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15 (월) ‘이재명의 헬기이송’ 후폭풍… “나도 서울병원 갈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2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에 나섰다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 인근 지지자들이 모여든 현장에서 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공격 당해 쓰러졌습니다. 지지자를 가장한 이 남성은 ‘이재명’이라 적힌 파란색 종이 모자를 쓰고 사인을 요청하며 이재명 대표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피습 10여분 만에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받은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빨리 회복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서울로 이송된 것이 올바른 판단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로 전원될 때 탄 것은 닥터 헬기가 아니고 119소방헬기였습니다. 119는 사고 현장에서 병원까지 이송되는 과정에 개입합니다. 병원 간 이송에는 민간 이송단이 개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지난 1월 8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서울중앙지검에 이재명 대표와 같은 당 정청래 의원, 천준호 의원을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요청으로 이재명 수술… 난도 높아”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야당 대표가 국회의원을 동원해 이송을 요청한 건 의료진에 대한 갑질이고 특혜 요구”라며 “진료와 수술 순서를 권력으로 부당하게 앞지른 새치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부산대병원의 요청으로 이재명 대표를 수술했고, 수술 난도가 높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헬기전원’을 둘러싼 특혜의혹, 진실은 무엇일까요?
서울대병원은 이재명 대표가 수술 받을 때 흉기 피습을 입어 1.4cm 자상이 있었으며, 9mm 길이의 봉합수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지난 1월 4일 브리핑에서 이같이 설명하며 목 부위의 자상으로 목 동맥, 내경동맥 손상이 의심됐고, 기도 손상도 배제할 수 없어 부산대병원에서 이송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민승기 교수는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는데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받지 않은 것은 적절치 않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2021년부터 서울특별시 중증외상 최종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사건 당시 부산대 권역외상센터장과 광주 서울대병원의 응급의료센터 당직 교수, 외상 센터 당직 교수와 연락이 돼 이재명 대표의 이송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게 된 경위에 대해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 부산대병원 “이재명 전원 요청한 적 없어… 우리가 수술하려 했다”
부산대병원 측은 이와 상반된 주장을 했습니다. 부산대병원 측은 이재명 대표 이송 관련 서울대병원 발표에 대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부산대병원이 먼저 서울대병원에 전원 요청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가족과 민주당 요청에 따라 전원이 결정됐다는 것입니다. 서울대병원 브리핑 이후 부산대병원 의료진들은 매우 분노했다고 합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들은 “우리가 다 할 수 있는 수술인데, 왜 못하는 것처럼 내용이 나갔느냐”고 했다고 합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는 17명 가량의 의료진이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기 때문에, 언제든지 응급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부산대병원은 나라에서 지정한 권역외상센터로, 우리 병원을 찾은 외상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간 사례는 처음있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피습 당일 부산대병원 응급외상센터는 지혈을 위한 응급처치와 혈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CT촬영을 진행한 뒤, 이재명 대표의 경정맥이 손상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수술을 집도하기로 하고, 보호자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 가족에게 의향을 물었습니다. 이재명 대표 가족들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수술을 서울대병원에서 받겠다고 했습니다. 부산대병원 일부 의료진은 이송을 반대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 내경정맥이 절단된 상태였고, 혈관 손상이 보여 응급수술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이송 중 위급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고 합니다.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가족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울대병원 측에 즉시 수술이 가능한지 물었고, 서울대병원 측에서 가능하다고 해 전원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김영대 센터장은 당초 이재명 대표의 상황이 ‘매우 위중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점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보건복지부 평가 2년 연속 ‘전국 1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와 함께 4년 연속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습니다. 부산대병원이 획득한 A등급은 전국 17개 외상센터 가운데 상위 30%에만 부여됩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A등급을 받은 기관 중에서도 1위의 성적을 받아 국내 최고 수준의 한국형 외상센터임을 인정받았습니다.
대량 수혈 프로토콜, 사전활성화 시스템 등 진료시스템을 발전시켜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감소시켰습니다.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이란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 적절한 시간 내 적정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의 비율입니다.
