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저녁 무렵 </p><p>임성용</p><p> </p><p> </p><p> </p><p>가리봉 2동 어린이집</p><p>골목길, 빵집 앞</p><p>아이들이 뛰어놀다</p><p>한 어린애가 넘어졌다</p><p>화물차 한 대가 무심코</p><p>넘어진 어린애를 타넘고 지나갔다</p><p>운전사는 애를 못 보았다고 말할 뿐,</p><p>아무런 비명도 없었다</p><p>그 애의 부모는 일 나가서</p><p>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p><p>사람들을 대신해서 구급차가 울었다</p><p>피 냄새가 났다</p><p>다시, 빵 굽는 냄새가 났다</p><p>며칠 뒤에 비가 오고</p><p>아무 일 없이 아이들이 뛰놀았다</p><p>그 자리, 그 흔적 위에</p><p>다시 한 아이가 넘어졌다</p><p>자동차 경적이 울렸다</p><p>이 동네에선 아주 흔한 일이라고</p><p>누군가 담배를 피우며 지나갔다</p><p>골목길, 와 와,</p><p>웃음소리 들리는 저녁 무렵</p><p>아이들은 저마다 한두 뼘씩 자라났다</p><p>바라기풀 꽃씨가 바람에 날렸다</p><p> </p><p>​</p><p>-제11회 전태일문학상</p><p> </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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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라기풀 꽃씨가 바람에 날렸다.ㅠ
근로자들의 비애가 서려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