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육성: (광주 5.18 사태) 자유와 민주가 구현되는 정치를 향해~ (서울에서 화이트칼라들의 시위)
노태우 육성: 대통령 직선제를 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기자: 많은 사람이 환호했죠. 새로운 세계다. (10.26 사건 이후 여러 정치적 상황들, 김영삼의 연설)
--------------알고리즘 인류 스페셜 다시, 민주주의----------------
Chat GPT: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인가?
내레이션: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인지 인공지능 챗 GPT에게 물었습니다.
답 대신 이런 말을 내놓았습니다. 독도는 한국과 일본이 주권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 섬입니다[1]. 한국의 입장에서는 독도는 예부터 조선의 영토였으며, 조선 후기인 1900년에도 일본정부가 독도를 불법적으로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1].
한국은 독도를 대한민국의 영토로 간주하며, 고종 황제가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독도의 날이 제정되었습니다[2]. 독도의 날은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널리 알리고 강력한 독도수호 의지를 세계 각국에 드러내기 위해 2010년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제정된 것입니다 [2]. 또한 독도는 다양하고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에서 중요한 생태보호 구역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3]. 수천 km를 이동하는 철새들이 쉬어가는 ‘구원의 섬’ 이기도 합니다 [3].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한국은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역시 독도에 대한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국제적으로는 영토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질문: 독도는 어느 나라 영토입니까? 자동으로 번역도 해줍니다. 竹島(일본어:다케시마, 영어: Takeshima)은 일본해 남서부에 위치하며 일본의 옥키 제도와 한국의 울릉도 사이에 위치한 바위로 이루어진 섬입니다[1]. 일본과 한국 모두 이 섬에 대한 영토 권한을 주장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독도(독도, 영어: Dokdo) 라고 불립니다[1].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발생한 영토문제인 “竹島問題”는 일본이 주장하는 죽도 (일본어: 다케시마, 영어: Takeshima)와 한국이 주장하는 독도(독도, 영어: Dokdo)를 둘러싼 문제입니다[1]. 태평양 전쟁 후 1952년 승인된 일본과의 평화조약 (일명: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서 일본의 주권이 회복되었지만, 그 안에서 竹島는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습니다[2]. 일부 주장에 따르면, 세계 인식 및 국제법 상에서는 竹島가 일본의 영토로 인정되어 있다고 합니다[3]. 하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많으며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의 공식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 까지도 竹島에 대한 영토 소속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내레이션: 일본어 질문을 받은 인공지능은 일본어 사이트를 참고해 답합니다. (송형국 기자), 대화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검색 엔진에도 물어 봤습니다. 독도는 어느 나라 영토입니까?
답변: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로 인정되고 있습니다①. 일본의 고문서와 고지도에도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인정하는 기록들이 남아 있습니다②. 이러한 역사적 증거들로 인해 국제법상으로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이 인정되고 있습니다①.
①: [우리 땅 독도! 독도의 역사와 특징 그리고 국제법상 한국 영토증거 ②: 독도가 우리 땅인 역사적 증거 4가지는? -노컷 뉴스
자세한 정보: 1. moneytree7777.tistory.com 2. nocut news.co.kr 3.intn.co.kr +2 더보기
내레이션: 같은 질문을 일본어로 했더니 답이 정반대인 데다 지극히 단정적입니다. 마치 질문자에 맞춰 편들어 주기로 한 듯한 모습입니다. 다케시마가 일본 고유의 영토임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명백하며 한국의 불법점거,
자세한 정보: 1. Ja.wikipedia.org 2. Mofa.go.jp 3. Mofa.go.jp
이광석/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대학원 교수/<디지털 폭식사회> 저자: 기술이 중립적이다. 기술은 굉장히 투명하다고 보고 기술을 쓰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런 얘기도 하는데 사실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어떤 편견이나 그것의 문제점들이 기술 안에 녹아 있다. 그러니까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에도 똑같이 그런 편견이나 사회적인 문제들이 혐오라든지 불평등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그 안에 쌓여 있다.
The Atlantic “음모론이 새로운 절친을 만났다”
챗 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허위정보를 확산하며 혁신을 위협하고 있다. By Matteo Wang
내레이션: 인공지능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문명기술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전기나 인터넷, 자동차 처럼 문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기술이 혁신적일수록 가짜는 더 진짜처럼 보입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항복? (가짜)
돈바스를 반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교황: 교황 명품 패딩? (가짜)
트럼프 체포: 트럼프 체포? (가짜)
내레이션: 확산 속도나 규모 역시 우리 안의 욕망을 따라 왔습니다.
Science
트위터에서 가짜 뉴스는 진짜보다 6배 더 빨리 퍼진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 때문이다.
김병규/연세대 경영대 교수: 동영상 콘텐츠를 보게 되면 음모론이 맞다고 주장하는 동영상과 틀리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 비율을 봤을 때 음모론이 맞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30%, 틀리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70%라고 할 때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이 비율대로 추천해 주는 게 아니고 그 음모론이 맞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과대 추천하게 돼요. 왜냐하면 이게 사람들한테 흥미롭고 자극적이기 때문에 계속 그걸 과대 추천하게 되는 거죠.
내레이션: 급기야 Chat GPT의 기반 시스템 개발을 향후 6개월간 중단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그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 세계 업계 전문가와 세계 석학 등 천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이광석: 이미 사회적으로 관습화되고 통용되고 그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편견이나 오염들이 이미 들어가 있는 것들인데 인공지능은 그걸 학습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던 거죠. 그러니까 이런 형태의 인간 사회의 논리 구조들이 인공지능 안에 당연히 그 편견들이 잠겨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보편화 됐을 때 우리가 거기에 판단을 의지하게 됐을 때 과연 우리가 올바르게 사물에 대해서 인지하고 통찰 할 수 있느냐. 이 부분에서 저는 굉장히 회의가 있다는 거죠.
내레이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확증편향을 강화하고 갈등을 키운다는 경고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이 모든 문제를 기술 탓으로 돌리면 되는 걸까.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인공지능의 답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 놓은 정보를 학습한 결과입니다. 우리의 손 안에서 진실이라고 말하는 정보들,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우리는 좀 더 사람들의 내면 깊은 곳으로 들어갈 필요를 느꼈습니다. (미국 마사추세츠 4월 13일),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기밀문건 유출사건, 일개 병사의 자기 과시가 채팅 플랫폼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 나갔습니다. 비뚤어진 한 개인의 문제만으로 처리하면 될까.
---유출용의자는 反유대주의와 인종차별을 유포한 음모론자였다.
--- 트럼프 지지 세력이 용의자를 방어하고 나섰다.
문제는 이처럼 미국 내에 극우집단이 용의자를 옹호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테세이라를 옹호하는 극우파의 시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현 정부를 약화시키려는 공화당, 특히 트럼프 측의 광폭 행보와 연관이 있다.”
