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화창한 날씨를 참을 수가 없어서 아내와 어승생악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본 어승생이 오름,
도내에서 가장 큰 화산체를 가졌다는 오름답게 널찍한 아랫도리가 무척 안정감을 줍니다.
한라산 쪽으로 돌아보면 잘생긴 족은 두레왓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사제비 동산과 가운데 민대가리 오름이멋진 Y자를 만들어 냅니다.
바로 그 아래에 Y계곡이 숨어 있지요 ㅎㅎㅎ
한라산의 얼굴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저는 어승생이를 소개합니다.
봄에는 봄대로, 여름에는 신록, 가을엔 단풍, 겨울에는 또 하얗게 변한 설산의 모습으로
코앞에 다가와 서있는 그 위용과 위엄을 말로 다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이죠.
엊그제 비가 3~400mm 왔다더니 어승생이 정상 분화구에도 물이 고였습니다.
정상에 산정호수를 가지고 있는 오름으로도 분류되는 어승생이지만 평소 하찮은 물의 양으로
사라오름이나 물장오리처럼 크게 대접받지는 못하는 실정입니다.
분화구 너머로 노꼬메 형제와 발이오름 형제가 사이좋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돌리니 삼형제와 한대오름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이 삼형제 오름에 대비해서 한라산 정상에 있는 삼형제 오름이란 뜻으로 웃세오름이라 한다니
아내는 '아, 그러냐고.... 처음 듣는 소리'라고 감동을 합니다.
올때마다 반복해서 하는 소리라고, 벌써 여러 번째라고 해도 생전 처음이라고 박박 우깁니다. ㅎㅎㅎ
어느 관광객 사진 한장 부탁한다 해서 찍어 드렸더니 자기도 찍어 주겠답니다.
그러면서 무지 잘 찍었노라, 작품사진이라며 너스레를 떨며 갑니다.
아내는 '저렇게 사람이 좋아야 한다' 며 나보고 좀 배우라 합니다 ㅎㅎㅎ 영 생겨 먹은 걸 어떵 헐거라게 ㅋ
단풍은 푸르러도 이쁘네요...
이렇게 살다 초록이 지치면 단풍 든다지요?
단풍의 터진 틈 사이로 푸르른 하늘이 빼꼼히 보이는데, 가슴이 시립니다.
사람들은 이걸 감동이라고 하던데....
어승생악으로는 조금 모자란듯 하여 계곡을 타고 조금 더 걸었습니다.
평소 사진 찍기를 누구보다도 싫어 하던 아내가 한번씩 포즈를 잡네요.
나이 들어감인지, 모든걸 내려 놓은 달관함인지, 나쁘지 않습니다.
하늘이 참 이쁩니다.
족은 두레왓...우리는 어릴 때 186오름이라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보는 어승생이 오름, 큼지막한 풍채답게 무엇이라도 다 받아줄 것같은 넉넉함이 있어 좋습니다.
오름 중에 오름, 어승생이를 사랑합니다.
첫댓글 세세한 설명이 푸짐해서?
좋습니다....^^
심심허진 않죠? ㅎㅎㅎㅎ
너무 좋네요 ^^와우~~사모님 너무 예뻐요
내가 더 멋진걸 ㅋㅋㅋㅋ
보기도 너무 부럽슴다~~~
고맙슴돠....하간디 곰취도 보이고 좋아십디다 ㅎㅎㅎ
어디서 자주 보던 얼굴.
자주 출연해 주세요.
ㅋ 감독 마음인디요 ㅎㅎㅎ
좋네요~~~부러워라~~~^
젊은 아가씨가 노인네를 부러워하다니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