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쌀국 커맨더 A급 위험인물인 야니입니다.
어제는 커맨더 유저가 아닌 레가시 유저로 킨들샵 주말이벤트에 참가했습니다.
레가시라는 포멧은 굉장히 복잡하면서도 어렵습니다.
금지 카드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매더게 카드를 쓸 수 있는 포멧이며,
그만큼 연구할 범위가 많고 연구 자체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하위 포멧에서, 저는 오만하게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부족하지만 꾸준히 연구를 해왔습니다.
전철에서, 쉬는 시간, 자기 직전. 의무적이거나 경쟁심이 아닌, 카드를 보고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재밌었으니까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요즘 제가 굴리는 덱 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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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리스트를 보신 분들은 몇개 나사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을 겁니다. 들어가야 할 필수 생물들이나 스펠들이 빠졌으니까요.
하지만 전 처음부터 생물로 팰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건 '락킹'컨셉입니다.
지든 이기든 상대와 고통을 함께합니다.
어떤분이 차라리 폭스덱을 짜지 그랬냐 물으시는데, 선공 뺏기고 원턴킬 콤보를 당하면 그런 고통조차 같이 느끼지 못하기에 좀 더 즐기자는 의미로 포스오브윌을 비롯한 청색을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레가시는 '지구상에서 가장 멋있고 간지나고 병맛넘치게' 상대를 쓰러뜨리는 포멧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러한 것들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런 덱들을 방해하는 것에 재미를 느낍니다. 그리고 레가시 카드풀에는 상대의 멘탈을 부숴놓는 주문들이 즐비합니다.
덱의 필수 구성요소 주문 4개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0A5385AC245D704)
굉장히 간단합니다. 땅을 부수고, 마나를 제한하고, 상대가 아무것도 못 할때 핸드를 견제합니다.
사실 예전에 잠깐 유행했던 팀 아메리카와 비슷한 컨셉인데, 이젠 워낙 많이 바꿔서 팀아메리카라고 말하기도 뭐한 그런 잡스런 덱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에 걸쳐 이런 리스트를 만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유리한 상황에서도 장고가 길어지는 것입니다.
근데 그건 진짜로 제 머리회전이 느려서 그렇습니다;;;
따라서 생각하는 시간을 최소화시킬 리스트를 구축하다보니, 저한테 맞는 카드들이 모이더군요;;;
다음은 사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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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마카브레와 서지컬은 당연히 무덤견제입니다.
다만 저는 마나지불이 없어 카운터나 챈슬러의 영향을 안 받고, 주술사의 생명회복용으로도 쓸 수 있는 마카브레를 애용하는 편입니다.
눌로드는 머드나 에테르바이얼, 그리고 스톤포지 견제용입니다. 극단적 이득을 추구하는 블레이드 계열에 불리하기에 적극 채용했습니다.
톡식과 크루엘티스는 매스 디나이얼,
드레드리턴은 데스엔택스나 백위니,
디아볼릭 에딕트는 떡대견제용,
플러스터스톰은 다재다능한 카운터,
니들은 활성화능력 제한,
라스트호프는 자잘한 생물견제나 게임이 길어지는 미라클 매치,
마지막으로 '냉기'는 거친 레가시 환경을 살아가는 뜨거운 남자들에게 '리스펙트'의 의미로...
많은 분들이 극단적인 동네메타를 지적하십니다.
그부분은 100프로 공감하는 바입니다.
우리가 어디 매주 매일 해외에 나가 100명이상 모이는 토너먼트에서 레가시를 하겠습니까.
누구누구 프로가 굴리는 무슨무슨덱들 만나면 못이긴다 전패할것이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만...
100만광년 바깥에 처박혀있는 A-38같은 행성에 있는 제가
눈앞의 상대는 제쳐두고 멀리 공화국 수도에 있는
오비완이나 요다같은 프로들과의 칼부림을 위해 수련을
한다는 건 좀 많이 이상하다고 느껴져서요.
제 평생 안드레아 맹구치 얼굴을 볼 날이 있겠습니까.
