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고온으로 봄 산행이 아니라 여름 산행이 된 하루였다.
압구정 주차장에서 오전 7시 40분 출발하여, 논 스톱으로 한 시간 정도 걸려 축령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휴양림인 것 같다.
2014년 4월 13일에 총산 봄정기산행이 이곳에서 열렸으니, 십 년만에 다시 오게된 것이다.
11회 부터 51회(물론 전 기수가 다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까지 총 230 여명이(상당수의 배우자 포함) 참석했다. 우리 입산회는 15인이(3인 동부인 포함) 참석하여 산행후 뒤풀이를 할 수 있는 야영 데크를 2개 배정받았다 (총 33개의 데크중, 참가 인원이 많아 2개를 배정받은 기수는 우리 20회 입산회, 28회, 31회, 32회 하여 4개 기수)
축령산 산행 코스는 일반적으로 휴양림 제1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축령산을 오르고 난 후 서리산을 들려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원점 회귀 산행이다. 이렇게 하면 총 거리는 약 8.5 Km에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총산이 제시한 이번 코스는 A/ B/ C, 그리고 기타 코스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서리산(832m) 을 생략하여 여유있게 산행할 수 있도록 했다. 10년 전의 기록을 찾아보니 그 때는 서리산을 포함하는 full course를 A 코스로 정했고, 그때의 B코스가 이번에는 A 코스가 되었다. 아마도 10년 전 고 박근성 동기의 사고를 감안한 것 같았다.
A코스는 버스주차장 - 제1주차장 - 야영데크(101~308) – 수리바위 – 남이바위 - 축령산정상(887m) – 절골 –오가네연못 – 임도삼거리 - 야영데크(401~408) - 제1주차장으로, 약 6.5KM에 4시간 예상 산행시간을 잡아놓았다. 이 코스 오르는 길에 험한 암릉이 있고 가파르지만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쉽다.
B코스는 버스주차장 - 제1주차장 - 야영데크(101~308) – 수리바위 – 능선삼거리 – 홍구세골 – 숯가마터 -야영데크(401~408) - 제1주차장으로, 약 3KM의 비교적 짧은 거리로, 축령산 정상으로 가지않고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져 내려오는 길이 좁고 가파르다.
우리 입산회는 동부인 커플팀을 감안하여 B코스를 택하였지만, 축령산이 처음인 나는 A코스를 가보기로 했다. 고 박근성님이 사고를 당한 이곳이 얼마나 대단한 코스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시작부터 깔딱 고개 처럼 가파른 경사 길이라 반보로 천천히 시작했다. 가파른 암릉 길을 따라, 수리를 연상하게하는 수리바위 그리고 남이 장군이 올랐다고 하는 남이 바위를 통과했다. 가파른 암릉의 낭떠러지를 배경으로 힘차게 하늘 높이 뻗어 올라간 거목들(잣나무인지 소나무인지?)이 있고 그 아래 진달래가 주변을 붉으스레 수를 놓고 있다. 축령산 정상으로 오르는 A코스에서는 바위로만 연결된 위험한 암릉코스와 보다 쉬운 길로 갈 수 있는 옵션이 있다. 나는 가까이 있는 북한산의 험한 암릉코스에 익숙하기에, 이곳의 암릉이 처음이지만 좀 편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그 장소가 어디쯤인지 잘 알 수 없지만 장형순 동기가 나 보다 먼저 와서 쉬고 있다. 나는 입산회를 대표하여 나 혼자 A코스를 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그는 의지의 사나이, 삼년 간의 힘들었던 암 투병을 이겨내고 몸을 단련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그가 너무 반가웠다.
형순과 함께 축령산 정상에 10시 45분 도착했으니 여기까지 약 2시간 걸린셈이다. 사진을 찍고 조금 내려오니 15회 선배 두 분이 그늘진 장소에서 간식을 나누고 있는 것을 보고 합석을 했다. 웅배 부인(조성미 여사)가 한 팩씩 나누어 준 흑임자 인절미와 형순이가 내놓은 먹기 좋게 짤라온 당도 높은 사과를 먹으니 피로가 다 가시는 듯 했다.
이제 남은 일은 어렵지 않은 길을 내려만 가면 된다. 축령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700 m 정도 내려오니 평평하고 넓은 공터가 나온다. 왼쪽으로는 절골/오가내연못을 경유하여 휴양림 데크로, 직진하면 서리산(서리가 많이 내린다는..), 우측으로 내려가면 가평군 쪽으로 잣나무 숲을 만날 수 있는 사거리다. 그 장소에서 길 안내를 하는 38회 후배가 “하산하는데 시간 여유가 있으니,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잣나무 숲을 들려보는 것도 좋아요.” 라고 말한다.
잣나무 숲은 작은 호수 건너 편에 조성되어 있는데, 호수 가에 심어 놓은 붉은색 진달래꽃 군락이 아름다워, 이를 배경으로 형순과 함께 서로 독사진을 찍어주었다. 형순이 먼저 뒤 돌아가고, 나는 홀로 더 나아갔지만, 시간 문제로 깊이 들어가지는 못하고 잣나무 숲 초입에서 사진 한 장 찍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것으로 만족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데크에 도달하니 12시 반 경이다. 가평군 쪽의 잣나무 숲을 들리지 않았으면 12시 좀 넘어 도착했을 것이다.