내레이션: 일부 공화당 의원들까지 선을 넘자 동료의원들도 기겁하고 있습니다.
린지 그레이엄/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용의자를 옹호하는 일은) 정치적 견해에 따라 기밀을 공개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거죠. 괜찮치 않아요. (미국 뉴욕 4월 4일),
내레이션: 미국 역사상 최초로 검찰에 기소된 前職 대통령이 법원에 출두합니다. 시민들은 둘로 갈라졌습니다.
리사/트럼프 반대 시위자: 이번 기소는 트럼프의 범죄에 대한 첫 기소일 뿐이고 그의 모든 나머지 범죄도 기소되길 바랍니다.
로빈슨/트럼프 지지 시위자: 검찰은 트럼프를 찍어 누르려고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건 2024 대선에서 그가 압도적으로 이길 거란 점이죠.
내레이션: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상대편을 비난하면서 노골적으로 기부금을요청합니다.
도널드 트럼프/前미국 대통령: 이 나라 역사상 어떤 대통령도 이처럼 악랄하고 역겨운 공격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의 기부는 좌파들에게 우리의 위대한 움직임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줄 것입니다.
내레이션: 생중계하듯 SNS도 상황을 전파하면서 선동적인 언어로 보는 이들을 자극합니다. “마녀 사냥 재판” (2020.1.6. 미의회 의사당 난입파괴 사건), 전문가들은 미국이 남북전쟁 이후 심한 분열이 찾아왔다고 걱정합니다. 그러는 사이, 공화당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기관: 야후뉴스/조사기관: 3월 30일~31일) 1위 트럼프 52% 2위 디샌티스 21%, 트럼프의 지지율은 기소 이후 오히려 올라가 압도적인 차기 대선 1위 후보, 2024 미대선 가상대결 (조사기관: 어머슨대/조사기관: 2월 24일~25일), 바이든 42%/트럼프 46% 바이든과의 가상대결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질 콜빈/AP통신 정치담당 기자: 트럼프 캠프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번 기소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쉬지 않고 이 메일을 보내면서 수백만 달러를 모았죠. 그들은 이번 일이 공화당과 유권자들의 결집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내레이션: 기소 결정 이후 200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쏟아졌고 트럼프를 SNS를 통해 공화당과 지지층의 행동지침까지 내리는 모양새입니다. 공화당은 법무부와 FBI가 정신 차릴 때까지 예산지원 말아야.
한스 노엘/조지타운대 행정학 교수: 이번 기소는 두 측면에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첫째는 강성 지지자들이 깃발 아래 모여들고 있고, 그들은 트럼프가 도전 받는 것을 보면서 더 지지하고 싶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트럼프는 매우 포풀리즘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레이션: 우리 편이 공격 당하면 결집해야 한다는 인식이 혐오정치에 의해 퍼지는 겁니다. 성추행 입막음 혐의는 물론, 의회전복 폭동선동 혐의, 정부기밀문서 유출혐의, 각종 탈세 혐의에 이르기까지 트럼프에게는 의혹만으로도 정치생명을 잃을 뻔한 사안들로 가득합니다. 그런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일지가 궁금해집니다. 취재진이 열성 지지자의 집을 찾아가 긴 대화를 나누기로 한 건 그런 이유에서 였습니다.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지역 공화당원 모임을 이끄는 71살 린다씨,
린다 존스/공화당 지지자: 나는 트럼프를 사랑합니다. 그가 여러 범죄 혐의를 받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죠. 증거가 없어요. 트럼프가 다시 출마해 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나라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무너지고 있는 건지, 트럼프가 떠난 지 2년 만에 어떻게 이렇게 까지 될 수 있는지 정말로 믿을 수가 없어요.
내레이션: 미국 사회의 갈등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린다씨, 그의 말이 남의 나라만의 얘기로 들리지 만은 않습니다.
린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지금 서로를 완전히 증오합니다. 마치 선과 악의 전투 같아요.
취재진: 20~30년 전에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죠?
린다: 정말 달라요. 오래 전에 친구들과 저는 서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었죠. 지금은 너무나 달라요. 서로 증오하는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기 시작한 느낌이에요. 이 나라 전체에 완전한 증오와 악이 퍼진 것 같아요. 10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죠.
취재진: 비인간화 말씀이군요.
린다: 정확해요. 바로 그거예요.
내레이션: 취재진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모임에 참석해 좀더 가까이에서 그들의 속내를 지켜 볼 수 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인간화 하는 포스터를 붙여 놓고 우스꽝스런 분장을 한 진행자가 퀴즈 대회를 벌입니다.
진행자: “나는 훌륭한 검둥이의 태도를 물려 받았다.” 라고 말한 사람은?
지지자: 바이든!
진행자: 정답!
내레이션: 그들의 확신과 직감의 동조현상 뒤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습니다.
빌 맥코윈/공화당 지역모임 설립자: 미국에는 가짜 뉴스만 나와요. 주요 방송 3사인 ABC, CBS, NBC는 편향된 정보를 내보내고 제대로 된 내용은 가짜라면서 오보를 말하고 있어요.
브라이언 홀리/공화당 지지자: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려면 해외 뉴스를 봐야 해요. 공화당을 지지하면 SNS에서 검열됩니다. 그래도 나는 페이스북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기 보다 페이스북 안에서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죠.
내레이션: 주류 언론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된 사람들, 이제는 유튜브 채널과 SNS 등 자기 편을 들어주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정보를 얻는 이들에게서 사회에 대한 신뢰를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트럼프가 2016년 대선 당시 가장 목소리를 높힌 대목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들의 불안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웁니다.
트럼프: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어요. 대신 멕시코에 생기죠. 일자리가 다른 나라로 가고 있어요. 우리나라 제품을 생산하는 데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실 겁니다.
내레이션: 최근 20년간 미국내 공장 자동화와 산업재해 탓에 최대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사실은 쏙 빼놓고 한 말이었습니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고 지금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린다: 지금 민주당이 제대로 하는 게 없어요. 국경은 활짝 열려 있고, 마약이 넘치게 들어오고, 범죄자들이 넘쳐나고, 심지어 미국에 보내지기도 하고요. 인플레이션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죠. 이런 물가를 본 적이 없어요.
지미/트럼프 지지자: 바이든은 취임 첫날부터 국경을 열었고 사람들이 계속 넘어오고 있어요. 그 사람들의 삶은 나아질지 몰라도 우리는 더 힘들죠.
앤/트럼프 지지자: 우리에겐 희망이 없어요. 연금이 너무 빨리 사라져 버려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내레이션: 상대편을 인간 이하로 내모는 비인간화는 트럼프의 주무기입니다.
트럼프: 우리의 가장 큰 위협은 우리나라에 있는 병들고 사악한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맞서 싸우는 급진좌파 썩은 민주당원들이 아무리 힘이 있더라도 이 나라는 그들의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나라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내레이션: 경제 불안을 볼모 삼은 현대판 부족주의 역시 트럼프의 단골 카드입니다. 국경을 걸어잠그고 이민족을 적대시합니다.
