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긴-한 편을 논문을 읽게 될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게 된데는 일본인 학자의 추천 때문이기도 한데, “사실 『논어』와 『천자문』은 일본의 역사서 『고사기』(712년)에 의하면, 백제로부터 일본으로 전해진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한문훈독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필자는 거듭하여 오 교수의 연구와 과정의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본서는 관련분야의 연구자에게 필독서라는 점을 밝히면서 추천의 말로 삼고자 한다.”고 한 동경대 문학부 ‘쓰기모토 마사유키(月本雅行)’교수의 추천사 말이다. 저자인 ‘오미영(吳美寧)’교수는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북해도대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가 된 뒤, 현재는 숭실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녀가 일본에서 연구한 것을 책으로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천자문은 양나라 무제(武帝, 502∼549재위) 때 주홍사(周興嗣, ?∼521)가 하룻밤 사이에 ‘4자 1구’운문으로 250구를 지어 올리고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하여, 백수문(白首文)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주홍사 당시 이름은 「차운왕희지천자」(次韻王羲之千字-왕희지 모본에서 빌려온 千字라는 것)였다. 천자문에는 천지인의 도(道), 사람의 도리와 생육, 일상생활과 역사, 고사와 고전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내용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 6세기 후반경 이섬(李暹, ?)이 주천자문(註千字文)이란 주석서를 만들었고, 이것이 발전하여 한국과 일본에 전해져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천자문 학습 방법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다른데, 한국에서는 하늘 천, 따지와 같이 천자문 글자 아래에 적힌 뜻과 음을 암기하는 방식이었고, 일본에서는 글자를 낱자로 학습한 것이 아니라, 주석(註釋)을 바탕으로, 해당 구의 내용을 먼저 이해한 뒤에 일본어로 훈독(訓讀-번역)하여 학습했다는 점이다. 음과 훈을 모두 익히도록 ‘몬젠요미(文選讀み)’라는 방식을 썼는데, 문선은 어려운 한자의 음과 훈을 모두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독특한 독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천자문이 한반도에 전래 된 시기는 정확하지 않으나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삼국시대에 일본에 전래 되었다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이미 한반도에 전래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천자문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려사』충목왕이 천자문을 배웠다고 한 것이고, 일본의 『고사기』에는 백제 왕인(王仁)이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헌상했다고 기록하고 『일본서기』에는 이것을 응신천왕 16년 일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285년에 해당하므로 앞뒤가 맞지 않다. 천자문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전래 되었다니 말이 안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본인 학자 오가와 다마키(小川環樹)는 천황의 치세를 잘못 기록했거나, 양무제 이전에 다른 천자문 원형이 존재했거나, 중국의 다른 초학서(初學書)를 천자문으로 잘 못 기록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적이 있다.
천자문은 ‘천지현황(天地玄黃)’과 같이 4자 1구로 이루어져 모두 250구로 되어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하늘 천, 따지, 검을 현, 누를 황’으로 훈과 음을 동시에 학습해 왔으나,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동경대본은 250구 각각에 이섬의 주석은 물론 꼼꼼하게 훈점(訓點)이 기입되어 있다. 훈점 기록자가 누군지 알 수는 없으나, 천자문을 공부하는 과정을 자세히 보여준다. 일본은 한문이 전래 된 이후 이른 시기부터 한문훈독(漢文訓讀)이라는 방식으로 한문을 읽어 왔으며, 이것은 일종의 번역으로 10세기 무렵에 이미 기틀을 잡았다. 《시경》《논어》는 물론 《화엄경》《법화경》등 불경과 《일본서기》같은 한문책에 한문훈독 방식으로 읽기 위해 책 위에 부호를 기입한 것으로, 이를 훈점(訓點)이라고 하고 훈점이 기입 된 책을 훈점본(訓點本)이라고 한다.
제목과 관련한 내용을 살펴 보았는데, 책의 제목이 원래 “일본 천자문 훈점본 해독과 번역–동경대학 국어연구실 소장「주천자문」을 대상으로”였다. 여기서 ‘해독’은 훈점과 번역을 의미하고, 훈점본이라 해도 통용되는 관용적 이해의 생략 등이 많아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일본이 고문서의 영인은 물론 사진 공개를 꺼리는 경향인 데 반하여 훈점본 전체를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처음 공개된 것이라고 한다. 책 후반부에 훈점본 사진이 실려 있다.
일본의 역사는 나라시대(奈良, 710∼794), 헤이안시대(平安, 794∼1192), 에도시대(江戶, 1603∼1867), 메이지시대(明治, 1868∼1912) 등으로 나라시대 말기 및 헤이안시대 초기에 훈점본에는 몬젠요미가 사용되었음이 밝혀졌다. 일본에 한자가 전래된 시기와 경로에 따라 오음(吳音), 한음(漢音), 당음(唐音)등 여러 층위로 구분되는데, 각각이 중층적으로 현재까지 계승되고 있다. 오음은 일본에 전래 된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화음(和音)’이라고도 하고, 한반도를 통해 전래 된 것이다. 또 한음은 ‘정음(正音)이라고 하는데, 당나라에 유학 갔던 승려들에 의해 유입된 것으로 당음이라 하기도 한다. 이것은 당나라 수도였던 장안의 표준음으로 오음보다 늦게 전래되었지만, 한자음 중 일본어 비중이 가장 높다. 이로써 불경은 오음으로 읽고, 한적(漢籍)은 한음, 즉 당음으로 읽는다는 구분이 성립되었다.