제겐 평소 함께 레가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곧 스승이고, 프로들입니다.
썰이 또 길어졌네요. 4월 1일 토너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덱상성상, 대진운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1라운드 엘드라지 스톰피
킨들샵의 비즈니스 파트너 자춘샵의 구 모 대표님과 1라운드를 치렀습니다.
애초에 힘싸움은 불가능하기에 시작부터 땅견제에 들어갔습니다.
랜파 주문이 잘들려 나름 수월하게 풀어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이 영혼의 동굴을 3번 연속 드로우하는 바람에 3게임까지 갔습니다.
마지막 게임은 땅을 7번을 부쉈는데도 땅이 계속 드로우되고 상대 손에 카드가 많아서,
물질개조자를 처리하지 않고 제이스를 깔아 상대서고를 조작했습니다. 그리고 라이프 1점 남기고 겨우 끝냈습니다.
(서고를 5번 봤는데 전부 땅이어서 계속 내렸습니다;;;)
2라운드 RW데스엔텍스
최근 떠오르는 버전의 데텍입니다.
메인에 무모한 디이어선원과 마구스 오브 문을 채용한 덱입니다.
사이드게임에서 불길한 밤으로 상대 백색 생물들을 락킹해놓고 시작했습니다.
상대는 에테르바이얼을 깔고, 카운터 3개를 올렸을때 마구스 오브 문을 전장에 놓았습니다.
저는 바이얼을 바로 부순 다음, 싱크홀로 베이직 들을 깨고 마구스 오브 문을 살려둔 채 주술사 두마리와 베이직 늪으로 마나를 보충하며 트루네임 네미시스로 데미지 레이스에 들어갔습니다.
라운드를 이기고 난 뒤, 상대 손엔 칼을쟁기로가 3장이 있더군요;;;
3라운드 테무르 랜즈
제가 즐겨 굴리는 덱입니다. 사실 랜파컨셉이라 많이 유리할거라고도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버전은 메인에 크루시블과 아카데미 루인과 엔지니어드 익스플로시브가 들어가서 애매한 편입니다 ㅡㅡ;
다행히 메인은 상대가 말려서 랜파 + 제이스로 끝냈습니다.
두번째 게임에선 크루시블 + 탐사 + 용암회오리 + 황야로 주술사는 전멸하고 죽기 직전까지 몰렸으나,
페어리 마카브레와 서지컬로 계속해서 땅을 제거하고
크루시블과 용암회오리를 부순 다음,
제이스로 서고검열을 해서 간신히 게임을 끝냈습니다.
상대 필드엔 연기자의 무대가 있었고, 다크뎁스 3번 내렸습니다;;
4라운드 쇼엔텔
같은 팀 형님과 만났습니다.
메인게임은 템포가 꼬이신 틈을 타 땅을 부수고 주술사로 압박했습니다.
두번째 게임은 첫턴에 디펜스 그리드가 떨어지고, 카운터를 못치는 바람에 애타게 부패를 찾았지만 다다음턴에 그대로 게임이 끝나버렸습니다;;;
세번째 게임은 싱크홀 + 힘투토라치 3번 + 데이즈.
스몰게임으로 몰아가 끝냈습니다.
5라운드는 현철이형과 방전상태로 만나 악수하고 뻗었습니다ㅡㅡ; 근데 uw라 붙었다면 힘들었을 겁니다.
이 덱을 굴리면서 피하고 싶은 덱이 있다면 바로 그릭시스 델버와 블레이드 계열입니다.
아무리 락킹을 한다고 해도 이득을 많이 보는 덱과,
더 효율이 좋은 어그로를 상대로는 힘들수밖에 없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이 덱에 왜 델버나 타모가 들어가지 않는지,
델버와 타모를 넣었을 때 게임이 어땠는지
혹은 왜 야소오카처럼 느긋한 컨트롤로 가지 않는지
경험을 토대로 한 사례를 글로 올리고자 합니다.
또 이 버전으로 상대한 레가시 덱들과의 대진을 후기 비슷하게 올려볼까 합니다.