트럼프: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을 다 무너뜨렸어요. 우리는 최고의 국경을 이전처럼 복원하고 미국을 지킬 겁니다.
내레이션: 중세 암흑기에나 있을 법한 비인간화와 부족주의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헤어/듀크대 진화인류학 교수/<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저자: 정치인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분노를 유발하고 위협을 느끼게 만들어 이익을 취하죠.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이용하도록 말이죠. 상대편을 비인간화하고 더 많은 정치적 자원을 얻어내 자기 편이 이기도록 합니다.
내레이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한 인류의 본성을 들여다 볼 필요가 여기에 있습니다.
장동선/궁금한 뇌연구소 소장/사회인지 신경과학 박사: 우리가 사회적 뇌로 진화하게 되면서 내집단 편향, 외집단 편향이라는 게 있습니다. 내가 내 부족 신경쓰기도 어려운 데 그 외에 다른 동굴에서 살던 다른 사람이 나타났을 때 내가 이 사람을 내 부족 사람들하고 똑같이 대하는 것이 나의 생존에 유리했을까? 내 사람들에게 맞추는 경향을 가진 게 집단 전체가 살아남는 데 훨씬 도움이 됐었던 거죠. 내 집단, 외 집단 편향은 인간에게 있어서 굉장히 강하게 작용하는 종족의 편향 중의 하나고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집단 끼리 이간질을 시키거나 분쟁을 조장하거나 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쉬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지금 인터넷 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족주의도 그 뿌리를 보게 되면 인간의 뇌에 깊숙히 박혀 있는 내 집단, 외 집단 편향 때문에 생겨났다고 볼 수가 있는데 조금 좁혀서 생각해 보면 진보 정당에서 생각하는 당연한 규범과 보수정당이 생각하는 당연한 규범이 다른 거죠.
내레이션: 세계 경제가 곳곳에서 고장 신호를 내면서 유럽 선진국의 많은 시민들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상황, 지난 해 프랑스, 스웨덴 총선에 이어 지난 달 네델란드 지방선거, 그리고 최근 핀란드 총선까지 극우정당이 약진하면서 유럽 곳곳에 우향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해 이탈리아 총선 결과 100년 전 독재자 무소리니를 계승하는 극우정당의 조르자 멜로니 (Giorgia Meloni) 가 총리에 오른 일은 유럽 사회 전역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극우정치인이 손쉽게 앞세우는 정치전략, 이방인을 적대시하는 겁니다. 난민 반대정책으로 인기를 얻은 멜로니는 총리 취임 이후 난민 입국단속을 본격 강화합니다. 지난 2월에도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난파해 60여 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등 이탈리아가 유럽의 연대정신을 훼손한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외부의 적을 앞세워 지지율을 높힌 인물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첫 손에 꼽힙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 정권에 의해 고통받고 대량 학살 당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네오나치, 그리고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내레이션: 경제난 속에 감행된 전쟁, 전쟁 직후 치솟은 그의 지지율은 예비군 동원령에 잠시 주춤하다, 다시 80% 대로 올라갔습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구독자 56만의 유명 군사 블로거 (러시아 상트페테르 부르크), 지난 2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폭탄 공격을 당해 사망했습니다. 한 사람의 개인 블로거가 反러시아 세력의 표적이 될 만큼 영향력이 컸다는 얘기입니다. 푸틴은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극우 블로거를 자신의 나팔 수로 삼는 반면 비판적인 독립 언론은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독재자가 통제하는 미디어에 노출되고 이를 쉽게 받아들입니다.
마리나/모스크바 주민: 전쟁은 물론 나쁜 것이지만 우리에겐 다른 선택이 없죠. 우리는 독립, 자유, 미래의 기회,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지키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승리할 겁니다
내레이션: 싸워야 할 적이 있을 때 사람들은 종종 손쉬운 선택을 합니다. 미디어의 선전활동을 통해 지지율을 높힌 독재자 (힛틀러), 2차 대전 패배 후 심각한 경제난과 대량 실업으로 실의에 빠져 있던 독일인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민족우월주의를 내세운 힛틀러에 열광 했습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은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 악은 종종 순응에서 나오고, 순응은 때로 미덕으로 찬양받는다.” (한나 아렌트). 홀로코스트 한 사람의 생존자이자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그래서 악이란 한 사람의 독재자에게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악의 평범성을 말했습니다. 여기에도 내집단 편향이 작용합니다.
브라이언: 중요한 요소가 바로 순응입니다. 우리에겐 집단에 순응하는 능력이 있죠. 한 개인이 집단에 반하는 일을 할 경우 엄청난 압박감을 느낍니다. 끔찍한 결과가 따를 것으로 여기게 돼죠. 2차 대전이 그 예입니다. 동료 시민과 이웃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지만 다수가 여기에 동조했어요.
내레이션: 전쟁이나 경제난 등 고통을 겪을 때 인간은 자칫 세상을 흑과 백으로 구분한 다음 상대편을 비인간화하는 오류에 빠지곤 합니다.
장동선: 누군가에 대해서 극단적인 행위를 할 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은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해요. 그러면 악의 편이라고 생각된 쪽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하는 데도 같은 메커니즘이 사용된 거예요.
내레이션: 하지만 패전 후 독일은 가차 없는 과거 청산 속에 자국의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고 있습니다. 시내 어디를 가든, 유태인 추모시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보도 블록에 조차 희생자 이름을 새겨 일상 속에서 성찰합니다.
하터 보이겔/베를린 시민: 이렇게 멈춰서서 희생된 가족의 명판을 살피다 보면 내가 태어난 1942년에 숨진 이들의 이름도 쉽게 볼 수 있어요. 저에게 이 일을 기억하고 다니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는 일종의 경고처럼 느껴집니다.
내레이션: 이런 독일도 이방인의 유입에 따른 폭력을 피할 수도 없었습니다. 해마다 수만에서 수십만의 난민을 수용해 오다 2015년 90만 명에 가까운 난민이 몰리자 이민족 혐오가 극에 달한 겁니다. 독일은 즉시 금지된 혐오표현이 온라인에 올라올 경우 독일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를 스스로 삭제하도록 하는 법제정에 착수해 2년 뒤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 법을 어기면 최대 약 690억원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어 기업들이 무겁게 책임을 이행하게 되고 그만큼 혐오발언은 쉽게 확산하지 못합니다.
조세핀 발로/인턴넷 혐오방지 비영리 단체 법무팀장: 2015년 난민단체가 이 법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독일로 넘어와 사회 문제를 만든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극우주의자들이 있었죠.
내레이션: 글로벌 사업자들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규제를 받는 건데 이 법안을 발의한 사람은 난민 2세 출신의 연방의원이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외국인 노동자의 2세가 국회의원이 된 셈입니다.
