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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몇일전 창원까지 따라가 신부화장 모델을 해주고 일당으로 커다란 수박 한통과 양파 한 봉지 그리고 안개꽃에 소장미 한다발을 넣은 꽃다발을 받았다 수박은 네쪽으로 나누워 위 아래 옆집으로 양파와 더불어 나누어주고 꽃다발은 욕심을 내여 혼자 갖기로 했다
지난달 시아버님 회갑 잔치후 내가 가져온 양주를 담아둔 빈 통에다 꽃을 꽂았다
검은빛이 감도는 이국적인 느낌이 꽃과는 어울릴것 같지 않았던
양주통과 붉은 소장미와 흰 안개꽃이 어울어져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미는 물을 많이 담아주어야 수명이 길다"는 친절한 꽃집 아줌마의 말이 생각나 아주 가득 물을 채워서 문갑위에 올려놓은 것인데 하나 둘 뽀얀 안개속에서 피여 나는 소장미의 빨알간 웃음꽃이 얼마나 화사하고 아름다운지 그리고 은은하게 콧 끝을 자극하는 그 향기는 무미건조한 아줌마의 가슴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평소 꽃에는 별 관심이 없는 남편의 눈길도 화병에 자꾸 멈추는걸 보면 정말 아름다운 한폭의 정물임이 분명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화사함 속에서 막연히 스며나는 그리움과 알 수 없는 슬픔이 피어나는게 아닌가!
무엇 때문일까...?
그래 어쩌면... 아마도 지난날 너무도 가난해서 그래서 행복한 아픔을 알았던 그 시절 생각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구 평리동 시장통 안에 오라비의 학원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곳보다 좋은 위치의 장소도 많았지만 우리들 형편으론 그곳이 적당하였으므로 그곳에 우리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그림 그리는 오라비와 그 아래 또 다른 오라비 막내동생과 그리고 나 이렇게 네 사람이 학원의 일부를 나무 화판으로 칸막이를 하고 방이라 이름 짓고 그 방을 다시 12폭짜리 병풍으로 둘로 나누어 홍일점인 나를위해 반을 잘라주고 나머지 반은 남자 셋의 방이 되었다
승가대 방학이면 찾아오시는 오라비 친구 아직은 스님이란 호칭이 어색하기만한 스님 오라비께 반 협박으로 밀집모자를 얻어서 30촉 전구를 달아 등을 만들고 내가 다니던 화랑에서 커다란 책상을 얻어다가 이불을 깔고 아주 그럴듯해 보이는 침대도 만들었다 속 모르는 학원생들은 침대라는걸 의심치 않았다 춥기로 유명한 그 혹독한 대구의 겨울을 우리는 콘크리트 바닥위에 놓인 철책상 위에 이불하나 덮고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나야만 했었다 가끔씩 수강비가 밀리는 달에는 쌀이 떨어져 라면으로 배를 채우던 날이 더 많았던 기억과 하루도 건너지않고 찾아오는 손님 접대로 내 놓은 찬은 항상 웃음 한접시에 김치가 전부였다 어쩌다 꽁치통조림에다 두부를 넣고 김치찌개를 끓이는 날이면 황후의 밥상이 부럽지않았다
비록 우리는 그렇게 살았지만 우리 화실 정물대 위엔 생화가 떨어지는 날은 없었다 쌀이 없었던 날은 수 없이 많았지만 우리 화실 구석자리에 놓인 정물대 위엔 언제나 화사한 꽃의 웃음이 피어나고 음악이 있고 시를 사랑하고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가난했지만 늘 행복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이 지금도 난 자주 그리워진다 그때 생겨난 버릇하나 월급날이면 어김없이 꽃을든 남자에서 꽃을든 여자가 되어 돌아오는길 한손엔 시집도 한권 함께 따라오곤 했었다
10년이 훌쩍지난 지금에도 나는 꽃집을 지나치지못하고 서점을 지나오지 못한다
오늘은 오라비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어쩌면 지금도 정물대 앞에서 붓을 움직이다 나와 같은 그리움에 젖어있을지도 모르는 나의 오라비에게....
