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나눔 사역 후기~~~
최근 한 형제의 소식을 수 십년 만에 들으면서 마음이 복잡미묘해졌습니다.
교육전도사로 개척교회를 섬기던 시절, 교회학교 교사로 열심히 봉사하던 형제가 뒤늦게 결혼한다는 반가운 전언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결혼식 날짜도 주일이지만, 처가쪽이 독실한 불교 집안이라는 말에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음을 알아감과 더불어 인생살이 자체가 어떤점에서는 새옹지마 같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요즘 유튜브를 통하여 어느 첼로피아 분의 첼로 연주 듣는 재미에 들렸습니다.
연주자분의 실력도 대단하지만, 연주자 자녀들의 천진난만한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영상에 담겨 있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더욱 좋습니다.
더욱 제게 울림을 주는 것은 영상 댓글들 가운데 손주들을 남겨 두고 아들이나 딸이 귀천을 했다는 시린 사연들입니다.
흔히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은 차례가 없다는 것을 이론으로는 알지만, 주변에서 경험하는 분들을 대하면 오묘한 인생살이임을 체득함과 동시에 남겨진 자로서의 사명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구약성경 이사야서를 보게 되면 하나님의 일하심의 방법 중에는, 이방 왕 고레스를 나의 목자라고 칭하며, 그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감동시키셔서 예루살렘 성전 재건과 포로 귀환을 진행 시키십니다.(사44:28, 에스라 1장)
목회자로 살아가면서 배우는 것 역시 하나님께서는 인생에게 내일을 모르게 하신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그저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성심껏 할수 있는 일을 감당해 나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목회자 13가정들에 쌀 나눔 사역 진행 후 글을 올리며 크론 병으로 투병중인 원 목사님 근황을 잠깐 언급했었습니다.
그러자 어느 분이 5만원을 지음교회로 보내 주길 원하며“적은 거지만 크론으로 주사 맞으시는데 도움이 될까하구 보냅니다.”라는 사연과 함께 송금해 오셨습니다.
또 어느 갈말 가족분은 10만원을 보내 주셔서 한 가정에 양구쌀 20키로와 찹쌀 10키로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쌀 나눔 수혜를 받으신 어느 사모님께서 장문의 글을 보내오셨습니다. 글 속에는 이중직 목회자들의 고뇌가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 목사님 늦은 시간에 카톡드려 죄송해요. 뜻밖의 큰 선물을 받게 되어 한편으로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 보내주신 선물을 저희 가정에서 받아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또한 신실하게 주의 길을 가고 싶었는데~ 사실 너무 절실하게 주를 위해 살고 싶었는데 간절한 마음의 소원처럼 계획처럼 갈 수가 없어서요~
여러가지 많은 상황과 사정으로 오로지 헌신할 수도 사명을 감당할 수도 없었어요
이 순간에도 마음에 눈물이 흐르는 듯해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다시 주의 일만 할 수 있게 되는 그날을 기대하며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요
목사님 너무 염치없고 죄송하지만 혹시나 생각나시면 저희교회와 남편 목사 위해 기도 부탁드려요.
늘 강건하시고 목사님의 귀한 사역을 위해 부족하지만 저도 기도할게요.
또한 언젠가 꼭 저도 동참할게요.
보내 주신 맛있는 양구 쌀은 주일에 성도님들과 밥 지어 맛있게 먹겠습니다
아마 꿀맛일 거예요~~ 감사 감사드려요. 목사님 >
자녀가 셋인 사모님 가정은 수도권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개척하신 40대 목회자 가정입니다. 교회 운영비와 자녀들 교육비로 소요되는 물질이 만만하지 않는 현실이기에 오랜 기도와 고뇌 끝에 사모가 일을 하고 있다 합니다.
맞벌이가 당연시 되는 현 세태이지만 목회자 이중직 문제는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해묵은 존재론적인 질문인“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먹느냐?”와 상통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일과 목회를 병행할 수 밖에 없는 목회자들의 깊은 고뇌가 바로 무엇을 위한 일이고, 지금 내가 바르게 가고 있는가 라는 근원적 물음 때문입니다.
언젠가 목회와 신학에서 이중직 문제를 집중 취재 보도한 기사에 의하면 일과 목회를 병행하고 있는 대다수 목회자들은 자기 정체성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게 된다 합니다.
혹자는 쉽게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자립이 불가능한 개척교회들은 정리해야 한다고~~ 그러나 냉정하게 살펴보면 오늘날의 조직 교회들에 등록하는 교우들 가운데 정말 신앙에 초보들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대부분 개척교회를 통하여 최소한의 신앙 기초를 쌓으면 여건이 좋은 교회로 수평 이동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임을 부인할 이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도 조직 교회들은 자립대상 교회들의 우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우기는 입장입니다.
개척교회 사모로써, 세 아이의 엄마로써, 또한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분주하게 살아내는 어느 사모님의 답글이 가슴 한 켠을 시리게 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