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다 5월 2일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 7시경 요트로 돌아왔다.
바람은 어제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불어온다, 아침 9시가 넘어가면 바람이 조금 줄어든다는 예보다. 북어미역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집에서 출발할 때 가져온 얼음들이 녹아서 음식물들을 안전하게 보관하게 위해서 냉장고를 가동해야 한다. 창고에서 연장선을 가져다가 세척장의 단자함에 연결하니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냉장고를 가동하고 음식물들을 아이스박스에서 냉장고로 옮겼다.
아침에 어제 자지 못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서 잠시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보니 잠이 오지 않나 보다.
오늘은 스크류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 제이가 구석구석 스크류를 깔끔하게 청소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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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류를 선체에서 분리해 내어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분리가 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선체에 달려있는 대로 작업을 해야 할 상황이다.
도색 작업을 하기 전에 예전 칠해둔 방오 페인트 모두 제거해야 한다, 처음에는 손으로 사포질을 했는데 잘 되지 않는다. 창고에서 그라인더를 가져와서 사포를 장착하여 작업하니 수월하다. 대신 구석구석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많이 있다.
사포질을 한 후 신나를 이용하여 깨끗이 이물질 및 먼지도 제거하고 잘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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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구한 스크류 방오 페인트를 칠할 차례다.
350g짜리 스크류 전용 페인트를 열어보니 작은 페인트통 2개와 작은 병 2개 총 4개가 들어 있다, 이것으로 0.6제곱미터를 칠할 수 있다고 한다.
시엘제이호 스크류의 표면적을 대강 계산해 보니 0.2제곱미터는 됨직 하다, 사용설명서에 나와 있는 혼합비는 무게로 85:10: 15비로 혼합 하라고 되어 있다. 저울이 없어 주사기를 이용하여 부피비로 비율을 맞추어서 준비를 한다.
프라이머 주제와 경화제, 경화보조제를 섞어서 90분 이내에 스크류 표면에 2회 정도 붓으로 도색을 하라고 사용 설명서에 나와 있다. 1회 도색 후 만져보아 손에 묻어나지 않을 정도 되면 2차 도색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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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류에 프라이머 작업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남는다.
원래는 오전에 선저페인트를 다시한번 칠해야 하는데 페인트가 없어서 시간이 남는 것이다.
한가한 시간에 제이와 여유 시간을 가지고 수산항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여러 관광객들이 우리요트를 보고 요트에 대하여 이것저것 물어 오시는 분들이 있다.
오전 10시경 프라이머가 마른 후 코팅 도색을 한다, 코팅 도색도 2회 정도 하라고 나와 있다, 기온 20도 정도에는 6시간~24시간 정도 말리면 된다고 나와 있다.
오후 5시경에 바다에 요트를 내릴 예정이기에 시간내에 마무리를 해 두어야 한다.
점심으로 사발면과 어제 사온 김밥을 먹었다.
오후에는 작업한 잔해들과 장비등 주변을 정리하고 페인트칠을 할 때 다른 곳에 페인트가 뭇지 않도록 하는 마스킹 테입도 제거를 하고 있으니 제니호 송선장님이 오셨다.
송선장님과 그간 지낸 이야기들을 했다. 송선장님도 요트를 들어 올려서 선저 페인트를 칠할 걱정을 하신다.
오후 4시 리프트로 요트를 들어 올린다. 요트를 선대에 올려둘 때 지지를 했던 지지대 접촉면 8곳은 아직 방오 페인트를 칠하지 못해서 그것에 페인트 작업을 해야 한다.
지지대 자리에 페인트를 칠하고, 선저에 칠이 조금 덜된 곳을 찾아서 한번 더 페인트 작업을 했다.
오후 5시 요트를 바다에 내렸다.
씨엘제이호 지정 선석에 요트를 정박하고 나니 큰 일이 끝난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요트 선내에서 쉬고 있다 보니 제이가 아직 쉴 때가 아니라고 한다, 선대도 다시 옮겨 두어야 하고 작업을 했던 사다리와 받침대, 공구들도 창고로 옮겨야 한다.
장비들을 정리하고 요트로 돌아오다 쾌지나아씨호 이선장님을 만났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하신다.
오늘 한 작업등의 뒷정리를 마치고 나서 제이가 만든 참치김치찌개와 집에선 준비해온 반찬으로 저녁을 먹었다.
어제 밤 보다 바람도 잦아들었는데 구름이 끼어서 인지 하늘에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제이는 맥주 한잔과 라디오에서 들여오는 음악소리와 바다 내음에 취해있다.
나는 밤 9시가 넘어가니 엄청난 피곤이 밀려온다.
제이가 맥주 한잔하고 있는데 같이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선실에 들어가서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5월 2일.
요트가 출렁 거려 잠이 깬다.
이른 아침 조업을 나가는 어선들 때문인지 물결이 요트를 흔들어 대고 있다.
이미 동쪽 하늘에는 붉은 해가 올라와 있다.
주차장에 있는 자동차로 가서 130A 배터리 2개를 가지고 온다.
아침 7시를 넘겨 요트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으니 향긋한 커피향에 자극 받은 제이가 일어난다.
오늘 할 일은 요트 갑판에 그늘을 만들기 위해서 위장막을 쳐보는 것과 그간 항해를 하면서 요트 옆구리 헐에 발생한 상처들을 보수하는 것, 배터리 재설치, DC에어컨 전용 전기라인 만들기, 엔진 주위 청소다.
