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최고의 선택! 'BMW530i'

[노블레스(준홍)]

[STRADA no.11 2003.10 ]

불경기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제조업은 날이 갈수록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통적인 공업강국 독일도 지난해 성장률이 0.2%를 기록하는 등 사정이 좋지 않다. 최근 우리나라의 노사분규와 관련해 독일식 사회보장제의 단점이 자주 거론되어 일반에게까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반면 21세기 들어 아주 잘 나가고 있는 독일 기업이 있다. 바로 자동차 메이커 BMW다. BMW는 지난해 109만여 대(미니 포함)를 생산, 약 422억8천200만 유로(약 55조6천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2001년 공개된 4세대 7시리즈가 북미 및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모으며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럭셔리카 시장에서 BMW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브랜드 이미지에 힘입어 BMW는 5세대 5시리즈를 내놓았다. 참고로 BMW는 지난 1972년 뮌헨 올림픽이 끝난 뒤 데뷔한 초대 5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3, 6, 7시리즈를 연이어 출시, 대히트를 기록하며 ‘벤츠를 위협하는 메이커’로 자리할 수 있었다.



낯설지 않으면서 참신한 겉모습
5시리즈의 겉모습은 효율적이다. 새차의 참신함을 잘 살리면서 오너에게 너무 낯선 느낌이 가지 않게 배려했기 때문이다. 사실 새로운 5시리즈는 그동안 여러 자동차 전문지를 통해 조금씩 베일이 벗겨졌다. 한때 화제를 모았던 BMW의 ‘미래제품계획’(The Product Offensive)과 함께 의도적 유출의혹을 받기도 했다. 파격적인 7시리즈에 대한 혹독한 비난으로 곤욕을 치른 BMW가 5시리즈는 겉모습을 미리 살짝 공개해 시장의 반응을 살폈다는 설득력 있는 미확인 정보도 있다.
준비된 시승차는 530i다. 사다리꼴 모양으로 다듬어진 키드니 그릴은 더 이상 콩팥 같지 않다. 2005년 등장할 3시리즈와 7시리즈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5시리즈와 비슷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BMW의 차세대 패밀리룩인 셈이다.
미등을 켜면 헤드램프 안에 링이 생기는 ‘고양이 눈’으로 잘 알려진 구형처럼 신형도 같은 메커니즘으로 비슷한 효과를 낸다. 단 눈썹처럼 방향지시등이 헤드램프 위쪽에 자리하고 있어 마치 독수리 날개처럼 보인다. 개인적으로 5시리즈의 헤드램프는 새 BMW 모델들 가운데 가장 예쁜 디자인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옆모습도 앞쪽과 마찬가지로 날렵함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짧은 앞뒤 오버행과 쿠페를 연상시키는 늘씬한 루프 라인이 7시리즈와 같은 이미지다. 단아하지만 근육질적인 보디는 다른 브랜드와 확실히 구별되는 BMW의 미래지향적인 시도다.
5시리즈의 트렁크도 공간을 넓히려고 부풀린 7시리즈처럼 기발한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라인으로 처리된 리드는 스포일러 역할을 겸하는 특징이 있다. C필러 아래를 과감하게 접어 각을 세웠다는 점도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다.
BMW 수석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은 경영진보다 더 잘 알려지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가 반대파들의 혹독한 비난에 훗날을 기약하며 디자인했을 5시리즈는 흠잡을 만한 빈틈이 없다. 그가 이끄는 BMW 디자인팀의 한발 아니 두발 앞선 스타일링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었던 사람이라도 새로운 5시리즈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할 수 있지 않을까?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실내구성
오너 드라이버용 세단인 5시리즈의 성격을 고려해 실내는 운전편의를 극대화시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운전기능과 편의기능을 철저하게 나눠 배치해 드라이빙에만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한 것. 센터페시아 위쪽에 다기능 모니터를 둔 실내구성은 7시리즈의 맥을 잇는다. 운전자쪽으로 기울어진 센터페시아에 수많은 스위치를 촘촘히 배열하고 비행기 조종석 같다며 BMW의 스포츠성을 강조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자 모양으로 실내를 가로지르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질감은 ‘역시’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뛰어나다. 버튼과 로터리 스위치로 구성된 공조장치는 쓰기 편하고 원터치 방식 컵홀더가 재미 못지않은 만족감을 준다.
기어레버 뒤쪽에는 i드라이브 컨트롤러가 자리하고 있다. 8방향으로 젖히고 돌리는 7시리즈 컨트롤러에 대한 불만을 고려해 4방향으로 젖히고 돌리는 방식으로 개선되었다. 특히 메뉴 버튼을 따로 준비해 원터치로 초기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띈다. 갖가지 가정용 가전제품 리모컨을 조작할 수 있다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5시리즈의 i드라이브 컨트롤러를 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운전과 편의기능을 분리하고 수백 가지 조작을 1개의 컨트롤러로 해낼 수 있다는 BMW의 i드라이브 시스템에 대해 전문가들은 좀처럼 친숙해지지 않는다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일이 없어 보인다. 새로운 5시리즈에 얹힌 개선된 시스템이 BMW가 원래 의도했던 컨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때문이다.
운전석에 오르자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5시리즈의 실내 디자인이 가슴에 와 닿는다. 구형과 전혀 다른 구성이지만 쉽게 익숙해지며 새차를 모는 부담이 적다. 특히 20가지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앞쪽 시트는 윗급모델인 7시리즈와 비교해 손색없을 정도로 편안했다. 넓적다리 받침부분, 사이드 서포트, 허리받침, 헤드 레스트 등을 움직여 나만의 맞춤시트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에서 패밀리카 성격이 강한 중형세단인 만큼 뒷자리 거주성도 무시할 수 없는 점검항목이다. 새로운 5시리즈는 4세대 모델보다 뒤쪽 레그룸과 숄더룸이 50mm 이상 넓어져 어른 3명이 뒷자리에 앉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 뒷시트에 전용 송풍구는 물론 열선까지 갖춘 점도 경쟁차보다 앞선 5시리즈의 장점이다. 트렁크 용량도 60ℓ가 늘어나 520ℓ에 달한다.

