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Lee 의 좌충우돌 베트남 일기, 하노이 방문기
하노이와 호치민, 호치민이 열심히 벌면 하노이가 다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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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오로 홈페이지 오로광장 게시판에 지난 4월 9일 올라온 이강욱 8단의 '베트남 통신'을 소개해 드립니다. 원본 게시글의 사진 위치 등을 편집하였습니다. 이강욱 8단은 바둑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에서 바둑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 ○● 하노이(북)와 호치민(남) 베트남의 북과 남을 대표하는 양대 도시다. 우리나라처럼 오랜 전쟁 끝에 한 나라로 통일되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일까? 같은 나라지만 모든 부분에서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 지리적으로도 남과 북의 끝자락에 있고, 비행기로 2시간 거리다. 마치 2개의 서로 다른 나라인 것 같다. 전쟁에서 승리하여 통일을 이루어 낸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이자 모든 정책이 결정되는 행정도시다. 그에 반해 자유경제 체제속에 일찍이 개방되어 서구문명, 외국계 기업 등이 많이 진출해 있는 호치민은 대표적인 경제 도시이다. 그래서인지 하노이에서는 볼 수 없는 외국계 커피전문점 등이 호치민에는 많이 진출해 있다.이렇듯 상반된 특징을 갖고 있는 베트남의 거대한 두 도시이다 보니 라이벌 의식이 상당하여 서로 좋지 않은 감정들을 갖고 있는듯 하다. 실예로 외국에 유학 가 있는 베트남 학생들 조차도 한 나라사람이면서 하노이, 호치민 출신 지역에 따라 달리 어울린다니 우리의 남북관계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호치민시 많은 땅들의 주인은 하노이 사람들이고 호치민시 최고 부자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 역시 대부분 하노이 사람들이라고 한다. 우리 교민 분들 말씀이 "호치민이 열심히 돈 벌면 하노이에서 다 가져간다." 라고 하실 정도니까. ○● 두 도시의 기후... 현재 내가 생활하고 있는 호치민은 내 느낌으론 1년 내내 무더위지만 현지인은 다르다. 그들만이 느낄 수 있는 계절의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아주 더운 여름, 조금 더운 여름정도로 나누기도 미안(?)한데 지난 11월~1월은 호치민 사람들의 표현을 빌자면 겨울이란다. 밤이 되면 제법 쌀쌀한(?) 날씨에 시원함을 느끼며 긴팔을 챙겨 입곤 했는데 온도계를 확인해보면 26~28도다. (^^;; 상상이 되시는지요?) 한번은 바둑 학생들과 식사시간 담소 중 날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 학생이 "날씨가 너무 추워졌다. 겨울이니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고 말해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최저기온 26~28도의 겨울이라니. 크. 호치민은 크게 건기(11월~5월)와 우기(6월~12월)로 나누어진다. 마침 우기에 접어들 무렵 이곳에 도착했던 내가 제일 놀랐던 건 하루에 한번 쏟아지는 비였다. 한국에선 상상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양의 비가 마치 우박 쏟아지듯 내린다. 지대가 낮거나 배수 시설이 좋지 않은 동네는 어김없이 물에 잠겨 버린다. 아침엔 해가 쨍쨍!! 전혀 비가 올 거 같지 않은 날씨에도 하루에 한번은 꼭 쏟아지곤 했던 그때가 바로 호치민의 우기였다. 비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나로선 큰 고역 이였다. 그래서 바깥출입을 자제했다나 뭐라나. 건기가 현재 진행 중인 요즘은 정말 물 한방울 하나 보기 힘들다. -비를 싫어하는 나로선 요즘만 같았음 한다. - 건조함은 크게 못 느끼지만 먼지가 많이 난다. 다가올 4~5월에는 건기와 함께 어마어마한 무더위가 찾아온다는데 내심 걱정이다. 지금보다도 더 더워진다니... (약 2주 만인가? 글을 쓰는 지금 비가 잠깐 왔다.) 북쪽의 하노이는 한국 같진 않지만 제법 뚜렷한(?) 4계절이 있단다. '뚜렷한 4계절'은 베트남 현지 사람의 표현을 빌었다. 지난 1월 하노이 방문을 통해 베트남의 겨울을 느낄 수 있었다. 영상 5~10도 정도의 온도다. 습도와 바람 탓인지 한국 사람인 내게도 제법 춥게 느껴졌다. (호치민에서 살다보니 호치민 사람이 된 건가? 호치민 학생들은 날씨가 추워서 동사하는 사람도 있다며 하노이 방문을 극구 만류하기도 했다. 크) 베트남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파카, 귀마개, 털모자 등등..., 1월의 하노이에서는 필수품이었다 이런 기후 차이 탓일까? 두 도시 사람들의 생김새도 큰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동남아' 하면 우선 까무잡잡한 피부, 쌍꺼풀진 큰 눈, 뭉뚝한 코 등, 이런 모습들을 많이 떠올리곤 하지만, 북베트남의 하노이 사람들은 '여기가 동남아가 맞아? '할 정도로 피부가 굉장히 하얗고 이목구비 또한 뚜렷하다. 중국과 가까이 있어서인지 얼굴이 중국 사람과 흡사하다. 남쪽의 호치민 사람들은 한마디로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계시는 대로 - '동남아' 사람답다.^^ ○● 하얀 피부는 미의 상징 베트남 여성들이 극도로 싫어하고 피하는 것이 피부의 자외선 노출이다. 푹푹 찌는 날씨에도 긴 팔 옷은 기본이요, 마스크, 팔 토시 등등 가릴 수 있는 한 최대한 가리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길거리를 걸을 때에도 최대한 손으로 해를 가리고, 길에 서있을 때에는 나무 밑 그늘로 피하는 베트남 여성들이다. - 신기하게도 베트남 사람들은 걷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아무리 가까워도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오죽하면 베트남 길거리에서 걸어 다니는 사람은 외국인이 아니면 미친 사람으로 분류 할 정도란다. 인도, 차도 구분 또한 모호하여 위험하기도 하다. 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베트남에서는 하얀 피부가 미의 상징이라니 이해를 해야겠지. 그래서 그런가?? 하얀 피부의 하노이 여성들, 정말 아름다웠다. ○● 이강욱의 인사 그간 활동이 뜸했던 점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한달정도 한국으로 휴가도 다녀오고 이래저래 바빴다는 핑계로 치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번글에는 주로 하노이 사진들을 많이 올렸습니다. 사진 실력이 부족해 하노이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담아내지 못해 아쉽기도 하고,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이해해 주세요. 다음에는 이번글에 빠져있는 바둑이야기, 지난 1월 하노이 방문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던 하노이와 호치민의 바둑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 [글 이강욱 | 베트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