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일 저에게 새로운 애마가 생기게 됩니다. 제 생애에서 3번째 차가 되겠군요...
제 이름으로 등록하기는 첫차이고요~
일단 여기서 축하 박수를 받고서 이야기를 시작해보죠...자 박수~~~!!!!!!
거기 글 읽으시는 분 왜 박수 안치고 계시죠? 다 보고 있습니다....^.^
필자는 1996년 그 놈의 센서감지실패(추정)로 인해 전국을 돌며 3차례 주행시험에서만 고배를 마신 후
결국 어느 추운 겨울날 강남면허시험장에서 운전면허시험 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요새 면허시험은 참 합리적인 것 같던데 그 당시에는 무슨 센서감지선에 맞추어 서고 가야 하느라
참 합격하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1. Prince (Daewoo, 2.0 DOHC AT, RWD)
처음 저의 희생물이 되어주었던 차는 아버지의 차였던 구형 프린스 였습니다.
섀시는 오펠 레코드E 였다고 하며 엔진은 GM 것이지만 그 외의 것은 대우에서 개발한 대우자동차의 첫 중형
고유모델이었다고 합니다. 에스페로에 이은 두번째 독자 모델이었으며 이후 슈퍼살롱과 브로엄이 출시되는
바탕이 되는 차량이었죠...
당시에는 전륜 세단들이 인기를 얻으며 늘어나고 있던 터라 몇 종류 남지 않은 드문 후륜구동 세단이었으며
필자와 같이 소박한 힘에 몸무게만 많이 나가는 오토차량으로 차체가 힘에 비해 완전 오버스펙 공공도로에서
택시들에게 수많은 다구리를 당하고는 했었습니다.
택시들의 수많은 칼부림을 묵묵히 피해나가며 어쩌다 한 번 공격이라도 당할라 치면 복수의 칼날을 품고 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멀어져만 가는 택시의 궁둥이만 바라보며 분을 삭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분노는 필자의
다음 차량 구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프린스도 가족용 차량으로는 손색이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디오 헤드만 바꾸어서 편하게 출퇴근 하기에는
꽤나 괜찮은 차였습니다. 승차감도 물렁~하니 좋고 ㅋㅋㅋ 큰 고장 없이 잘 굴러가며 운전에 대한 여러가지
재미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주차나 커브를 틀면서 여러차례 감행한 셀프테러와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잘도 받아주며 저를 안전하게 지켜주며 차에 대한 애정도 키워주었습니다.
여름 땡볕에서 셀프 세차와 셀프 광택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도 이 때가 시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아버지가 같이 세차하자고 할 때는 그렇게 싫어하던 제가 알아서 차량관리를 하게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2. Tuscani (Hyundai, 2.0 DOHC AT, FWD + After market turbo : 200whp spec)
힘들었던 직장생활과 두차례의 큰 실연을 겪으며 인생의 즐거움을 잊어갈 때 쯤에 제 삶에 짜릿한 충격과 해방구로
등장했던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당시 젊은이의 로망이었던 쿠페라는 차종이었죠.
티뷰론 터뷸런스를 타고 다니는 친구 놈의 모습에 '바로 저거야!' 라며 왠지 쿠페를 타면 멋져보이고 화려한 인생을
살게 될 것만 같은 알 수 없는 끌림이 있었고 그래 가볍고 출력이 괜찮은 차를 타면 더 이상 택시들에게 다구리를
당하지 않을거야 라는 자기 합리화를 거부하지 못한 저는 그 동안 벌었던 돈으로 쿠페를 사겠다고 마음을 먹게 됩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는 차를 사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옥신각신하던 대치국면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저는 미친 듯이 동호회 사이트를 클릭질하며 차의 매력 아니 마력에 빠져들어가서 헤어나올 수 없던
날들이 오랫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님과 뜻하지 않은 'Deal' 거리가 생깁니다. 부모님 말씀대로 그 동안 줄기차게 거부해 왔던 '선'을
보고 선 본 여자와 정식으로 교제를 한 후 순종했다는 것을 빌미로 제 뜻대로 차량을 구입하겠다고 주장했죠...ㅋㅋㅋ
다행히 나중에 그 여자와는 잘 맞지 않아서 헤어지게 되었죠.
