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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자형 개발, 서울의 지도가 바뀐다
"마트한 강북 개발을 촉진한다.”
지난 4월 3일 건설교통부가 배포한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대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3월 30일 발표된 ‘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 대책’은 개발부담금 부과를 통한 개발이익 환수 및 안전진단 강화 등을 통한 재건축 규제, 주택담보대출 관리강화에 의한 주택금융 규제와 더불어, 중장기적 대책으로 강북 개발 촉진을 3대 축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강북 개발 촉진을 위해 곧바로 4·3 재개발 촉진대책을 내놓음으로써, 강북 개발을 통한 강남 집값 잡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북 개발해 강남 집값 잡는다
4·3 대책은 기본적으로 낙후된 강북 기존 구시가지의 광역적 재정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30일 제정된 도시재정비특별법에 대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 안이다.
하지만 이 조치의 정책 목표는 보도자료 제목에서 보듯이, 뉴타운사업을 비롯한 강북 개발 촉진을 겨냥하고 있다.
도시재정비특별법이 제정된 것 자체가, 서울시가 작년 6월 기존 법 체계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한 뉴타운 특별법 제정을 건의, 여야 정치권이 이를 수용한 것이며, 오는 7월부터 시행 예정인 이 법의 시행령과 규칙을 이번에 정부가 입법 예고한 것이다.
이 특별법 및 시행령의 골자는 표(p20)와 같다.
건교부 관계자는 “본 특별법 및 시행령이 시행되면, 강북 등 낙후된 구시가지의 재개발 등, 1만평 내외의 소규모 정비사업을 최소 15만평 이상 광역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됨으로써,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강남·북 등 신·구시가지의 주거환경격차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강북지역 2∼3개를 포함, 전국에 3∼5개 시범지구를 지정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 시범사업의 가장 유력한 대상 0순위가 바로 강북의 뉴타운지구다.
뉴타운 사업은 서울의 균형발전을 목표로 하는 이명박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시작된 것이다. 서울 균형발전사업은 낡고 오래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뉴타운 개발사업과, 부도심 재활성화를 통해 도시의 공간구조를 다핵화로 개편하는 균형발전촉진지구 사업으로 나뉜다.
강병호 서울시 뉴타운총괄반장은 “강남·북간 불균형이 심해진 원인은 강남의 경우, 계획적인 도시개발로 각종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반면, 강북은 구도심 구릉지에 자연발생적으로 발전해 인프라가 불충분하다. 기존 민간 주도 재개발은 소규모이고 공공기반시설 개념이 없이 주택중심으로만 추진돼 난개발을 초래하곤 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 충분한 도시기반시설을 포함한 생활권 단위의 광역적 도심 재정비사업이 뉴타운”이라고 설명했다.
뉴타운은 서울의 지역간 격차 해소, 난개발 방지, 주택문제 해결, 교육환경 격차 해소,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 효과 등을 목표로 하며 주거중심형 타운, 도심형 타운, 신시가지형 타운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뉴타운은 도시관리 원칙에 충실한 정비, 기능복합형 개발, 사회통합형 개발, 친환경적 개발 및 미래형 도시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원칙으로 한다.
은평 뉴타운
아현 뉴타운
용산민족공원
왕십리 뉴타운
뚝섬 서울숲
길음 뉴타운 |
2012년 강북, 21C형 주거환경공간 탈바꿈
지난 2002년 10월 1차로 은평지구, 길음지구 및 왕십리지구가 시범 뉴타운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03년 11월 12개 2차 뉴타운이 지정됐다. 교남, 한남, 전농·답십리, 중화, 미아, 가좌, 아현, 신정, 방화, 영등포, 노량진 및 천호 뉴타운이 그것이다. 이어 지난해 3차로 이문·휘경, 장위, 상계, 수색·증산, 북아현, 시흥, 신길, 흑석, 신림, 거여·마천 뉴타운이 추가됐다.
1차 시범 뉴타운은 상당부분 개발이 진척돼, 길음 뉴타운은 이미 일부 분양이 시작됐고, 은평 뉴타운은 금년 중 분양계획이다. 특히 은평 뉴타운은 최첨단 유비쿼터스 환경의 ‘u-시티’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편 균형발전촉진지구는 1차로 청량리, 미아, 홍제, 합정, 가리봉지구가, 2차로는 구의·자양, 망우, 천호·성내지구가 각각 지정돼 있다.
서울시는 이 지역균형 발전사업을 통해 강북을 오는 2012년, 경쟁력을 갖춘 21C형 주거환경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강북의 지역특성을 살린 다양한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쇼핑·문화활동 등 모든 도시생활을 지역 내에서 해결하면서, 지역별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 뉴타운사업과 별도로, 서울시는 2005년 말 완료된 ‘서울 동북부지역 종합발전구상’과, 현재 진행중인 용산 미군기지 주변 합리적 관리방안을 토대로, 최근 강북지역 업그레이드 개발전략인 ‘U-Turn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U-Turn 프로젝트는 강남과 인접한 강북지역에 용산민족공원, 뚝섬 서울숲 등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고, 그 주변을 강남 주택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주거지역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용산·뚝섬, 강남 대체·강북발전의 거점
‘돌아오는 강북’을 모토로, 용산민족공원 주변과 서울숲 주변 뚝섬 일대를 강남 대체 및 강북발전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친환경적 주택물량을 다량 공급해 강남의 주택 수요를 흡수하고, 그 파급효과를 은평·도봉 등 여타 강북지역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뉴타운사업과 연계, 거점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강북을 전체적으로 U자 형으로 개발하는, 친환경적 강북 업그레이드 전략인 셈이다.