제이가 챙겨주는 음식으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햇빛 가리기용 위장막을 설치해 본다.
어설프기는 해도 그럭저럭 그늘을 만들어 준다. 제이를 위해서 선미에 해먹도 설치해 두었다.
다음은 겔코트를 이용해서 요트 헐 보수를 시작한다. 켈코트에 경화제를 1% 첨가해서 잘 저어주면 준비가 된다, 요트 옆구리 헐의 겔코트가 깨져 노츨된 FRP선체의 손상 부위와 들뜬 부위를 다 벗겨내고 잘 다듬은 다음 준비된 겔코트를 붓을 이용하여 발라준다, 그런데 자꾸 겔코트가 흘러내린다, 생각처럼 보수가 되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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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부위도 지저분해졌다, 조금 쉬었다 다시 해보자 하고 기다리다 그만 겔코트가 어느 순간 다 경화가 되고 말았다, 보수 작업을 진행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헐이 손상되어 노출된 FRP를 커버링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겠다.
아침 10시를 넘어가면서 해가 강렬하게 쪼일 때부터 위장막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을 한다. 강렬한 햇빛을 가려주니 요트 실내가 한층 시원하다, 이전에는 해가 뜨면 요트 실내가 더워져서 있기 힘들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은 편이다, 진정한 효과는 여름이 되어야 확인 할 수 있을 테지만 말이다.
제이가 요트 선내에서 클라리넷 연습을 한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감미로운 음악 소리가 요트를 휘감아 돈다.
점심으로는 제이가 김치참치 비빔밥을 해주어서 먹었다. 이번 요트 수리기간에는 집에서 챙겨온 부식들로 매끼 식사를 하고 있다. 외식을 하면서 무얼 먹을지 고민을 하지도 않고 참 좋다.
식사 후 DC전원 작업을 시작 한다.
뒷 선실 침대 아래에 들어 있는 배터리 함에 130A짜리 배터리를 하나 더 추가하고 일본에서 요트를 가져올 때 달려있던 태양광 충전기를 2개의 배터리에 각각 연결해서 충전을 할 계획 이였다, 그런데 일본에서 달고 온 태양광 충전기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그 동안 사용하던 태양광 충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 기존의 배터리와 병열로 결선을 했다, 이 DC전원은 인버터와 DC냉장고 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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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용 DC전용라인을 별도로 연결 짹도 만들어서 준비를 해 둔다.
작업을 하는 도중 디스커버리호 신선장님이 찾아왔다. 몇 달 만에 만나는 건지 모르겠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를 서로 교환했다, 신선장님은 디스커버리호 갑판 청소도 하고 엔진도 예열해 보고 요트 점검을 하러 오셨다고 한다, 조만간 가까운 속초라도 요트타고 다녀오자고 이야기를 했다.
다음으로 엔진용 배터리를 재설치 해야 한다. 130A 하나와 100A 배터리를 2층으로 배열하여 엔진 룸에 고정을 한다. 그리고 볼트메타를 연결하여 선실에서 배터리 전압을 확인 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그런데 결선이 깔끔하게 되지 않아서 나중에 다시 작업을 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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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충전도 130A에만 태양광 충전기를 연결하고 100A에는 연결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태양광 충전기 2개를 추가 주문해야 하는 상태다.
다음은 엔진 점검 및 필터와 주위 청소다, 그간 한 번도 엔진 공기흡입구를 청소하지 못해서 분해를 해보니 안에 필터가 안 보인다, 그래서 청소만 하고 다시 끼우려고 하니 끼워지지가 않는다, 연결 부위의 플라스틱이 자꾸 안쪽으로 밀려들어가서 정말 어렵게 제자리에 맞추어 넣었다.
그리고 엔진 주변에 묻어있던 오일 들을 닦아내고 엔진 주변을 청소했다.
일들을 마무리하고 나니 어느덧 시간이 오후 6시 가까워진다, 공구들도 정리하고, 선내를 정리하고 쓰레기들도 분리하고 나니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진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습도가 높아서 인지 차가운 이슬 이 내린다.
저녁으로는 짜파게티와 제이가 만들어둔 김밥으로 해결했다.
일하느라 땀이 나서 끈적끈적한 몸을 제이가 등목을 해주어서 한결 개운해 지고 피곤함이 날아간다.
저녁 8시 고속도로 상황을 보니 조금 정체가 풀리는 듯하다, 원래 계획은 월요일 아침에 양양에서 출발하는 일정인데 서둘러 밤에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 하고 짐을 싼다.
밤 8시 40분경 양양을 출발하여 서울로 행해 달린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니 서울로 행하는 차량 행렬들이 꼬리를 물고 달리고 있다, 차량들이 많아도 제 속도로 달릴 수 있어 좋다, 그런데 가평을 지나면서부터 길이 막히기 시작을 한다. 거북이걸음으로 달려서 서울로 들어오는데 1시간정도가 걸렸다, 집에 도착하니 12시가 다 된 시각이다.
이로서 3박4일간의 요트수리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그러면서도 다음에 수리해야 할 일들이 머리속을 맴돈다.
첫댓글 봄이 오니 다들 작업을 시작 하셨더라구요. 선대 자리가 잘 안나요 ㅠㅠ
저번주 통영가서 일단 러더에 달린 따개비는 일단 때어 냈는데..
저희도 6월에 선대 예약 해둬서 가서 작업 예정이죠. 벌써부터 목이 뻐근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