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러시아 소치올림픽" 소식[4]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레이스 초반 뒤따르던 선수에게 몸이 걸려 넘어지는 불
운 속에서도 54초207의 기적적인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박승희.
여자 쇼트트랙 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박승희가 2월13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올림픽파크 메달프라자에서 열린 메달 세리머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의 눈물을 흘
리고 있다
![]() 이상화, 광고 블루칩으로…“김연아 넘을 것” ‘후원’ 기아車 등 함박웃음… KB금융도 “마케팅 본격화”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빙상 여제’ 이상화에게 광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고업계 안팎에선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이상화의 잠재가치가 김연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12일 이상화를 모델로 기용하거나 후원하는 기아자동차와 KB금융그룹은 광고효과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메달 가뭄 속에서 한국의 첫 메달을 안겨준 것과 무릎 등 부상을 극복하고, 사상 첫 번째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해 어느 때보다 최고의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상화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까지 알려져 광고업계는 새로운 ‘블루칩’ 등장에 한껏 흥분하고 있다.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의 금메달 획득으로 뜻하지 않은 ‘대박’을 터뜨린 기아차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광고효과의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4 세계선수권대회 때부터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단을 후원하고 있는 기아차는 올림픽 공식후원사도 아니면서 후원사 못지않은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 기아차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상화의 긍정적 이미지를 활용한 기업 이미지 광고를 제작, 방영할 계획이다. 실제 올림픽 시작 전에 이상화가 기아차의 K5 터보와 50m 경주를 벌여 0.95초 차로 따돌리고 승리하는 광고를 제작해 이상화를 응원하기도 했다. KB금융은 지난 1월 이상화와 후원계약을 체결해 막판에 광고 대박에 합승한 행운을 거머쥐었다. 현재는 이상화가 등장하는 KB금융 광고를 찍은 것은 없지만,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광고를 촬영하는 등 이상화를 활용한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상화와 올 1월 초 후원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기쁘다”며 “이상화와 함께 KB금융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이상화는 스피드와 파워, 강한 정신력에서 나오는 당당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최근엔 일부 광고에서 숨은 여성미까지 드러내고 있다”며 “이번 올림픽 2연패 달성으로 이미 정점에 선 김연아보다 이상화가 새로운 광고 블루칩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 이상화의 뒷바라지 위해 헌신한 부모
[변선구 기자의 인터뷰 기사] |
![]()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왼쪽)와 그의 남자 친구 이상엽 중위. /이상엽 중위 미니홈피 이상화의 남자친구는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07학번으로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의 이상엽(26) 중위다. 2010년 유한철배 전국대학대회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던 이 중위는 대학 졸업 후 아이스하키 스틱을 놓았다. 2011년 12월 임관해 현재는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소속 정훈장교로 복무 중이다. 이 중위는 휴가 기간 중 이상화를 응원하기 위해 부대장 승인 아래 지난주 소치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자친구인 이상화에게 부담을 줄까봐 2월12일 500m 경기가 끝나기 전까진 이상화를 만나지 않았다. 둘은 500m 경기가 끝나고 잠시 만남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화는 2011년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이 중위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너와 함께 한다는 것은 나에게 치명적인 힘이다"라고 써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이상엽 중위도 촛불이 꽂힌 케이크를 앞에 두고 이상화와 함께 있는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며 '상화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이상화를 'My Princess(나의 공주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상화는 작년 본지 인터뷰에서 남자친구인 이상엽씨의 존재를 숨기지 않고 솔직히 밝혔다. 그는 "남자친구와 같이 레고(LEGO)도 보러 다니고 함께 조립도 한다"고 그들만의 데이트를 소개했다. 이상화는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포상금을 수여할 당시 '레고를 사달라'고 할 정도로 소문난 레고 마니아다. 당시 이상화는 "남자친구가 유학을 가면 같이 가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①2월13일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선. 박승희(22)가 선두로 달리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왼쪽에서 셋째)가 무리하게 안쪽으로 파고든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와 엉켜 넘어지고 있다. ②이 바람에 박승희까지 균형을 잃고 쓰러져 경기장 펜스에 부딪혔다. 어부지리로 가장 뒤에 있던 리젠러우(중국)가 1위로 나섰다. ③포기하지 않고 레이스를 마쳐 동메달을 딴 박승희가 시상대에서 환히 웃으면서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쿨한 박승희… 선두 달리다 밀려 넘어져, 눈물 났지만, 다시 환한 미소]
16년만에 女쇼트트랙 500m 동메달… 무릎 다쳐 2물15일 1500m는 불참 - 억울함에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박승희(22·화성시청)는 자신에게 닥친 불운을 훌훌 털어내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박승희는 2월13일 러시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선에서 선두를 달리다 뒤따르던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게 밀려 넘어지는 바람에 금메달을 놓쳤다. 크리스티가 실격되면서 박승희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 전이경 이후 16년 만에 따낸 이 종목 동메달이었다. 무릎을 다친 박승희는 1000m와 계주에 전념하기 위해 2월15일로 예정된 1500m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넘어진 뒤 일어나 다시 달리려다 또 넘어진(사진①) 박승희가 넷째로 골인한 뒤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사진②). 그러나 잠시후 박승희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것도 실력" 웃은 박승희/이것이 올림픽 정신]
준준결선·준결선 1위, 결선서도 선두로 나섰지만 반칙당해 넘어지고 일어서다 또 넘어져도 달려
2월15일, 1500m는 쉬고 다음주 1000m와 계주에 집중
바로 눈앞까지 다가왔던 금빛 메달이었다. 하지만 상대 선수의 반칙이라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불운에 박승희(22·화성시청)의 메달은 구릿빛으로 바뀌었다. 아쉬웠고, 억울한 마음 때문에 순간 울컥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승희는 신세대답게 이내 마음을 추스른 다음 웃으며 말했다.