헬케린트/독일 연방의원: 저도 수천 개의 댓글, 이메일에 담긴 모욕과 폭력을 암시하는 내용은 물론 살해 위협을 받았어요. 인종차별과 난민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상임위 의원으로 내가 선출됐다는 건 투표를 통해 이방인을 돕는 일이 왜 의미있는 일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내레이션: 독일에선 2021년 총선에서 난민출신의 연방의원이 탄생했고 이달 치러진 남부의 소도시 선거에서 8년전 시리아에서 건너온 난민이 시장으로 선출되는 등 이방인의 사회적 지위가 차차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면서 끊임없이 갈등을 되풀이하는 곳과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독일 대 미국), 이런 사회에선 제도권에서 밀려난 자국민들도 외면당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띱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숙자들), 미국에서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한 캘리포니아주, 지난 3년간 노숙인수가 최소 2만 2천명 늘었습니다. (2022년-173,000명), 취재진이 약 3년전 찾은 같은 장소 화면과 비교해 보면 노숙인이 즐비한 상황은 여전했지만 이제는 눈만 돌리면 마약 중독자들이 보입니다. 미국의 한 연구소는 소득 불평등이 높은 주 일수록 증오범죄도 늘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한 사회의 혐오감, 불평등과 연관이 깊다는 뜻입니다. 난민도 국회의원이 되는 사회와 이주민을 막아 세우는 인물이 가장 유력한 정치인인 사회와 우리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제13회 아시아 미래포럼 2022년 11월 10일), 미국 사회의 분열을 걱정하는 해외 석학의 말이 남의 얘기로만 들리지는 않습니다.
대니얼 지블렛/하버드대 정치학 교수: 정치적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면 그들을 존재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상대편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려 합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내가 이기면 네가 지는 것’, ‘네가 이기면 내가 지는 것’ 이라는 제로섬 게임의 행태를 줄여야 합니다. 이 같은 정신이 정치에서 작동하면 매우 위험합니다. 우리에겐 두 개의 거대 정당만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치가 본질적으로 제로섬 게임이 됩니다.
내레이션: 내 것부터 챙기고 보아야 하는 제로섬 게임의 사회라면 화합보다 혐오에 가까워지기 쉽습니다. 취재진은 혐오와 갈등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금 색다른 곳을 찾기로 했습니다. 13세기 초부터 신성로마제국의 자유제국 도시로 번성해 온 독일 로텐부르크, 마녀 사냥의 시대로 알려진 중세의 흔적에서 우리 본성의 단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공개처벌은 권력자에겐 효율적인 통제 수단이었고, 대중에겐 집단 오락이자 스포츠였습니다.
A 그룹: (한 남자가 통에 넣어져 위로 올라감) 안돼!
B 그룹: 더! 더 제대로 담가야지!
(중세 고문박물관) 로텐르크 한 편에 자리잡은 중세 고문 박물관, 당시 가장 흔했던 처벌 역시 죄인을 광장에 세워놓고 집단 비난을 가하는 형태였습니다.
해설가: 이것들은 남녀에게 씌우는 치욕의 가면들입니다. 이건 거짓말을 한 여성에게 낙인을 찍는 마스크죠.
취재진: 저 종이 크게 울렸나요?
해설가: 네, 머리 위의 방울이 로텐부르크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한 사람을 조롱하고 그 사회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죠. 사람들이 몰려와서 처벌받는 사람을 놀리고 비웃었습니다. 이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었어요.
내레이션: 가장 끔찍했던 처벌은 한 사람을 마녀로 몰아 산 채로 화형대에 세운 처벌, 악마와 동행했다는 등의 있을 수도 없는 누명을 씌웠는데 이런 죄를 만들어낸 건 다름 아닌 대중의 불안과 공포였습니다.
해설가: 당시 사람은 나쁜 일이 있으면 마녀와 관계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를 테면 전쟁이나 전염병, 농사를 망치는 재해가 일어나면 마녀의 짓이라고 생각한 거죠. 소수의 사람들이 이 여자가 사악한 주문을 외웠다고 하면 농사를 망친 사람들이 쉽게 믿게 되는 겁니다.
마르쿠스 히르테/중세 고문박물관장/역사법학 박사: 현재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사례를 자세히 보면 마녀 사냥의 모든 과정과 양상이 21세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묘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공포심을 예로 들면 틱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누군가 특정 인물을 향해 혐오 표현을 하면 여기에 갑자기 수십 명이 동조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 대상을 점점 몰아붙이죠.
내레이션: 주목할 점은 마녀 사냥의 절정에 이른 시기가 15세기 이전 암흑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근대 과학의 발전과 예술 각 분야에서 개혁적인 성취가 있던 르네상스 시기, 인쇄술의 발달로 책이 대량 보급되기 시작한 16세기부터 200년 동안 약 5만명이 화형대에 올랐습니다.
마르쿠스: 16세기 유럽과 21세기를 비교했을 때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시기 모두 경제, 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큰 변화가 있었고 속도도 매우 빨랐죠.
내레이션: 영화 <혈의 누>, 우리의 조선 시대 역시 19세기 들어 종이와 책 제작이 활발해 지고 서양으로부터 신문물이 들어온 시기, 이를 보급하려는 사람에게 누명을 씌워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는 공개처벌을 행했습니다.
개혁가: 자네들은 알잖나? 내 결백한 걸---
내레이션: 기존의 질서와 다른 생각을 악귀의 소행으로 몰아세워 집단의 정의감 속에 불안을 만든겁니다. 재해를 맞거나 외부로부터 낯선 것이 유입될 때, 우리 본성은 종종 불안을 느껴 어두운 면을 꺼내게 된다. 현대에 이르러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손바닥 안에서 외부의 새로운 것, 나와 다른 생각에 쉽게 노출되고 알고리즘은 보다 빨리 화나는 정도를 추천해 준다.
브라이언: 현대에는 익명으로도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누군가에게 쉽게 벌을 줄 수 있게 됐어요. 우리 인간의 어두운 면을 더 표출하도록 만들죠. 디지털 기술이 처음 불을 붙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불이 더 크게 번지도록 부채질했다는 점 만큼은 확실합니다.
내레이션: 그렇다면 현대 문명을 지배하다시피 하는 디지털 기술은 우리의 어두운 본성을 꺼내길 원하는 못된 사람들이 만든 것일까. 크롬 캐스트 등 구글의 핵심 프로젝트를 담당해온 前職 엔지니어에게 물었습니다.
조 토스카노/前구글 이용자경험 설계 컨설턴트: 누군가 악의적인 의도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구글 같은 회사 직원들은 대개 2~3년, 혹은 그 사람의 경력 내내 하나의 프로젝트에만 매달려 있어요. 시스템 전반을 볼 수가 없습니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들은 잘 못 봐요.
내레이션: 그는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이용자가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해 성향에 따라 믿고 싶은 컨텐츠를 추천하도록 설계된다고 털어 놨습니다.