◆ 이재명 대표 이송으로 서울대병원은 응급수술 차질
이재명 대표 전원으로 인해 서울대병원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외과계 응급수술 일정이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이재명 대표 수술이 급작스럽게 잡혀 기존 수술 일정이 뒤로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이재명 대표 수술로 인해 일부 외과계 교수들이 응급수술이 밀려버렸다고 크게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며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 전원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외상환자 헬기 이송 건수는 매우 적습니다. 2022년 보건복지부 외상등록체계 통계 연보에 따르면 한해 3만5000여명의 외상환자 이송에 헬기 등 항공 이송은 785건(2.2%)에 불과했습니다. 가장 많은 이송수단은 55.6%(1만9481건)로 119구급차였고, 기타 자동차가 22.5%(7864건), 기타 구급차가 14.5%(5086건), 의료기관 구급차 4.5%(1571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재명 대표의 경우처럼 병원 간 전원은 통상 구급차가 이용됩니다.
병원 간 전원에 헬기 이송이 이뤄지는 경우는 환자가 매우 위급한 상황이며 바로 수술이 어려운 중소병원에서 대형병원 전원이 필요한 때가 대부분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은 타 병원 전원 시 헬기가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는 ”현재 소방구급헬기나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닥터헬기 운영 규정엔 국가 의전서열을 고려하는 항목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 지역 의사단체, ‘이재명 헬기전원은 특혜’ 잇달아 비판
지역 의사단체들도 이재명 대표의 헬기 이송을 ‘특혜’라며 비판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부산의사회는 지난 1월 4일 이재명 대표의 헬기 전원을 두고 ”지역 의료계를 무시하고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부산대병원에서 1차 응급조치가 이뤄진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보여준 이중적이며,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에 지역의료인들은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 종합병원인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했어야 마땅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했습니다.
광주시의사회는 지난 1월 5일 성명을 내고 “이재명 대표 피습 이후 이송 및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상황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광주시의사회는 ”이재명 대표가 상급종합병원이면서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어야 했다“며 가족이 전원을 요구했으면 응급의료 전용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병원으로 이송돼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재명 대표도 이 원칙을 준수해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다. 다른 응급 환자가 헬기를 이용할 기회를 박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경부자상 치료에서 최고 병원이고, 수술 준비까지 돼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돌연 서울로 전원을 요구했다”며 “민생을 부르짖고 국민 편에서 국민을 위한다던 민주당은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부산대병원과 지역 의료를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시의사회도 같은 날 “이재명 대표 테러 사태 이후 무리하게 헬기 이송을 벌인 것은 자칫 응급한 환자의 위중한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결정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 대표가 정작 본인에게 위급 상황이 닥치니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가족이 원한다는 단순한 이유로 지역 최고 중증외상센터의 치료를 외면하고 응급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을 찾아 날아가버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재명 대표의 헬기 특혜이송은 모든 국민이 지키는 의료전달체계를 뛰어넘는 선민의식과 내로남불 행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비판했습니다.
◆ “나도 헬기 불러줘”…응급환자 이송요구 많아졌다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소방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후 의료 현장에선 “원하는 병원으로 이송해달라”는 환자들의 항의가 늘어 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응급실에 있는 환자들이 ‘나도 서울대 보내달라’, ‘헬기 불러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들이 실제 늘고 있다”며 “이전에도 대형병원으로 이송을 요구하는 환자들이 있었지만 강도가 세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응급실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대형병원에 보내달라는 요구”라면서 “응급실 환자들은 서울대병원 등 ‘빅5’ 병원에 가고 싶어하지만, 실제 받아 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유인술 전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은 “헬기 이송 규정이 있기 때문에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평소라면 지방의 모든 대학병원급이라면 대응할 수 있는 그 정도 질환으로 헬기를 절대 부르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본인이 원하는 병원으로 가겠다고 하면 ‘민간 이송단 구급차’로 이송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본인이 원해서 가는 것이니 만큼 비용도 본인이 내고 민간 구급차를 불러서 가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그렇게 운영돼 왔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는)응급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의 헬기전원 사건이 지방 의료가 몰락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의료진의 능력과 관계 없이 무조건 서울의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이낙연, 지지자 '칼빵' 발언 논란에 즉시 사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1월 13일 지지자들이 개최한 행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막말 비난이 나온 데 대해 사과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 제 지지자들의 민주당 탈당 행사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폭언이 나왔다고 들었다"며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발언을 하신 분께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도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지지자들의 주의를 바란다"고 말하며 "어느 경우에도 품위를 지키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국회에서 탈당 기념행사를 개최했고 이 과정에서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는 프로레슬러 출신 김남훈 씨가 "살다 보니 목에 '칼빵'을 맞았는데 지지율이 떨어지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이재명 대표의 주요 일정이 '병원, 법원, 병원, 법원'이다. 