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정초에 지리천왕을 알현하다.

[이동원/대구]

산행일시 : 2018년 1월 13일 토요일

산행경로 : 백무동탐방지원센터-참샘-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법계사-칼바위-중산리탐방지원센터-주차장

산행거리 : GPS상 12.9 Km + a

산행시간 : 들머리 08:40 ~ 날머리 04:43 /중식,촬영,휴식시간 포함

기상조건 : 평균기온:-2.7℃, 최고기온:4.0℃, 최저기온:-9.4℃ - 경남산청 기준

               바람은 제석봉에서부터 정상까지 칼바람을 안겨 줌.체감온도는 상상에 맡김.

산행트랙 :

산악소개 :지리산(智異山) 은 남부 지방을 동서로 나누는 소백 산맥의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산이다.

              전라 북도 남원시, 전라 남도 구례군, 경상 남도 산청군 · 하동군 · 함양군 등 3개 도, 1개 시, 4개 군에 걸쳐 있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 명산의 하나로 꼽힌다. 1967년 12월에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일대가 국립 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다.

              지리산은 남한에서 한라산 다음 가는 높은 산으로 그 산세가 매우 웅장하다. 두류산 또는 방장산이라고도 하며,

              한라산 · 금강산과 더불어 삼신산의 하나이다.

              산의 북부와 동부에는 낙동강의 지류로 덕천강 · 남천 · 주천 등이 흐르며, 남부와 서부에는 섬진강의 지류로 화개천과

              서시천이 흐른다. 천왕봉(1,915m) · 반야봉(1,751m) · 노고단(1,502m) 등 세 봉우리를 비롯하여 해발 1,500m를 넘는

              산봉우리들이 치솟아 있고, 해발 1,000m 이상 되는 준령도 20여 개나 된다. 그 사이로 피아골 · 뱀사골 · 칠선 · 한신 ·

              대성동 · 백무동 등 20여 계곡이 절묘한 경치를 펼친다. 계곡 안에는 불일 · 구룡 · 용추 · 칠선 등 이름 있는 폭포들이

              흩어져 있다.

              천왕봉 해돋이 · 노고단 구름 바다 · 피아골 단풍 · 반야봉 저녁놀 · 벽소령 달 · 세석 평원 철쭉꽃 ·불일 폭포 · 연하봉 안개

              등은 지리산 팔경으로 일컬어진다. 섬진강 맑은 물과 칠선 계곡을 더하여 지리산 10경이라고도 한다.

              울창한 자연림과 산을 덮은 구름으로 인해 오래 전부터 영산으로 알려졌으며, 화엄사 · 천은사 · 실상사 · 쌍계사 등의

              유서 깊은 절들이 있다.

산행후기 : 무술년 정초에 우리산하의 삼신산 중에 지리의 목화솜 이불같은 하얀 설원의 지리품안으로 들어 영혼을 맑게 씻기우고

               싶었던 차, 친구의 바램으로 지리의 상황을 그산아우님한테 전화로 알아보고 배낭을 챙겨, 이른새벽 백무동으로 달린다.

               진회색 도심에 경직된 가로등 불빛은 성애 낀 차창에 한줄기 하얀 리본이 되어 흔든다.잘 다녀 오라는 몸짓으로 알고...

               차창밖이 흑빛인지 회색빛인지도 모르고 두어시간 넘게 달려서 백무동에 도착하여  맨 먼저 지리청공 한사발을 들이키니

               머리와 가슴이 찌릿하다.연거푸 몇 사발을 들이키고 입과 코로 입김을 내몰고나니 눈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겨울지리의 백무동계곡길을 몇해만에 걸어보는지 감회가 새롭다.천지사방이 묵념을 하는 듯 천지가 숨 죽이듯 고요하다.

               참샘에서 아이젠을 채우고 장터목으로 올라가는 길에,짙푸르게 열린 하늘과  순백의 설목(雪木)들로 발을 뗄 수가 없다.

               짙푸른 하늘 도화지에 어린 녹용부터 명품 녹용들이,저기는 흰포도송이처럼 동글동글 달려있고,고목에는 눈꽃이 피고,

               나무들은 아치를 두르고 하얀 꽃가루를 뿌려얹고, 천왕을 알현하러 가는 나를 환상적인 기분으로 반긴다.   

               눈도 많이 내렸지만 날씨가 추워서인지 찾아 온 산객들이 적어서 걷는내내 너무나 기분이 좋다.혼자 초대받은 기분이다.

               장터목 오름길은 성당의 크리스마스트리보다 눈부시고 아름답다.너무도 아름답고 환상적이라,눈으로만 보는게 아까워

               사진에 담기도 바빠서 천왕을 알현하러 온 것을 깜빡 잊은 기분이다.장터목까지 평소보다 한참을 더디게 올랐다.

