나가서...
낚시를 드리우고 1시간 정도 있었지만...
수온이 차고 바람이 불어...
가자미 한마리 잡지 못하고 다시 항구로 귀항. ㅠㅠㅠ
이 불만을 달리 풀길이 없어서...
명태 시식 코너에 갔습니다.
명태를 다양하게 요리한 것 뿐만아니라 도치알등등이 있어 맛을 보았습니다.
물회도 조금 시식을 했는데 미나리를 넣어서 향이 강하게 나는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왜 대구나 명태는 회로 안먹느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제가 판단하기에는
첫째, 대구나 생태를 잡아서 싱싱하게 유지해서 서울까지 운반이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둘째, 대구나 생태에는 아니사키스 유충이 있어서 회로 할 경우에는 조심해야합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강원도나 남해에서 대구는 회로 판매하고 있으며 맛이 뛰어나죠.
서울에서도 활어로 운반해서 판매하는 곳도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다루기가 까다로와
회로 즐기기보다 탕이나 지리, 찌개로 해서 드시는 것이 더 저렴하고 맛있고 선호하기 때문에 회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명태축제는 정리를 하고...
남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습니다.
거진항에서 20분 정도 남으로 향하면...
가진항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물회를 잘하는 곳이 몇집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자매해녀횟집, 광범이네 횟집, 부부횟집입니다.
이중에서도 자매해녀횟집(033-681-1213)이 널리 알려져 있지요.
이 집의 물회 맛은 담백하면서 심심한 맛으로 유명합니다.
이번에 갔을 때는 주로 밀치를 횟감으로 사용했으며, 해삼도 조금 넣어 주더군요.
가격은 1인분에 10,000원입니다.
제가 서울을 떠날 때 가방에 와인 한 병을 넣어서 출발하였는데...
이곳에서 드디어 개봉하여 한 잔 했습니다.
깨끗하게 한 병을 비우고 천천히 가진항 회센터에서 나와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였습니다.
20여분 걸어야 하는 길이기에...
취기도 있고 해서 길거리 노래방을 즉석에서 만들어 4곡 정도 부르니... 도착을 하더군요.
가진항에서 속초 고속버스터미널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속초터미널에 도착하여 표를 예매하면서
잠시 속초아바이 마을에 들러서 아바이 순대와 가자미 식해로 한잔을 더 할까 하는 욕심도 있었지만...
과욕이라고 생각되어 과감히 그 생각을 버리고 서울행 차에 몸을 맡겼습니다.
明太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 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이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양명문 시 / 변훈 곡 / 오현명 노래
첫댓글 어쩜 이렇게 자세히.. 감동~~ 누구신지 ??
저도 간적 있는데...또 가고 싶네요...
우와~ 여행을 무지 좋아하시고..사진도 잘찍으시고..
어쩜~~~~.. 사진도 잘 찍으셨네 그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