남의 당 대표로 너무 좋다"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강선우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을 갖고 "탈당 명분으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의 강성 발언을 문제 삼던 당사자들이 한솥밥을 먹던 동지들을 비난하고 극우 유튜버도 쓰지 않는 극언을 쏟아내는, 인륜을 저버린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지지자들의 저질ㆍ혐오 발언에 엄정 조치하기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이 1월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당 기념행사'를 열고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행사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추진 중인 신당에 합류하기로 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을 비롯해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탈당을 결심한 배경을 두고 "하나는 의리고, 하나는 분노였다"며 "서울대 법대 다닐 때부터 평생 친구인 이낙연 전 대표가 너무 외롭게 투쟁하더라"고 밝혔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민이던 송영길 씨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고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구에 이재명 씨가 들어선 걸 보고 '당이 망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최성 전 고양시장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이낙연 전 대표가 준비 중인 신당 창당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최성 전 시장은 "이재명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이) 신당에 가지 못하게 경선 시기를 최대한 늦출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 50∼100명이 고민하고 있을 텐데, 하루라도 빨리 결단하고 신당에 합류하지 않으면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최성 전 시장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꿈이 청와대 가는 것일 텐데, 저 때문에 절대 못 갈 것"이라고도 했다.
'꽁치구이' 조롱까지… 이준석 아무리 긁어도 한동훈 무대응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요즘 저격 상대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1월 12일 KBS 라디오에 나와 “‘우리가 세계 최고의 꽁치구이를 한다’ 이래 가지고는 횟집에 손님을 모을 수 있겠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한동훈 위원장이 지금 김건희 특검법에는 전향적인 발언을 내놓지 못하고 보조 반찬만 건드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이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걸 ‘횟집 상차림’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뉴시스 인터뷰에서도 “한동훈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나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생각해서 할 말을 하지 않으면 선거에 진다”며 “외람되지만 제2의 황교안이 된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163석을 내주고 84석으로 참패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한동훈 위원장은 모두 검사 출신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특검이 아닌 이슈에서도 ‘한동훈 때리기’에 매진한다. 그는 지난 1월 11일 YTN 인터뷰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숫자 ‘1992’가 크게 적힌 티셔츠를 입어 화제가 된 걸 거론하며 “롯데자이언츠가 1992년 이후 우승을 못 했다는 것이 어떤 분들한테는 조롱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어 부산 출신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부산도 부산의 지도자를 원하겠지만, (한동훈 위원장은) 아마 부산 다선 의원들을 다 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안 그래도 영남 중진 분위기가 최악인데, 당 상황에 밝은 이준석 전 대표가 일부러 기름을 들이부었다”(재선 의원)는 평가가 나왔다. 정작 당사자인 한동훈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의 잇따른 공격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12월 26일 “정치는 게임과 다르다”는 취지의 취임 수락 연설을 두고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한 것”(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이란 해석도 나왔지만, 그게 전부였다.
한동훈 위원장은 다음날 ‘이준석 전 대표의 세대포위론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나이 기준으로 갈라치기 하는 건 누군가에겐 정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에는 해로울 수 있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충돌을 비껴갔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10~11월에도 한동훈 위원장의 기조는 ‘무대응’이었다. 당시 이준석 전 대표가 한동훈 위원장을 “긁지 않은 복권”, “여당에 천사 같은 존재”, “군계일학” 등으로 칭하며 “정계 입문이 빠를수록 좋다”고 부채질했지만, 한동훈 위원장은 한 번도 ‘이준석’ 이름 석 자를 입에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치 신인인 한동훈 위원장 입장에서는 총선이 임박한 때에 굳이 복잡하게 전선을 칠 필요가 없다”며 “차라리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스탠스가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보수층이 환영하는 ‘젊은 엘리트’ 이미지가 겹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경쟁은 필연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법대를 나온 한동훈 위원장(1973년생)과 하버드대를 졸업한 이준석 전 대표(1985년생)는 소띠 띠동갑이다. 윤태곤 실장은 “‘80년대생 목동 키즈’ 이준석과 ‘강남 8학군 X세대’ 한동훈의 경쟁은 유권자 입장에서 무척 흥미를 끄는 구도”라며 “장기적으로는 과거 YS·DJ처럼 서로 ‘윈윈’하는 경쟁자 관계가 모두에게 이득일 수 있다”고 말했다.
