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고사 CD에 수록된 <회심곡>, <가곡 - 언락>, <평시조 - 청산리>, <가야금 병창 - 호남가>, <판소리 춘향전 - 쑥대머리>의 가사입니다.
가사도 음미하며 감상하시면 더 유익할 듯하여 가지고 있던 자료를 올려봅니다.
관심있으신 2학기 수강생분들... 참고하세요. (한데...중간시험에 별 도움은 안 될 거에요!!)
Track 4. 회심곡
일심으로 정념 아하아 아미 이로다, 보홍오 오호
억조창생은 다 만민 시주님네, 이내 말씀을 들어보소
인간세상에 다 나온 은덕을랑, 남녀노소가 잊지를 마소
건명전에 법화경이로구나 , 곤명전에 은중경이로다
우리부모 날 비실제, 백일정성이며 산천기도라
명산대찰을 다니시며, 왼갖 정성을 다 들이시니
힘든 남기 꺽어지며, 공든 탑이 무너지랴
지성이면 감천이라, 부모님전 드러날제
석가세존 공덕으로, 아버님전 뼈를 빌고
어머님전 살을 빌어, 제석님전에 복을 빌고
칠성님전 명을 빌어, 열달배설한 후 이 세상에 생겨나니
우리부모 날 기를 제, 겨울이면 추울세라
여름이면 더울세라, 천금주어 만금주어
나를 곱게 길렀건만, 어려서는 철을 몰라
부모 은공을 갚을소냐, 다섯하니 열이로다
열에다섯 대장부라, 인간칠십 고래희요
팔십장년 구십춘광, 백세를 산대해도 달로
더불어 논하며는 일천하고, 이백달에 날로 더불어 논하며는
삼만육천일에 병든 날과 잠든 날이며,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을 못사는 인생, 어느 하가 부모은공 갚을소냐
청춘가고 백발오니, 애닲고도 슬프도다
인간공로 뉘가 능히 막아내며, 춘초년년 녹이나
왕손은 귀불귀라, 초로같은 우리인생
한번 아차 돌아가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어제 오늘 성턴 몸이, 저녁내로 병이 들어
실낱같이 가는 몸에, 태산같은 병이 들어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느니 냉수로다
인삼녹용 약을 쓴들, 약 효험이 있을소며
맹인 불러 설경한들, 경덕인들 입을소냐
혼미하여 누웠을 제, 제일전에 진광대왕
제이에 초강대왕, 제삼에 송제대왕
제사에 오관대왕, 제오에 염라대왕
제육에 변성대왕, 제칠에 태산대왕
제팔에 평등대왕, 제구에 도시대왕
제십전에 오도전륜대왕, 열시왕전 매인사자
일직사자 월직사자, 한손에는 철봉들고
또 한손에 창검 쥐고, 쇠사슬을 비껴차고
활등같이 굽은 길로, 화살같이 달려들어
닫은 문을 박차면서, 성명삼자 불러내니
정신이 아득하여, 처자의 손을 잡고
만단설화 다못하여, 정신 차려 살펴보니
약탕관이 버려있고, 지성구호 극진한들
갈 목숨이 머물손가, 친구벗님 많다해도
어느 친구 동행하며, 일가친척 많다해도
어느 일가 대신 갈까, 구사당에 하직하고
신사당에 허배하고, 대문 밖을 썩 나서니
적삼내의 손에 들고, 혼백 불러 초혼하니
없던 곡성 낭자하다, 옛 노인 하신 말씀
저승길이 멀다더니, 오늘 내게 당해서는
대문 밖이 저승이라, 청춘이 가고
백발이 올 줄 알았으면, 십리 밖에다 가시성이나 쌓을걸
세상천지 동포님네, 회심곡을 허수말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할 일을 합시다
하아아하아아 헤나네, 열의열사십소사 나하아아
Track 7. 가곡 - 남창 우조 언락(男唱 羽調 言樂)
*전주 (대여음)
1장 : 벽사창(碧紗窓)이 어룬어룬커늘
2장 : 임만여겨 펄떡뛰어 나가보니
3장 : 임은 아니 오고 명월(明月)이 만정(滿庭)헌데 벽오동(碧梧桐) 젖은 잎에
봉황(鳳凰)이 와서 긴 목을 후여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간주 (중여음)
4장 : 마초아
5장 : 밤일세 만정 항혀 낮이런들 남 우일 뻔하여라
*후주 (대여음)
* 가곡은 남성 혹은 여성의 창자가 거문고,가야금,세피리,대금,해금,장구,단소,양금으로 구성된 줄풍류 편성의 기악 반주에 맞추어서 시조시를 노래하는 것입니다. 가곡은 3행으로 된 시조시를 노래하는 것이지만 그 음악은 5장으로 구분됩니다. 가곡은 3장 뒤에 한 장단의 중여음과 곡의 끝에 세 장단 다섯 박자의 대여음이 붙어서 시조와 다른데, 이들 중여음과 대여음은 반주 악기들만이 연주하고 노래는 쉽니다.
