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7.19(일). 서귀포불교대학 32기 도반들이 도내사찰순례 하면서 졸업앨범에 담을 사진도
예쁘게 찍고 궁금했던 태고종 사찰도 탐방하면서 아름다운 시간여행을 같이 하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아침 8시에 떠날 버스 시간에 맞춰 삼삼오오 모여들면서 서로 먼저 반가움과 편안함을 주고받는 모습들에게서 기분 좋은 넉넉함을 선물 받았다. 33기 회장님의 배송을 받으며 32기 도반들을 태운 버스는 첫 순례지인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의 본사인 관음사로 향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학생처장님의 안전사고에 유의할
것과 몇 가지 공지사항 당부하시고 부학장님의 하루일정 소개와 생활하는 동안에 극과 극으로 달리지 말고
적절한 절충점을 찾는 게 좋다고 하시면서 너무 성질내지도 그렇다고 너무 즐거워하지도 않는 ‘중도’사상을
강조하시었다. 이종철 법우님의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재무님의 준비하신 맛난 간식에서 즐거움도 맛보고 법우들과 재미있는 화재로 웃음꽃을 주고받는 사이에 버스는 어느 덧 관음사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대선배이신 포교사님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하시며 관음사만큼은 우리 후배기수들을 위해
제대로 책임지겠다는 열정으로 일주문에서부터 경내에 있는 전각 및 조형물들에 대해 하나하나 열심히 설명해 주셨다. 일주문에서 사천왕문에 이르는 삼나무 숲길에는 각양각색의 불상들이 참배객을 따뜻하게 마중하시는 것 같아 황송하면서도 제주불교 성지인 관음사의 충만함을 가슴으로 느끼게 하였다.
사천왕문을 지나 경내 오른쪽에 1912년 관음사를 창건하신 비구니 봉려관 스님이 용맹정진 기도를 하셨던
해월굴의 유래를 알게 되었고 이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성지임을 숙지할 수 있었다. 다음은 범종루에서
불전 사물(범종, 운판, 목어, 법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후 대웅전으로 향했다. 대웅전 내부에는 좌-보현보살, 석가모니 본존불, 우-문수보살이 모셔져 있고 옆에는 제주도유형문화재 제 16호로 지정된 목조관음보살좌상도 함께 봉안 돼 있었다. 학생처장님의 집전으로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으로 예불의식을 마치고 학장님의 말씀이 계셨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무더운 여름을 슬기롭게 잘 대처하면서 더 많은 학구열을 발휘하여 공부도 더 열심히 해서 성지순례할 때에는 각 사찰마다 특이한 점을 잘 캐치해서 그래도 뭔가를 얻고 오는 의미 있는
순례문화를 만들고 더불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는 말씀으로 격려를 해주셨다.
법회를 끝내고 대웅전을 나와서 넒은 대지 위에 황금빛이 찬란하고 거대한 미륵부처님께 경건하게 합장하고
나한전을 향했다. 관음사에서 가장 기가 세서 좋은 기운 듬뿍 받아와야 된다고 학장님께서 적극 추천하시었고 직접 같이 동행도 해주셨다. 나한전 앞에 훤히 트인 시원한 풍광으로 삿된 마음도 저절로 사라지고 나한전을
참배했다는 흡족함으로 한껏 여유로운 걸음 걸으면서 제주불교 역사와 함께 아픈 4.3항쟁의 역사를 모두 간직한 관음사 도량을 포교사님의 상세한 설명으로 이제는 어느 것 하나 의미 없이 허투루 존재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포교사님이 ‘합장 반배 하는 이유와 삼배 절하는 이유?’에 대해 숙제를 내셨는데 참 많이 듣고 실행 하면서도 막상 질문을 던지니 대답이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매끄럽질 못하였음이 항상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메시지였으리라. 노력 없이 그냥 얻어지는 건 없을 테니까.
