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할인점·인터넷쇼핑몰 등은 올 선물세트 시장에서 선방했다. 그러나 홈쇼핑, 네트워크마케팅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제조업체 가운데서도 전통적 선물세트인 식품은 소폭 성장한 반면, 주류와 제화업계는 매출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재래시장은 올해도 여전히 썰렁했다.
◇백화점 및 할인점=광우병 파동으로 예년에 비해 정육세트가 감소한 반면, 수산물과 청과세트가 많이 팔려 호조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17일 전체 실적은 지난해 대비 21.1% 신장했다. 설 상품권 매출은 백화점과 롯데마트를 합쳐 11% 신장했다. 현대백화점도 16% 증가했다. 상품권 매출은 9% 신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체실적이 17.2% 증가했다.
할인점 신세계이마트는 12∼17일(기존점 46개점 기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5% 신장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11∼17일 한우는 50%나 줄어들었지만 수산물은 48.53% 증가했다.
◇홈쇼핑·인터넷쇼핑몰=올 설 장사에서 선방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백화점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홈쇼핑, 인터넷쇼핑몰로 고객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홈쇼핑은 설 매출이 인터넷쇼핑몰의 약진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25% 늘어났다. TV부문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며, 인터넷쇼핑몰은 25% 증가했다. LG홈쇼핑도 20% 이상 설 매출이 증가했다. TV부문에서 5% 이상, 인터넷쇼핑몰에서 20% 이상 늘어나 불황 속에서도 선전을 했다. 축산물기피 현상에도 한우 선물세트와 수산물 세트의 구매가 꾸준히 이어졌다.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업계의 매출이 5%대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리빙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설 행사동안 매출이 지난해 설 행사기간에 비해 10% 신장했다. 건강보조식품과 식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의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유네트워크도 지난해에 비해 20% 신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트 중심의 판매가 주를 이루고 중가대 상품에서 수요가 큰 폭으로 발생했다”며 “3만∼5만원대 이하 상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암웨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보이고 건강보조식품과 치약 등 생활용품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앨트웰과 한국허벌라이프의 경우 패키지로 묶어 판매한 설 기획상품이 인기를 끌자 기획상품을 고정제품군으로 포함, 지속적으로 판매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식품=전통식품세트가 제자리걸음을 걸은 반면, 저가상품과 건강관련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5∼30% 신장했다. CJ는 전체 매출이 1000억원으로 지난해 설보다 5% 정도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대상은 150억원을 올려 지난해 120억원보다 25%가량 신장했다. 대상 관계자는 “2만∼3만원대 선물세트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물 선물세트가 많은 동원F&B의 경우 전체 선물세트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참치관련세트가 20%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도 식용유, 햄 등은 지난해 설 매출에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체 선물세트 매출은 10%가량 신장, 올 매출목표 4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류=지난해 업체들의 기상도가 설 선물세트 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위스키 업체가 한파를 맞은 반면, 전통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판매된 38만세트보다 10%가량 감소한 35만세트 정도가 팔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39만세트를 준비한 진로발렌타인스로 10%가량 감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2년산 매출은 꾸준한 반면, 고가의 슈퍼프리미엄급 판매는 전년보다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칠성은 3만3000세트를 판매, 지난해 설 대비 40% 성장했다.
국순당의 강장백세주도 전년도 설에 비해 소폭 신장했으며 백화수복, 설화 등의 두산 선물세트도 지난해보다 15%가량 증가했다.
◇제화=상품권 시장이 지난해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정통적인 정장화의 경우 평균 30% 이상 역신장을 기록했다. 장기적인 소비심리 위축과 정부의 접대비 처리 기준 강화가 상품권 판매에 타격을 주면서 제화업계들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주5일 근무제 정착에 따라 세미캐주얼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재래시장=평일만도 못한 설 대목 경기로 울상이다.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로 재래시장은 아예 대목의 그림자도 찾을 수 없다. 당초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과일, 한우, 수산물의 가격이 수요 감소 영향으로 되레 내리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그나마 밤, 대추, 나물 등 제수용품점은 나은 편이지만 다른 종류의 판매점들은 고객들의 발길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 정도다. 지난해 설에 비해 평균 매출이 50% 정도 떨어져 설 대목을 기대할 수 없다.
/유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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