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경제가 더 안좋아 진다고 걱정들이 큽니다. 어려운 시기 힘찬 새해 출발을 기원하며 부자 기운이 솟는다는 의령으로 새해 해맞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박2일 일정으로 1일차는 김천에 먼저 들려 직지사 ~ 수도암 ~ 인현왕후길 걷기 ~ 청암사를 관람했습니다.
먼저 김천 직지사로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 2022년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올 한해 어둡고 힘들었던 일들은 밝게 떠오르는 해에 모두 묻히고 새로운 새해를 기다리며 해돋이 여행길에 오릅니다.
▼ 김천 직지사
먼저 김천 직지사에 도착.
황악산 기슭에 있는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화상이 세웠습니다.
정종대왕의 어태가 안치되어 있고,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출가하고 30세에 주지를 지낸 사찰로도 유명합니다.
‘직지(直指)’라는 절 이름의 유래는 보통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는 선가의 용어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따라서 직지사의 사찰명은 이러한 선종의 가르침을 표방하고자 하는 의도 속에서 지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합니다.
하지만 사적기 자료에 소개된 두 가지의 설이 있는데, 첫 번째는 창건주 아도화상이 도리사를 창건한 이후 멀리 김천의 황악산을 가리키면서 저 산 아래도 절을 지을만한 길상지지(吉祥之地)가 있다고 한 데서 절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는 설입니다.
두 번째는 고려 초 능여(能如) 스님이 사찰을 중창할 때 자(尺)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자기의 손으로 땅을 재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찰명이 지어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절 안 주위의 울창한 오랜 소나무와 깊은 계곡의 맑은 물, 가을의 단풍이 절경이며, 주위의 조경과 잘 어울려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절집이기도 합니다.
금강문을 지나면 좌측으로 방향이 틀어져 천왕문이 있습니다.
직지사에 들어서며 부터 감탄사가 나오던 울창한 숲과 더불어 경내에 들어서니 늘씬한 소나무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쭉쭉 뻗어 시원스런 풍광입니다.
직지사에는 중요문화재로 국보인 금동6각사리함(국보 제208호)을 비롯해 보물급 6개를 보유한 문화재의 창고입니다.
대웅전에 올라서서 돌아본 모습.
보물인 대웅전.
빛바랜 창살이 아름답네요. 작은 덧문이 특이합니다.
예배 중이여서 밖에서 사진 한 장만 남기고 조용히 ~
사명각 내 사명대사의 진영.
직지사는 사명대사가 주지로 지낸 사찰로도 유명합니다.
어느 전각에 고드름이 정연하게 달렸더군요.
잘 만들어진 받침대로 단단히 보호되고 있던 수형 멋진 소나무.
전각을 둘러보고 직지문화공원으로 옮기던 발길을 멈추고 오랜만에 다실에 들려 차 한 잔을 마시기로 했어요.
다른 몇 분도 찻집으로 오셔서 따끈한 차에 몸을 녹였습니다. 마도로스님 진한 대추차 맛있게 즐겼습니다.^^
튼튼한 무쇠 난로에 장작불이 따뜻합니다. 오랜만에 즐겨보는 차 한잔의 여유시간이 좋았습니다.^^
경내에 꽃무릇이 많이 식재되어 있더군요. 다음에 꽃무릇 구경은 이곳으로 와야겠어요~
점심은 김천의 산골메밀묵 식당에서 무대뽈짐과 묵밥입니다.
밑반찬은 양념간장 포함 5가지, 갯수는 적지만 하나하나 모두 맛납니다.
막상 뽈찜이 나오니 반찬은 거의 안먹게 되더군요.
서비스로 나오는 배추전도 인기였어요. 하나 더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메인인 무대뽈찜입니다.
무대뽈은 콩나물이 들어가지 않은 대구 뽈찜의 줄임말로 주인 사장님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지은 이름이래요.
콩나물 대신 무우가 들어가 시원하고 깔끔하며 불맛의 풍미가 아주 독특하다합니다.
무우와 함께 고구마가 들어가 있어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매콤한 뽈찜과 어울리는 묵밥은 순한 맛의 직접 쑨 탱글한 메밀묵에 김치 양념과 국물이 아주 조화롭게 어우러졌습니다.
▼ 김천 수도암
다음으로 이동한 김천 수도암입니다.
김천 수도암은 청암사의 부속 암자로 수도산 (일명 불령산) 정상 부근에 있습니다.
통일신라의 승려 도선국사가 수도도량으로 창건한 암자인데 도선은 청암사를 창건한 뒤 수도처로서 이 터를 발견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여 7일 동안 춤을 추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중간 영역에서 다시 계단을 올라서면 대웅전이 있는 영역입니다.
주변 산자락이 둥그렇게 둘러쳐진 아늑한 절터더군요. 오늘 파란하늘이 아늑함을 더욱 고조시켜 줍니다.