이태리 사르디니아 시승행사 이후 4개월만의 만남이었다. 그때는 워낙 일정에 쫓겨 운전석에 앉기 무섭게 내달려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승은 더없이 소중했다. 처음으로 뒷좌석에 앉아 보았고, 컵홀더를 이용하는 여유도 부렸다. 매

뉴얼을 보며 각종 스위치도 차분하게 눌러볼 수 있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ASF는 다시 체험해도 똑같은 크기의 감동을 안겨 주었다. 스티어링 휠을 끝까지 감고 U턴할 때 ‘딩~'하는 묘한 기계음을 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사르디니아섬보다 훨씬 차가 많은 국내 도로에서 530i가 뿜어내는 힘은 한결 넉넉하게 느껴졌다. 빗길 코너에 고속으로 진입하다 차체균형이 무너지는 아찔한 경험을 한 뒤 지나치게 DSC에 의존하는 운전습관에 대해 곰곰이 생각보게 되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 시간을 두고 찬찬히 살피니 전세대 5시리즈와의 두터운 연결고리가 속속 드러난다. 반면 HUD 없는 윈드실드, 왼발을 잠들게 만든 스텝트로닉 자동 변속기, 내비게이션과 TV 기능이 빠진 i드라이브 시스템은 시간이 흐를 수록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뉴 5시리즈가 공개되기 전 한 BMW 딜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솔직히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아요. 값도 올랐잖아요? 게다가 디자인이 파격적인데다 차체마저 그리 커지지 않아서….” 이해가 간다. 딜러뿐 아니라 처음 뉴 5시리즈를 접하는 고객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얄팍한 선입견을 지워내고 여유롭게 안팎을 뜯어보자. 미처 몰랐던 장단점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전국에 깔린 BMW 쇼룸마다 5시리즈가 떡 하고 버티고 있으니 말이다.




AFS가 여성 오너에게 큰 만족감 줄 듯
530i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세계 최고의 엔진으로 꼽힌 M54형 직렬 6기통 3.0ℓ 엔진이 얹혔다. 지난 2001년 등장한 이 엔진은 부드러우면서 강한 회전력을 자랑한다. 캠샤프트 작동 을 무단으로 조절하는 더블 바노스(VANOS, VAriable NOckenwellen Steuerung) 시스템으로 넓은 엔진 회전수(1천500∼6천rpm)에서 최대토크의 90%를 뿜어낼 수 있다. 흡·배기계를 다시 설계하고 경량 캠샤프트와 새로운 연료 제어 시스템으로 가장 엄격한 배기규정인 미국의 ULEVⅡ와 유로4를 만족시킨다.
사실 BMW 모델은 차를 움직이지 않고 정지상태에서 액셀 페달만 밟아 봐도 특유의 필링을 느낄 수 있다. 단단한 차체에 얹혀 매끄럽고 강력하게 회전하는 엔진의 파워가 온몸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링 상태에서 새로운 530i는 미세한 잔진동이 스티어링 휠을 통해 전해졌다. 시승차보다는 연료에 혐의를 두고 싶다. 그동안 경험으로 판단컨대 허용최저치인 옥탄가 91의 일반 휘발유보다는 고급 휘발유가 제 실력을 발휘하는데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5시리즈는 구형에 비해 뒤쪽 레그룸과 숄더룸이 50mm 이상 넓어졌고 전용 송풍구와 열선까지 갖췄다. 센터 암레스트를 접어 올리면 헤드레스트 역할을 한다