조 토스카노: 이대로 간다면 우리는 이분법 세상에서 살게 될 겁니다. 흑과 백만 존재하고 회색의 자리는 없는 곳이 되겠죠. 중요한 건 이 세상의 많은 부분은 회색이라는 점입니다. 코딩으로 이뤄진 세상은 우리 삶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하게 두지 않아요. 모든 걸 컴퓨터 방식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버립니다.
내레이션: 문제는 우리 내면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본성을 현대 미디어가 자꾸만 끄집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기현 의원 등장) 정치 담당기자들은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이재명 의원등장) 하루도 빠짐없이 유명 정치인들의 말을 받아 적습니다. (윤재옥 의원 등장) 국내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 기사 중 정치분야 특히 거대 양당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검색어 국민의 힘과 더불어 민주당을 포함한 기사는 지난 1년간 각각 10만 건을 훌쩍 넘긴 데 비해 기후는 만7천여 건, 자영업은 천여 건에 불과해 언론사들의 정치 편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기사화 되기 좋도록 짧막한 비난 메시지를 내놓고 그것이 자극적일수록 갈등과 분열의 언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멀리 더 빨리 퍼져나갑니다. 거대 양당 외에 선택지나 부족한 사회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상대편과 싸우는데 골몰하게 되는 겁니다.(국회 본회의장 4월 10일),
내레이션: 선거제 개선을 이야기 하기 위한 국회전원위원회, 비난만 일삼던 여야 의원들에게서 모처럼 공통된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탄희/더불어 민주당: 대한민국 수천만 명이 1년 내내 일해서 번 돈, 거기서 걷은 세금 600조 어디에 어떻게 쓸지 정하고 백만이 넘는 공무원들 어디 가서 무슨 일해라 하는 것이 정치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이 큰 힘을 가지고도 국민 삶을 지키는데 집중하지 않습니다. 반사이익 구조니까요. 남의 말에 조롱하고 반문하고 모욕 주면 끝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선거 이기고 나면 뭘 할 수 있습니까. 이제 증오와 혐오는 지역주의를 넘어서 세대와 성별, 정치 성향 전반으로 번져버렸습니다.
조해진/국민의 힘 의원: 지금의 정치는 지속 불가능한 정치입니다. 국가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국정을 교란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공동체를 붕괴합니다. 막장까지 온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여야와 국민 모두 절차적, 내용적으로 문제가 있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선거구제는 지역구에서의 과열경쟁과 정당간 극한 대립을 초래하고 승자독식으로 패자를 배제하는 구조입니다.
내레이션: 거대 양당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한 선거제 개편 논의가 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국회의장은 다음 달까지 여야 합의안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김진표/국회의장: 소선거구 제도 하에서는 국민이 투표한 투표의 약 절반 정도가 사표(死票)로 선거 결과에 안 나타납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치 지도자들의 모든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정치를 자기 지지층, 한편만 이기면 되니까 자기 지지층을 결집하는 선전장으로 국회를 이용하게 되거든요. 선거제 개편이 되지 않고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많이 시도해 봤지만 힘들었고 어려웠습니다.
내레이션: 국민들은 더 이상 말뿐인 정치를 원하지 않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이 정의를 빙자해 갈등만 조장하는 행태, 유권자들이 또 다시 이용당하고 말지는 일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기 위해 그토록 원했던 그것, 다시 민주주의를 말할 시간입니다.
조 토스카노: 특정한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인간 본성과 민주주의를 잘못 이해한 겁니다.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집단간의 우정입니다. 우리의 지구를 빛나게 하고 인간이 더욱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 주요한 요인은 우리 인간 종이 다른 종과는 다른 형태의 우정을 나눴다는 겁니다. 우리는 얼굴을 보고 눈을 맞추고 같은 공간에서 개인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즐기는 쪽으로 진화해 왔어요. 우리는 타인의 입장을 상상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 원하는 것, 감정을 생각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 능력이 더 의미 있게 우리를 연결시켜줬죠. 그래서 협업능력도 강해진 것이고요 (일어서는 사월),
권무호: 자기 중심에서만 보면 모든 것이 불편할 수 있는데 한 발 벗어나 보면 아름다운 것도 있다.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봤으면 좋겠다.
김정혜: 토론하고 그렇게 힘든 고비를 같이 넘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만 싸웠으면 좋겠습니다. 끝. (KBS 시사기획 창 제415회 알고리즘 인류 스페셜 다시, 민주주의에서 정리).
내용요약
①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인지 인공지능 챗 GPT에게 물었다. 답 대신 이런 말을 내놓았다. 독도는 한국과 일본이 주권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 섬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독도는 예부터 조선의 영토였으며, 조선 후기인 1900년에도 일본정부가 독도를 불법적으로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은 독도를 대한민국의 영토로 간주하며, 고종 황제가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독도의 날이 제정되었다. 독도의 날은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널리 알리고 강력한 독도수호 의지를 세계 각국에 드러내기 위해 2010년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제정된 것이다. 또한 독도는 다양하고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에서 중요한 생태보호 구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수천 km를 이동하는 철새들이 쉬어가는 ‘구원의 섬’ 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한국은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역시 독도에 대한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국제적으로는 영토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② 또 다른 질문: 독도는 어느 나라 영토입니까? 자동번역도 해준다. 竹島(일본어:다케시마, 영어: Takeshima)는 일본해 남서부에 위치하며 일본의 옥키 제도와 한국의 울릉도 사이에 위치한 바위 섬이다. 일본과 한국 모두 이 섬에 대한 영토 권한을 주장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독도(독도, 영어: Dokdo) 라고 불린다.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발생한 영토문제인 “竹島問題”는 일본이 주장하는 죽도 (일본어: 다케시마, 영어: Takeshima)와 한국이 주장하는 독도(독도, 영어: Dokdo)를 둘러싼 문제다. 태평양 전쟁 후 1952년 승인된 일본과의 평화조약 (일명: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서 일본의 주권이 회복되었지만, 그 안에서 竹島는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세계 인식 및 국제법 상에서는 竹島가 일본의 영토로 인정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많으며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의 공식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까지도 竹島에 대한 영토 소속은 확정되지 않았다. 일본어 질문을 받은 인공지능은 일본어 사이트를 참고해 답한다. 대화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검색 엔진에도 물어 봤다. 독도는 어느 나라 영토인가? 답변은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로 인정되고 있다. 일본의 고문서와 고지도에도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인정하는 기록들이 남아 있다. 이러한 역사적 증거들로 인해 국제법상으로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
③ 같은 질문을 일본어로 했더니 답이 정반대인 데다 지극히 단정적이다. 마치 질문자에 맞춰 편들어 주기로 한 듯한 모습이다. 다케시마가 일본 고유의 영토임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명백하며 한국의 불법점거, 기술이 중립적이다. 기술은 굉장히 투명하다고 보고 기술을 쓰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런 얘기도 하는데 사실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어떤 편견이나 그것의 문제점들이 기술 안에 녹아 있다. 그러니까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에도 똑같이 그런 편견이나 사회적인 문제들이 혐오라든지 불평등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그 안에 쌓여 있다. 인공지능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문명기술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기나 인터넷, 자동차 처럼 문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기술이 혁신적일수록 가짜는 더 진짜처럼 보인다. 확산 속도나 규모 역시 우리 안의 욕망을 따라 왔다. 트위터에서 가짜 뉴스는 진짜보다 6배 더 빨리 퍼진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 때문이다. 동영상 콘텐츠를 보게 되면 음모론이 맞다고 주장하는 동영상과 틀리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있다. 그 비율을 봤을 때 음모론이 맞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30%, 틀리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70%라고 할 때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이 비율대로 추천해 주는 게 아니고 그 음모론이 맞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과대 추천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게 사람들한테 흥미롭고 자극적이기 때문에 계속 그걸 과대 추천하게 된다. 급기야 Chat GPT의 기반 시스템 개발을 향후 6개월간 중단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그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 세계 업계 전문가와 세계 석학 등 천여 명이 동의했다.