일본에 현존하는 천자문 사본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동경국립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주천자문(註千字文)」‘上野本’으로 1287년에 간행된 것이다. 또한 동경대 국어연구실에는 1469∼1497년 서사·가점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대본(東大本)’이 소장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천자문 본문과 이섬의 주석과 전체에 훈점이 기입되어 있어서, 15세기 일본 천자문 훈독 양상을 보여준다. 이들 천자문은 한자 초심자를 위한 교재이기는 하지만, 한자 상용도가 낮고 난해한 것도 적지 않았다. 따라서 해당 한자를 음과 훈 둘 다를 모두 학습하기 위한 유효한 학습법으로 몬젠요미를 도입한 것인데, 몬젠요미는 구체적으로 한자를 음독한 후, 그것이 체언에 이어질 때 ‘の’를 부가하여 훈독하고, 동사·형용사·형용동사가 이어질 경우에는 ‘と’를 부가한 후 훈독하는 방식을 썼다.
‘4자 1구’로 된 천자문은 ‘일월영측(日月盈昃-해와 달은 차고, 기운다)’처럼 차례대로 음독과 훈독을 해도 되는 글구가 88개, ‘율여조양(律呂調陽-피리 소리는 음양을 정돈한다)’처럼, 율여조양이 아니라 율-여-양-조로 해석해야 하는 것이 32구, 금생여수(金生麗水-금은 여수에서 나온다)처럼, 금-여-수-생으로 해석 해야 하는 것이 33구, 신사가복(信使可覆-신의를 반복할 수 있게 한다)처럼, 신-복-가-사 순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이 2구, 애육여수(愛育黎首-백성을 사랑하고 기른다)처럼, 여수를 먼저 애육을 뒤에 해석하는 경우가 9수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처럼 단순히 음과 훈으로만 천자문을 익힌 경우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1469∼1497년간에 원문과 훈점을 번각하고 그에 따라 훈독한 동경대학 국어연수실 소장 「주천자문」(동대본)을 기본으로 해석해 번역하였으며, 구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이섬의 주석을 번각해 매 구마다 주석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만 퍼왔다.
1. 天地玄黃(천지현황)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2. 宇宙洪荒(우주홍황) : 우주(하늘)는 매우 넓다.
3. 日月盈昃(일월영측) : 해와 달은 차고 기운다.
4. 辰宿列張(진숙열장) : 별자리는 줄지어 펼쳐져 있다.
5. 寒來暑往(한래서왕) : 추위가 오니 더위가 물러간다.
6. 秋收冬藏(추수동장) :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저장한다.
7. 閏餘成歲(윤여성세) : 윤달의 나머지는 해(年)를 이룬다.
이것은 윤-여-성-세가 아니라 윤-여-세-성으로 번각되는데, 그럼에도 뜻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섬의 주석을 보면 “《상서》에 이르기를, 한 해의 주기 366일은 윤달로써 사시를 정하고 한 해를 이룬다. 또 《춘추곡량전》에 이르기를, 윤달은 달의 남는 일수이고 남는 일수를 모아서 달을 이루게 한 것이다. 그리고 《후한서》에 율력자가 이르기를, 윤달을 세워서 때를 정하여 이로써 한 해를 이룬다.”고 하여 윤여성세 이유를 밝히고 있다.(이런 구를 우리는 그냥 뜻도 모르고 읽어만 온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8. 律吕調陽(율여조양) : 피리소리는 음양을 정돈한다.
9. 雲騰致雨(운등치우) : 구름이 올라가서 비를 이룬다.
10. 露結爲霜(로결위상) : 이슬이 맺혀서 서리가 된다.
11. 金生麗水(금생여수) : 금은 여수(강)에서 나온다.
이 구도 이섬의 주석 없이 이해하기가 어렵다. “麗水水名, 在益州永昌郡中, 有金生浮出其上, 言此金勝於諸金也(여수수명, 재익주영창군중, 유금생부출기상, 언차금승어제금야), 여수는 강이름으로 익주 영창군 안에 있다. 거기서 금이 나오는데 물에 떠다니기도 한다. 이 의미는 이 지역에서 나는 금이 다른 지역의 금보다 뛰어나다는 것이다.”라고 주석에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12. 玉出崑岡(옥출곤강) : 옥은 곤강(곤륜산)에서 나온다.
13. 劒號巨闕(검호거궐) : 검 중에서 이름 있는 것은 거궐이라고 이름 붙였다.
14. 珠稱夜光(주칭야광) : 구슬 중에 이름 있는 것은 밤에 빛난다.
이것은 “초왕이 보석 하나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름을 야광이라 하였다.”고 이섬이 주석을 붙였는데, 이렇듯 고사를 인용해 설명한 것이다.
15. 菓珎李柰(과진이내) : 과일 중에 진귀한 것은 오얏과 능금이다.
16. 菜重芥薑(채중개강) : 채소 중에 중한 것은 겨자와 생강이다.
17. 海鹹河淡(해함하담) : 바다는 짜고 강물은 싱겁다.
18. 鱗潛羽翔(린잠우상) : 비늘이 있는 것은 잠수하고 날개가 있는 것은 날아오른다.
19. 龍師火帝(용사화제) : 용을 관직명을 붙인 제왕이 있고, 불을 관직명에 붙인 제왕도 있다.
20. 鳥官人皇(조관인황) : 새(鳥)로 관직명을 붙인 제왕이 있고, 사람의 왕이 있다.
이는 춘추좌전에 있는 이야기로 “소공 17년 소호 지가 재위에 오를 때 봉황이 날아왔으므로 새 이름으로 관직명을 삼아 ‘조사’라 하였다. (…) 상황 가운데 천황은 14두이며, 10명의 형제가 3천 년간 천하를 다스렸고, 지황은 11두로 2만 년간 다스렸고, 인황은 9두로 1만 년간 천하를 다르렸다”라고 이섬이 주석을 달았다.