23-24시즌 남자농구 올스타전 연장 혈투… MVP 자밀 워니
승부의 결과는 큰 의미가 없었다. 팬들에게 웃음과 즐거움, 행복을 안겨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연장 혈투를 벌여 승부를 가릴 정도로 진지했다.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KBL) 올스타전이 1월 1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렸다. 쿼터마다 집중 가능한 요소들을 적극 배치해 흥미를 유발했다. KBL 마스코트를 따라 '팀 크블몽'과 '팀 공아지'로 구성됐다.
'팀 크블몽'은 김주성 원주DB 감독이 수장을 맡았다. 허웅, 디드릭 로슨(원주DB), 이정현, 전성현(이상 고양 소노), 하윤기가 선발로 나섰다. 유기상(창원LG), 송교창(부산KCC), 박지훈(안양 정관장), 김낙현(대구 가스공사), 김시래(서울 삼성), 이관희(창원LG), 허일영(서울SK)가 팀의 일원이었다. '팀 공아지'는 조상현 창원LG 감독이 지휘했다. 자밀 워니(서울SK), 최준용(부산KCC), 양홍석(창원LG), 김종규(원주DB), 이정현(서울 삼성)이 팬 투표에 의한 베스트5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우석(울산 현대 모비스), 이재도(창원LG), 문성곤(수원KT), 대릴 먼로, 최성원(이상 안양 정관장), 이대헌(대구 한국가스공사), 강상재(원주DB)가 포함됐다.
최근 젊어진 KBL을 반영하듯 이날 체육관에는 여성 팬이 많이 보였다. 5,581명의 관중이 찾았다. 이수진 KBL 홍보팀장은 "입장권 예매 비율에서 여성 76%, 남성 24%로 구성됐다. 최근 경기장마다 여성 팬이 많아진 것이 올스타전에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여성팬으로 한정, 세부 연령으로 따지면 10대 14%, 20대 42%, 30대 28%, 40대 13%, 50대 2%, 60대 1%였다. 20대 팬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젊은 선수가 많아진 KBL의 분위기가 비슷한 세대의 입장권 구매로 이어진 셈이다. 10대 미만과 70대 이상은 0%로 부모나 자녀가 대리 구매하는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보였다.
이전의 올스타전은 선수들이 춤을 추는 개인기에 긴장감 떨어지는 경기력으로 쿼터가 후반으로 흐를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면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더 진화했다. 1~3쿼터까지는 재미에 집중하고 4쿼터에는 진정한 승부를 가리도록 했다. 1쿼터 종료 후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이근휘(부산KCC)가 27점을 기록했다. 좌우 대각에서 던지는 3점슛이 모두 림을 제대로 통과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미 경기 전 예선에서 확실한 슛감을 보여줬기에 박수는 자동 발사였다.
2쿼터부터 보는 재미가 더 커졌다. 크블몽팀 최선참 허일영(서울SK), 공아지팀 최선참 대릴 먼로(안양 정관장)가 심판복을 입고 코트를 휘저었다. 두 명은 호각을 물고 정확한 판정을 약속했다. 2021-22 시즌 허재 전 농구대표팀 감독의 아들인 허웅, 허훈 형제가 심판을 봤던 기억이 있다. 허일영이 먼저 선수들을 지능적으로 조율했다. 김시래(서울 삼성)에게 트래블링을 선언하며 은근히 크블몽팀을 도왔다. 이를 눈치챈 먼로도 크블몽팀 벤치에 앉으라며 테크니컬 파울을 주는 행동으로 웃겼다.
