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신축의 봄’이 도래할 조짐이다. 프로야구는 이제 전 국민이 즐기는 스포츠로 하나의 공공재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야구장을 새로 짓는 열기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 6월 2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들은 지역민들의 편의시설 일환으로 야구장 신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후보들이 야구장 관련 공약을 발표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당선돼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탄생 30주년이 다가오면서 새롭게 의미가 부각되고 있는 한국야구박물관을 지어서 유치하겠다는 공약부터 야구팬들의 꿈인 ‘돔구장 건설’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선된 지방 수장들의 야구장 관련 공약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본다.
송영길 인천광역시 시장
지방선거 이전 선거운동기간 중 인천 문학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는 등 야구에 관심이 깊다. 송영길 시장은 당선 후 "야구장이야말로 인천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시장이 되면 야구 기념관과 박물관을 세우고 사회인 야구 활성화를 위해 야구장도 추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천에는 현재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문학야구장이 있다. 가장 최신 구장으로 프로야구단 시설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최근 불같이 붙고 있는 사회인 야구팀들을 위한 시설은 태부족, 추가 건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100년전 한국야구가 태동한 인천이기에 야구 기념관과 박물관을 짓는 것은 어느 곳보다 의미가 크다. 내년이면 프로야구 탄생 30주년을 맞으므로 야구 박물관 건립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이기도 하다.
강운태 광주광역시 시장
야구장 신축에 가장 관심이 깊고 실현 가능해보인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중 "2012년까지 새 야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을 했다. 강 시장은 현재의 무등야구장 옆 종합운동장 부지에 새로운 야구장을 짓고 기존 구장은 아마추어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무등야구장 인근을 ‘야구타운’으로 꾸며 시민들의 쉼터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전임 박광태 시장이 추진했던 돔구장 건설안은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이다.
강 시장은 광주시 야구장 건립 시민추진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일본의 히로시마 마쓰다스타디움과 같은 아담한 옥외야구장을 만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재원은 국고 지원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범일 대구광역시 시장
이번에는 정말 첫 삽을 뜰 것으로 기대가 된다. 재선에 성공한 김범일 대구광역시 시장은 야구장 신축 공약을 지키겠다는 다짐이다. 조만간 구장 건설 청사진이 발표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김 시장은 기왕이면 돔구장을 짓겠다는 포부이다. 연고 구단인 삼성 프런트 직원들은 선거 전부터 대구시의 야구장 건설 관련 태스크포스에 참여해왔다. 구단 고위 관계자도 새 구장 건설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 대구시에서는 돔구장, 구단에서는 일반 구장 선호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역대 시장들이 ‘야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을 해왔던 대구시이기에 이번에는 헛된 약속이 아닌 참공약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우근민 제주도 지사
겨울철 전지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제주도의 도백으로서 야구에 관심도 높다. 이전 도지사 재임 시절 전국 최초로 도청에 체육과를 만들고 야구 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도 전지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데 힘을 썼다. 우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프로야구단을 유치할 수 있는 전지훈련장을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경기도 지자체장들
정식 돔구장 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안산시에 새롭게 시정을 펼치게 된
김철민 시장(사진)은 ‘안산스타돔(가칭)’ 건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해야한다는 태도로 이미 상당부분 진척된 돔구장 건설이 약간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돔구장 건축이 전면 보류되기보다는 완공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야구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이미 돔구장 건설을 위한 도시공사가 설립됐고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이미 상당 부분 건설 절차를 밟는 등 상당액의 재원이 투자된 상태이다.
경기도 가평군의
이진용 군수는 사회인 야구팀들을 위한 야구장 2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가평군은 서울과 인근으로 경관이 수려해 사회인 야구인들에게 가족 관광과 함께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성무용 천안시장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의 제2 홈구장 유치를 위해 천안시에 정식 야구장을 건축하겠다는 공약이다. 한화는 현재 대전 홈구장과 청주구장을 제2 홈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천안에는 고교야구 명문인 천안북일고가 있는 등 야구도시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정식 야구장이 없는 상태이다.
이밖에 경상북도 칠곡군의
장세호 군수도 야구장 건축을 공약하며 적극 추진할 전망이다. 또한 3선에 성공한 허남식 부산광역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돔구장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미흡해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처럼 어느 때보다도 많은 지방 단체장들이 야구장 건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야구팬들의 소망인 지방구장 현대화가 이뤄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베이스볼 클래식 7월호 | 글. 박선양 OSEN 기자
첫댓글 말로만 하지 말고 진짜 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