"안타깝긴 하지만 이미 끝났으니 어쩔 수 없잖아요? 넘어진 것도 실력이죠. 그래도 저 메달 땄으니 잘한 거 맞죠?"
2월13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 준결선 성적이 가장 좋았던 박승희는 출전자 4명 중 가장 안쪽인 1번 주자로 섰다. 단거리 500m에서 자리를 잡는 데 가장 좋은 조건이었다.
박승희는 한 번 부정 출발을 했지만, 두 번째 출발에서 주눅 들지 않고 선두로 치고 나갔다. 첫 반 바퀴를 돌고 코너에 접어드는 순간 '운명의 장난'이 일어났다.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가 무리하게 안쪽을 파고들다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와 엉켜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박승희를 건드렸고, 박승희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맨 뒤에 있던 중국의 리젠러우가 그 틈을 타 앞으로 달려나갔다. 박승희는 빨리 일어나 달리려다 다시 고꾸라졌다. 크리스티와 폰타나보다도 뒤처졌다. 다시 몸을 일으킨 박승희는 의연하게 남은 세 바퀴 반을 돌아 4위로 골인했다.
경기 후 심판 판정 결과 크리스티가 실격되면서 박승희는 4위에서 3위로 올라서 동메달을 따냈다. 당초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중국의 리젠러우가 금메달, 폰타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승희의 동메달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올림픽 500m에서 딴 실질적인 첫 메달이었다. 1998 나가노 대회 때 전이경이 딴 동메달은 운이 따른 결과였다. 당시 전이경은 준결선에서 탈락한 다음 B파이널(5~8위 결정전)에서 선두로 골인했다. 그런데 결선에서 이사벨 샤레스트(캐나다)와 왕춘루(중국)가 충돌하면서 샤레스트가 실격, 왕춘루가 부상으로 레이스를 마치지 못하면서 전체 성적 5위였던 전이경이 동메달을 승계했다.
한국 쇼트트랙에 소치 첫 메달을 안긴 박승희는 아쉽게도 2월15일로 예정된 1500m 출전을 포기했다. 500m경기 도중 한 번 넘어진 뒤 레이스에 빨리 가세하려다 두 번째 넘어졌을 때 오른쪽 무릎 위쪽을 다쳤다. 전명규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은 "박승희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다음 1000m와 3000m 계주에 전념하기 위해 1500m는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승희는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빙상 삼남매' 중 둘째다. 언니 박승주(24)는 스피드스케이팅, 남동생 박세영(21·이상 단국대)은 쇼트트랙 대표로 나섰다. 어머니 이옥경(48)씨는 삼남매의 태몽으로 각각 뱀·꽃·물 꿈을 꿨다고 한다. 이씨는 "승희를 임신했을 때 화려한 꽃이 집 안에 가득 차 있는 꿈을 꿨다"며 "태몽 덕분인지 승희는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나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학창 시절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순정만화를 읽고 스케이트에 반해 삼남매를 모두 초등학교 빙상부에 등록시켰다. 경기도 수원 집에서 과천과 태릉 빙상장으로 매일 아이들을 태워나르며 14년간 50만㎞를 달렸다고 한다. 삼남매 중에서도 박승희는 15세 때 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로 돋보였다.
박승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언니와 남동생의 대학 진학, 훈련 비용을 대기 위해 스스로 실업팀을 선택했다. 6년간 삼남매의 집에서 하숙한 대표팀 후배 김아랑(19·전주제일고)과는 이층침대를 함께 쓰면서 친자매처럼 지냈다. 어머니 이씨는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뽑혀 혼자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승희가 너무 일찍 철이 든 것 같다"며 "늘 알아서 잘하니까 마음을 많이 써주지 못한 것 같아 엄마로서 미안하다"고 했다.
박승희는 소치 현지에 파견된 서울대교구 임의준 신부와 함께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딸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던 어머니 이씨는 "승희가 좋아하는 나물 비빔밥과 된장찌개를 끓여놓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