21. 始制文字(시제문자) : 비로소 문자를 만들고,
22. 乃服衣裳(내복의상) : 이에 옷을 입었다.(입는다)
23. 推位遜國(추위손국) : 자리(재위)를 밀어(양보) 나라를 양보한 것은,
24. 有虞陶唐(유우도당) : 유우(순임금)와 도당(요임금)이다.
25. 弔民伐罪(조민벌죄) : 백성을 위무하기 위해 죄지은 자를 치고,
26. 周發殷湯(주발은탕) : 주나라 발임금, 은나라 탕임금,
27. 坐朝問道(좌조문도) : 조정에 앉아서 도를 묻는다.
28. 垂拱平章(수공평장) : 모은 손을 늘어뜨리고(도 다스림)이 분명하다.
수공평장을 공-수-평-장으로 번역되는 이것은 “모은 손을 늘어뜨리고(도 다스림)이 분명하다.”는 말이다. 공수로 음독 되나, 수공으로 훈독되고, 평장으로 음독되고 훈독 되는 것이 몬젠요미의 해석이다.
29. 愛育黎首(애육여수) : 백성을 사랑하고 길러서,
30. 信伏戎羌(신복융강) : 오랑캐를 [신하로까지 만들어] 복종시킨다.
31. 遐邇壹體(화이일체) : 먼 것도 가까운 것도 한 몸이 된다.
32. 率賓歸王(솔빈귀왕) : 손님을 이끌고 임금을 따른다. 모두 이끌고 와 왕에게 귀의한다.
33. 鳴鳳在竹(명봉재죽) : 우는 봉황새는 대나무에 있다.
34. 白駒食場(백구식장) : 흰 망아지는 마당에서 풀을 뜯는다.
毛詩云, 皓皓白駒 食我場之苗 是也(모시운 호호백구 식아장지묘) “《시경》에 이르기를 흰 망아지가 내 밭의 풀을 뜯어 먹는다고 한 것이 이것이다.”라고 이섬이 주석했다.
35. 化被草木 : 은혜(가피)가 초목에까지 미친다.
36. 賴及萬方 : 덕화를 만방에 미치게 한다. *賴 : 힘입을 뢰
37. 盖此身髮(개차신발) : 이에 몸과 머리카락이 있고,
38. 四大五常(사대오상) : 네 가지의 대와 다섯 가지 법도가 있다.
사람의 몸은 지(地-骨), 수(水-血), 화(火-氣), 풍(風-金氣) 4가지로 이루어지며, 오상이란 인의예지신을 말한다. 사람은 마땅히 오상을 실천해야 하며 이는 몸을 세우는 도리이다.
39. 恭惟鞠養(공유국양) : 삼가해서 이를 사랑하고 기른다.
40. 豈敢毁傷(개감훼상) : 어찌 감히 해치고 상하겠는가.
41. 女慕貞潔(여모정결) : 여인은 정결한 것을 사모하고,
42. 男効才良(남효재량) : 남자는 재주가 좋은 것을 본받는다.
43. 知過必改(지과필개) : 말 못을 알면 반드시 고친다.
44. 得能莫忘(득능막망) : 좋은(능력) 것을 얻으면 잊지 말라.
45. 岡談彼短(강담피단) : 남의 버릇(나쁜 점)을 말하지 말라.
피-단-담-강으로 번역된 이 구는 피단으로 음독과 훈독하고, 강담으로 음독하였으나, 훈독은 담강으로 하였다.(몬젠요미)
“군자는 남의 단점을 말하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말하지 않는다. 남의 좋은 점을 들으면 기뻐하고, 남의 나쁜 점을 들으면 걱정한다. 악을 덮고 선을 들어 올리는 것, 이것이 군자의 도이다.”라고 《논어》를 인용해 주석했다.
46. 靡恃己長(미시기장) : 자신의 뛰어남(장점)을 믿지 말라.
*믿을 恃, 쓰러질-말릴 靡
47. 信使可覆(신사가복) : 신의를 반복할 수 있게 한다.
48. 器欲難量(기욕난량) : 그릇(기량)은 헤아리기 어렵게 해라.
이것은 사람의 그릇이 높고 심원한 것은 알려고 해도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라고 주석했다.
49. 墨悲絲染(묵비사염) : 墨이라고 했던 사람은 실이 물드는 것을 슬퍼했다.
전국시대 사상가 묵적(墨翟, BC 470∼390?)이 흰색의 실에 물이 들어 색이 변하는 것을 한탄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외에도 허유(許由-전설상 은자)와 숭후(崇侯-주왕의 신하) 등의 고사를 들어 주석하고 있으나 생략한다.
50. 詩讚羔羊(시찬고양) : 시경에서는 새끼양과 어미양을 기렸다.
여기서도 고사를 인용해 설명하고 있는데, 고양 즉 새끼 양은 사람과 같이 무릎을 꿇고 젖을 먹으니 부끄러운 줄을 앎이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거꾸로 짐승만도 못하므로 이 말로 시를 지은 것이다고 했다.
51. 景行維賢(경행유현) : 큰길(대도)을 행하면 이것은 현명하다.
52. 剋念作聖(극념작성) : 잘 생각하면 성인이 된다. 마음가짐에 있다는 뜻
53. 德建名立(덕건명립) : 덕(행복)이 서면 이름도 선다.
54. 形端表正(형단표정) : 용모가 바르면 겉모습도 바르다.
55. 空谷傳聲(공곡전선) : 빈 골짜기는 소리를 전한다.
56. 虛堂習聽(허당습청) : 빈집에서는 들리는 소리로 배운다.
