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15CDD0F497D44C61F)
가을철 온천여행 (1)
뜨끈뜨끈 온천수에 ‘풍덩’…
열첩 보약이 안부럽네
‘온천욕은 보약 열첩보다 낫다’ 라는 말이 있다. 차가운 바람 때문에 새우등처럼 굽은 등과 어깨를 뜨끈뜨끈한 온천수에 담그면 ‘카아~ 좋다’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온천욕은 일상에 지친 심신을 강화시켜주는 천연 강장제다. 거기에다 울긋불근한 단풍 또는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노천탕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있노라면 콧노래가 흥얼흥얼 절로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밴쿠버에 온 이후부터 이 같은 온천욕의 낭만과 운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온천욕이 아련한 기억 속의 풍물로만 느껴진 지 오래다. 하지만 올해엔 그 기억을 되살려 새롭게 온천여행에 나서자. BC주나 미국의 워싱턴주에도 한국만큼 물 좋기로 소문난 온천이 곳곳에 숨어있으니 말이다.
본격적인 우기를 맞아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마음을 더욱 스산하게 만드는데 섬머타임이 해제되면서 해도 더욱 짧아졌다. 이런 날씨일수록 움츠리고 있으면 몸도 마음도 우울해지게 마련이다. 이번 주말 또는 현충일 연휴인 다음 주말에는 기쁜 마음으로 자동차 시동을 걸고 본지가 추천하는 온천으로 일상탈출을 시도해보자. 그 동안 잊고 지냈던 ‘보약’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BC주의 유명 온천
해리슨 핫 스프링
해리슨 핫스프링(Harrison Hot Springs)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밴쿠버 근교의 인기 휴양지다. 여름엔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호수 휴양지로, 겨울엔 지명에 걸맞는 온천지역으로 명성을 떨치며 연중 내내 관광객들로 붐빈다.
지역 전체가 온천일 것 같은 이름과는 달리 해리슨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단 두군데 뿐이다. 하나는 숙박업이 발달한 이 지역에서도 가장 크고 럭셔리한 숙박시설인 해리슨 핫 스프링 리조트 내에 위치해 있고, 다른 하나는 온천수가 나오는 작은 공중 수영장이다. 공중 수영장은 규모도 작고 사람들로 북적이는데다 시설도 썩 좋지 않으므로 돈을 좀 더 들이더라도 리조트에서 쾌적한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나을 듯싶다.
리조트의 온천시설은 호텔 투숙객들만 이용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하루 이상 예약을 하고 머물러야 한다. 호텔 숙박을 하면 온천시설 및 피트니스 센터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성수기에는 l박에 250불이 넘어가는 고가의 리조트이긴 해도 가족 모두가 제대로 갖춰진 시설과 서비스를 즐기며 하루를 푹 쉴 수 있으므로 한번쯤 이용할만하다.
리조트 안에는 일본풍의 서양식 조경이 잘 어우러진 어른용 온천장,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따뜻한 온도의 온천수 수영장 등 모두 다섯 개의 풀(pool)이 있다. 그 중 두 곳은 실내, 나머지는 실외 온천이다. 실내 온천장 중 하나는 나무 향기가 좋은 원형 건물안에 자리잡고 있는데 38~40도의 수온이 항상 유지된다. 그 온도는 스트레스와 병으로 인한 고통을 완화 시켜주는데 최적의 온도라고 또 다른 실내 풀은 수온이 32도로 비교적 낮은 편. 북미 대부분의 리조트형 온천이 그러하듯 이곳도 수영장식 온천이며 남녀공용이므로 반드시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
미네랄함유량이 다른 온천보다 월등히 높은 해리슨 핫스프링의 온천수는 옛날 셀리쉬 코스트 원주민들에게 ‘치료의 물’ 이라고 불리며 기분을 전환하고 몸을 깨끗이 하는데 사용되었다고. 온천수에 포함된 8가지 미네랄은 류머티즘과 관절염에 특히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온천수는 해리슨 호수 남단에 위치한 포태쉬(the Potash) 지역의 온천 두 군데에서 퍼올려지는데 한 곳은 수온이 40도, 다른 곳은 65도에 달한다. 뜨거운 온천수가 리조트로 오는 과정에서 식혀져 누구나 편안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온도로 제공되고 있다.
리조트는 1년 내내 개장하며 온천풀은 하루 중 22시간 동안 개방된다. 6월에서 9월까지는 성수기라 가격도 비싸고 예약하기도 힘들지만 11월부터 다소 한산해지는 편이니 온천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가끔 웹사이트에서 특별 패키지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기도 한다.
웹사이트 www.harrisonresort.com
찾아가는 길
밴쿠버에서 차량으로 두시간 가량 걸리는 해리슨 핫 스프링은 1번 고속도로로 가는 방법과 로히드 하이웨이로 가는 방법이 있다.
1번 고속도로를 탔다면 동쪽으로 계속 달리다가 135번 출구에서 빠져나와 9번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향한다.
아가시즈(Agassiz)를 지나 표지판을 따라가면 해리슨 지역의 커다란 호수에 도달한다.
