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폴라, 안녕. 잘 지내나요?
시간은 자꾸만 흐르는데, 어디서도 호피폴라의 소식은 들을 수가 없어 슬프네요.
언젠가 돌아오겠지, 언젠가는 와주겠지... 하며 무작정 기다린지도 꽤 됐어요.
어떤 날은 나의 기다림조차도 부담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했고,
어떤 날은 혹여나 돌아올까 싶어 실낱 같은 희망을 품기도 했었네요.
노래는 제게도 업인지라, 좋아서 어쩔 줄 모를 때가 있는가 하면
쳐다보기도 싫을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제나 호피폴라만은 예외였어요.
호피폴라만이 제겐 위로였고, 희망이었고, 노래였고, 사랑이었고, 꿈이었어요.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이토록 사무칠 수가 있다는 걸 호피폴라를 통해 알았어요.
호피폴라가 내가 가졌던 제일 처음의 진심이었거든요.
있을 때도 물론 소중했고 덕분에 정말 행복했지만,
이제는 어디서도 호피폴라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져요.
누구보다 친구 같았고 형제 같았던 이들인데, 왜 이렇게 됐을까요.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이제는 그 이유라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아요.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고 하루라도 빨리 호피폴라가 돌아와주었으면 하지만,
그것 또한 역시 나의 욕심임을, 나는 압니다.
오늘은 '안 고독한 호피폴라' 방에서 누가 반차를 쓰신다고 하더라고요.
잘못 보낸 카톡 같았는데, 그 메시지를 읽은 모두가 그 분의 반차를 축하해줬어요.
그냥, 우리는 이렇게 지낸다고요.
처음 들어왔던 방에는 900명 가량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300명 남짓, 얼마 남지 않았지만요.
사실은 이 글을 쓰기로 마음 먹으면서,
더 이상 호피폴라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는 결심을 적으려고 했거든요.
근데요 호피폴라, 저는 그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아마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호피폴라를 평생 그리워하고, 기다릴래요. 그러고 싶어요.
삶이 외로웠고 버거웠던 나는 언제든 삶을 놓을 준비가 되어있던 사람인데,
호피폴라는 그런 내게 내 삶을 다시 붙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존재거든요.
진호 교수님, 아일 선배, 현상군, 영소군.
모두 잘 지내지요?
각자의 행보를 앞으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볼게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밥 잘 챙겨드시고요.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저는 이 사랑을 잊지 못할 거예요.
첫댓글 가슴이 먹먹해 지는건 왜 일까요?
그건 아마도 우리의 오랜 기다림 때문이겠지요
ㅠㅠᆢ
하염없이 눈물만이..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늘 왔다 가면서도 용기가 없어 글 한자락 남기질 못 했었는데 늘 가슴 한 켠 묻어두었던 이야기와 노래를 오늘 해수님의 글을 읽고 용기내어 꺼내어봅니다. 소중했던 기억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우리가 함께 안고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더 힘을 내보려 합니다. 저도 잊지 못할 거예요. 감사합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우리가 소중한 기억을 함께 안고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 이 사실이 참 귀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립니다.. 지금은 그 어떤 확신도 할 수 없지만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아직은 그 믿음이 저를 지켜주고 있어요. 만에 하나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뜨거웠던 여름날에, 청춘에 호피폴라가 언제나 함께 했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소중한 마음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