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제식 교육이라고?
서울 음대 A교수의 폭행 및 폭언, 여러 가지 행위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계통이 워낙 한정된 인맥으로 굴러가다 보니 마치 절대권한을 가진 것처럼 행동했다는 것입니다. 특정업체의 악기를 사라고 강요하고, 공연 티켓을 강매하거나 명절이나 생일, 콩쿨대회 때 고가의 상품권을 요구하거나 선물을 요구했다는 기사도 추가되었습니다.
폭행에 대해서도 “뛰어난 발성을 위한 신체적 접촉은 결코 폭행이 아니며, 고의성도 없다”, “성악과만의 독특한 도제식 교육과 열정이 폭행 의혹으로 확대됐다” "그 정도는 관행이며 나도 그렇게 배웠다" 등의 해명을 했다는 것입니다. 1:1로 배워야 하는 특성, 신체적 접촉이 불가피하다는 점 등 나름대로 사유가 있고 변명의 여지가 있겠지만 어쨌든 신문기사 내용만으로 볼 때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의 요지는 폭행, 폭언 부문, 우월적 지위 횡포 부문, 돈 문제로 나눠 볼 수 있겠습니다.
비단 이번 A 교수 사건 말고도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는 사람들, 또는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절대적 우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횡포는 종종 보도 된 바 있습니다.
모 시립교향악단에서는 지휘자가 여성 단원들에게 "창녀들도 직업의식이 뚜렷하다. 그렇게 하라"며 성희롱 발언을 해서 말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소불위의 우월적 지위에 단원들이 함부로 대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이 타산지석이라고 과연 댄스스포츠 계에는 없는 일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예술 분야로서 충분히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댄스스포츠로 학사나 석사 박사를 취득하기 위한 과정은 다른 과목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도 교수를 잘 만나면 다행이고 A 교수 같은 사람을 만나면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티켓을 강매하는 것은 A교수는 디스카운트 혜택을 주기 위해서 자기를 통해서 사라고 했다는데 이 부분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도 교수 공연인데 제자로서 안 가볼 수는 없는 것이며 디스카운트를 해줬다면 이해도 되는 부분입니다.
댄스 대회나 파티에서의 티켓 강매도 비난의 대상입니다. 디스카운트 혜택이 있으면 그래도 좀 나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야말로 울며 겨자 먹기입니다.
아직 우리 댄스 계가 그런 방식이 아니고는 대회고 파티고 할 수가 없는 현실이기는 합니다. 불가피하다면 규모를 줄이거나 횟수라도 줄여야 합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돈이 많다면 티켓을 강매 하든, 특정 악기 구매를 강요하든 선물을 요구하든 해줄 수 있는 처지라면 문제가 덜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은 어느 계통이든 흔하지는 않습니다. 겨우겨우 그 과정을 밟기도 힘든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 다음은 돈 못지 않게 사람 대접을 못 받는 것이 문제입니다. 폭행이나 폭언, 무시하는 것은 인간적 모멸감을 갖게 하기 때문에 괴롭습니다.
음악감독 박칼린도 좋은 스승들을 만난것을 예로 들며 도제식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도제식 교육에서는 스승에게 기술 뿐 아니라 장인정신처럼 정신적인 철학 같은 것도 함께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도제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좋은 스승에게는 도제식도 좋겠지만 문제는 좋은 스승이 아닐 경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비이성적 횡포를 저지르는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기술은 그렇다 쳐도 정신적으로 배울 게 없다면 도제식은 문제가 큰 것입니다. 도제식이라고 해서 배우는 사람이 봉은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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