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나들이-방어산 마애불

[이혜련]

지난주 몸살기운땜에 아직도 나른한 몸인데 일요일내내 누워있다간 영락없이 더 퍼져 버리겠다싶었는지 남편의 등쌀에 자리를 툭툭 털고일어났다.
온천욕즐기는 남편과 아들넘 앞세우고 산행후 양촌온천에 가기로 약속하고.

진주 문산 월아산 산행이후 달포만인가.
월아산 청곡사에 모셔둔 일타스님 진신사리를 친견하고 다녀간 양촌온천은 이곳 가까운 적석산 산행인과 함안여항산 산행인이 휴일맞아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인데 온천물이 정말 매끈하고 좋아서 자주 찾는곳이다.

거의 보름전부터인가.
마애사 종각낙성식과 가을산사음악회 홍보플랜카드가 마산시내에 보이기 시작하더니 마산 고성 국도간에도 나붙기 시작했다.
부산인터넷불교방송개국과 함께 사회는 김병조,가수 태진아 기타등등
초호화 이벤트이다.
도대체 어떤 절이길래.
또 학촌의 길벗농원과 남송 아이디 원북
어릴때 이웃언니 손잡고 기차타고 월촌 들녁수박밭에서 수박먹는 추억이있는곳..여러가지의 궁금증과함께.

군북면에 살고 계시는 지인을 방문하니 고맙게도 초행길인 마애사안내를 자청하신다.
하림에서 비포장산길로 2km정도 마애사 절 입구까지 온통 도로 확장공사로 곳곳에 포크래인과 공사차량을 겨우 피하니 거대한(?)한 사찰 마애사가 눈앞에 나타났다.

내가 너무 소박한 꿈을 꾸고 기대를 했던가.
신라고찰 마애사는 불에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3년전부터 대역사에 들어갔다는마애사는 지금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최신식 건물 화장실에다 거대한 대웅전기둥하나까지 목재는 찾아보기힘들고 온통 시멘천지다.종각도 옛사찰이 가져다주는 아늑하고 고풍스러운 기운은 아예 기대도 할수 없을뿐아니라 거대한 철 빔들이 낯설고 황량스럽기조차하다.
참배를 올리고 내리선 법당앞에서 왠지 모를 서글픔을 느꼈다.

산신각뒤로 난 산길을 따라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힐정도의 산행을 하니 거대한 마애불이 눈앞에 펼쳐진다.
보물 159호 지정된 문화재.마애불이 다른곳의 석불과 차별을 두는 이유가 바위면에 조각한 연대를 정확하게 기록했다는데 두었다.
신라 애장왕2년(801년) 그리고 특이한곳 또하나는 약사여래불 양옆에 협시보상상이 새겨져있는것도.
안타까운건 우리의 문화재관리가 얼마나 엉성하고 허술한가이다.
첨 발굴당시 나무와 넝쿨이런 장애물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치웠어야 할것을 시상에..
불을 질렀다는거라.
그 귀중한 마애불이 불에 그을려 까맣게 채색된 걸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고 풍화작용으로 석불 표면이 손만 닿아도 떨어져 나가고 있으니 대책이 시급한 상태였다.

병풍처럼 둘려친 방어산 마애불 마주 바라본 산등성이에 거대한 바위상인 미륵상을 바라보니 힘들여 올라온 내 가을산사나들이에 조그만 위로와 보람을 안겨주었다.

마애사를 내려와 함안조씨재실앞 일행의 차를 세워두고 원북방어산장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일행과 헤어져 온천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