그래서 2001년식 중고 투스카니를 2003년 말에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놈의 스포츠카 할증인가 뭔가 때문에
엄청나게 나오는 보험료가 부담되어 차는 아버지 이름으로 등록하고 아버지 자동차 보험에 붙어서 적은 보험료로
싸게(?) 쿠페 라이프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외관이나 내부나 정말 중고차 한대가격만큼 돈을 쏟아 부었죠....즐거운 쿠페 라이프가 아니라 튜닝라이프에 노예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자동차 관련 용어, 내연기관, 과급 등에 대한 지식들을 습득해 가며 즐겁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나날들을 보냈죠... 차를 타면 즐겁지만 어느 순간 피곤하고 괴로워 지는 경험들이 쌓여가고 2세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차를 태워야 한다는 갈등들 속에서 정든 애마를 어떻게 떠나보내나... 하는 고민을 하며 살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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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분당 고속화도로 내곡터널 부근 차량화재
기사입력 2009-01-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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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분당 고속화도로 내곡터널 부근 차량화재 |
【서울=뉴시스】
30일 오후 7시 33분께 서초구 신원동 수서~분당 고속화도로 내곡터널 부근에서 차량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운행 중 연기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갓길에 차를 세웠는데 불꽃이 발생하며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초소방서(서장 윤영철) 소방차 와 소방관이 출동, 운전자 안전조치 후 화재를 10분만에 진압했다.
서초소방서 소방관계자는 "날씨가 추운 겨울철 차량 화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차량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고 말한다.
(사진=서초소방서 제공)/유동일기자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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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저는 털끝만큼도 다친 데가 없었지만 애마는 화마속에서 5년넘게 튜닝으로 힘들고도 괴로왔던 生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20분만에 뒷부분을 제외하고는 앞부분부터 실내까지 완전 전소된 터라 활활 불타고 있는 애마를 밖에서
어찌하지 못한 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던 그 경험은 정말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생각도 못 할 일입니다.
화재의 원인은 아마도 분당에 있는 모 튜닝샾에서 엔진오버홀 후 발생한 미션오일 누유와 사고 전날 했던 엔진룸 청소가
그 원인이었을 것으로 생각 되었으나 해당 튜닝샾에서 그럴 리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통에 맘고생을 겪으며 소소한
다툼과 합의과정을 거쳐 일단 적당한(?) 선에서 배상결과를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가족들은 안 다치기 다행이라며 저를 위로했지만 다시는 '튜닝질'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저는 다시 차를 살 경우
절대 튜닝은 특히 엔진 관련된 튜닝을 절대 절대 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아내는 고성능 차량이 사고 싶으면
돈 많이 벌어서 팩토리 튠된 차량을 사라고 했습니다. (BMW M, Mercedes AMG, Cadillac V, Volvo R 등)
제 꿈은 ' 20대에는 200마력대, 30대에는 300마력대, 40대에는 400마력대, 50대 이후에는 500마력대 이상의
차량을 타는 것 ' 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꿈과 달리 제약과 기준이 더욱 강화된 것이죠 : 300마력이상 + 절대튜닝금지
저 세상으로 가 버린 애마에 대한 예의로 한 동안 뚜벅이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육아와 가족행사,
직장이전 등의 현실은 예의를 지킬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차가 꼭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경차라도 사야겠다며
알음알음 새차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CTS를 접한 건 사실 애마를 보내기 전이었습니다. 분당 수내동 롯데 백화점 1층에서 보란 듯이 빨간색 CTS를 세워
놓고 차량 프로모션 행사를 하던 그 때 처음 CTS를 직접 보고 만져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아내도 보더니 몹시 맘에 들어했었습니다.