다음은 애월읍 상귀리에 있는 항파두리 성을 병풍 삼아 위치한 한국불교 태고종 제주교구 사찰 극락사로 달렸다. 원래 현재의 위치가 아니라 폐사지인 극락봉 절터에 1928년 변덕립에 의해 창건되었고 1948년 제주 4·3
사건이 발발하면서 토벌대에 의해 사찰이 모두 불타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사건이 종료되자 1953년 유수암리에 임시 법당을 세우고 복원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결국 본래 터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1957년 현재의 위치에
600평의 대지를 매입하여 극락사를 지었다. 이후 극락사는 4천 평이 넘는 경내에 5층 세존보탑과 아미타불상이 나란히 서 있고 대웅전 원통전 삼성각 극락전 종각 요사채 같은 전각들이 제 격과 분수를 지켜가며 반듯하게 자리 잡고 있다. 대웅전에 들어가서 삼배 예를 올리고 난 후 법우들이 조용히 두 손을 모으니 스님께서 사찰유래를 조용조용 설명하여 주셨다. 특히 이 사찰은 예전에는 어떤 특이사항도 행사도 잘 하지 않는 이 쪽 동네 (고성,
상귀, 수산, 유수암 등) 분들만 찾아오는 조용한 사찰이었는데 주위 큰 길이 뚫리면서 사찰이 밖으로 드러나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사찰이 되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순수한 절로서의 의미가 퇴색되는 걸 약간은 싫어하는 눈치셨고 조용하고 아늑한 사찰에서 수행정진 하시는 모습이 더 잘 어울릴 듯한 스님 모습은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대웅전을 나와 부학장님께서 법신사리가 모셔진 5층 석탑을 모델로 무불상 시대에는 최고의 부처님이시라는 말씀과 함께 탑에 대한 각부 명칭과 의미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으로 어렵지만 탑에 대한 기본지식을 조금씩 머릿속에 그려 넣을 수 있었다. 극락사의 조용하고 엄숙한 경내 분위기에 맞춰 경내 풍경을 두루두루 살펴 본 후 추억의 고운 흔적을 사진으로 남겨 놓고는 식당으로 옮겨서 맛난 점심공양에 양말 한 켤레씩 선물 받으니 그 기쁨 또한 작은 것이 아니었다. 포만감을 안고 애월읍 소길리 평화로 도로변에 자리한 제주불교의식 전승관 옥불사(주지 성천 스님)로 갔다. 주지 성천 스님은 제주도무형문화재 제15호 제주불교의식 예능보유자로, 전승관 옥불사는 제주불교의식을 전수하고 정기적인 불교의식 시연을 통해 불교문화를 보존하고 계승·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사찰이었다. 불교공부란 평생을 해도 끝이 없는데 태고전문강원이 제주불교의 큰 연꽃으로 피어나길 기원하고 올바른 승가상을 구현하며 불교 고유전통에 입각한 승가 전문강원이자 제주도내 유일의 강원 ‘태고전문강원(강원장 구암스님)’이 옥불사서 개원하였다고 하였다. 법당 안에서 스님은 만나 뵐 수 없었지만 대신 총무처장님이 태고종 사찰에 대한 많은 설명을 주시었고 부학장님 께서는 지금까지 무탈히 잘
다녔으니 이후에는 졸업앨범에 들어갈 사진들도 더 많이 남겼으면 좋겠다는 순례 일정 마무리 말씀을 새겨들은 후 사홍서원을 끝으로 따뜻한 회향식을 가졌다. 태고종을 처음 접해 본 봐로는 사찰 법당 건물과 문 그리고 기둥 벽체 지붕 등 어디라 할 것 없이 여백이 있는 곳이라면 화려하고 풍부한 문양으로 엄숙한 장식의 세계를 만날 수 있었음은 새로운 경험이었으며 사찰의 화려함에 살짝 놀라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찰 경내의 모든 장식물들은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양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하였으니 그 정성이 돋보이면서 대단하단 생각으로 바뀌었다. 끝으로 전체사진 팀사진으로 추억 남겨 놓고서는 산방산 입구 사찰에서 마지막 남은 시간을 부담 없이 여유롭게 보내기로 하고 달렸다. 산방굴사 입구에 있는 보문사에 들렀는데 아주 크게 조성한 약사여래불이 보문사의 위용을 보여주었고 그 앞에 조성된 반가사유상은 바로 앞에 펼쳐진 기암절벽의 웅장한 모습과 끝없이 푸르기만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깊은 사색에 빠져있는 모습 같았다. 대웅전을 참배하고 조금 둘러보며 여유로움을 느낄 때 쯤 해서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맛난 아이스크림과 커피 그리고 드링크와 해물파전을 먹으면서 하루의 보람과 행복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신다는 법우님들이 계셨으니 이 얼마나 고맙고 신나는 일인가.
꼭~부처님의 은혜로움을 만나시길 기원할 수밖에. 그런 행복한 시간을 끝으로 그 좋은 날도 여지없이 해가
기울고 있었고 우리32기법우들은 조용하게 기분 좋은 마감을 고하였다.
이번 순례길에서 부학장님 이하 각 처장님들이랑 사무장님 께서 사찰에 대한 기본 예절과 불교문화를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실려고 애쓰셨던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최고로 멋진 코스를 고르고 골라서 참 좋은 기회를 갖게 해주신 학교관계자님들~
건강한 웃음 지으며 아름다운 사찰순례를 함께 한 고마운 우리 32기법우님들~
속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32기. 인욕팀 美松)
첫댓글 글이 말보다 위대하다는 건, 말이 한순간을 표현하지만 글은 오랜기간 반복하며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은 글보다 말이 쉬워, 쉬운 걸 택하지만 시설인연님은 나름의 원력으로 어려운 길을 택하며 순간 지나간 기억을 반복하게 하고 있습니다. 공부란 게 반복의 힘이듯 ,시절인연님이 공부가 잘 되어 대자유를 누리고 환희로 꽉찬 나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좋은 추억의 이야기를 주어 고맙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정말 지식도 지혜도 별로 없어서 생각하는 바를 글로 표현하는 게 참 어렵긴 하네요.
그래서 미숙한 글 읽어주시고 응원 주심에 감사한 맘을 곱게 간직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요~~^^
언제 이렇게 찍고 올리고
팔방미인 성숙언니 늘 최고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