물론 흔히 알려진 술타이 델버나 컨트롤이 훨씬 좋은 덱입니다.
그런덱들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여기까지 몰려 튜닝하게 된 건
제 실력과 이해도가 부족해서였겠죠.
지루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레가시 이벤트 때 뵙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Decked builder 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닉핏도 이런식으로 짜보고 있는 중입니다. 근데 역시 컨셉이 안맞아서 힘드네요;;
저는 괜찮은 거 같은데요. 생물 구성은 요즘에 많이 뜨고 있는 BUG 컨트롤과 같은 구성이라... 주문 선택에서 핸드 디스럽션과 디나이얼 구성을 랜드 견제용 스펠+템포로 잡아 둔게 차이인데 아무래도 안정적인 것은 핸드 디스럽션+디나이가 일반 적인 견해로는 낫겠죠. 비슷하게 너도 나도 적은 리소스로 게임 하자는 마인드의 폭스를 굴려보면 랜드 견제를 하다가도 상대 생물 몇 통과 하거나 나는 리소스가 마르는데 상대는 천운으로 풀리면 굉장히 어려워 지는 스타일이라.. U가 그래도 드로우랑 카운터를 받쳐주니 좀 다르지만요. 첫 핸드에 포함 될 세 장정도 카드에 뭐가 있는냐가 중요 할거 같네요.
네. 그래서 블루 캔트립을 채용한 덱이어도 첫핸드 킵이 많이 중요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대충 카운터랑 숙고 브톰 한두장으론 불안하죠;
잘 읽었습니다. 다음 레가시 할때는 같이 할 수 있기를!
ㄱㅅㄱㅅ 감기 얼른 나아라
기존 덱리스트에서 연구한 흔적이 보이네요. 처음 접하는 사이드 카드도 있고 역시 심오한 레가시 세계입니다. 지금 덱도 좋은 덱이라고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팀아메리카는 늘 로망이었거든요. 근데 델브주문이 오히려 독이될때가 많더라고요. 이덱이선 무덤도 귀중한 자원이라;;; 최종적으론 주술사가 상대 라이프를 야금야금 깎는게 필요합니다.
“제겐 평소 함께 레가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곧 스승이고, 프로들입니다.”
이 말씀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멋지고 아름다운 표현이네요 ^^
감사합니다. ^^ 레가시때 많이 놀러오세요
잘 읽었습니다. 주변의 상대를 어떻게 이길 것인가를 생각하는 재미는 매우 공감합니다. // 랜드견제와 핸드견제를 동시에 하는 건 약간 효율이 안 좋다고 느끼긴 합니다만 ( 랜드가 터지면 핸드에 의미없는 카드가 늘어나서 털려도 별로 멘탈이 안 깨짐 ) 양쪽으로 정신공격을 하는 효과는 있겠네요. (땅을 먼저 털고 깨기 시작한다거나...)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에 싱크홀과 힘투토라치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핸드와 마나, 어느 한쪽만 견제해야한다고 해서 해결되는건 아니더라고요 결국은 제가 욕심쟁이라 그렇지요 ㅋㅋ
결정적으로 아무리 땅견제를 한들 결국은 마나는 풀리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초반에 핸드가 어떻게 들리냐에 따라 운영이 달라집니다. 싱크홀이 들렸다면 땅을 깨면서 시간을 벌다가 핸드를 털고, 반대로 힘이 먼저 들리면 핸드를 견제한다음에 땅을 견제해서 탑드로우에 대비하죠.
다음에 올릴 글에서 자세히 설명할예정인데, 술타이는 상대를 무력화시키는데 능해도 빠르게 죽이거나 하진 못합니다. 결국 겐세이가 필요하더라고요 ㄷㄷ
제가 레가시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는 덱이네요.
끝까지 연구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더 손에 맞고 잘 굴릴 수 있는 덱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월드메타 보다는 동네메타
만날 일 없는 프로보다는 주변의 플레이어가
나에게는 훨씬 중요하다는 것,
글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