부속 암자지만 가람 규모가 크고 주변의 무흘구곡 등 수려한 풍경과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사찰로 아담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창건 이후 수도승들의 참선도량으로 그 이름을 떨쳤으나 6·25전쟁 때 공비 소탕작전을 펼치면서 전소된 뒤 최근 들어 크게 중창하였다합니다.
보물 제297호 김천 청암사 수도암 동.서 삼층석탑입니다.
낮은 높이에 양각으로 조각된 불상이 풍성한 느낌이였습니다.
도선이 창건 당시에 이 절터가 마치 옥녀(玉女)가 베를 짜는 모습을 갖추고 있는 지대라 하여 베틀의 기둥을 상징하는 뜻으로 두 탑을 세웠다고합니다.
대적광전으로 오르는 낮고 완만하며 단순한 계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보물 제307호 김천 청암사 수도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입니다.
석조비로자나불상은 석굴암 불상보다 80㎝ 작으며, 9세기에 경상남도 거창군 가북면 북석리에서 제작하였다고합니다.
당시 이 불상 운반에 골몰하고 있을 때 한 노승이 나타나서 등에 업고 이 절까지 운반하였는데, 절에 다 와서 칡덩굴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당시 노승은 산신령을 불러 크게 꾸짖고 칡덩굴을 모두 없애게 하였는데, 지금까지도 이 절 근처에는 칡덩굴이 없다합니다.
창살이 아름다워 요리조리 한참을 살펴보았습니다.
창살 안으로 유리문을 달았네요.
마침 삼층석탑 앞에 계신 두 분이 유리창에 선명하게 반사되는 모습이 아름다워 도찰을 했네요~~^^
눈 쌓인 샘터 주변이 꽤 분위기가 있더군요. 쌩뚱한(?) 수도꼭지도 그 분위기대로 그대로 인정합니다.
한적하고 분위기 있어 보이던 요사체로 가는 길...
대웅전을 뒤로 하고 먼 산을 바라보는 풍광이 시원스럽습니다.
산중에 아늑하게 둘러싸인 이런 위치를 어떻게 찾아내는지 역시나 고승의 눈은 다르다 싶습니다.
오늘 하늘 참 아름답습니다.
겨울에 만날 수 있는 나목이 만든 아름다운 작품을 보는 듯 합니다.
▼ 김천 인현왕후길 : 9.0km / 2시간40분 / 쉬움 / 순환형
수도마을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수도암을 둘러보고 나와 이곳에서부터 길이 순환형으로 이어지는 인현왕후길을 걸었습니다.
<인현왕후길>은 김천 수도산에 있는 옛길로, 폐비가 된 인현왕후가 복위될 때까지 김천에 머물렀던 이야기를 담은 길입니다.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가 폐위 시절에 기도하던 청암사가 위치한 수도산 자락을 걷는 길로, 인현왕후를 기리고 당시 역사의 흔적을 되짚어보는 테마로 조성되었습니다.
아직 발등에 덮을 만큼 눈이 수북하게 쌓인 숲길입니다.
마치 일본 겨울 여행시 설피걷기를 하던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울창한 숲으로 인해 여름에도 시원하게 걸을 수 있는 낙엽송 숲길입니다.
수도산 발 아래로 산군들이 펼쳐지는 높고 깊은 산속이지만 산자락 8부 능선 쯤에 출발지부터 계속 이어지는 완만한 숲길이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의 길이여서 누구나 걷기여행에 나설수 있습니다.
산 허리를 도는 길은 계속 이런 길입니다.
높낮이도 거의 없는 평지에 가까운 길로 작심하고(?) 산 허리를 밀어 길을 낸듯 편한 길입니다.
인현왕후길은 조선 숙종의 계비인 인현왕후가 서인으로 강등되어 갈 곳이 마땅치 않을 때, 외가가 있는 수도산 청암사에 3년 간 머물면서 청암사에서 수도암을 오가며 산책했던 길을 옛 문헌을 토대로 복원한 길입니다.
곳곳에 인현왕후 이야기를 담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걷기 좋은 숲길이지만 단순한 길입니다. 단순함을 안내글과 그림 판넬로 보충하는 듯~
참 걷기 좋은 길입니다~
산 허리 굴곡은 이런 정도입니다.
빼곡한 숲이 열리는 곳에서는 시원한 풍광의 산자락이 내려다보입니다.
산허리길이 끝나는 삼거리 지점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청암사로 가는 길입니다. 청암사는 차량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우리는 오른쪽 계단을 올라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지금부터는 내리막길입니다. 옥동천을 만나 도로를 만날 때까지 약1.3km의 산길을 내려갑니다.
내리막에 눈도 쌓여 미끄럽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만, 사진처럼 완만한 계단이 편하게 조성되어 있어 그리 힘들이지 않고 내려왔습니다.
