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무서운,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국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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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 에콰도르 > 안데스 |
형식 |
기타 |
분류 |
관광/레저 |
아이콘 |
광장 |
작성자 |
오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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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09.19 12:57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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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무서운,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국경 (1탄)
2008년 5월 26일 (여행 4일째)
오전에 후덥지근한 이바라(Ibarra) 도시를 구경하고 점심을 먹고 뚤깐(Tulcan)행 버스를 20분이나 기다려 겨우 탔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놀랐다. 끼또(Quito)보다 북쪽에 있는 이바라(Ibarra)보다 북쪽에 있는 국경지대 뚤깐(Tulcan). 콜롬비아와 육지로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경비가 삼엄하다는 곳. 그래서 여권을 챙겨들었다.
‘묘지’밖에 볼 것이 없다고들 한 곳에 깜깜한 밤길을 달려 3시간만에 도착. 초콜릿, 빵 등을 싣고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중간에 버스에 오른 상인들한테서 사 먹은 (치즈를 바른)옥수수 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바라(Ibarra)에서 뚤깐(Tulcan)까지 가는 길의 도로사정은 우리나라만큼 좋았다. (사진)
※ 우리나라도 전라도 쪽이 개발이 덜 되어 있는 것 처럼 에콰도르도 내가 살고 있는 남쪽지방은 도로가 거의 비포장에 낭떠러지길인데, 역시 수도와 가까운 지역은 뻥뻥 뚫리는 아스팔트라서 인상깊었다. 창 밖으로 쓸데없이 카메라 셔터를 날릴 정도였다. 도로 찍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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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가 넘은 뚤깐(Tulcan)은 깜깜~했다. 버스터미널 입구에 서서 잡담을 나누던 경찰무리에게 센뜨로(centro;시내 중심)와 호텔을 물으니, 걸어서 10분거리에 $5면 호텔비로 족하다고 한다. 택시는 무조건 $1 (이 도시도 작은가 보다.) 그리고, 조심하라 했다. “꾸이다도!” (Cuidado! 조심해!) 밤에 타는 택시는 역시 무섭다. 지리도 모르고 말도 안통하는 곳이라 센뜨로 가는 길도 무서웠다. 10분이면 간다던 센뜨로는 훨씬 더 가는 것 같이 느껴졌는데 다행히 센뜨로에 들어서니 사방이 밝아 안심했다. 택시 기사는 좋은 호텔을 소개시켜 준다며 전화까지 해댔다. 결국 더블침대 3개, 1인당 무조건 $12인 곳에서 넓~게 잠을 잤다.
영수증 써 달라고 하니, 그럼 12% 이바(IVA;세금)가 붙는다고 해서 그냥 뒀는데... 우리만 비싸게 부른거 아닐까? 싶고, 창가는 시끄러우니 안 쪽 큰 방을 쓰라는 배려에도... 문이 쉽게 열려 물건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고... 등 걱정을 좀 했지만 길거리 햄버거 아줌마와의 정 있는 대화 후에는 안심이 조금 됐다. (사진) 이런 것이 여행의 묘미겠지. 이렇게 콜롬비아 냄새가 그리고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전쟁의 냄새가 조금 나는 듯한 뚤깐(Tulcan)에서의 첫날밤은 그렇게 약간의 떨림으로 끝이 났다. (1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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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7일 (여행 5일째) 쿵쿵쿵쿵! 세뇨레스(Señores!!!)!!! '누군데 아침부터 시끄럽게 해?' 계속 쿵쿵거리만 소리만 들린다. '벌써 정오가 넘었나?' 오후 1시 체크아웃 시간을 3시로 부탁해 놓았는데('공짜로'라고 꼭 확인하고!) '나가라는 건가?' 겨우 졸린 눈을 비비고 문 옆으로 가 조심스럽게 크게 물었다. '누구세요? 누구세요?' (끼엔 에스;Quien es?) 그제서야 경찰이라며 문을 열란다. 여권검사! 원래 이런 거냐고 묻자, 매일 이렇게 검사하는 것이란다. 정신없이! 다행히! 가져온 여권을 보여주고 바로 돌려받았다.
뚤깐(Tulcan)은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국경지역이다. 두 나라간의 비자문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올해(2008년) 초 두 나라간의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조심해서 여행하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분쟁의 원인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 분쟁 속에서도 콜롬비아인들이 넘어오는 일이 잦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호텔 방에서도 여권 조사를 하는 것이다.
참고로 에콰도르의 남쪽에 있는 '페루'와 에콰도르는 콜롬비아와 달리 사이가 좋다. 그래서 매주 1번씩 국경지대에 시장도 들어서고, 이 곳과는 다르게 평화로운 분위기였는데 뚤깐은 조금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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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2시간 정도 잠을 청했다. 아침 8시 무렵이었다. 추운 뚤깐(Tulcan)에서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여권 원본 없이 사본만 가져왔더라면 분명 많은 말과 오해가 오갔을 거다.