허당이란 빈집, 조용한 집을 말한다. 이섬은 ‘노나라 공왕이 공자의 옛집을 헐고 궁을 짓고자 하였는데, 강당에서 여러 악기 소리가 나 열게 하였더니 선생의 전적이 있었다. 감히 공자의 옛집을 헐지 못하였다’는 고사를 인용해 주석했다.
57. 禍因惡積(화인악적) : 재앙은 악한 것(나쁜 것)을 쌓는 것에서 기인한다.
《주역》에서 ‘적악지가 필유여앙(積惡之家 必有餘殃)’이 그것이고, ‘약행불선 화필급신(惡行不善 禍必及身-만약 불선을 행하면 반드시 화가 자신에게 미친다)’고 한 것이 그것이다.
58. 福緣善慶(복연선경) : 복은 좋은 경사에 기인한다.
59. 尺璧非宝(척벽비보) : 많은 옥은 보배가 아니다.
《회남자》에 이르기를 “성인은 한 자의 옥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촌음을 귀하게 여긴다.”고 하였다. 《예기》에 이르기를 “유자는 충신을 보배로 여긴다.”하였다. 현자는 “탐욕스럽지 않은 것을 보배로 여기며, 탐욕스러운 자는 재물에 죽고, 열사는 이름에 죽는다.”고 하였다. 태공이 말하기를 “재물은 능히 자신을 해치니 반드시 그것을 멀리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한 자의 옥은 보배가 아니다. 한 자의 옥을 보배로 여기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60. 寸陰是競(촌음시경) : 짧은 그늘 이것도 다툰다. 주석은 생략
61. 資父事君(자부사군) : 아버지를 취하여 섬기는 것을 바탕으로 하여 임금을 섬긴다.
62. 曰嚴與敬(왈엄여경) : 엄숙함을 말함에 공경스러움과 같이 한다.
63. 孝當竭力(효당갈력) : 효에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한다.
64. 忠則盡命(충칙진명) : 충에는 목숨을 다한다.
65. 臨深履薄(임심이박) : 깊은 데에 임하고 얇은 곳을 밟는다.
글자만을 익힌다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뜻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시경》에 이르기를 “전전긍긍 함이 깊은 연못에 임한 듯하며, 얇은 얼음을 밟는 듯하다.’고 하였다. 어버이와 임금을 섬기면 늘 두려워하고 조심해야 하는데 마치 깊은 연못을 마주하여 빠질까 두려워하고 얇은 얼음을 밟고서 꺼질까 두려워하여 감히 편안하고 한가롭게 굴지 못하는 모양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66. 夙興溫淸(숙흥온청) : 일찍 일어나서 따뜻하게 하고 시원하게 한다.
67. 似蘭斯馨(사란사형) : 난의 향기와 닮았다.(비슷하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공자가 이르기를, “좋은 사람과 사귀는 것은 지란(芝蘭-향기 나는 영지와 난)이 있는 방에 들러 가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이 구의 의미는 이러한 향기를 몸에 지니고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이섬이 주석했다.
68. 如松之盛(여송지성) : 소나무의 성함과 같다.
69. 川流不息(천류불식) : 강물은 흘러서 멈추지 않는다.
70. 淵澄取映(연징취영) : 못이 맑아 빛을 취한다.
71. 容止若思(용지약사) : 용모를 바르게 하고 생각하는 것 같이 하라.
72. 言辭安定(언사안정) : 말은 조용하고 분명하게 하라.
73. 篤初誠美(독초성미) : 처음을 두텁게 하면 진실로 좋다.
74. 愼終宜令(신종의령) : 마지막을 삼가면 마땅히 좋을 것이다.
75. 榮業所基(영업소기) : 행동을 영화롭게 하면 터전이 된다.
76. 籍甚無竟(적심무경) : 성대함이 심하면 끝이 없다.
77. 學優登仕(학우등사) : 배우고 여유가 있으면 관직에 오른다.
78. 攝職從政(섭직종정) : 관직을 맡아서 정사에 종사한다.
79. 存以甘棠(존이감당) : 살아 있을 때는 감당나무로써 하고,
80. 去而益詠(거이익영) : 떠나면 읊조린다.
79.80 사구는 주나라 소공이 서백이 되어 늘 감당나무 아래서 송사를 보았는데 선으로 사람을 다스려 백성들이 그의 덕화를 좋아했다. 소공이 떠난 뒤에도 그를 그리워해 나무를 베지 않았다. 그가 떠난 후에도 그의 덕행을 칭송했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81. 樂殊貴賤(악수귀천) : 음악은 귀천에 따라 다르고,
82. 礼別尊卑(예별존비) : 예는 존비를 나눈다.
83. 上和下睦(상화하목) : 위는 온화하고 아래는 화목하다.
84. 夫唱婦隨(부창부수) 남편이 부르면 아내는 따른다.
부행선도 부필수지(夫行善道 婦必隨之-남편이 바른 도를 행하면 아내는 반드시 남편을 따른다) 말도 안 되고 맞지도 않은 이런 글구를 외우고 익혔으니 세상이 이 모양일까?
85. 外受傳訓(외수전훈) : 밖에서는(밖에 나가서)스승을 가르침을 받는다.
86. 入奉母儀(입봉모의) : 안에서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는다.
87. 諸姑伯叔(제고백숙) : 고모,백부,숙부와,
88. 猶子比兒(유자비아) : 데려다 키우는 아이(조카) 내 아이에 견준다.
89. 孔懷兄弟(공회형제) : 심히 형과 동생을 생각한다.
90. 同氣連枝(동기연지) : 형제는 기운을 같이하며 가지를 이은 것이다.