               장터목대피소로 들어서려니, 지리의 위용처럼 칼바람이 장터목대피소와 마당을 휘감는 눈바람소리가 엄청나다.

               좀전의 황홀한 낭만은 지퍼속으로 집어넣고 얼른 취사장에 들어선다.점심때라 라면을 끓이고, 고기를 굽고, 장어를 굽고,

               시끌벅적 대화와 아이젠의 쇠소리는 한가득 코펠뚜껑을 열어서 피어오르는 따스한 김과 함께 더더욱 허기지게 한다.

               우선, 라면물을 끓이면서 막걸리 한잔을 단숨에 들이키니 기운이 든다.고소하고 얼큰한 라면에 식은 밥이 꿀 맛이다.

                다시 밀고 들어오는 산객님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야무지게 옷매무시를 만지고 나니,건강체 산꾼인 친구가

                우측 대퇴부 근육경련으로 장터목을 오기전에 한참을 고통으로 힘들어 포기하는 것이다.병원에 근무하는 친구인지라

                응급약도 챙겨먹고도 상태가 고민스럽다.가이드산악회 산대장이 완강히 하산을 명령한다.한참을 고민을 하다가

                친구의 상태를 눈빛으로 주고 받다가 나만 믿고 가기로 했다.산대장에게 모든건 내가 책임지기로 하고서 나서는데,

                초보산꾼 애띤 처녀가 얇은 파카에 어설프기 거지없는 차림으로 갈망한다.산대장은 낙오자들을 인솔 한다는 핑계로

                장터목에서 하산을 할 낌새다.친구와 아가씨를 책임지기로 하고서 장터목을 빠져 나온다.세찬바람에 좀비처럼 걷는다.

                이제는 친구의 몸상태가 온전할때까지 매우 더디게 더디게 오른다.장터목 오기전의 더딤과는 시간적인 미학?이 극이다.

                아가씨는 애처롭지만 빨리 걸으며 움직여야 하므로 먼저 저 먼 발치앞으로 멀어지고,친구는 도무지 통천문을 접하도록

                오체투지하는 기분이다.제석봉을 통과하기 전에 친구와 오바트로즈를 껴입고서 고글을 착용하니 한결 안정된 기분이다.

                제석봉에서 손끝이 시리지만 흔적들을 게눈감추 듯 셔터를 눌러댄다.뒤돌아 본 장터목 너머 연하봉위로 하얀 눈보라가

                히말라야의 제트기류와 같이 혼이 빠진 것처럼 무당춤을 춘다.통천문을 오르며 하늘로 머리를 쳐드니 눈보라가 얼굴을

                연거푸 세레머니하듯 뿌려댄다.천왕을 알현하는 제석봉과 통천문길은 영산지리의 위용을 실감하고도 남을 것이다.

                거센 설풍속에서도 순서를 지켜서 천왕님을 알현하고 인증샷들로 산객님들이 바쁘다.맨 나중에 천왕님께 입맞춤을 

                하고서 천왕님을 알현하고 인증샷을 남긴다.천왕을 만난 친구의 상태가 조금은 좋아보인다.바람을 피해 급히 내려선다.

                가파른 중산리로 발길을 돌려 내려서니,포근한게 천지를 넘나던 기분이다.전형적인 햇살 따사로운 오후의 날씨다.

                다시,오바트로즈를 벗고서 천천히 지리의 태고적 비밀을 안은 고사목과 바위들의 속삭임에 귀기울이며 걷는다.

                가끔,까마귀떼가 주변에서 시선을 뺏들기도 한다.법계사에서 한참동안 에너지를 보충하며 쉬어간다.생수도 얼어서

                마실것은 체념한다.늦은 오후에 땀을 흘리면서 로타리산장으로 오르는 산객님들과 인사를 나눈다.맑은 모습들이다.

                내일 또, 천왕님을 알현하고서 일출을 보려할 것이다.태고적부터 지리에 흩뿌려진 인간사를 말없이 안고서 품고 있다.

                남향인 산청의 중산리는 칼바위에서 아이젠을 벗고서 중산리탐방지원센터를 지나니 시침이 다섯을 가리키려 한다.

                친구와 아가씨도 무사히 지리천왕을 알현하고 버스로 향하는 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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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고적부터 인간사를 낱낱이 알고있는 천년고사목과

                영겁의 지리비사를 숨겨서 눌러앉은 바위를 칼바람 지리설풍이 갖은

                위협을 다하여도 요지부동으로 고초를 버티며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지나간 구름들을 다시금 불러다가 물어 볼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부질없는 고초를 힐난하듯 까마귀떼가 비웃는다.

                인간들은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사시사철 푸르거나 붉거나 희거나,비바람이 휘몰아쳐도,

                나는 또 지리를 닮고싶어 지리의 품안으로 안길 것이다.

