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전 패배의 충격으로 후기가 조금 늦었습니다. ^^*
리플 달아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누군가 제가 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이 글을 쓰고 있는 제겐 너무 큰 즐거움이네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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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비행기 값만 벌면 뜬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저에게
비행기 값(일본 경유 95만원)을 빼고도 50 만원이나 여유자금이 생기니 황금 같은 기회였습니다. 역시 목표나 꿈을 버리지 않고 쫒으면 언제간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일년전 부터 계획표에서 지워지지 않던 하나의 계획에 밑줄이 그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짜는 없다고.. 조건이 4주이상 혹은 80시간 이상의 학원 수료증을 받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두 달 동안 일도하고 학원도 다녀야 하는 상황 발생.. '지원해 주려거든 전액을 다 해주던가 할 것이지 150 만원이 모야...' 라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 라는 말이 괜히 생긴건 아닌가 봅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학원비만 해도 일주일에 200~250 불 4주면 800~1000 불인데.. 비행기 삯과 학원등록을 다 하기는 불가능이었습니다. 어쨋거나 가자마자 빡씨게 일해서 학원비를 마련하고 잠은 노숙이라도 좋다는 각오를 하면서 지원을 함과 동시에 비행기를 예약하고 함께 가기로 한 친구의 E-VISA를 신청했습니다. 친구 역시 자금이라곤 학교에서 지원받을 150만원이 전부였습니다. 어쨋거나 운이 좋았는지 지원자가 별로 없어 호주행이 확정 되었습니다.
참 계획서에는 난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있으며 학비는 벌어서 충당하겠노라 적었습니다. 덧붙여 학교에서 전액을 지원해준다면 편하게 지내다 올것이기 때문에 귀중한 경험을 해볼 기회가 없을것이라며 적게 지원해 줘서 고맙다고.ㅋㅎㅎ 계획서는 심사대상에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닌것 같아 보였지만 앞으로 후배들에게는 조금더 지원해주길 바라며 나름대로 시위 아닌 시위를 한거죠..^^*
제일 먼저 챙길 것이 여권.
처음 여권을 받아들었을때의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꼭 열 일곱살에 주민등록을 처음 받았던 기분처럼 왠지 모를 설레임과 뿌듯함. 여행을 시작하려거든 여권부터 준비하라는 말을 책에서 보고는 바로 구청으로 달려가 만들었던 여권.. 이제는 그 여권에 세계 각국의 입국 도장을 받는게 평생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여권을 받으면 지금 받아논 도장이 다 없어질텐데... 그냥 이 한권으로 쭈~욱 가면 안되나?
여권은 이미 받아놓았으니 신경 안써도 될터이고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인 비행기 예약. 여행을 떠나기 전 떠나는 날짜와 돌아오는 날짜를 정하는 것도 고민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어느 비행기를 타야 할 지를 정하는 것도 여행이 시작될 무렵이면 늘 직면하는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일단 비행기 티켓이 예약 되고 나면 드디어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입니다.
인터넷으로 '할인 항공권'을 검색해서 이곳저곳 비교해 보는게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다들 아실테지만 요즘은 한 싸이트에서 전체 비행기를 비교해 놓는 곳도 있으니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결국 최대한 빨리 그리고 최대한 늦게 돌아오는 것으로 가장 저렴한 곳으로 선택. 두달을 꽉 채워 날짜를 정했고 3개월 오픈으로 예약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니 다음날 확인 전화가 왔습니다. 자금이 한푼도 없었던 저는 결제일자를 최대한 늦춰야 했습니다.
" 언제까지 지불 해야되죠? "
" 서울-도쿄가 예약대기중이기 때문에 당장은 안보내셔도 되고요. 예약이 확정되면 입금해 주시면 되는데 그래도 이번달 말까지는 지불 해주세야죠.."