즉 중여음은 간주에 해당하며 대여음은 후주에 해당합니다. 가곡을 첫곡부터 마지막곡까지 접속해서 연주하는 전통이 만들어진 이후 대여음에 혼동이 생겨서 초수대엽부터 중거까지는 그 대여음이 각 곡의 뒤에 붙지만 두거부터는 곡의 앞에 대여음이 붙게 되었고 그래서 현재는 각 곡의 대여음 위치가 앞이냐 뒤냐 하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가곡은 조선조 초기부터 노래되어온 만대엽·중대엽·삭대엽의 전통에서 나온 음악으로 만대엽은 느린대엽, 중대엽은 중간속도의 대엽,삭대엽은 빠른 속도의 대엽이란 의미입니다. 이 중 만대엽과 중대엽은 너무 느려서 없어지고 삭대엽만이 남아서 현재까지 노래되고 있는데, 많은 변화 가락이 만들어져 현재의 가곡 한 바탕을 이루었다 합니다.
*언락 - 남창가곡 언락은 '지르는 낙시조'라고도 일컬어진 것으로 가곡 중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노래중의 하나로, 처음을 높게 질러내는 것과 가락이 오르내리며 흥청거리듯 진행되는 것이 <언락>의 특징입니다.
* 비교감상 - 다음은 우리가 학창시절에 이미 배운 바 있는 두 편의 사설시조입니다.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연정가(戀情歌)' 두 수인데요, 사랑하는 임을 간절히 기다리는 안타까운 마음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지나가는 구름의 그림자와 삼의 줄기(삼대)를 임의 모습으로 착각하고 황급히 뛰어나갔다가, 속은 것을 알고 몹시 겸연쩍어하는 모습이 소박하면서도 해학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편의 시조와 위의 <언락>에 사용된 시조는 시상 전개 방식이 매우 유사합니다.
관심있으시면 비교해서 감상해 보세요.
마지막으로...이런 종류의 연정가(戀情歌)는 대개 시적화자를 여성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위의 가곡 <언락>은 남창가곡으로 남성창자가 노래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창(窓) 밖이 어른어른하거늘 - 작자미상
窓(창) 밖이 어른어른하거늘 님만 너겨 펄떡 뛰어 뚝 나서 보니,
님은 아니 오고 으스름 달빛에 열 구름 날 속였고나.
맞초아 밤일세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 우일 뻔하여라.
(현대어 풀이 - 창 밖이 어른어른 하거늘 임으로만 여기어 펄쩍 뛰어 나서 보니,
임은 아니 오시고 어르슴한 달빛에 지나가는 구름이 날 속였구나.
마침 밤이었기에 망정이지 혹시 낮이었던들 남 웃길 뻔하였구나.)