                연하봉을 휘감아 치는 설풍아! 

                제석봉을 휘몰아 치는 설풍아!

                천왕을 찾으려면 너희들에게 이내몸을 맡겨야제.

                겉과 속,뼈속까지 훑어내고서 천왕에게 가라하제.

                그래서 나는 또, 정초에 지리천왕을 찾고싶다.

산행사진 :

김두수 - 자유혼 (自由魂, 2002)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죽은 나무라고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죽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꿈 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

나는 또다시 사람을 모아 그 나무가 죽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나무는 죽은 나무가 아니다.

- 천상병

[김양섭/대구/선돌]

동원아 환상적인 설국을 새해 산행에 맞이했네^^ 축한한데이 헤피 뉴 이어다~~

[이동원/대구]

올해들어 지리산 눈꽃산행이 제일 멋진 날이더라! ㅎ

[김종윤/산허리]

멋지네

[이동원/대구]

형님,역시 지리산의 설풍의 위용과 고사설목 및 눈꽃들의 자태가 너무나 멋지더만요.ㅎ

[소소뜨라/강성문/대구]

지리의 가슴에 묻힌 크기만큼 금년에 큰 성과를 기대해 봅니다^^

[이동원/대구]

단장님의 깊은 관심과 우의에 감사합니다.

[거무내미/태백 정호원]

산행기를 보니 지리의 품속으로 달려가고 싶어지네요
새해에도 즐겁고 행복한 산행 마니하세요

[이동원/대구]

네.감사합니다.
행복한 산행을 이어 가입시더...^^

[수미산봉]

제주 탈출 하셨어요?

[수미산봉]

지리산 가본지가 언젠지...
잘 다녀 오셨네요

[이동원/대구]

반가운 수미산봉님,잘 지내시지요.저도 지리주능을 주로 다니다보니까
뱀사골,의신,백무나 한신,거림,칠선,중산리 등 계곡길을 가본지도 오래되었네요.
지리산이 부르기 전에 알현하고 오세요.아니면,. 태극길이나 화대나 주능왕복때 벌을 줄 겁니다.ㅎㅎㅎ

[돌이요/김평호]

한마디로 쥑이네유~~~~~~~~
동원이가 맞긴 맞은겨?
난 늙은이 얼글러 변한디....동원인 아직도 청춘이게 아닌거 가ㅌ혀~
그날에 아주 어렵게 지리 어느 대피소 예약을 해놓고?
초딩생 소풍 전야처럼 들떠 있다가....새벽에 가려니 누라가 심한 감기로 못가게 맨들었던 쓰린..아주 넘 쓰린..아픔을....
대리만족해줘서 고맙우~
내 얼굴은 기억하려나...ㅎㅎㅎㅎㅎ
항상 건강하시길~~~~~~~~~~~
역시나 지리 설경은 쥑인다니깐요~~~~~~~~~

[이동원/대구]

아이구 형님,와락!덮썩! 세월이 지났다고 형님을 모를리가 있습니까.
바쁜 농사에도 형수님과 산행하던 모습과 지리종주 소식으로 늘 잘 지내시는걸로 알고서,
산행때 또 만나서 막걸리 한사발 하면서 걸을 날이 있으리라 믿고 있지요.
여러해 전에 월광,구봉이하고 땅끝종주가면서
형님이 마중나와서 반가운 시간을 가진게 기억납니다.ㅎㅎㅎ
형님,많이 보고 싶네요.ㅎ
다음에 꼭 같이가게 되면 막걸리 준비할테니
형님은 싱싱한 작목반오이 가지고 오세요.ㅎㅎ

[캔디]

안녕하셔요.
그날 저는 박배낭메고 천왕봉 올라가다 저도 감마회원 이라고 인사했던 캔디입니다.
ㅋ~~감마 눈팅족 이지만요^^
그날 저녁 천왕봉 정상에서 천지개벽 과도 같은 운해를 보았습니다.
천왕봉 정상에서의 하룻밤은 더욱 뚯깊었습니다.
항상 즐산안산 하시구요~~^^

[이동원/대구]

아?네.너무 반갑습니다.
두 분이 올라가면서 감마로드회원이라길래
너무 반가웠습니다.지리설경과 천왕노을의
장관을 볼 수가 있어서 산행이 더 멋졌네요.
그 전주에 박배낭 매고 민주지산에서 외박하고 지리품으로 간 겁니다.

다음에는 감마로드회원님들 보시면 반가운 인사 나누시고 산행후기도 올려주세요.ㅎ
늘 즐산,안산 하세요.

[대호왕]

산을 소재로 매해 좋은 작품을 내는 이동원 작가님 반가워유

[이동원/대구]

형님,영알에 가스통 매고 닭백숙 해먹으러 초여름에 가야지유!~~~
단장을 맡아서 감마로드를 위해 고생 많았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