....................................................................................................................... 얼마전 대구 전시장에서 10호짜리 그림 한점을 품어왔습니다
어느 손님이 값을 물어왔지요 제가 "이백만원요" 그랬더니 동그란 눈으로
"요~따만한 그림이 뭐 그리 비싸" 그래서 제가 또 답했습니다 "사모님 손가방은 더 작은데
그따만큼 비싸잖아욧" 하고 웃었습니다 또 어느분은 그림이 좋아서 보고 또 보고 돌아가실때
또 그 그림앞에 오래 서성이다 가시더라구요 사람들에겐 다 저마다의 잣대질이 있나봅니다
늘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고있는 수선화지만 가난한 작가분들의 초대엔 늘 응하게되고 무리해서
작품들을 품어오게 됩니다 그래야 그분들의 작품활동이 계속 이여갈 수 있으니까요
오래전 제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반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산업체고등학교 준비할때
제 오라비가 그무렵 갓 대학생이되었는데 미술대전에 특선한 작품을 팔아서 등록비에 보태라고
전액을 보낸적이 있습니다 그 그림은 오랫동안 대구 영남대학병원 로비에 걸려있었구요
소망이 있다면 언젠가는 그 그림을 꼭 제가 품어오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라비 작품이라 그림속 사람이 늘 수선화를 닮아있는 이유기도 하구요
- 독로국에 사는 수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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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끝에 사는 예쁜 동생에게
수상한 가을날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내일을 위해 마련된 캔버스 위에 조형의 언어로 색을 칠하면 꿈은 현실이 되어 내 곁에서 보조를 맞춘다 가을은 한 편의 詩다 가을은 한 폭의 그림이다 시를 읽는 눈으로 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마음을 더듬어 내야 겠다 가을 저물녘은 학창시절"그집 앞" 가곡의 우수처럼 어스럼을 술렁이게 한다 가을 밤은 명상으로 내면을 넓혀야겠다
건강해라
_그림그리는 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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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님은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지난번 병원 이야기 들었는데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별일 없으시지요 ?
그랬네요!~~여기에 여러번 와서봤으면서....댓글도 안달고...ㅎㅎㅎ
이렇게 삽니다...당연히 댓글을 썼으리라 여겼었는데...ㅎㅎ
저는 다녀가신거 다 봤는데요
워떻게 아냐구요
관심법으로 다 보이니까욧...ㅎㅎㅎ
그래도 500원요
ㅎㅎ500원 드리러가려면 차비도 만만치않겠는걸요!~~ㅎㅎ
그림에 문외한이지만....저, 그림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림에 넘 마음이 갑니다.~화가 오라버님을 두신 수선화님이 부럽네요.~^
오빠들 사랑을 넘치게받은 수선화님이라, 글 한땀 한땀이 사랑입니다.^
어쩜 이리 글도 모습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지....수선화님의 고운 맘에 감염되어....그리움이
열병처럼 피어올라 스르륵 힐링이되네요.~사람사는 풋풋한 냄새에 수선화님의 향기에 절어....
.아마도 이 밤을 하얗게 지새울 듯 합니다.~~수선화님 사랑함대이!!~~^^*
<추천>
낮엔 나이를 고백하게 하시더니...ㅎ...진한 밤엔 사랑의 고백을 받아내시는군요....ㅎㅎ^^
목련꽃잎을 떨어뜨리는 봄바람처럼 맘을 흔들고....
새벽이슬처럼 촉촉히 마음을 적시는 그대는....
노천명의 사슴처럼....관이 향기로운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보다....^^
수선화 그대!!~~~^^*
머물러주셨어 고맙습니다
더 많이 알아지고 실망하실까 조금은
두렵습니다 늘 말처럼 글처럼 행동하며 살려고
노력하지만 사람들의 저마다 잣대로 저울질하니
그 정확한 삶은 알 수 없습니다
저두 욕심이 생겼습니다 꼭 뵙고싶다구요
오래전 수선화였음 한번 다녀가시라 졸랐을텐데
제게 시간이 조금 주어지면 간청해서 초대하겠습니다
머물러주셨어 고맙습니다 ..... 해조님
언젠가의 만남을 고대하며..., 고운 글, 마음에 담아갑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이 공간속에 편안하게
마음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_()_
콩한쪽도 나눠먹던시절엔 정이 있었고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했지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요즘엔 물질만능시대지만 친혈육을 몰라보고 사는 더러운 세태가 흐르고 있는 이건 뭘까요
위의 글을 보면서 환경이 어려워도 아름다운 영혼만은 무궁하고 찐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진흙탕물에 박혀쓰러질지라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맑고 고운 심성과 따스한 가슴만은
털끝하나 건드릴수 없답니다
아름다운 영혼만은
그래도 전 어린날 이런 교감하는 추억있어 요즘도 잘 지냅니다
이런 저런 일들 도우며 살아갑니다 그래도 많아서 늘 고맙고 행복합니다 ^^~
좋은게시물 감사합니다^^.ㅎ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