님이 오마 하거늘 - 작자미상
님이 오마 하거늘 저녁밥을 일 지어 먹고
中門(중문) 나서 大門(대문) 나가 地方(지방) 우희 치다라 안자 以手(이수)로 加額(가액)하고 오는가 가는가 건넌 山(산) 바라보니 거머흿들 셔 잇거늘 져야 님이로다.
보션 버서 품에 품고 신 버서 손에 쥐고 곰븨님븨 님븨곰븨 쳔방지방 지방쳔방 즌듸 마른듸 갈희지 말고 위렁충창 건너가셔 情(정)엣말 하려 하고 겻눈을 흘긧 보니 上年(상년) 七月(칠월) 사흔날 갈가벅긴 주추리 삼대 살드리도 날 소겨다.
모쳐라 밤일싀 망졍 힝혀 낫이런들 남 우일 번하괘라.
<진본 청구영언(珍本 靑丘永言)>
(현대어 풀이 - 님이 오겠다고 하기에 저녁 밥을 일찍 지어 먹고
중문을 나와서 대문으로 나가, 문지방 위에 올라가서, 손을 이마에 대고 임이 오는가 하여 건너산을 바라보니, 거무희뜩한 것이 서 있기에 저것이 틀림없는 임이로구나.
버선을 벗어 품에 품고 신을 벗어 손에 쥐고, 엎치락뒤치락 허둥거리며 진 곳, 마른 곳 가리지 않고 우당탕퉁탕 건너가서, 정이 넘치는 말을 하려고 곁눈으로 흘깃 보니, 작년 7월 3일 날 껍질을 벗긴 주추리 삼대(씨를 받는라고 그냥 밭머리에 세워 둔 삼의 줄기)가 알뜰하게도 나를 속였구나.
마침 밤이기에 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다면 남 웃길 뻔했구나. )
Track 8. 평시조 - 청산리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 종장의 마지막 3자는 노래하지 않습니다.
Track 9. 가야금 병창 - 호남가(湖南歌)
함평천지(咸平天地) 늙은 몸이 광주고향(光州故鄕)을 보려하고
제주어선(濟州漁船) 빌려 타고 해남(海南)으로 건너 갈 제
흥양(興陽)에 돋은 해는 보성(寶城)에 비쳐있고,
고산(高山)의 아침안개 영암(靈岩)에 둘러있다.
태인(泰仁)하신 우리 성군 예악(聖君 禮樂)을 장흥(長興)하니
삼태육경(三台六卿)은 순천심(順天心)이요.
방백수령(方伯守令)은 진안(鎭安)이라.
고창성(高敞城)에 높이 앉아 나주풍경(羅州風景)을 바라보니
만장운봉(萬丈雲峰)은 높이 솟아 층층(層層)한 익산(益山)이요.
백리 담양(白里潭陽) 흐르는 물은 굽이굽이 만경(萬頃)인데,
용담(龍潭)의 맑은 물은 이 아니 용안처(龍安處)며
능주(綾州)의 붉은 꽃은 곳곳마다 금산(錦山)인라.
남원(南原)에 봄이 들어 각색화초(各色花草) 무장(茂長)하니
나무 나무 임실(任實)이요. 가지가지 옥과(玉果)로다.
풍속(風俗)은 화순(和順)이요. 인심(人心)은 함열(咸悅)인데
이초(異草)는 무주(茂朱)하고, 서기(瑞氣)는 영광(靈光)이라.
창평(昌平)한 좋은 시절 무안(務安)을 일 삼으니
사농공상(士農工商)은 낙안(樂安)이요. 부자형제(父子兄弟) 동복(同福)이로구나
농사(農事)하는 옥구백성(沃溝百姓) 임피사의(臨陂蓑依) 둘러쓰니
삼천리(三千里) 좋은 경(景)은 호남(湖南)이 으뜸이로다.
거어드렁 거리고 지내보세.