B코스 주력 팀은 11시 반 경 데크에 도착하여, 12시 반부터 시작되는 총산 배급품(삼겹살.김치.소주.막걸리)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가 발전을 시작했다고 한다. 커풀 팀이 셋이라 가져온 먹거리가 만만치 않다. 특히 자기 차로 현지 도착한 하원장이 아이스 박스에 시원한 맥주에(석해호 입산회장님의 말씀을 빌리면, “편의점 통 털어 갖고 오신 하원장 내외분..” )하원장이 아이스박스 통에 앉아 불판을 운전하여 구운 소시지류의 안주를 푸짐하게 가져온 여러가지 쌈채소와 함께 즐기고 있었으니..
불판을 하원장이 2개, 그리고 나와 부경이 가져온 것을 합하면 전부 4개나 되었지만, 하원장 불판 하나로 처음부터 끝까지 운전 교대 없이 수고해주신 하원장님께 무한한 감사!~
웅배는 전에 보았을 때보다 훨씬 몸 상태가 좋아져 보인다. 조성미 여사의 헌신적인 사랑과 노고의 덕이리라. 가파른 산행 코스가 힘든 웅배를 위하여 조성미 여사와 마당바위 종국이 동행하여 산림욕장 내에 편한 길을 대신 걸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기를…
30여개의 높고 낮고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있는 야영데크에서 뒤풀이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여 총산회장이 인사말을 한 후, 10년 전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고 박근성님에 대한 묵념을 제안하여 모두 머리를 숙였다.
참가자(15인): 김부경.김성진.김영.김재년.김준호.박승훈.임영빈.석해호/김웅배 부부.김종국부부.하현룡부부
(월간 산에서 인용)
축령산(祝靈山)의 옛날 이름은 비룡산(飛龍山), 또는 오득산(五得山)으로 불렸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등극 전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이따금 사냥을 즐겼는데, 유독 축령산 일대에서는 사냥의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이 산에 들어 가기만 하면 다른 지역에서 사냥할 때보다 더욱 재빠른 동작으로 사냥을 즐겼다. 이 때문에 이성계가 용이 나는 듯 재빨랐다는 의미에서 비룡산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이성계는 이 산이 신령(神靈)스럽기 때문에 사냥이 잘 안 된다고 판단, 산제를 지내고 사냥을 하기로 했다. 산제를 지낸 뒤 나선 첫 사냥에서 그는 멧돼지를 다섯 마리나 잡았다. 이러한 연유로 오득산으로 불리다가 산신이 축복해 주는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의 축령산으로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도 있다. ‘비룡산’이란 이름은 아주 먼 옛날 이 산에서 용이 승천해 생겨난 이름이라는 전설도 있다. 그리고 조선조 7대 세조가 어린 단종을 시해하고 왕위에 올랐으나 천도(天道)를 어긴 잘못으로 병명 모를 못된 병에 걸려 고생하던 중 비룡산에서 뉘우침의 기도를 올린 뒤 쾌유 되었다 한다. 그래서 영험스런 산이라 해서 축령산으로 개명했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축령산과 서리산을 가운데 두고 서쪽으로는 비금계곡으로 유명한 수동천, 북으로는 주금산에서 북동으로 흐르는 상동천, 동으로는 행현천과 조종천, 남동으로는 임초천, 남서로는 불당골천이 에워싸고 있다. 따라서 축령산과 서리산은 사철 축축한 계곡에 물이 마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축령산과 서리산은 비록 큰 산은 아니다. 그러나 봄이면 철쭉군락, 여름철 시원한 계곡, 가을철 황금빛 억새밭, 겨울철 아름다운 설경을 즐기려는 등산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수도권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두 산은 예전에는 천마산 인기에 가려 있었다. 당시 천마산 등기점인 평내와 마석까지는 경춘선 열차와 청평~가평 방면 시외버스로 접근이 편했다. 그러나 축령산과 서리산은 마석에서 하루에 겨우 4~5회 운행되던 버스로 갈아타야 접근이 되었던 탓에 찾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던 이 산에 1995년 자연휴양림이 조성되고, 휴양림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해 버스편이 하루에 10회로 늘어나면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축령산과 서리산이 인기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산행 중 볼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자연휴양림 방면과 동쪽 행현리 햇골 방면 골짜기를 뒤덮고 있는 잣나무 숲은 가평8경 중 제7경으로 손꼽힌다.
축령산 서릉에 있는 할미바위, 수리바위, 남이바위, 홍구세굴, 알바위, 구멍바위 등의 기암들과 자연휴양림 임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하늘바라기폭포와 축령산과 서리산 조망을 아우르는 전망대, 그리고 서리산 서릉을 뒤덮고 있는 철쭉군락이 산행 중 발목을 잡는다. 이외에 축령산과 서리산 정상에서 사방으로 시원하게 터지는 파노라마도 인기 있다.
첫댓글 박승훈 거마비로 2만양을 입산회비에서 지원: 당일아침 시계 얼람에 문제로 4만양을 날려보낼 처지를 당함. 뒤늦게 마석에 전철로 도착하여 택시로 휴양림 데크까지 직행, 뒷풀이 참석.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