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탄현동성당 김기문 요셉
25년간 ‘재소자 돌봄’ 활동 이어가
강기상 스테파노 의정부 Re. 명예기자
평신도 선교사로 ‘재소자 돌봄’이라는 특별한 봉사와 선교 활동을 25년째 이어가고 있는 의정부교구 탄현동성당(임용훈 티모테오 주임신부) 믿음의 샘 Pr.(단장 차용호 요한보스코) 김기문 요셉 단원을 소개한다.
김기문 요셉 선교사는 2004년 서울 가톨릭교리신학원을 수료한 후 정식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많은 활동 중에서도 특히 ‘재소자 돌봄’ 봉사에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한다.
그의 재소자 돌봄은 선교사가 되기 전인 1998년, 선배 선교사의 권유로 처음 목포 교도소 재소자와의 편지 교류로 시작되었다. 단순히 편지만 주고받는 게 아니라 월간 레지오 마리애, 매일미사, 나무그늘 등 가톨릭 서적을 보내주면서 어떻게든 하느님 품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고 조금씩 그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그는 30년 넘게 하던 보험회사 전문 강사일을 퇴직한 후 경비원 일을 시작했다. 10년간 경비 일을 하면서 가장 친절한 경비원으로 뽑혀 광고에도 출연하게 되었지만 그에게는 그것보다 경비원 수입으로 재소자들에게 영치금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보람이었다. 하지만 작년에 먼저 떠난 아내에게도 재소자들에게 영치금을 보내는 것은 비밀이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려는 것일까.
믿음의 샘 단원들과
25년간 교류를 나눈 많은 재소자 중에는 출소해서 현재까지 친분을 이어가는 분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첫 인연을 맺었던 분은 목포 교도소 출소 후 김기문 선교사의 소개로 취업까지 하게 되었고, 세례도 받고 가톨릭 신자로서 과거를 청산하고 풍요로운 영적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김기문 선교사에게 생애 가장 아프고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사랑하는 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때 김기문 선교사의 권유로 교도소 내에서 용접 기술을 배워 출소 후 사업을 시작해 크게 성공한 재소자가 7시간 걸려 창원 장례식장으로 가족들과 함께 조문 와서 많은 위로를 해주었는데, 그 가족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했던 일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큰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작년에 그의 아내가 소천하셨을 때도 그분은 또다시 조문을 와줬다. 그 재소자 또한 가족들 모두 세례를 받고 신앙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재소자뿐 아니라 그 가족까지 돌봐
김기문 선교사는 재소자들뿐 아니라 옥바라지하는 재소자의 가족들까지도 돌본다. 한 재소자에게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셨는데 김기문 선교사가 그 가족을 찾아갔다. 마침 80대 아내가 힘겹게 남편 목욕을 시키는 모습을 보고 김기문 선교사가 팔을 걷었다. 목욕 봉사라면 전문교육을 받은 것도 있
김기문 선교사와 최을규 바오로 선교사
고, 평생 많이 해왔던 봉사이기에 누구보다 능숙하게 할 수 있었다.
너무나 만족해하는 재소자 아버지는 이후로도 그의 목욕 봉사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고, 대중교통으로 몇 번의 환승을 거쳐 집에서 3시간여 걸리는 거리를 찾아가 목욕 봉사는 물론 두 분이 좋아하는 반찬까지 만들어 가져다주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재소자가 김기문 선교사 바람대로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영치금만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선교 활동을 결코 중단하지 않았다.왜 그런 사람은 단절하지 않고, 그리고 유독 재소자 돌봄이라는 활동을 선택한 건지 김기문 선교사에게 물었다. 그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자들을 돌보라는 성경에 있는 하느님 말씀 그대로 할 뿐입니다. 감옥에 있는 재소자들이 죄는 나쁘지만 사람은 불쌍하잖아요.”
김기문 선교사는 이러한 활동이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믿음의 샘 Pr. 차용호 요한보스코 단장을 비롯한 모든 단원들이 협조와 기도로 함께 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현재 믿음의 샘 Pr.에는 김기문 선교사와 함께 재소자 돌봄을 하는 최을규 바오로 선교사도 있다. 한 Pr.에 두 명의 선교사가 있다는 게 놀랍기까지 하다.
하느님 말씀처럼 기도하고 사랑 실천할 뿐
차용호 요한 보스코 단장은 “하느님 말씀을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김기문 선교사의 활동이 믿음의 샘 Pr.뿐만 아니라 모든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모범과 롤모델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김기문 요셉 선교사는 “레지오 단원이 된 것은 내 신앙의 씨앗이며, 뿌리였고, 또한 커다란 줄기였습니다. 선배의 권유로 재소자들과의 편지 나눔을 시작으로 독거노인 보살핌, 병자들 돌봄 봉사를 하게 된 것은 모두 레지오 활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제게 레지오 활동은 주님의 은총과 자비는 물론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하느님을 향한 굳건한 믿음의 실천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이사야서 성경구절처럼 저는 그저 하느님 말씀을 음미하면서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