Track 10. 판소리 춘향전 - 쑥대머리
쑥대머리 귀신형용(鬼神形容) 적막옥방(寂寞獄房) 찬 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후(情別後)로 일장서(一張書)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 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이신혼(宴爾新婚) 금슬우지(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桂宮姮娥) 추월(秋月)같이 번 듯이 솟아서 비취고저,
막왕막래(莫往莫來) 막혔으니 앵무서(鸚鵡書)를 내가 어찌보며
전전반측(輾轉反側) 잠 못 이루니 호접몽(蝴蝶蒙)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에 피를 내어 사정(事情)으로 편지헐까.
간장의 썩은 물로 임의 화상(畵像)을 그려볼까.
이화일지춘대우(梨花一枝春帶雨)에 내 눈물을 뿌렸으면
야우문령단장성(夜雨聞鈴斷腸聲)의 빗소리 들어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綠水芙蓉)의 연을 캐는 채련녀(採蓮女)와
제롱망채(提籠忘採)에 뽕 따는 여인네도 낭군 생각은 일반이나,
날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 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겄나,
내가 만일으 임을 못보고 옥중장혼이 되겄구나
항상 퍼버리고 울음을 운다.
어구풀이>
* 쑥대머리 ; 긴 머리털이 마구 흐트러져 어지럽게 된 머리.
* 귀신형용(鬼神形容) ; 귀신의 모양.
* 적막옥방(寂寞獄房) ; 조용하고 쓸쓸한 감옥의 방.
* 오리정 ; 춘향과 몽룡이 이별한 곳.
* 정별후(情別後)로 ; 정을 두고 떠난 후로.
* 일장서(一張書) ; 한 장의 편지.
* 연이신혼(宴爾新婚) 금슬우지(琴瑟友之) ; 당신은 새로이 결혼을 하여 부부가 금슬 좋게 지내는가. '연이신혼'은 <시경>중 '패풍'의 '곡풍(谷風)'에서, '금슬우지'는 <시경>중 '주남 (周南)'의 '관저(關雎)'에서 나온 말.
* 계궁항아(桂宮姮娥) 추월(秋月)같이 ; 달나라에 있는 선녀 항아의 모습인 가을 달과 같이. '계궁'은 달 속에 있다는 궁전.
* 막왕막래(莫往莫來) ;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
* 앵무서(鸚鵡書) ; 앵무새처럼 서로 뜻과 정이 통하는 글.
* 전전반측(輾轉反側) ;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 뒤척이는 것.
* 호접몽(蝴蝶蒙) ; 호랑나비 꿈. 중국의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았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로, 여기서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꿈'이라는 의미임.
* 사정(事情)으로 ; 지금의 형편과 사정을 적은 내용으로.
* 화상(畵像) ; 얼굴을 그린 그림.
* 이화일지춘대우(梨花一枝春帶雨)에 ; 배꽃 한 가지가 봄비에 젖어 있는 데에.
* 야우문령단장성(夜雨聞鈴斷腸聲) ; 비 내리는 밤에 들리는, 나의 창자를 끊는 듯한 슬픈 말방울 소리에. 당 나라 시인 백거이의 시 <장한가(長恨歌)>의 한 귀절.
* 녹수부용(綠水芙蓉) 채련녀(採蓮女) ; 연꽃이 피어 있는 푸른 물에서 연을 따는 여인.
* 제롱망채(提籠忘採) ; 바구니를 들었으나 (임의 생각에) 뽕잎을 따는 것을 잊은.
* 옥중장혼 ; 감옥에서 죽은 원통한 영혼.
첫댓글 박선영 학생 정말 고마와요. 선영 학생은 지난 학기에 이 수업을 들었고 아주 우수한 학생 중 하나였는데 나도 잘 모르는 것들에 대한 풀이까지 해 주었네요.
우옷@.@ 역시...외대 학우 중에 이렇게 멋있는 분이 있군요*^^* 고맙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