孔은 심하다는 뜻이고, 懷는 생각하다는 뜻이다. 형제의 의리를 깊이 생각하면 한 부모의 기를 받고 태어났으므로, 마치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온 가지와 같다는 것이다.
91. 交友投分(교우투분) : 친구와 사귈 때는 같은 것(나누는 것)을 다한다.
92. 切磨箴規(절마잠규) : 갈고 잘라서 법도를 바르게 한다.
93. 仁慈隱惻(인자은측) : 인자하게 대하고 측은하게 여기며,
94. 造次弗離(조차불이) : 급할 때는 떠나지 않는다. → 급하고 빠쁜 때에도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95. 節義廉退(절의염퇴) : 절개로 깨끗이 물러난다.
96. 顚沛匪虧(전패비휴) : 넘어지고 자빠져도 빠뜨리지 않는다. → 넘어지고 엎어져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 어지러질 虧
97. 性靜情逸(성정정일) : 정신이 고요하면 성정(마음)이 편하다.
98. 心動神疲(심동신피) : 마음이 동요하면 정신이 지친다.
99. 守眞志滿(수진지만) : 도를 지키면 뜻이 가득 찬다.
100. 追物意移(추물의이) : 사물을 쫓으면 마음이 옮겨간다.
《장자》에 이르기를 “보통사람은 유한한 몸으로 무한한 외물을 추구하며 뜻이 늘 안정되어 있지 않다”고 하였다.
101. 堅持雅操(견지아조) : 굳게 바른 지조를 지킬 때는,
102. 好爵自麽(호작자마) : 좋은 작위는 저절로 따라온다. ?
《역경》〈계사전〉에는 ‘내게 작은 호작이 있으니 당신과 함께 나누리라’라 했다.
103. 都邑華夏(도읍하하) : 중국의 도읍은,
104. 東西二京(동서이경) : 동서에 두 개의 도읍이 있다. → 동경은 낙양 서경은 장안을 이른다.
105. 背邙面洛(배망면락) : 배산임수가 그곳이다.
106. 浮渭據涇(부위거경) : 물(맑은 것)은 뜨고, 물(탁한 물)에 의지한다.
渭,涇은 강 이름이다. 장안성 뒤쪽에 위경풍매산낙노적 8개의 하천이 있는데 모두 장안성에 이른다. 수도가 이들 강에 의지하고 있어서 그것이 마치 위수 위에 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 수도 장안은 위수 위에 떠 있는 듯하고 경수에 의지하고 있다.
107. 宮殿盤鬱(궁전반울) : 궁전이 빙 둘러 갖추어져 있다.
108. 樓觀飛驚(누관비경) : 누각은 날아서 놀란다.
109. 圖寫禽獸(도사금수) : 금수를 옮겨 그렸다.
110. 畵彩仙灵(화채선령) : 신령을 그리고 색을 입혔다. → 신선과 신령을 그리고 채색했다.
111. 丙舍傍啓(병사방계) : 병사(신하가 머무는 집)는 옆으로 열려 있다.
112. 甲帳對楹(갑장대영) : 휘장을 기둥을 향하고 있다.
궁전 안에는 들보와 도리가 있는데, 한무제가 휘장을 만들어 갑과 을이라고 이름 붙이고 두 기둥 사이에는 휘장을 걸어 두었는데, 이것을 두고 한 말이라고 주석했다.
113. 肆筵設席(사연설석) : 돗자리를 깔고 멍석을 마련했다. *방자할 肆,돗자리 筵.
114. 鼓瑟吹笙(고슬취생) : 거문고를 켜고 피리(생황)를 분다.
115. 升階納陛(승계납폐) : (신하들이) 계단을 오르고 (천자가) 폐로 들어가니,
116. 弁轉疑星(변전의성) : 어린 사슴 가죽으로 만든 삿갓을 둘러싼 것이 별인가 의심한다.
제후가 조회에 참석할 때는 모두 가죽 변(꼬깔)을 쓴다. 《당서》에 이르기를 ‘변은 사슴 가죽으로 만드는데 고정하는 끈이 있어서 그것으로 머리카락을 고정한다’하였다. 또 《시경》에 이르기를 ‘변의 솔기에 달린 구슬이 별과 같다’하였다. 변 위의 구슬이 별과 같다는 것이다.
117. 右通廣內(우통광내) : 오른쪽은 누각과 통하고,
118. 左達承明(좌달승명) : 왼쪽은 궁전에 이른다.
119. 旣集墳典(기접분전) : 이미 오래된 서적들을 모았다. → 복희·신농· 황제의 책을 삼분(三墳)이라고 하고, 소호·전욱·고신·제곡·당요·우순의 책을 오전(五典)이라고 한다.
120. 亦聚群英(역취군영) : 또한 뛰어난 사람(현명한 자)을 모은다.
121. 杜槀鐘隷(두고종예) : 두조는 짚으로 붓을 만들고, 종요는 글(글자-예서)를 만들었다. → 두조는 한나라 때 재상으로 초서에, 종요는 위나라 태위로 예서(초서)를 만들었다.
122. 漆書壁經(칠화벽경) : 옻으로 쓴 글을 벽에 넣었다. → 옻에 쓴 글을 벽경(벽에 넣은 경전)에 숨겨두었다.
123. 府羅將相(부라장상) : 관부에는 고관대작이 늘어서 있고,
124. 路俠槐卿(로협괴경) : 길에는 괴경(경을 상징하는 홰나무)가 늘어서 있다.
125. 戶封八縣(호봉팔현) : 문에는 여덟 개의 영지를 나타냈다.