로히드 하이웨이로 가면 프레이저 강변의 아름다운 정경과 끝없이 펼쳐진 한적한 전원의 운치를 즐길 수 있으므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이 길로 찾을 것을 추천한다. 로히드 하이웨이를 타고 미션을 지나 동쪽으로 계속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anadapia.com%2Fcanadapia%2Fdata%2Ftourpic%2FAinsworth2.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anadapia.com%2Fcanadapia%2Fdata%2Ftourpic%2FAinsworth3.jpg)
애인스워스 온천
장기간 여행하는 것이 부담 없다면 애인스워스 온천(Ainsworth Hot Springs)으로 향하자. 밴쿠버에서 7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웨스트 쿠트니 지역에 위치한 이 온천은 높다란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수려한 주변 경관과 조용한 분위기로 인기가 높다. 또한 지하 깊숙한 곳의 암반수에서 끌어올리는 온천수는 온천 특유의 냄새도 없고 효능도 좋다고 알려져 연중 관광객들로 붐빈다.
애인스워스 온천에는 세 개의 온천장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말발굽 모양의 동굴온천이 가장 유명하다. 천장이 낮은 아치형 동굴은 진짜 말발굽 같이 생겼다. 동굴온천은 바닥에서 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미네랄 워터가 동굴 지붕에서 떨어진다. 동굴온천탕의 온천수는 평균 42도로 유지된다. 동굴 온천의 실내는 입구를 제외하고 다 막혀 있어 천연 수증탕을 만든다. 뜨거운 사우나 같은 곳에서 가슴까지 잠기는 뜨거운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온몸의 뭉친 근육이 다 풀리는 느낌이 든다.
실외의 대형 온천은 약 35도의 수온이 유지되는데 하루에 6회 가량 온천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물이 새 물로 갈린단다. 대형 수영장 형태의 온천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좋아한다. 특히 눈 내리는 겨울철, 어둠이 깔리고 멋진 조명이 켜질 때 모습을 드러내는 주변 경관은 온천욕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호텔 투숙객이 아니라도 이 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년 내내 영업한다. 핫 스프링과 붙어있는 고급 리조트는 43개의 객실이 있고 시설이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도 해리슨 리조트에 비해 저렴한 편으로(가을시즌 113~176불선, 텍스 제외) 이곳의 호텔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
웹사이트 www.hotnaturally.com
하나 더! 애인스워스 핫 스프링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소도시 넬슨(Nelson)은 꼭 한번 둘러보자. 캐나다 관광청이 선정한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의 명성을 자랑하는 이 도시는 지금 단풍색으로 갈아입은 풍광이 최고라고 한다.
찾아가는 길
애인스워스 핫 스프링은 쿠트니 레이크의 서쪽 기슭에 위치해 있고 3A 하이웨이 선상에 있다. 밴쿠버에서 가는 방법은 1번 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프린스턴/펜틱턴/오소유스 방면으로 가는 출구로 빠져서 3번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3번 고속도로를 타고 넬슨까지 간 후 3A 하이웨이로 갈아타고 북상한다. 밴쿠버에서 약 8시간 소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anadapia.com%2Fcanadapia%2Fdata%2Ftourpic%2Fmap.gif)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anadapia.com%2Fcanadapia%2Fdata%2Ftourpic%2Fhalcyon2.jpg)
핼시온 핫 스프링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다 보면 또 하나의 고급 리조트가 있다. 모나쉬 산과 애로우 호수가 보이는 산기슭에 위치한 이색적인 온천 리조트, 헬시온 핫스프링(Halcyon Hot Springs and Spa)이 바로 그곳. 이곳은 해변 휴양지의 럭셔리한 수영장을 연상케하는 온천장으로 유명하다. 애인스워스 온천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럭셔리함은 캐나다 최고수준이다.
헬시온 핫스프링의 온천수는 최신형 필터 및 첨단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화학물을 걸러내고 꺼끗하고 몸에 좋은 물만을 공급한다. 질 좋은 온천수 중에서 좋은 성분만을 뽑아서 다시 최고의 온천수로 만들기 때문에 ‘온천수의 제왕’ 이라고도 불리운다. 호사가들에 따르면 리튬과 칼슘, 마그네슘 등이 적절하게 배합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몸에 좋은 기운이 절로 들어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숙박시설 이용료가 이번호에 소개된 온천장 중 가장 비싸다는 점이 흠. 스튜디오가 세금을 빼고도 170불에서 400불선이다. 하지만 온천욕만 즐기려면 성인 기준으로 1인당 9.5불(세금 포함)선으로 저렴한 편. 알뜰한 온천 여행객이라면 숙박은 인근의 저렴한 모텔에서 해결하고, 온천만 이곳에서 즐길 것을 권한다. 리조트 내에는 로맨틱한 저녁을 즐길만한 고급레 스토랑과 부띠끄도 있으며 마사지 등 스파서비스도 마련돼있다. 하지만 가격은 혀를 내두르게 될 정도로 비싸다.
웹사이트 www.halcyon-hotsprings.com
찾아가는 길
밴쿠버에서 1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호프에서 캠룹스로 가는 코퀴할라 하이웨이(Hwy #5 North)로 갈아탄다. 캠룹스를 지나면서 다시 1번 고속도로 동쪽 방향으로 진입한다. 레벨스톡에서 우회전한 후 23번 하이웨이 남쪽으로 전입한다. 나쿠습(Nakusp)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온천장이 자리잡고 있다.
동아라이프 기사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