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언즈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속을 시원하게 한다. 일주일째 2009년 2월 한 달을 호주에서 배낭여행을 했던 자료들을 꺼내 다시 보고 있다. 케언즈에 도착해서 브리스번과 시드니로 내려오면서 여행을 하고 브리스번 인터네셔널 대회와 시드니 메디벵크까지 직접 기자증을 만들어 취재하면서 멜버른에 도착했다. 멜버른은 호주 오픈이 열리는 곳이다. 그곳에서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두 관람했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일이다.
호주에서의 테니스를 겸한 여행을 발표하기 위해 다음 주 중국으로 떠난다. 요즘 중국에서는 리나의 우승이후 테니스가 붐을 이루고 있다. 중국의 테니스계에 인지도 높은 회장님께서 여행과 테니스를 겸한 포럼을 열어 한국적인 스타일을 배우겠다며 초청을 했다.
오랫동안 테마여행을 기획했던 춘천의 한광호 소장님은 춘천테마여행 중심으로 국내 여행을 발표하고 박원식 편집장님은 상하이마스터스 그리고 나는 외국여행중 호주여행의 테니스 취재를 정리해서 발표하기로 했다.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 처음으로 여행과 테니스를 겸한 PPT 자료를 준비해서 발표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되어 몇일째 매달리고 있지만 눈돌아가게 바쁜 중에도 잠시 과거의 한 순간에 머물며 쉼표를 찍다보니 숨이 골라진다.
춘천에서 열린 이번 제33회 무궁화컵은 화곡으로써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준 대회다. 올봄에 C조에서 올라온 B조들이 논스톱으로 A조에 올아온 일이었으니 참으로 몇 년만에 이런 경사스런 일이 있었는지 아득히 20여년 이상 머물던 화곡 역사를 뒤돌아 볼 계기가 되었다. 큰 일을 하다 보면 내 마음과 달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번 회장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이 달라서 생기는 일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괜한 소리겠는가. 세상에는 역지사지도 있고 타산지석도 있지만 결국은 우리 모두 화곡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누구누구를 막론하든...
아래는 테니스코리아에 올린 무궁화배 기사다.
제33회 무궁화컵전국여자테니스대회가 희망이 강물처럼 흐르는 춘천에서 열렸다.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일주일간 열린 이 대회는 초중고 대회를 열기 전에 첫 날 어머니부 단체전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90이 다 되어가는 배준영 회장님은 “본 대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춘천시 이광준 시장님과 대한테니스 협회 주원홍 회장님, 그리고 춘천시체육회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대회사를 가름했다.
이 대회는 대한테니스 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로 직접 송암코트 대회장까지 방문하여 축사를 해 주신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은 “세계 테니스계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은 테니스가 더욱 인기 높은 종목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켜 가는 등 여러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두 흰 옷으로 차려 입은 전국의 여성 클럽 대표들은 학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송암 코트를 수놓았다. 춘천에서 이 대회가 열리기 시작한 지 3년째, 서울 경기지역의 클럽들은 45인승 버스를 임대하고 각자 클럽의 개성을 마음껏 연출하는 기회로 삼았다. 안산어머니회는 똑같이 신발을 단체로 맞춰 신고 버스를 임대해서 출전하여 입장 상을 받았다. 또 울진에서 붙여온 찐 문어를 썰고 부치 게를 붙이며 한껏 잔치 분위기를 돋웠다. 대회의 결과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클럽 회원들이 다 함께 참석했다는 것에 더욱 더 의미를 두고 있어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각자 클럽의 명예를 짊어지고 나온 선수들을 위해 응원단과 플랜카드까지 만들어 온 팀도 있었다. 최다 참가 상을 받은 동그라미 팀이다. 노원구와 태릉 남양주 양평 일대의 어머니 선수들이 육사코트에 모여 일주일에 세 번이나 운동을 하니 젊고 예쁜 미래의 주역들이 많아 부러움을 샀다.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쳐지는 가운데 응원의 메아리가 하늘을 찔렀다. 가장 많은 팀이 참가한 C조 우승은 춘천의 한빛 클럽이 차지했다. 춘천의 배나무골 테니스장에서 만나 운동하는 이 클럽이 생긴 것은 7년 전. 춘천과 화천 근처의 여성 회원 20명이 매일 모여 마음을 합친다. 안선옥 회장은 “올해 세 번째 여자연맹 대회에 출전했는데 너무 행복하다. 서울을 비롯하여 대도시에서 운동하는 선수들의 다양한 기량의 볼을 받으며 배울 수 있고 춘천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출전할 생각이다”고 했다.
결승에서 아쉽게 져 준우승을 차지한 팀은 양평여성회(회장 박종녀)다 이 클럽은 물맑은양평배를 하고 있는 양평의 12개 읍면의 어머니 선수들의 집합체다. 13년 전에 생겨 지금은 회원 43명으로 환경이 열악하지만 실력은 매우 탄탄하다. 작년에 열린 경기도 여성대회 윌슨 배 2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실력을 견고하게 다지더니 기어코 결승에 올라 내년부터는 여자연맹 B조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박종녀 회장은 “클럽 선수들이 한 마음이 되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올 가을에 양평여성대회를 열 예정인데 많은 어머니 선수들이 참가해서 빛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초수요(회장 김영미) 회원들은 십시일반 하여 45인승 버스를 임대하여 출전하였다. 찬조만 400여만 원이나 모였다는 귓속말이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결국은 클럽 발전에 기여를 하게 된다는 의미 깊은 사연들이다. 이 클럽은 매 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반포 종합 운동장에서 만나는데 국화부가 절반이다. 연맹 단체전에 장년부와 B조 C조 등 세 팀이 출전하여 뒤풀이까지 화려한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자랑했다.
40여년의 전통을 가진 화곡 어머니 클럽은 B조 우승으로 내년부터 A조로 상향 출전하게 되었다. 화곡의 대표선수들은 봄에 훼릭스에서 열린 회장배 단체전에서 B조로 올라와 논스톱으로 A조로 오르게 되어 탄탄한 실력을 과시했다. 후보 한 사람 없이 여섯 명이 빡빡하게 뛴 선수들끼리의 협력이 우승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이번 단체전의 하일 라이트는 A조 4강 경기였다. 예선전에서 만난 목원과 의정부 어머니회는 다시 4강에서 맞붙어 박빙의 경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1대 1 상황에서 타이브렠으로 의정부 어머니회가 결승에 오르기까지 온통 응원의 목소리가 코트 장을 지배했다. 의정부 어머니회는 최종 결승 경기에서 골드 클럽을 만나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일 하루에 대회가 종료되자 참석했던 선수들은 안도의 숨을 쉬었다. 크고 작은 어떤 대회든 날씨의 도움이 아니라면 본부 측의 비상한 대책을 필요로 한다. 이번 제33회 무궁화컵전국여자테니스대회는 돌아가는 어머니 선수들의 발걸음을 경쾌하게 만든 성공적인 대회였다
대회결과
A조
우승 골드클럽
준우승 의정부 어머니회
3위 목원, 동그라미
B조
우승 화곡
준우승 춘천화목
3위 동그라미, 엔돌핀
C조
우승 춘천한빛
준우승 양평어머니회
3위 유성구연합회, 아이비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