한고조는 천하를 평정한 뒤에 공이 있는 자에게 여덟 개의 현을 영지로 주고, 덕이 있는 자에게 천 명의 병사를 주어 부절을 나누며 맹세하여 말하기를 “황하가 옷의 띠처럼 가늘어지고 태산이 숫돌처럼 평평해질 때까지 나라가 영원히 보존되어 그 혜택이 후손에게 미치도록 한다”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
126. 家給千兵(가급천병) : 덕이 있는 집에 천 명의 군사를 주었다.
127. 高冠倍輦(고관배연) : 관을 높게 하고 수레에 모시고,
128. 驅穀振纓(구곡진영) : 수레를 몰고 갓끈을 휘날린다.
129. 世祿侈富(세록치부) : 대대로 녹을 받으며 사치스럽고 부유하다.
130. 車駕肥輕(차가비경) : 탈것(말)은 살쪘고 수레는 가볍다.
131. 策功茂實(책공무실) : 공을 세워서 진실함을 성대하게 한다.
‘당서태종파고려호소행산 위주필산 륵석기공야(唐書太宗破高麗號所幸山 爲駐蹕山 勒石紀功也)’“《당서》에 태종이 고구려를 격파하고 행차하던 산을 주필산이라고 이름 짓고 돌을 깎아서 공훈을 기록했다. 이런 주석도 있으니, 천자문을 지들 마음대로다 싶기도 하다.
132. 勒碑刻銘(륵비각명) : 비문을 새기고 금속에 글을 새긴다.
133. 磻溪伊尹(반계이윤) : 반계에는 이윤이라고 했던 사람이 있다. → 여기에는 태공망의 고사를 장황하게 설명되어 있으나 생략한다.
134. 佐時阿衡(좌시아형) : 때를 도와서 평화롭다.
135. 奄宅曲阜(엄택곡부) : 곡부라는 곳에 거한다. → 곡부라는 곳에서 거한 지 오래다.
곡부는 지명이다. 옛날 소호의 땅으로 오늘날 노성이다. 주공 단이 노땅을 봉지로 받아 곡부에 정착했다. ‘곡부 땅에 살기 시작했을 당시에 만약 주공이 없었다면 누가 다스릴 수 있었겠는가 곡부를 소유하여 살게 되니’라고 주석했다.
136. 微且孰營(미차숙영) : 단이 없었다면 누가 꾸려갔겠는가.
137. 桓公匡合(환공경합) : 환공이(천하를) 바르게 하고, (제휴들을) 규합했다.
138. 濟弱扶傾(제약부경) : 약자를 구하고 기운 자를 도왔다.
139. 綺廻漢惠(기면한혜) : 기라고 한 사람은 한나라 혜왕을 도왔다.
140. 說感武丁(열감무정) : 열이라고 한 사람은 무정 황제를 감화했다.
武丁은 은나라 고종이고, 부열(傅說)은 사슬에 묶인 죄수로 토목공사를 하고 있었다. 무정이 한 현자가 자신을 보좌해서 천하를 다스리는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깬 무정이 화공을 시켜 꿈에 본 사람을 그리게 하고 그 사람을 찾았는데, 부열만이 닮았다. 그래서 그를 불러 재상으로 삼았다. 고종이 부친상을 당해 3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부열의 지휘하에 나라가 다스려졌다. 부열이 고종을 감화했다.
141. 俊乂密物(준예밀물) : 현명한 사람은 말물에 다가간다.(바르게 한다)
142. 多士寔寧(다사식령) : 많은 사람이 진실로 안녕하다. *참으로 寔
143. 晋楚更覇(진초갱패) : 진초가 돌아가며 패자가 되었다.
144. 趙魏困橫(조위곤횡) : 조위가 바르지 못함에 괴로워했다.
145. 假途滅虢(가도멸괵) : 길을 빌려서 괵나라를 멸망시켰다.
괵나라는 우(虞)나라와 이웃하고 있었다. 진나라 헌공은 괵을 정벌하고자 했으나, 우나라를 통과해야 하기때문에 우나라에 길을 빌리려고 했지만, 우나라가 승낙하지 않았다. 이때 대부 순식(荀息)이 사자를 보내어 천금에 해당하는 말과 옥을 우공에게 주게 하여 길을 빌려서 그곳을 지나 괵을 멸망시켰다.
146. 踐土會盟(천토회맹) : 천토에서 맹약(맹세)을 맺었다.
147. 何遵約法(하준약법) : 소하는 간략한 법에 따랐다.
148. 韓弊煩刑(한폐번형) : 한비는 복잡한 형벌로(법으로) 피폐하게 했다.
한비는 진나라 재상이었는데, 법령이 복잡하고 처벌이 무거웠다. 육형(肉刑)과 대벽(大辟-사형)을 늘리고, 착전(鑿顚-이마에 자자하는 형)과 추협(抽脅-갈비뼈의 심줄을 뽑는 형벌) 확팽(鑊烹-가마솥에 삶은 형벌) 같은 형벌을 두었다. 시황제는 기분 내키는 대로 벌을 주어 자의(赭衣-죄수복)가 길에 넘쳐났고, 감옥이 성시를 이룰 정도로 북적거려서 천하가 혼란 했다.
149. 起翦頗牧(기전파목) : 백기, 왕전, 염파, 이목이라는 사람이 있다.→네 사람 모두 전국시대 명장들이다.
150. 用軍最精(용군최정) : 이들은 군사를 부림에 뛰어났다.
151. 宣威沙漠(선위사막) : 위세를 사막에까지 떨쳤다.
152. 馳譽丹靑(치예단청) : 명예를 그림에 그려 떨쳤다.
153. 九州禹跡(구주우적) : 아홉 개 지역에 우왕의 자취가 있다.