하프타임에는 덩크슛 콘테스트가 있었다. 구탕이 동료 4명을 페인트 존 앞에 앉히고 그대로 이들을 통과해 덩크슛에 성공하며 박수받았지만, 패리스 배스가 엄청난 회전력으로 난도 높은 덩크슛을 보여주며 우승에 성공했다. 김주성, 조상현 두 감독은 소녀시대 '지(GEE)'에 맞춰 가볍게 춤을 추며 웃기더니 3쿼터에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김주성 감독에게는 김종규, 조상현 감독에게는 이관희가 1대1로 수비해 더 웃겼다. 체력이 되지 않아 이관희에게 계속 볼을 뺏겨 코트 위에 주저앉았던 조상현 감독은 이관희에게 머리를 맞는 등 팬들에게 폭소 대상이었다.
이관희는 최근 OTT 서바이벌 연예 프로그램에 등장해 주목받으면서 경기 자체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았다. 이관희가 조상현 감독을 조련했다면, 김주성 감독은 김종규를 노련하게 수비하는 능력을 뽐냈다. 긴 팔을 이용해 골밑으로 돌진하는 김종규 옆구리를 툭 찔러 볼을 쳐냈다. 현역으로 뛰어도 이상하지 않을 실력이었다. 덩크슛을 시도했지만, 실패해 지나간 세월이 상당함을 알려줬다. 김주성 감독이 무려 4득점, 조상현 감독은 2득점으로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두 감독의 득점은 양팀의 주장인 허웅과 최준용이 가져갔다.
4쿼터 시작 전에는 팬들이 직접 나와 신발을 던져 선수들이 등에 진 바구니에 받는 호흡을 보여줬다. 또, 선사할 선물을 걸고 장포 대결이 이뤄졌다. 중앙선 근처에서 소위 버저비터처럼 장거리 슛으로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크블몽 팀이 무려 7개를 넣으며 기쁨을 안겼다. 승부는 5분 40초를 남기고 101-100으로 팀크블몽이 1점 차로 앞서는 순간부터 진지해졌다. 김주성 감독이 이례적으로 심판진에 팀 공아지에 외국인 선수가 두 명이라 항의하는 이채로운 장면도 있었다.
종료 3분여를 남기고 팀공아지의 워니가 레이업슛에 성공하며 110-106, 4점 차가 됐다. 승부는 상관없다고 했지만, 1~2점 차 사이에서 짜릿한 승부가 이어지자 팬들의 몰입도도 정규리그와 같아졌다. 관중석 여기저기서 "막아", "잡아"라며 훈수를 두는 모습이었다. 정규 시간 내 끝나지 않은 경기였다. 종료 7.8초를 남기고 이관희가 3점슛 동작에서 이우석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로 갈렸다. 이관희가 3개를 모두 넣으며 118-118,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2001-02 시즌 당시 남부-중부 대결의 연장전 이후 22시즌 만이었다. 역대 세 번째(1997-98, 2001-02, 2023-24) 연장 승부였다. 누가 더 고감도 득점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었다. 워니가 종료 2분 29초를 남기고 3점슛에 성공, 125-122로 긴장감을 높였다. 워니는 한 번 더 3점슛에 성공, 128-122로 벌려 놓으며 사실상 경기 최우수선수(MVP)를 예약했다. 51득점 14리바운드면 MVP 자격이 되기에 손색 없었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이었다. 135-128로 팀공아지의 승리였다. 워니는 첫 올스타전 MVP에 올랐다.
■ 2023-24 프로농구 올스타전 주요 기록
◆ 경기 최우수선수(MVP) : 자밀 워니(서울SK) 51득점 14리바운드 8어시스트(3점슛 5개)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 이관희(창원LG)
◆ 3점슛 콘테스트 결과
* 이근휘(부산KCC) : 27점
* 앤드류 니콜슨(대구 한국가스공사) : 21점
* 오재현(서울SK) : 14점
* 디드릭 로슨(원주DB) : 12점
◆ 덩크슛 콘테스트 결과
* 패리스 배스(수원KT) : 1라운드 45점, 2라운드 50점 #우승
* 저스틴 구탕(창원LG) : 1라운드 49점, 2라운드 49점 #퍼포먼스상
* 이두원(수원KT) : 1라운드 42점, 2라운드 45점
* 듀반 맥스웰(대구 한국가스공사) : 1라운드 40점, 2라운드 46점
* 김건우(서울SK) : 1라운드 43점, 2라운드 43점
치악 설경......!!!!!!!!!
치악산맥.......
설국으로 변한 치악산......
1196m 시명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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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아이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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