④ 이미 사회적으로 관습화되고 통용되고 그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편견이나 오염들이 이미 들어가 있는 것들인데 인공지능은 그걸 학습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이런 형태의 인간 사회의 논리 구조들이 인공지능 안에 당연히 그 편견들이 잠겨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보편화 됐을 때 우리가 거기에 판단을 의지하게 됐을 때 과연 우리가 올바르게 사물에 대해서 인지하고 통찰 할 수 있느냐. 이 부분에서 회의가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확증편향을 강화하고 갈등을 키운다는 경고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이 모든 문제를 기술 탓으로 돌리면 되는 걸까.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인공지능의 답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 놓은 정보를 학습한 결과다. 우리의 손 안에서 진실이라고 말하는 정보들, 어디서 나온 것일까. 좀 더 사람들의 내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 봐야겠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기밀문건 유출사건, 일개 병사의 자기 과시가 채팅 플랫폼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비뚤어진 한 개인의 문제만으로 처리하면 될까. 문제는 이처럼 미국 내에 극우집단이 용의자를 옹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까지 선을 넘자 동료의원들도 기겁하고 있다. 용의자를 옹호하는 일은 정치적 견해에 따라 기밀을 공개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거다. 괜찮치 않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검찰에 기소된 트럼프 前職 대통령이 법원에 출두한다. 시민들은 둘로 갈라졌다.
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상대편을 비난하면서 노골적으로 기부금을 요청했다. 이 나라 역사상 어떤 대통령도 이처럼 악랄하고 역겨운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 여러분의 기부는 좌파들에게 우리의 위대한 움직임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생중계하듯 SNS도 상황을 전파하면서 선동적인 언어로 보는 이들을 자극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남북전쟁 이후 심한 분열이 찾아왔다고 걱정한다. 그러는 사이, 공화당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기관: 3월 30일~31일) 1위 트럼프 52%, 2위 디샌티스 21%, 트럼프의 지지율은 기소 이후 오히려 올라가 압도적인 차기 대선 1위 후보, 2024 미대선 가상대결 (조사기관: 2월 24일~25일), 바이든 42%/트럼프 46%, 바이든과의 가상대결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번 기소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쉬지 않고 이 메일을 보내면서 수백만 달러를 모았다. 그들은 이번 일이 공화당과 유권자들의 결집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기소 결정 이후 200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쏟아졌고 트럼프는 SNS를 통해 공화당과 지지층의 행동지침까지 내리는 모양새다.
⑥ 이번 기소는 두 측면에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첫째는 강성 지지자들이 깃발 아래 모여들고 있고, 그들은 트럼프가 도전 받는 것을 보면서 더 지지하고 싶어지게 된다. 둘째는 트럼프는 매우 포풀리즘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편이 공격 당하면 결집해야 한다는 인식이 혐오정치에 의해 퍼진다. 성추행 입막음 혐의는 물론, 의회전복 폭동선동 혐의, 정부기밀문서 유출혐의, 각종 탈세 혐의에 이르기까지 트럼프에게는 의혹만으로도 정치생명을 잃을 뻔한 사안들로 가득하다. 그런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일지가 궁금하다. 취재진이 열성 지지자의 집을 찾아가 긴 대화를 나누기로 한 건 그런 이유에서 였다.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지역 공화당원 모임을 이끄는 71살 린다씨, 미국 사회의 갈등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린다씨, 그의 말이 남의 나라만의 얘기로 들리지 만은 않는다. 취재진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모임에 참석해 좀더 가까이에서 그들의 속내를 지켜 볼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인간화 하는 포스터를 붙여 놓고 우스꽝스런 분장을 한 진행자가 퀴즈 대회를 벌인다. 그들의 확신과 직감의 동조현상 뒤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다.
⑦ 주류 언론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된 사람들, 이제는 유튜브 채널과 SNS 등 자기 편을 들어주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정보를 얻는 이들에게서 사회에 대한 신뢰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트럼프가 2016년 대선 당시 가장 목소리를 높힌 대목이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들의 불안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다. 트럼프는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대신 멕시코에 생긴다. 일자리가 다른 나라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 제품을 중국이 생산하고 있다. 최근 20년간 미국내 공장 자동화와 산업재해 탓에 최대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사실은 쏙 빼놓고 한 말이었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고 지금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상대편을 인간 이하로 내모는 비인간화는 트럼프의 주무기다. 경제 불안을 볼모 삼은 현대판 부족주의 역시 트럼프의 단골 카드다. 국경을 걸어잠그고 이민족을 적대시한다. 중세 암흑기에나 있을 법한 비인간화와 부족주의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한 인류의 본성을 들여다 볼 필요가 여기에 있다.
⑧ 우리가 사회적 뇌로 진화하게 되면서 내집단 편향, 외집단 편향이라는 게 있다. 내가 내 부족 신경쓰기도 어려운 데 그 외에 다른 동굴에서 살던 다른 사람이 나타났을 때 내가 이 사람을 내 부족 사람들하고 똑같이 대하는 것이 나의 생존에 유리했을까. 내 사람들에게 맞추는 경향을 가진 게 집단 전체가 살아남는 데 훨씬 도움이 됐었다. 내 집단, 외 집단 편향은 인간에게 있어서 굉장히 강하게 작용하는 종족의 편향 중의 하나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집단 끼리 이간질을 시키거나 분쟁을 조장하거나 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지금 인터넷 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족주의도 그 뿌리를 보게 되면 인간의 뇌에 깊숙히 박혀 있는 내 집단, 외 집단 편향 때문에 생겨났다고 볼 수가 있는데 조금 좁혀서 생각해 보면 진보 정당에서 생각하는 당연한 규범과 보수정당이 생각하는 당연한 규범이 다른 거다. 세계 경제가 곳곳에서 고장 신호를 내면서 유럽 선진국의 많은 시민들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상황, 지난 해 프랑스, 스웨덴 총선에 이어 지난 달 네델란드 지방선거, 그리고 최근 핀란드 총선까지 극우정당이 약진하면서 유럽 곳곳에 우향우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이탈리아 총선 결과 100년 전 독재자 무소리니를 계승하는 극우정당의 조르자 멜로니 (Giorgia Meloni) 가 총리에 오른 일은 유럽 사회 전역에 충격을 안겼다. 극우정치인이 손쉽게 앞세우는 정치전략, 이방인을 적대시하는 거다. 난민 반대정책으로 인기를 얻은 멜로니는 총리 취임 이후 난민 입국단속을 본격 강화한다. 지난 2월에도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난파해 60여 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등 이탈리아가 유럽의 연대정신을 훼손한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외부의 적을 앞세워 지지율을 높힌 인물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첫 손에 꼽힌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 정권에 의해 고통받고 대량 학살 당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네오나치, 그리고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고 있다.