154. 百郡秦幷(백군진병) : 백 개의 고을에 나라들이 어울렸다. → 진나라가 6국을 통합하고, 천하를 나누어 백군으로 편성했다. 백군은 진나라가 합병하였다.
155. 岳宗恒垈(악종항대) : 항산과 대산을 으뜸으로 여긴다.
156. 禪主云亭(선주운정) : 제사는 운운산과 정정산에서 지낸다.
157. 鴈門紫塞(안문자새) : 산은 자색의 요새이다.
158. 鷄田赤城(계전적성) : 못에는 도읍이 있다. → 계전과 적성이 있다.
159. 昆池碣石(곤지석석) : 연못과 돌로 된 표식
160. 鉅野洞庭(거야동정) : 벌판에 호수가 있다. → 큰들과 동정(동정호)이 있다.
161. 曠遠綿邈(광원면막) : (가야동정)은 멀고 아득하다.
162. 岩岫杳冥(암수묘명) : 바위 줄기는 아득하고 어둡다. *어두울 杳
163. 治水於農(치수어농) : 치수는 농사의 근본이다.
‘한서왈, 농자천하지대본, 진서왈, 가색자국지대본, 불가불급(漢書曰, 農者天下之大本, 晉書曰, 稼穡者國之大本, 不可不急)’《한서》에 이르기를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다’고 하고 《진서》에 이르기를 ‘심고 거두는 일은 나라의 근본이니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164. 務玆稼穡(무자가색) : 농사에 힘쓴다.
165. 俶載南畝(숙재남묘) : 비로소 남쪽에 있는 밭두둑을 업으로 삼는다.
166. 我藝黍稷(아예여직) : 나는 기장과 피를 심는다. *기장黍, 피稷
167. 稅熟貢新(세숙공신) : 세금을 새것으로 바친다.
168. 勸賞黜陟(권상출섭) : 상을 주어 권장하고 내쫓고 올려준다. → 공 있는 자에게 상을 주어 권장하고, 공이 없는 이를 내쫓는다.
169. 孟軻敦素(맹가돈소) : 맹가라고 하는 사람은 바탕을 돈독하게 하였다.
170. 史魚秉直(사어병직) : 사어는 순수한 것을 취했다.
사어는 위나라 대부로 충직했다. 거백옥이란 뛰어난 현자가 있었으나 그는 군주가 무도한 것을 보고 벼슬살이를 하지 않았다. 시어가 물었더니 백옥이 대답하기를 “나라에 도가 있으면 모습을 드러내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모습을 감춥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시어가 말하기를 “저는 나라에 도가 있을 때도 화살처럼 곧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도 화살처럼 곧습니다.”라고 했다. → 사어가 곧은 마음을 지켰다.
171. 庶幾中庸(서기중용) : 바라며 항상 됨에는 중용이 있다.
172. 勞謙謹勅(노겸근칙) : 위로하고 삼간다. → 노력하고 겸손하며, 삼가하여 바로잡는다.
173. 聆音察理(영음찰리) : 목소리를 듣고 이치를 밝힌다.
174. 鑑貌辨色(감모변색) : 모습을 살펴 기색을 가려서 안다. → 관기용모 변기안색야(觀其容貌 辨其顔色也) 용모를 보고서 그 안색을 헤아린다.
175. 胎厥嘉猷(태궐가유) : 좋은 도를 남긴다. → 군자가 선도로 함께한다.
176. 勤其祇植(근기기식) : 삼가하여 남겨 주는 것에 힘쓴다.
177. 省躬譏誡(성궁기계) : (자신)몸을 돌아보고 나무라고 경계한다.
178. 총증항극(총증항극) : 사랑함(가엽게 여김)이 더하면 오만함이 극에 달한다. → 총애가 지나치면 뽐냄이 극에 달한다.
179. 殆辱近恥(태욕근치) : 위태로움과 욕됨이 부끄러움에 가깝다.
180. 林皋幸卽(임고행즉) : 조나라 임고라는 사람은 나아가 이르렀다.
임고는 조나라 재상으로 아홉 자녀를 두었는데 모두 어질었다. 조나라 왕이 이를 질투하여 칙령을 내려 “정원을 돌아보려고 하니 수목 가운데 열매가 많이 달린 것은 베어내라”고 했다. 자식들이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아버지께 물었다. 임고는 왕이 우리를 죽이려 하는 것이라고 하여 부자는 손을 잡고 백운산으로 들어가 죽을 때까지 나오지 않았다. 왕이 그 소식을 듣고 탄식하며 “현신이란 바로 저 임고 부자였구나”라고 했다. → 임고는 다행히 나아갔다.
181. 兩踈見機(양소견기) : 두 명 소라는 사람은 낌새를 보았다. *트일踈
한나라 때 소광(踈廣)은 대부가 되고 아들 소수(踈受)는 소부가 되었다. 광이 수에게 말하기를 “내가 듣건데 만족할 줄 알면 위험해지지 않고 오래 편안하다.”고 하였다. 이에 수가 “제가 듣기로 공을 이루고 이름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라고 합니다”라고 했다. 부자는 병을 핑계로 인수(印綬-도장끈)를 동도문(東都門-장안성 동문)에 걸어 두고 떠났다. 천자와 태자가 황금 80근을 하사했고, 친구들이 동도문 밖에서 송별잔치를 열어주었는데 수레가 100대나 되었다. 두 사람은 고향으로 돌아가 황금을 고향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 양소는 기미를 볼줄 알았다.
182. 解組誰逼(해조수핍) : 인끈을 풀고(물러 남을)누가 나무라겠는가!
183. 索居閑處(색거한처) : 조용한 곳에서(구하여) 거한다.