3. CTS (Cadillac, 3.6 V6 DI AT, RWD)
처음 가격을 알았을 때에는 그 가격에 놀라 마음에 크게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원래 다음 구입예정으로 생각하던 차량은
인피니티 G37세단이었습니다. 하지만 견물생심인지 마음은 자꾸 CTS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팝업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꾸 머리속에서 팝업되어 지워지질 않더군요...
미국차에 대한 선입견을 지워버릴 만큼 대단한 물건이라는 모터트렌드의 극찬과 평가도 자꾸만 CTS를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M&M 매장을 방문해 보기도 하고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주차장에 서있는 CTS들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자꾸 망설이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Black Cherry 색상의 CTS는 연애시절 지금 아내와 소개팅 한 다음 날 보고 싶어 혼자 사랑의 열병을 끙끙앓게 했던 그 때처럼 자꾸만 자꾸만 눈 앞에 아른거리며 저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여유가 없던 상황에서 큰 돈을 써서 차량을 구입하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꽃뱀과 같은 치명적인
프로모션 행사로 M&M모터스는 저를 자꾸만 자꾸만 검정체리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만 지름신의 강림을 몸소 받아들이는 영매라도 된 냥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피니티와는 달리 캐딜락이 튜닝시장이 열악하다는 점으로 스스로를 합리화 하고 있는 모습도 덤으로 발견할
수 있었죠.
당분간은 절제와 인내로 생활을 해야합니다.
무리한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도 더 많은 즐거움과 인생의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다면 좋은 선택이 되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제 새로운 애마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주신 오딘의 말인 슬레이프닐같은 뛰어난 명마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장문의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다음은 누가 하실래요? 저는 우승근님이랑 연주흠님 Car-Life가 많이 궁금한데....^.^;
첫댓글 파란만장ㅎ하시군요~암튼 축하드립니다^^안운하세요~우승근님..더 파란만장 할걸요?ㅋ
저도 세컨카로 투카(엘리사) 타고 있습니다. 전소된 모습을 보니 안타깝네요. 신차구입 축하드립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우스님 라이프 무척 기대중...ㅎㅎㅎ
잘 읽었습니다.. 제가 고민했던 색상을 타고 계시네요~ 안전운행하세요 ^^
화려하시네요. ^^ 마음고생이 심하셨겠습니다.
내가 차를 바꾼걸로 인생을 논한다면 울 회원님들 한참을 읽으셔야 하는디....카트에서 랠리까지....휴~~할까나요...말까요...!
한 번에 다 쓰기 어려우시면 시리즈로 연재하셔도 됩니다 ^-^ 읽고싶네요...연재해 주세요~
헉...제 실명을 언급하시다니...ㅋㅋㅋㅋ 저 머 별루 엄서여~~~ 저는 빠른넘들 별루 안좋아해서리~~ㅋㅋㅋ 암튼 글 아주 잼나게 쓰시네여~~
현대 1세대포니1쿠페소유(79년산인가??) ㅋㅋㅋ2세대 첫주자 현대 스쿠프 전국 3번째 현대자동차에가서 화보찍고 상품받고 ㅋㅋㅋ그차량을 10개월타고넘겼는데 인수자가 그만 고속도로에서심하게밟다가 그만 ~~~쿠페는 이제 그만 할렵니다 나이가잇어서리 페라리나 벤틀리쿱정도면 생각할까요~~ 언제???
잘읽어읍니다 많은것을 느끼게 하네요~
이야~~ 글 쓰시는 솜씨가 아주~~ 잼나게 잘 읽었어요!!!^^
글재주가 짱이시네요..자동차 잡지 읽는줄 알았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읽게되네요 ㅎㅎ
팝업..소개팅...꽃뱀...구렁텅이... ㅋㅋ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사고는 안됐지만 천만다행이었네요~
와우~~
어찌 옛날 차 사진들을 다 가지고 계신지... 대단하십니다. 저도 이제부터 찍어볼까하는데 지금 타는 차도 리스, 담차도 리스...지금 회사 다니는한은 리스로 할 예정이라...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