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일 월요일
오늘은 동부 여행의 마지막 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이틀 동안 호텔 룸에 살림살이를 어질러둔채 필요한 소지품 몇 가지만 들고 나서는 편안함을 누리다가 오늘 다시 차곡차곡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섰다.
Great Smoky Mountain은 이틀에 걸쳐 선행자들이 권한 코스를 돌아보았으니 오늘은 깐돌이의 Junior Ranger도 완수할 겸, Blue Ridge Parkway의 남쪽 입구부터 시작하여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Parkway돌 따르다가 집으로 향할 계획이다.
호텔에서 출발하면서 내비게이션에 집 주소를 넣어보니 3시간 반이 걸린단다. 예상보다 가까워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Gatlinburg에서 Smoky Mountain을 가로지르는 Newfound Gap Road를 따라 Cherokee까지는 36마일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숲 터널 길을 쉬엄쉬엄 달려도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Great Smoky Mountain을 내려와 Oconaluftee Visitor Center를 지나면 Blue Ridge Parkway 남쪽 입구와 이어진다. 사흘 전과 반대로 오늘은 Blue Ridge Parkway의 남쪽 입구인 469 Milepost로 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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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입구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모습의 안내판이 남쪽 입구에도 서 있다>
Blue Ridge Parkway는 고도도 높은 데다가 오늘은 다행히 날씨가 맑아 Overlook 마다 다른 농담으로 겹겹이 쌓여 굽이치는 능선들의 향연을 볼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050A504D08AEDA37)
<해발고도 5250피트의 Mile High Overlook>
Heintooga Overlook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를 참고하여 전망이 뛰어나다는 Heintooga Overlook에 들르기로 하고, 오던 길을 벗어나 벗어나 Balsam Mountain을 향해 한참을 달려도 Heintooga Overlook은 어디에 있는지 나타나지 않는다. 주차장에 도착해 주변을 살펴보니 'Heintooga Trail'이 눈에 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1005474D08AEEE05)
<Heintooga Trail은 호젓한 숲 길이 계속 이어진다>
곧게 뻗은 나무들로 울창한 오솔길은 푹신푹신하여 발걸음도 가볍고 숲 향기도 싱그럽다. 그러나 Heintooga Overlook은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안내판에도 'Heintooga Trail'이라고 씌여 있었지 'Heintooga Overlook'은 아니었다.
마침 점심식사 시간을 알리는 신체 시계의 아우성으로 호젓한 숲 길을 빠져 나왔다.
부근 Picnic Area에서 도시락을 먹고 차를 돌려 나오면서 보니 'Heintooga Overlook' 안내판이 서 있는 조그만 비포장 길이 있다. 드디어 우리가 목적한 곳을 발견했건만 울퉁불퉁 비포장 길이 불안하기만 한 깐돌아빠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과감히 차를 돌린다.
Waterrock Knob (Milepost 451)
Waterrock Knob은 Great Smoky Mountain, Pisgah Ridge, Nantahala 같은 Appalachian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주요 산들의 아름다운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Waterrock Knob이라는 이름은 'Camp Rock' 언덕 위에 있는 샘에서 유래한 것으로, 수 세대에 걸쳐 탐험가와 사냥꾼, 벌목꾼들의 휴식처가 되었다고 한다.
Visitor Center가 있는 이 곳 주차장에서 Waterrock Knob Trail을 따라 0.2마일 떨어진 곳에는 Pedestrian Overlook이, 0.5마일 올라가면 Waterrock Knob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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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Pedestrian Overlook까지는 올라가기 쉽도록 보도가 만들어져 있다>
Pedestrian Overlook을 지나면 꼬불꼬불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대부분 슬리퍼 차림인 관광객들은 Overlook에서 되돌아간다. 우리는 올라갈수록 시야가 넓어지는 경치를 즐기며 천천히 Waterrock Knob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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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다해가는 나무들 조차 푸른 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 준다>
길게 뻗은 산등성이들을 감상하며 정상에 올랐으나 샘의 자취를 찾을 수가 없다. 길을 잘 못 들었는지 몰라 좌우를 살펴보아도 길은 하나 밖에 없었고 또 여기가 막다른 곳이니 제대로 온 것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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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rock Knob 정상에 오르다>
높은 곳에 서니 블루리지 산맥들과 그 산등성이를 타고 가는 Blue Ridge Parkway가 저만치 내려다보인다. 저 길들이 우리가 방금 지나온 길이며 앞으로 지나가게 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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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04CE3484D08AF5B0B)
<산등성이를 타고 가는 Blue Ridge Parkway>
트레일을 마치고 Visitor Center에 들러 드디아 깐돌이는 기대하던 Junior Ranger가 되었다.
사흘 전 Hampback Rocks Visitor Center에서 받은 Sheet를 완성하고 받은 스티커 1장에, Jumes River Visitor Center에서 Peaks of Otters 몫까지 받은 2장의 Sheet를 완성해 놓은 것을 제출하고, 다시 이 곳에서 1장을 받아 완성하니 모두 4장. 뱃지와 패치를 모두 받을 자격을 갖추었다.
Ranger 아줌마는 깐돌이가 제출한 Sheet를 답안지와 비교하며 꼼꼼히 체크하고 나서야 스티커를 붙여 주시고, 큰소리로 선서를 마친 다음 직접 뱃지를 달아주셨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자 Ranger는 꼭 다시 들러 나머지 구간을 완주하여 스티커를 모두 모아보라고 하신다. 가을에 다시 들를 예정이라고 하니 야생화가 만발하는 이른 봄이 더 좋다며 각각의 야생화가 피는 시기가 적힌 카렌다를 주신다. 깐돌아, 너는 이 다음에 커서 봄이 되면 야생화를 보러 찾아오려무나. 내친 김에 Appalachian Trail을 완주해 보는 것도 좋겠지.
마음 같아선 계속해서 Blue Ridge Parkway를 타고 올라가 사흘 전 우리가 빠져 나왔던 Peaks of Otters까지 완주하고 싶지만 단풍이 드는 가을에 다시 찾아오기로 하고 집으로 향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고속도로를 달려 어느새 주위에 온통 Georgia 번호판을 단 자동차들을 만나니 무척이나 반갑다.
드디어 집 떠난지 18일 만에 3,650여 마일을 달려 동부 지역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서부여행에 비해 계획이나 준비물이나 마음가짐까지 모두 여러모로 미비한 채 떠났던 동부여행이었으나 큰 어려움 없이 무사히 다녀와서 다행스럽다.
미국 정치의 중심지인 Washington D.C.와 경제의 중심지인 New York, 그리고 그들의 역사가 보존되어 있는 Boston과 Philadelphia를 돌아보는 도시여행은 힘들었지만 우리가 잠시 머무르고 있는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산교육의 현장이었다. 웅장하고 거침없는 Niagara Falls은 자연의 위대함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Skyline Drive를 거쳐 Blue Ridge Parkway와 Great Smoky Mountain을 돌아보며 자연 속에 심취하였다.
미국의 서부와 동부를 돌아보고 나니 어느덧 여름방학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여름방학 동안 몸을 추스르고 마음가짐을 다잡아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