⑨ 경제난 속에 감행된 전쟁, 전쟁 직후 치솟은 그의 지지율은 예비군 동원령에 잠시 주춤하다, 다시 80% 대로 올라갔다.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구독자 56만의 유명 군사 블로거, 지난 2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폭탄 공격을 당해 사망했다. 한 사람의 개인 블로거가 反러시아 세력의 표적이 될 만큼 영향력이 컸다. 푸틴은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극우 블로거를 자신의 나팔수로 삼는 반면 비판적인 독립 언론은 강제 해산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獨裁者가 통제하는 미디어에 노출되고 이를 쉽게 받아들인다. 싸워야 할 적이 있을 때 사람들은 종종 손쉬운 선택을 한다. 미디어의 선전활동을 통해 지지율을 높힌 독재자 힛틀러, 2차 대전 패배 후 심각한 경제난과 대량 실업으로 실의에 빠져 있던 독일인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민족우월주의를 내세운 힛틀러에 열광 했다. “악은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 악은 종종 순응에서 나오고, 순응은 때로 미덕으로 찬양받는다.” 홀로코스트 한 사람의 생존자이자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그래서 악이란 한 사람의 독재자에게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악의 평범성을 말했다. 여기에도 내집단 편향이 작용한다. 중요한 요소가 바로 순응이다. 우리에겐 집단에 순응하는 능력이 있다. 한 개인이 집단에 반하는 일을 할 경우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다. 끔찍한 결과가 따를 것으로 여기게 된다. 2차 대전이 그 예다. 동료 시민과 이웃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지만 다수가 여기에 동조했다. 전쟁이나 경제난 등 고통을 겪을 때 인간은 자칫 세상을 흑과 백으로 구분한 다음 상대편을 비인간화하는 오류에 빠지곤 한다.
⑩ 누군가에 대해서 극단적인 행위를 할 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은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다. 악의 편이라고 생각된 쪽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을 하지 않아도 된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하는 데도 같은 메커니즘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패전 후 독일은 가차 없는 과거 청산 속에 자국의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고 있다. 시내 어디를 가든, 유태인 추모시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보도 블록에 조차 희생자 이름을 새겨 일상 속에서 성찰한다. 이런 독일도 이방인의 유입에 따른 폭력을 피할 수가 없었다. 해마다 수만에서 수십만의 난민을 수용해 오다 2015년 90만 명에 가까운 난민이 몰리자 이민족 혐오가 극에 달했다. 독일은 즉시 금지된 혐오표현이 온라인에 올라올 경우 독일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를 스스로 삭제하도록 하는 법제정에 착수해 2년 뒤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을 어기면 최대 약 690억원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어 기업들이 무겁게 책임을 이행하게 되고 그만큼 혐오발언은 쉽게 확산하지 못했다. 2015년 난민단체가 이 법의 시발점이 됐다. 수많은 사람이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독일로 넘어와 사회 문제를 만든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극우주의자들이 있었다. 글로벌 사업자들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규제를 받는 건데 이 법안을 발의한 사람은 난민 2세 출신의 연방의원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외국인 노동자 2세가 국회의원이 된 셈이다.
⑪ 독일에선 2021년 총선에서 난민출신의 연방의원이 탄생했고 이달 치러진 남부의 소도시 선거에서 8년전 시리아에서 건너온 난민이 시장으로 선출되는 등 이방인의 사회적 지위가 차차 올라가고 있다.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면서 끊임없이 갈등을 되풀이하는 곳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독일 대 미국), 이런 사회에선 제도권에서 밀려난 자국민들도 외면당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띤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숙자들), 미국에서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한 캘리포니아주, 지난 3년간 노숙인수가 최소 2만 2천명 늘었다. (2022년-173,000명), 취재진이 약 3년전 찾은 같은 장소 화면과 비교해 보면 노숙인이 즐비한 상황은 여전했지만 이제는 눈만 돌리면 마약 중독자들이 보인다. 미국의 한 연구소는 소득 불평등이 높은 주 일수록 증오범죄도 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 사회의 혐오감, 불평등과 연관이 깊다는 뜻이다. 난민도 국회의원이 되는 사회와 이주민을 막아 세우는 인물이 가장 유력한 정치인인 사회와 우리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제13회 아시아 미래포럼 (2022년 11월 10일)에서 미국 사회의 분열을 걱정하는 해외 석학의 말이 남의 얘기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정치적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면 그들을 존재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상대편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려 한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이기면 네가 지는 것’, ‘네가 이기면 내가 지는 것’ 이라는 제로섬 게임의 행태를 줄여야 한다. 이 같은 정신이 정치에서 작동하면 매우 위험하다. 우리에겐 두 개의 거대 정당만 있다. 이로 인해 정치가 본질적으로 제로섬 게임이 된다. 내 것부터 챙기고 보아야 하는 제로섬 게임의 사회라면 화합보다 혐오에 가까워지기 쉽다.