※ KOICA 단원들은 임기 동안 그 나라를 떠나 국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3주 있다. (분할 사용 가능) 그 이외에는 여권이 필요 없기 때문에 분실염려 등의 이유로 수도에 있는 현지사무소에 여권을 맡겨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생활하면서 큰 물품 구입(예를 들어 냉장고 등)등과 같은 일에 여권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사본으로 충분하다. 이번 뚤깐(Tulcan)지역 여행 이전에 사무소에서 여권을 꼭 가지고 가라고 해서 챙겨갔던 것인데, 원본을 안 가져갔으면 분명 많은 설명이 필요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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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중요한(?) 국경부터 가기로 하고 택시 2대 모두, 원래 $3.5인데 $3으로 가는거래서 할 수 없이 $3을 내고 국경으로 향했다. 멀긴 멀었다. 택시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공동지역(?)에 내려줬다. "깜비오.깜비오 (Cambio, Cambio)" 환전하라는 아저씨들이 달라붙어 좀 무섭기도 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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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흰 택시와 에콰도르의 노란 택시가 중간 지역에 많이 있었다. 페루와 에콰도르 구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기름, 과일 등 수출입하는 물건들인지 큰 트레일러 수십 개가 양 국가에서 한쪽 도로를 점령하고 서서히 통과하고 있었다. (사진 : 에콰도르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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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사진기를 빼내면 갖고 튈 것 같고, 콜롬비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Bienvenidos a Colombia)라고 써진 곳에서 사진도 찍고 싶고 해서, 결국 거의 콜롬비아 국경근처까지 가서 경찰들 근처에서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었다.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러다가 경찰들이랑 이야기도 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콜롬비아 경찰이었다. 제복 어깨에 달린 국기표시가 에콰도르랑 거의 비슷해서 못 알아봤던 것. 콜롬비아 사람이랑도 말이 통하다니! (에콰도르와 마찬가지로 콜롬비아도 스페인어를 쓰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신기하고 몇 초간 내가 자랑스러워졌다. ^^ (사진 : 콜롬비아 군인-에콰도르 국기와 비슷해서 처음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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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와의 국경이 있던 '마까라(macara)'지역에서는 보지 못했던 큰 이민국도 이곳엔 있었다. 비자를 신청하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외국인도 몇 있었다. '절대 넘어가지 말라' 사무소에서 몇 번의 당부를 받은 것도 있고, 위험하다고 들었던 곳이라 가고 싶은 마음도 사실 없었던 곳인데도, 이민국 앞에 까지 갔지만 콜롬비아로 못 간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사진 : 이민국-페루쪽 국경보다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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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뚤깐(Tulcan) 시내로 돌아가는 택시는 많았다. 중간지점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i (관광안내소) 푯말이 있길래 한참을 걸어 눈에 띄지도 않는 안내사무소를 겨우 찾아 뚤깐(Tulcan)의 '작은 엽서'를 받고 다시 택시를 탔다. 비가 내린다. 국경지역이라 좀 긴장했었는데 비까지 오니, 몸이 더 줄어드는 것 같다.
1. 국경지대의 식당: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중간지점에 식당이 하나 있어서 아침을 먹어봤는데 에콰도르 평소 식단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닭 또는 돼지고기. 대신 내 '커피'를 위한 '설탕'이 콜롬비아 산이라 1개만 커피에 넣고 1개는 챙겼다. 기념품!
2. 뚤깐(Tulcan)의 국경지역에 있던 관광안내소는 시청의 출장건물 같은 건물에 사무실을 하나 두고 있었다. 담당자가 휴가를 갔다고 전시되어 있던 안내 자료와 엽서를 못 가져가게 하길래 '나도 시청 관광과에 근무하는데, 이런 자료들은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니 가져가고 싶다'고 명함을 보여주며 졸랐다. 이럴 땐 어설픈 스페인어도, 내 맘대로 만든 명함도 유용하다^^ 결국 뚤깐의 귀여운 엽서와 안내지도 등을 챙겨올 수 있었다. - 뚤깐은 엽서를 보통의 엽서의 절반 크기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었다. 모두 앞으로 갈 묘지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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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은 뚤깐(Tulcan)의 관광명소, 예쁜 묘지.................
※ 여행 스페인어 누구세요? : Quién es? [끼엔 에스] 관광안내소 : Información Turística [인포르마시옹 뚜리스띠까] 호텔, 호스탈 : hotel, hostal [오뗄, 오스딸] 터미널 : terminal [떼르미날] 엽서 등 : postales [뽀스딸레스] 여권 : pasaporte [빠싸뽀르떼]
오수영 : (메일) suyoung-3@hanmail.net (블로그) http://cyworld.com/starsora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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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남미쪽은 멀기도 멀지만, 왠지 분쟁, 마약, 치안상태 불안등 여행하기엔 쉽지가 않은곳 같네요..사진과 글 잘 봤읍니다.^^
여기서 살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생각보다는 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오기 전에 '방탄조끼' 사 가지고 가라는 이야기 들었는데..후후. 여행지는 어디든 비슷한 느낌. 한국이 물론 완전완전 안전한 곳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