		i드라이브 시스템용 다기능 모니터. 5시리즈의 i드라이브는 4방향으로 컨트롤러를 젖히고 돌리는 방식으로 개선되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버튼과 로터리식 스위치로 구성된 공조장치는 쓰기 편하다. 공조장치 아래에는 오디오 버튼이 달려 있다

		센터페시아 사물함 아래에 일렬로 자리한 갖가지 스위치. 맨 왼쪽부터 순서대로 운전석 열선, DSC, 주차보조장치, 동반석 열선 조절용이다
기어레버 뒤쪽에는 i드라이브 컨트롤러가 달렸다. 새로운 5시리즈의 i드라이브 시스템에는 따로 메뉴 버튼을 준비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운전자와 앞쪽 승객을 위한 2개의 원터치 방식 컵홀더가 달렸다
시트 조절 스위치. 20가지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앞쪽 시트는 윗급모델인 7시리즈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530i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세계최고의 엔진으로 꼽힌 M54형 직렬 6기통 3.0ℓ엔진이 얹혔다.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고성능을 발휘한다


A필러 앞쪽을 강철에 비해 무게가 1/3 수준인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앞쪽이 가벼워진 만큼 앞뒤 무게배분이 5:5에 가깝다


다이내믹 드라이브는 유압식 모터가 차체가 쏠리는 반대방향으로 스테빌라이저를 비틀어 롤을 줄인다


로운 5시리즈의 트렁크 공간은 구형에 비해 60ℓ가 늘어난 520ℓ로 골프백 4개가 너끈히 들어간다

서서히 차를 움직이며 이태리 사르디니아 섬에서 열렸던 5시리즈 발표회에 참석했던 후배기자가 극찬하던 AFS(Active Front Steering) 시스템을 체험 했다. BMW가 세계최초로 선보인 AFS는 모터로 웜 기어비를 조절해 스티어링 휠을 반바퀴 돌렸을 때 시속 120km를 기준으로 저속에서는 최고 18도, 고속에서는 최소 9도만 틀어진다. 일반 승용차가 10도로 늘 일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기발한 장비인지 수긍할 수 있다.
주차장을 빠져 나오며 맞닥뜨린 유턴 코스에서 평상시 습관대로 스티어링 휠을 열심히 감았지만 미처 한바퀴가 돌기 전에 멈췄다. 거의 모든 시내길에서 스티어링 휠을 90도만 틀면 빠져나갈 수 있었다. 늘 두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는 올바른 핸들링 요령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여성 오너들에게 큰 만족감을 줄 것 같다.
5시리즈에는 수동·자동 기능의 스텝트로닉 방식 6단 자동변속기가 얹혔다. 고성능 모델인 545i에는 7시리즈의 ZF제 HP26 변속기가 그대로 얹히지만 530i를 비롯한 다른 모델에는 H19 변속기가 쓰인다. 두 변속기 모두 주요 메커니즘과 기어비는 같다. 구형 5단 변속기에 비해 10% 가볍다는 것도 특징.
촘촘한 기어비 덕에 출발과 정지를 반복하는 시내길에서 스트레스 없는 달리기 성능을 느낄 수 있다. 530i는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에 7.1초가 걸린다. 공기저항계수(Cd) 0.29의 매끄러운 보디는 고속도로를 달릴 때 주행 효율을 높여준다. 수십년간 아우토반에서 다져진 독일차답게 시속 80km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자 오히려 자신 있는 모습이다. 5시리즈의 고속주행실력은 동급 최고수준이다.