⑫ 취재진은 혐오와 갈등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금 색다른 곳을 찾기로 했다. 13세기 초부터 신성로마제국의 자유제국 도시로 번성해 온 독일 로텐부르크, 마녀 사냥의 시대로 알려진 중세의 흔적에서 인간 본성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당시 공개처벌은 권력자에겐 효율적인 통제 수단이었고, 대중에겐 집단 오락이자 스포츠였다. 중세 고문박물관, 로텐부르크 한 편에 자리잡은 중세 고문 박물관, 당시 가장 흔했던 처벌 역시 죄인을 광장에 세워놓고 집단 비난을 가하는 형태였다. 가장 끔찍했던 처벌은 한 사람을 마녀로 몰아 산 채로 화형대에 세운 처벌, 악마와 동행했다는 등의 있을 수도 없는 누명을 씌웠는데 이런 죄를 만들어낸 건 다름 아닌 대중의 불안과 공포였다. 당시 사람은 나쁜 일이 있으면 마녀와 관계가 있다고 믿었다. 이를 테면 전쟁이나 전염병, 농사를 망치는 재해가 일어나면 마녀의 짓이라고 생각하였다. 소수의 사람들이 이 여자가 사악한 주문을 외웠다고 하면 농사를 망친 사람들이 쉽게 믿게 되었다. 현재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사례를 자세히 보면 마녀 사냥의 모든 과정과 양상이 21세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묘한 느낌을 받는다. 공포심을 예로 들면 틱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누군가 특정 인물을 향해 혐오 표현을 하면 여기에 갑자기 수십 명이 동조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대상을 점점 몰아붙인다. 주목할 점은 마녀 사냥의 절정에 이른 시기가 15세기 이전 암흑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근대 과학의 발전과 예술 각 분야에서 개혁적인 성취가 있던 르네상스 시기, 인쇄술의 발달로 책이 대량 보급되기 시작한 16세기부터 200년 동안 약 5만명이 화형대에 올랐다. 16세기 유럽과 21세기를 비교했을 때도 공통점이 있다. 두 시기 모두 경제, 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큰 변화가 있었고 속도도 매우 빨랐다. 영화 <혈의 누>, 우리의 조선 시대 역시 19세기 들어 종이와 책 제작이 활발해 지고 서양으로부터 신문물이 들어온 시기, 이를 보급하려는 사람에게 누명을 씌워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는 공개처벌을 행했다. 기존의 질서와 다른 생각을 악귀의 소행으로 몰아세워 집단의 정의감 속에 불안을 만들었다. 재해를 맞거나 외부로부터 낯선 것이 유입될 때, 인간 본성은 종종 불안을 느껴 어두운 면을 꺼내게 된다.
⑬ 현대에 이르러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손바닥 안에서 외부의 새로운 것, 나와 다른 생각에 쉽게 노출되고 알고리즘은 보다 빨리 화나는 정도를 추천해 준다. 현대에는 익명으로도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누군가에게 쉽게 벌을 줄 수 있게 됐다. 우리 인간의 어두운 면을 더 표출하도록 만든다. 디지털 기술이 처음 불을 붙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불이 더 크게 번지도록 부채질했다는 점 만큼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현대 문명을 지배하다시피 하는 디지털 기술은 우리의 어두운 본성을 꺼내길 원하는 못된 사람들이 만든 것일까. 크롬 캐스트 등 구글의 핵심 프로젝트를 담당해온 前職 엔지니어에게 물었다. 누군가 악의적인 의도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구글 같은 회사 직원들은 대개 2~3년, 혹은 그 사람의 경력 내내 하나의 프로젝트에만 매달려 있다. 시스템 전반을 볼 수가 없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들은 잘 못 본다. 그는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이용자가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해 성향에 따라 믿고 싶은 컨텐츠를 추천하도록 설계된다고 털어 놨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는 이분법 세상에서 살게 될 거다. 흑과 백만 존재하고 회색의 자리는 없는 것이 되겠다. 중요한 건 이 세상의 많은 부분은 회색이라는 점이다. 코딩으로 이뤄진 세상은 우리 삶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하게 두지 않는다. 모든 걸 컴퓨터 방식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버린다. 문제는 우리 내면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본성을 현대 미디어가 자꾸만 끄집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 담당기자들은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하루도 빠짐없이 유명 정치인들의 말을 받아 적는다. 국내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 기사 중 정치분야 특히 거대 양당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지 알아봤다.
⑭ 검색어 국민의 힘과 더불어 민주당을 포함한 기사는 지난 1년간 각각 10만 건을 훌쩍 넘긴 데 비해 기후는 만7천여 건, 자영업은 천여 건에 불과해 언론사들의 정치 편중을 확인할 수 있다. 정치인들은 기사화 되기 좋도록 짧막한 비난 메시지를 내놓고 그것이 자극적일수록 갈등과 분열의 언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 멀리 더 빨리 퍼져나갔다. 거대 양당 외에 선택지나 부족한 사회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상대편과 싸우는데 골몰하게 되는 거다. 국회 본회의장 4월 10일, 선거제 개선을 이야기 하기 위한 국회전원위원회, 비난만 일삼던 여야 의원들에게서 모처럼 공통된 목소리가 나왔다. 이탄희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수천만 명이 1년 내내 일해서 번 돈, 거기서 걷은 세금 600조 어디에 어떻게 쓸지 정하고 백만이 넘는 공무원들 어디 가서 무슨 일해라 하는 것이 정치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이 큰 힘을 가지고도 국민 삶을 지키는데 집중하지 않는다. 반사이익 구조다. 남의 말에 조롱하고 반문하고 모욕 주면 끝이다. 그런데 그렇게 선거 이기고 나면 뭘 할 수 있나. 이제 증오와 혐오는 지역주의를 넘어서 세대와 성별, 정치 성향 전반으로 번져버렸다. 조해진(국민의 힘) 의원은 지금의 정치는 지속 불가능한 정치다. 국가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국정을 교란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공동체를 붕괴시킨다. 막장까지 온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여야와 국민 모두 절차적, 내용적으로 문제가 있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행 선거구제는 지역구에서의 과열경쟁과 정당간 극한 대립을 초래하고 승자독식으로 패자를 배제하는 구조다.
⑮ 거대 양당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한 선거제 개편 논의가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국회의장은 다음 달까지 여야 합의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소선거구 제도 하에서는 국민이 투표한 투표의 약 절반 정도가 사표(死票)로 선거 결과에 안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까 정치 지도자들은 모든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정치를 자기 지지층, 한편만 이기면 되니까 자기 지지층을 결집하는 선전장으로 국회를 이용하게 되었다. 선거제 개편이 되지 않고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많이 시도해 봤지만 힘들었고 어려웠다. 국민들은 더 이상 말뿐인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 일부 정치인들이 정의를 빙자해 갈등만 조장하는 행태, 유권자들이 또 다시 이용당하고 말지는 일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기 위해 그토록 원했던 그것, 다시 민주주의를 말할 시간이다. 특정한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인간 본성과 민주주의를 잘못 이해한 거다.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집단간의 우정이다. 우리의 지구를 빛나게 하고 인간이 더욱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 주요한 요인은 우리 인간 종이 다른 종과는 다른 형태의 우정을 나눴다는 거다. 우리는 얼굴을 보고 눈을 맞추고 같은 공간에서 개인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즐기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 우리는 타인의 입장을 상상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 원하는 것, 감정을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이 더 의미 있게 우리를 연결시켜줬다. 그래서 협업능력도 강해진 것이다.
ⓐ 사물을 자기 중심으로만 보면 불편할 수 있는데 한 발 벗어나면 아름다운 것도 있다.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봤으면 좋겠다. 국회는 사안을 선과 원칙에 입각해서 당리당략을 떠나서 토론으로 힘든 고비를 넘겨야 한다. 그만 싸워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