특히 강남 대체 효과를 위해 수준 높은 중대형 주택공급 확대와 아울러, 교육지원조례를 제정하여 강남 못지 않은 교육환경조성을 지원하고,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 사립고를 설립하여, 강남북간 교육격차를 해소할 방침.
서울시는 “강남의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공급적 측면에서 강남의 주거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중대형 주택공급 부족이 주요 요인”이라며 “서울시의 강남 대체 주택공급 계획을 미리 공표, 강남으로 몰리는 아파트 수요를 억제함으로써, 강남 주택가격을 조기에 안정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이 개발전략 공개의 취지를 밝혔다.
Interview | 강병호 서울시 뉴타운총괄반장 “뉴타운에 자립형 사립고 3곳 유치” “기존 뉴타운 사업은 법 규정이 미비한 상태에서 서울시 조례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과 절차가 중복되고 혼선을 빚기도 했었다. 작년 말 국회에서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이번에 시행령이 마련됨에 따라, 광역적 강북개발의 법적 근거가 확충돼 다행스럽다.” 서울시의 뉴타운 개발사업을 총괄 기획하고 있는 강병호 뉴타운총괄반장은 정부의 이번 조치를 누구보다 반겼다. 원래 뉴타운 사업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공약사업인데, 재정비 특별법 및 시행령 마련으로 누가 차기 시장이 되든 지속될 법정사업이 되어,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확보됐다는 것. 또 도정법과 중복됐던 법규가 단일화돼, 사업절차 및 서류가 한층 간편해지고 속도가 빨라지며, 금융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재개발지구 내 공공기반시설 확보를 의무화했다. 강 반장은 “강남 집값이 비싼 주원인의 하나가 교육여건 아닌가? 서울시는 강북 뉴타운지구에 자립형 사립고 3개 정도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새로 제정된 재정비특별법상에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감과 협의, 우수학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이 마련됐다.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은평 및 길음 뉴타운에 이미 부지도 확보해 놓고 있는데, 자립형 사립고 설립 희망자에 대해 이 땅을 저가에 매각 또는 50년 장기로 싸게 임대, 학교 설립시 자금부담을 대폭 덜어줄 방침이다. 오는 7월 재정비특별법이 시행되면, 34개 뉴타운지역 관할 구청들은 재정비촉진지구 승인을 요청하고, 서울시는 관련 조례 제정 및 특별회계를 설치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 뉴타운사업본부는 상반기 중으로, 그 동안의 뉴타운사업에 대한 현장경험과 노하우을 다른 도시들에게 전수하는 ‘대도시 뉴타운포럼’을 개최하는 한편, 3차 뉴타운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그 이상의 강북개발에 대한 더 큰 그림은 후임 서울시장의 몫이다.
강북의 교육여건 노원구 일대, 신흥 명문고·유명학원 밀집 부동산시장에서 강남의 경쟁력은 상당 부분 교육환경에서 비롯된다. 3·30 대책 직전에도 강남의 8학군에 대한 통·폐합 문제가 쟁점이 됐었고,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도 교육의 문제를 지적했었다. 그러나 강북지역에도 강남 못지 않게 명문고가 많고, 사교육 환경이 뛰어난 곳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지역이 노원구 일대다. 노원·도봉구를 합친 북부학군에는 올해 서울대에 10명 이상 합격시킨 대진고와 서라벌고를 비롯해 노원고·상명고·대진여고·혜성여고·정의여고·창동고 등 신흥 명문고들이 즐비하다. 또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릴 정도로 교육특구로 급부상한 노원역 인근 중계동 지역에는 학림·토피아·메가스터디 등 각종 유명학원들이 밀집해 있어 학생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중계동에는 불암·을지 등 좋은 초·중학교도 많아 부동산시장에서 학군수요에 따른 프리미엄이 상당하다. 한편 △성북학군에는 신일고·혜화여고·서울사대부고·경동고 △동부학군에는 경희고·경희여고·대광고·혜원여고 △성동학군엔 대원고·대원외고·한양여고 △서부학군은 명지고·충암고·이대부고·인창고·숭실고· 서울여고 등이 있다. 선복수지원 대상고교가 대부분인 중부학군(종로, 중, 용산구)에는 경복고·중앙고·배화여고·덕성여고·이화여고·계성여고·성동고·장충고·용산고·배문고 등 전통의 명문고들이 많다. 특히,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에는 학교설치계획을 포함, 교육감의 매수계획수립 및 자립형 사립고 등 유치 의무화 조항이 들어있어, 뉴타운지역을 중심으로 강북지역의 교육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은평, 길음, 아현뉴타운에 오는 2008년까지 자립형 사립고 3개를 설립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강남 집중 현상을 깨는 유일한 방법은 학군제 폐지가 아니라, 강북지역에 좋은 학교를 많이 유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남·북 주거환경 격차>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 : 종로구 23.4% VS 강남구 0.1%
-1인당 주거면적 : 중구 17.2㎡, 관악구 17.4㎡ VS 서초구 29.4㎡, 강남구 27.6㎡
-1인당 도로면적 : 관악구 5.0㎡ VS 서초구 12.3㎡
-차량접근 불가능 필지 : 종로구 31%, 용산구 27.5% VS 양천구 6.2%, 강남구 9.8%
-일자리(업무공간 분포비율) : 강북 도심권 1990년 31.2%에서 2004년 21%로 감소
VS 강남권 1990년 23.5%에서 2004년 31%로 증가
-정보화지수 : 도봉구 83 VS 강남구 195
-재정력지수 : 강북구 32.4 VS 강남구 197.4
■ 자료 : 건설교통부,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