 

오뚜기처럼 바로 서는 극적인 몸놀림
뛰어난 안정감의 비결은 여러 가지다. 먼저 5:5에 가까운 완벽한 무게배분을 들 수 있다. 5시리즈는 A필러 앞쪽을 강철에 비해 무게가 1/3 수준인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33kg을 줄였다. 엔진 때문에 구조적으로 무거울 수밖에 없는 앞쪽이 가벼워진 만큼 앞뒤 무게비가 51.1:48.9(530i 6단 자동변속기 모델)로 개선되었다. 참고로 구형에 비해 전체 무게는 75kg가 줄었다.
게다가 AFS가 고속주행 때 운전자의 손에 전해지는 미세한 쏠림을 차단해 뛰어난 방향유지성능을 느끼게 해준다. 시속 150km 이상으로 질주해도 차체는 노면에 착 달라붙으며 한치도 흔들림 없는 몸놀림을 뽐냈다.
반면 와인딩 로드에서는 조향축과 스티어링 휠이 직결된 것과 같은 섬세한 조작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가벼운 차체 앞머리는 관성의 영향이 적은 만큼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순간 바로 방향을 틀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AFS의 재주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그 가운데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antiskid system)와 연결되어 차체 균형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은 아직 어떤 차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5시리즈만의 능력이다.
능동형 주행안정장치인 DSC는 차체가 트랙션을 잃고 흐르는 것을 감지해 DTC(Dynamic Traction Control), DBC(Dynamic Brake Control system)로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장비다. 5시리즈의 통합 제어 유니트는 AFS를 움직일 때 1초에 100번 이상 DSC에서 정보를 받아 분석하고 적절한 웜 기어비를 설정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다른 능동형 주행안정장치와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5시리즈는 균형을 잃었을 때 스티어링 휠 각도까지 자동으로 조절한다고 할 수 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크게 꺾어도 AFS 기어비를 세팅해 가장 이상적인 방향전환이 이뤄지게 해주기 때문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 AFS 테스트를 위해 운전자세를 다잡고 서키트에 올랐다. 뉴트럴에 가까운 가벼운 언더스티어 경향을 보이는 BMW지만 미끄러운 노면 때문에 차체 뒤쪽이 살짝살짝 돌아 나온다.
최대한 앞 타이어의 그립을 유지하며 코너를 돌았다. 차체에 실리는 큰 횡력을 이기지 못하고 뒤쪽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내심 카운터 스티어링을 준비하는데 차체가 오뚝이처럼 바로 섰다. 스티어링 휠은 아직 코너 안쪽으로 감아 챈 상태였지만 AFS가 웜 기어비를 크게 하며 앞 타이어가 중립방향으로 슬쩍 되돌아가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풀어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정말 극적인 성능이다.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써가며 열심히 차체 뒤쪽을 틀었지만 좀처럼 스핀하기 어렵다. DSC를 꺼도 의도한 만큼 뒤쪽을 미끄러뜨린 뒤 카운터 스티어링으로 바로잡는 일이 쉽지 않다. AFS로 인해 530i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핸들링 머신이 되었다. 앞으로 출시될 5시리즈의 고성능 모델도 이와 같은 몸놀림을 보일지 무척 궁금하다.
국내에 수입되는 530i에는 7시리즈에 얹히는 다이내믹 드라이브(Dynamic Drive)가 달렸다. 유압식 모터가 차체가 쏠리는 반대방향으로 스테빌라이저를 비틀어 롤을 줄이는 시스템이다. 일반 도로를 달리는 상황에서 다이내믹 드라이브가 없는 차와 비교하면 차체 쏠림을 1/6 이하로 감소시킨다고 한다.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어우러진 다이내믹 드라이브 시스템이 530i를 부담 없이 세차게 내몰 수 있게 해준다. 핸들링 성능을 떨어뜨리는 바운딩 현상을 최소화시키면서도 적당한 승차감을 유지하는 5시리즈는 ‘역시 BMW!'라는 탄성이 터져 나오게 한다. 게다가 적당한 성능의 엔진과 작지도 크지도 않는 미들 사이즈의 차체가 급격한 자세변화에도 운전자가 쉽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안정감도 느끼게 했다.

좋은 차를 앞에 두고 초연해질 수 있는 마음은 세 가지다. 더 좋은 차를 내 것으로 소유하고 있으면서 느낄 수 있는 태연함, 아예 올라가지 못할 나무에 대한 반항 섞인 무관심, 마지막으로 마음 속으로 너무나 갈망했던 차에 대한 숙연함이다. 3가지 모두 자동차 전문기자가 가져서는 안될 사심들이다. 뉴 530i를 바라봤을 때 다행스럽게도 3가지 모두 기자에게 해당사항이 없었다. 너무나 태연하게 5시리즈의 변화를 구석구석 살핀다. 경쟁 모델을 기준 삼아 장단을 가려내고 감성품질과 내장재질 등을 따져본다. 앞서가는 디자인도 익숙해지면 한결 멋져 보이리라 믿는다.

