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대답 없는 아이들, 사람과 눈조차 마주치지 않은 채 조용히 혼자 놀기를 즐기는 아이들, 매일 왔던 길만 고집하는 아이들, 부모에게조차 애정 표현을 하지 않는 아이들.
우리는 이런 아이들을 “스스로 세상과의 문을 닫은 자폐아”라고 부른다 .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자폐아동들이 의도적으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게 애정 및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다고 생각한다.
때론 정신질환으로 인식돼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하고 자폐증 발병의 원인이 부모와의 애정결핍에서 온다는 학설로 인해 많은 자폐아동들의 부모들이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자폐증에 대해 과학적으로 밝히고 고정관념에 반기를 드는 ‘자폐증은 없다’가 출판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과감히 ‘자폐증은 없다’라고 선언하는 특수치료교육 분야의 신지식인인 저자 정인태(한국성서대)교수는 오랜 임상 결과 정신과 뇌와 신체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영향을 준다는 정신뇌신체일원론(MBPA)을 정립하고 이 이론을 통해 자폐아동들은 정신과 뇌, 신체의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발달이 지체되고 있는 상태이며 발달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가면 자폐아동들도 발달이 진행된다고 주장한다.
실제 정인태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한국발달활동과학임상연구소에서는 자폐, 발달장애, 언어장애 아동들이 다양한 신체 활동을 통해 발달이 진전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눈맞춤도 안되고 불러도 쳐다보지 않는 데다 다른 아이들보다 발달이 늦어 지난 3월 임상연구소를 찾은 김인호(가명, 3세)군의 어머니 김모(32, 서울시 성북구)씨는 “이제 눈맞춤도 되고 인호야 부르면 쳐다보고 앞으로 뛰어가다가도 다시 돌아온다. 엄마, 아빠 등의 말을 시작해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연구소를 찾을 때만 해도 괴성을 지르며 뛰어다니던 이진휘(가명, 5세)군의 어머니 백모(36, 서울시 성북구)씨도 “요즘은 진휘가 노래도 부르고 누나하고 잘 놀뿐더러 놀이터에서 또래 아이들이나 형들에게 관심을 보일 정도로 좋아졌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인태 교수는 “자폐증이란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 자폐증이라 불리는 아동들은 의도적으로 눈 맞춤을 피하거나 부모에게 애정 표현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뇌의 발달이 지체돼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과 뇌를 발달시키는 활동들을 전개하면 아이들은 발달이 진행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발달활동과학임상연구소는 ‘자폐증은 없다’ 출판기념회를 오는 8월 2일 오후 7시 임상연구소(서울시 도봉구 창동 소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