한달 훨씬 전이었는데 이미 만석. 대기중이라는 얘기에 우리나라 어학연수 열풍을 실감 했습니다. 어쨋거나 일단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니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했죠.
" ... 그럼, 끝까지 연락이 없으면 못 갈수도 있다는 얘긴가요? "
"네..대기상태니까 아무도 모르죠.. 일단 기다려보세요..자리 나는데로 연락드릴께요.."
아니 뭐 이런 불확실한 대답이 있나.. 하다못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자리가 날꺼에요. 바로 연락드릴께요.' 라는 안심을 못시킬 망정.. 못갈수도 있다고? 이 대답은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여행사를 알아보기로했습니다. 마침 여행사쪽에 근무하던 친구를 통해 가격은 조금 더 싸게 자리는 확정된 것으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여행사에서 조금만 배려를 해주었다면 충분히 알려 줄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배려가 조금 부족한 여행사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서울-도쿄 도쿄-브리즈번, 이렇게 가예약을 했었는데.. 서울--오사카 발로 하는 방법이 있었다는 걸 미쳐 몰랐었습니다. 어차피 도쿄로 가나 오사카로가나 갈아타면 되는건데.. 별 문제가 없을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살짝 노하우를 말씀 드리자면 비행기 값을 미리 알아본 후에 다른 여행사에 "지금 XX 까지 예약을 할 수있다고 들었는데요... 혹시 그 보다 좀 더 저렴하게 표를 구할 수 있나요?? " 라고 하면 적은 돈이지만 만원이라도 세이브 하실 수 있으실 껍니다.
그리고 돌아올때는 도쿄에 STOP OVER 할 수있도록 십만원을 추가로 부담했습니다. 한국에서 일본까지 가따 오려면 비행기 값만 해도 삼십만원은 더 들잖아요.. 일본에서 쓸 경비를 마련할수있을지 없을지의 여부는 모르지만.. 한번 예약해 놓으면 나중에 일본 STOP으로 변경이 안된다고 하길래 돈을 날리더라도 그냥 십만원을 추가로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농장가서 대박을 떠트릴것을 그리며..
결제는 일단 신용카드로 했습니다. 신용카드가 요럴땐 참 유용하게 쓰인다니까요..
그리고 또 한가지.. 결제가 됬다고 문자 통보가 왔는데.. 원래 가격보다 이만원정도가 덜 결제가 되서
여행사에서 실수를 했나.. 했는데.. 텍스가 내려서 그렇다는 말에.. 텍스도 맨날 변하나 보다..
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한푼이라도 줄어들었으니.. 마냥 좋았죠.. ^^v
자.. 이렇게 비행기 예약이 끝났습니다.
별 얘기 없는데.. 좀 길어 졌네요..
어쩃거나 좀 상황을 진전시켜 인천공항으로 가겠습니다.
처음에 " 저 호주가요~ ' 했을 때 울 아부지.. " 안돼!! " 하셨고..
울 엄마 역정부터 내십니다. 마침 때맞춰 시드니에서 인종차별폭동까지 등장합니다. 동생 왈 " 가고 싶냐?" " 장난하나? " 라는 반응을 보이던 가족들.. 돈 보태달라는 말도 한마디 없이 떠난 다는데..어쩌시겠나..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 작전에 이쯤되자 여기저기서 지원군이 등장합니다. 쓰나미 때 딸을 잃은 엄마도 딸이 자기가 돈 벌어 간다길래 말리지 못했다더라.. 라는 말을 하시며 끝까지 못마땅해 하시던 우리엄마 그래도 짐까지 다 챙겨 떠난다는 딸내미 혹시라도 고생할까 싶으신지 그동안 챙겨놓으신 비상금을 털어 쥐어 주신다 하십니다. 단호히 No~! 괜찮습니다 ~ 했습니다. 돈을 들고 가면 극한 상황을 경험 해 볼 기회를 빼앗길것 같았거든요. 제 뜻을 받아들인 엄마.. 반찬값이라도 아끼라며 떠나는 전날 밤새 새우볶음 멸치 볶음을 볶아 주십니다. 그것도 아주 마니~ (요대목 중요합니다. 흔히들 복선이라고 하죠... ㅋㅋ ) 고추장도 볶아줄까? 하셨는데.. 그냥 사가기로 합니다.