“아! 세상에…” 태연했던 마음은 운전석에 앉아서 시트를 조절하는 순간 송두리째 사라지고 만다. 전동 조절식 운전석 시트를 조절하다 보면 감동까지 느껴진다. 7개 정도의 버튼만 갖고도 시트를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 2가지 구조의 럼버 서포트와 전동식 헤드레스트, 전동식 허벅다리 받침 등 이제껏 보았던 시트 가운데 가장 조절방식이 다양하고 조절 폭도 넓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동안 편안한 자세를 찾아 한없이 조절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윗급인 7시리즈 수준의 안전장비 지녀
5시리즈의 안전장비는 윗급 7시리즈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다. 실내 8곳에서 튀어나오는 에어백은 정면, 측면, 전복, 옵셋 등의 충돌상황에 따라 0.6∼0.7초 사이에 에어백 폭발 여부를 결정한다. 또 최고 7초까지 부푼 상태를 유지해 충돌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보호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펑크가 나도 시속 80km로 150km를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도 준비되었다.
그밖에도 5시리즈는 다른 첨단 안전장비가 그득하지만 법규상 국내에 들어오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코너에서 진행방향으로 조사각도가 꺾이는 어댑티드 헤드램프(Adaptive Headlight), 브레이크를 밟는 세기에 따라 밝기가 달라지는 브레이크 포스 디스플레이(Brake Force Display), 레이더 방식 자동 주행 장치인 ACC(Active Cruise Control), 윈드 스크린에 차의 속도 및 도로안내 정보를 띄워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5시리즈는 21세기 들어 기록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는 BMW의 야심작이다. 판매대수로는 3시리즈에 이은 2순위지만 차값을 고려할 때 5시리즈는 BMW의 중심차종이다. 만약 5시리즈가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두면 7시리즈로 애써 지펴놓은 전세계적인 BMW붐이 꺼지는 것은 물론 곧 등장할 6시리즈, X3 등에도 타격을 줄 것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신형 5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현장에서 뛰는 영업맨들에 따르면 예비 고객들은 차체가 커 보이지 않는다는 점 외에 별다른 불만이 없다고 한다. 차값도 최근 유로화에 대한 환율을 고려하면 충분히 수긍한다고 전한다.
한가지 볼멘소리를 내보면 한국화되지 않은 i드라이브 시스템이다. 물론 7시리즈처럼 BMW코리아에서 내비게이션과 핸드폰을 연결한 국내용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시에 맞춰 대응했다면 더 호평을 받지 않았을까?
아무튼 BMW 5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치가 두드러진다. 지금 BMW는 전세계적인 관심 속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껏 분위기가 고조된 잘 나가는 메이커의 차를 고르는 것이 ‘베스트 초이스’라고 생각한다.

[띠기]

뱅글 디잔인이후로는 비엠에 흥미를 잃어 버렸읍니다.ㅠㅠㅠ

[브리샤]

원장님....잘 지내시죠? ^^;;

[벤허~(허강주)]

이차는 왜 0-100 테스트자료가 없는걸까요?ㅎ

[피노이]

음... 뉴530 나오자 마자 벤허님과 함께 시승했더랬죠 아마... 차 참 좋더군요. ^^; 이후에 잘 길들여진 남들 차 얻어타고 뺏어 타본 느낌... 차 무쟈게 좋더군요. ^^; 오랫동안 이런저런 의견을 종합해본결과... 역시 최고더군요. ^^; 개인적 취향이 전혀 다른분이 아니라면, 그리고 차를 오로지 이동수단으로만 쓰지 않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오너라면.... 냉정하게 나란히 두고 시승해서는 변함없이 몰 표 일것 같네요. 왜 벤츠는 일케 좀 못 맹글꼬.. -_-; (차 아주 오래 쓰시는 분들 제외~! ^^;)

[Muse]

뉴...라고 하기에도, 파격적인 디자인이라 하기에도 이미 눈에 너무 익어버린 녀석이군요. 제가 E60을 세번 탔었는데.. 2004년식을 한달 타다.. 실망해서 던졌고.. 30마력 업된 2005년식 530iS는 정말 만족스럽게 9개월을 탔습니다. 530i는 몰라도 M버젼 핸들과 미러, 서스를 가진 IS라면 E350하고 고르라면 한참을 망설이겠군요. 초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운전 재미는 IS가 한수 위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