빼곡한 나목 사이로 올려다보이는 파란하늘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2022년 마지막 날의 아름다움입니다.
작은 실개천을 지납니다. 얼었던 계곡이 녹고 있네요.
도로와 만나는 6.3km 지점에서 걷기를 마칩니다.
저 숲길에서 내려왔습니다.
버스로 출렁다리로 왔습니다. 다리 왼쪽 아래로 용추폭포가 있습니다만 저는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다시 차량으로 이동한 김천 청암사~
▼ 김천 청암사
불영산(佛靈山)에 있는 통일신라의 승려 도선이 창건한 천년사찰이며, 현재는 비구니 승가대학이 설립되었습니다.
청암사는 조선 숙종의 정비였던 인현왕후가 폐비된 후 천일동안 머물며 그 원(願)을 이루었던 곳입니다.
겨울이여서인지 경내가 고즈넉합니다.
불영산에서 흐르는 맑은 계곡은 아름다워 단풍, 이끼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아래 여름 이끼낀 계곡, 가을 단풍 사진을 참고로 첨부합니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왼쪽은 극락전, 보광전이, 오른쪽으로 대웅전, 승가대학 전각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먼저 대웅전 쪽으로~
크리스마스 트리와 연등을 함께 장식해 놓았네요.
승가대학 안마당에 멋들어진 수형의 목련나무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봄에 우아함이 장관일거 같습니다.
청기와를 얹은 대웅전.
청암사는 사계절 풍광이 아름답다합니다.
가을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의 전각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참으로 멋들어졌을거 같습니다.
기단에 비해 탑신이 가늘어 상승감이 유난히 눈에 띄던 다층석탑.
전하는 말에 따르면, 성주군 어느 논바닥에 있던 것을 청암사 주지였던 대운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 놓았다고 합니다.
석탑에서 승가대학 쪽을 바라보는 이 배치 구도가 참 마음에 드네요~
마침 수산나님이 단풍나무 아래에서 관람 중인 모습이 아름다워 몰래 한 컷 쿡~~~^^
개천을 건너 극락전으로 향합니다.
극락전은 계단을 올라 좀 더 높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청암사 극락전입니다.
여느 전각과는 다른 사대부의 기와집 형태에 앞에 텃밭을 갖춘 모양입니다.
이 극락전은 인현왕후를 예우하기 위해 어느 사대부가 한옥을 지어 모셨다합니다.
궁궐 양식의 난간이 있고, 솟을대문을 세운 기품있는 전각입니다.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어 대문 앞에서 살펴만 봅니다.
훗날 극락전을 중창할 때 궁중 상궁 26명의 시주록도 발견되었다합니다. 인현왕후는 복위 후 청암사 큰 스님 기도의 영험으로 복권되었다는 서찰과 함께 수도산 일대를 보호림으로 지정하고 전답을 하사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청암사 관람을 마치고 긴 성주호둘레길을 돌아 의령으로 향합니다.
검색해 보니 둘레길 길이가 무려 15.3km나 되네요. 호수 주변으로 벚나무가 자라고 있어 봄에는 화려한 꽃길이겠네요.
벌써 일몰이 시작됩니다. 2022년 해가 넘어가네요...
아듀 2022년~~~
의령에 도착해 저녁은 초가산장 한우전문점에서 먹습니다.
의령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대표 음식이 한우구이, 소고기 국밥, 가례돼지불고기, 의령 소바라고 합니다.
지금부터 의령 맛집 투어도 함께 시작합니다~~
기본 반찬입니다.
청정지역인 의령 자굴산 전역을 중심으로 사육되고 있는 의령 한우는 품질과 맛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합니다.
현지인이 주로 이용하는 맛집으로 고기가 부드럽고 맛나네요. 물론 가성비도 높은 곳이라 줄을 서는 곳입니다.
불판에 고기를 구워먹은 후 된장찌개 국물에 볶은 볶음밥이나 말아 먹는 맛도 일미랍니다.^^
식사 후 도착한 오늘밤 숙소는 의령의 하얏트모텔입니다.
방도 넓고, 침구도 깨끗하고, 전기 장판이 있어 뜨끈한 잠자리가 더욱 좋았습니다.
지은지가 좀 되어 인테리어는 올드했지만 잠자리에 문제되는 바가 없고, 덕분에 가성비는 짱~이였습니다.^^
둘째날로 넘어갑니다~^^
첫댓글 한해의 마직말날을 여행으로 마무리 하니 이보다 더좋을수가 없었답니다
사진으로 다시한번 여행지를 되새겨 봅니다요
조은길 함께 해서 즐거웠답니다 ^^
토로님 감사했습니다 너무너무 수고가 많았습니다
마음만 보내고 이제서야 후기를 봅니다
뜻깊은 여행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면서
토로님의 수고로움도 함께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