출발 하던날 아침. 수중에 들린 돈 60만원. 일단 600불을 환전 했습니다. 또 한명의 지원군 등장. 신혼여행 다녀와서 남겨왔다던 달러를 건네주는 언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그냥 US 달러로 가져갑니다.( 이 돈은 나중에 학원 등록 할 때 유용하게 썼습니다. ) 아빠도 공항터미널까지 짐을 들어다 주셨습니다. 물론 여러 친구들의 격려도 마음에 담고 갑니다.
모든게 준비 된것 같았는데.. 한가지가 걸립니다.
출발 전날까지 한달 전에 신청한 친구의 E-VISA 가 나오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꼭 한달 만에 담당자들(까페의 담당자 주소 참고.) 에게 " It's very important for me. Please read this e-mail . It's urgent" 라는 제목을 달아 일일이 메일을 보냈습니다. 아주 구차하게 매달린거죠. ㅋㅋ 그런데 연락을 기다려도 아무 응답이 없어 할 수없이 일단 공항으로 가기로했습니다. 여기저기 까페에 조언을 구했습니다.
" 공항인데 E-VISA 가 안나왔습니다. 어떻하죠 ?" 라는 글로..
다들 한마디로 "미쳤다" 는 반응을 보이시더라구요..
출발시간 한 시간전..이미 짐까지 다 붙이고는 공항 라운지의 500원 짜리 인터넷을 뚫어지게 들여다 보고 있던 우리.. 드디어 메일을 받았습니다.
아주 극적으로요.. "Thank you so much " 를 연발하며 답메일을 한통 날리고 까페에 걱정해 주시던 분들께 답글을 달고 바로 E-VISA 를 출력.
뿌듯한 마음으로 입국심사대를 통과했습니다.
첫댓글 우와.. 정말 극적이네요... 담글은 언제 써주시는 거에요?? 저 지금 점심 먹고 와서... 또 읽고 있어요.. ^^
감사합니다~ ^^* 지금 쓰고 있는데.. 빨리 올릴께요.. 아마 오늘 밤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편의 드라마의 시작이군요....^^
많은 체험기 읽어봤지만 이렇게 판타스~~틱하고 리얼한 체험기는 처음인데요?넘 재미나요^^ 빨리 올려주세용!!
ㅋㅋㅋㅋㅋㅋ 글 너무 잘쓰시네요...익사이팅하게.... 다음꺼 기대되네요~~
담글... 아직이네요.. 좀 이따 또와야징~ ㅋㅋ
비자메일을 출국날 받으시다니~완전 판타스틱하네요.ㅋㅋ
_ 글 잘쓰시네요...저도 비자를 7월에 신청하는데...미리 할껄 그랬나요..ㅋㅋ 7월부터 비자가 바뀐다고해서 미루고 미뤘는데..'';; 암튼 출국은 9월 11이나 그주 사이에 할생각인데요..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드려요.^^
호오.. 멋지세요
정말 멋지세요. 극한 상황의 경험해볼수 없을 것 같아서 비상금을 안받으셨다는게!
갑자기 혼미해져 옵니다(우선 글은 재미나게 잘 읽었구요^^;) 공항에서 비자메일을 보던가요;ㅁ; 생각이 안 나요. 호주 공항에선 안 보던데; 한국에선 체크했는지;;
보진 않더라구요~저도 그 부분을 생각하고 그냥 갔었죠. 호주의 입국심사대에서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니깐 준비해가는게 우선이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호주가서 비자 프린트 하려고 했었어요~^^* 한국에서 들어갈때는 체크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