184. 沈默寂寥(침묵적요) : 깊이 침묵하며 고요하다.
185. 求古尋論(구고심론) : 옛것을 구하고 논한다.
186. 散慮逍遙(산려소요) : 사려를 분명히 하고 즐긴다.
187. 欣奏累遣(흔주누견) : 기쁨이 이르면 걱정이 이른다. → 기쁨이 오면 걱정이 물러간다.
188. 戚謝歡招(척사환초) : 걱정이 떠날 때는 기쁨이 찾아온다.
189. 蕖荷的皪(거하적력) : 연꽃 잎은 산듯하다. *하얀 皪
190. 園莽抽條(원망추조) : 뜰의 풀은 가지를 뻗친다.
191. 枇杷晩翠(비파만취) : 비파잎은 늦도록 푸르다.
192. 梧桐早凋(오동조조) : 오동나무는 빨리 시든다. *시들凋
《회남자》에 ‘오동나무 한 잎이 떨어지면 세상은 가을이 온 줄 안다(梧桐一葉落 而天下知秋也)’라고 했다. → 오동나무(가을에)는 일찍 잎이 떨어진다.
193. 陳根委의(진근위의) : 오랜된 뿌리는 엉킨다.(시들고 스러진다)
194. 落葉飄颻(낙엽표요) : 회오리바람에 낙엽이 나부낀다. → 춤추는 것 같다.
195. 遊鵾獨運(유곤독운) : 큰 새(붕새)가 혼자 돌아다니다가,
196. 凌摩絳霄(릉마강소) : 붕새는 붉은 하늘에 솟구친다.
197. 耽讀翫市(탐독완시) : 책을 탐독할 때는 시장에서 책을 가지고 논다.
한나라 때 왕충(王充)은 집이 가난하여 읽을 책이 없었다. 그는 늘 낙양시장에서 파는 책을 읽었고 한 번 보기만 해도 곧 외워서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에서 노닐 때 늘 책 주머니나 상자에 눈을 붙들어 맸다’고 한다. → 책 읽기를 즐겨서 시장에서 책에 빠졌다.
198. 寓目囊箱(우목낭상) : 눈을 주머니 상자에 붙인다.
199. 易輶攸畏(역유유외) : 쉽고 가벼울 때는 두려워해야 한다.
200. 屬耳垣墻(속이원장) : 귀를 담장에 붙인다.
201. 具膳餐飯(구선찬반) : 음식을 갖추어 밥을 먹고,
202. 適口充腸(적구충장) : 입에 맞게 배(창자)를 채우면 족하다.
203. 飽飫烹宰(포어팽재) : 배부르면 삶은 고기도 싫고,
204. 飢厭糟糠(기염조강) : 굶주리면 겨와 지게미도 싫다. → 가난해 굶주리면 지게미와 겨라도 배불리 먹지 못할까 걱정한다.
205. 親戚故舊(친척고구) : 친근한 무리와 오랜 친구들 → 친족을 친이라하고, 방계를 척이라 한다. 형제는 친이고, 고모 이모는 척이다. 자신이 부귀할 때나 가난할 때나 그런 친척과 오랜 친구를 잊지 않는다.
206. 老少異粮(노소이랑) : 노인과 어린이는 양식(粮)을 달리한다.
207. 妾御紡績(첩어방적) : 여자는 잇고 짜는 것을 맡는다.
208. 侍巾帷房(시건유방) : 모실 때는 장막, 바닥을 닦는다. → 수건과 빗을 들고 장막 친 방에서 남편의 시중을 든다.
209. 紈扇圓潔(환선원결) : (제나라에서 생산되는) 흰 깁으로 만든 부채는 둥글고 깨끗하다.
210. 銀燭煒煌(은촉위황) : 은촉 촛불이 빛난다.
211. 晝眠夕寢(주면석침) : 낮에 자고 저녁에도 잔다.
변소(邊韶)는 호가 효선(孝先)인데 제자들을 가르치다가 낮잠을 잔 일이 있었다. 제자들이 이 일을 비웃으며 “변효선은 뒤룩뒤룩 뱃살만 쪄서 책 읽기를 게을리하고 잠만 자려고 한다.”하였다. 효선이 말하기를, “변이 성이고 효선을 자로 한다. 뒤룩뒤룩한 배에는 오경(시경서경역경예기춘추)이 들어있네. 누워서는 주공과 꿈에서 통하고 앉아서는 공자와 뜻을 같이 하네. 이런 나를 스승으로 삼으면서 비웃음거리로 삼아도 좋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하고 말 하였다. 제자들이 답할 말이 없었다.
212. 籃芛象床(남순상상) : 죽순으로 짠 자리, 상아로 만든 침상.
213. 絃歌酒醼(현가주연) : 거문고를 뜯고 즐긴다. → 주연을 연다.
214. 接杯擧觴(접배거상) : 잔을 권하고 큰 잔을 든다. *잔 觴
215. 矯手頓足(교수돈족) : 손을 들고 발을 구른다. → 춤춘다.
216. 悅豫且康(열예차강) : 기뻐하고 즐긴다. 또한 편안하다.
217. 嫡後嗣續(적후사속) : 적장자에게 뒤를 물려주고 후사를 잇는다.
218. 祭祀烝嘗(제사증상) : 증상(사계절) 제사를 지낸다.
219. 稽顙再拜(계상재배) : 이마를 조아려 거듭 절한다.
220. 悚懼恐惶(송구공황) : 두려워하고 겁내다. → 엄숙하고 공손해야 한다.
221. 牋牒簡要(전첩간요) : 편지와 문서는 간략하게 요점만,
222. 顧答審詳(고답심상) : 되돌아 보고 상세히 답한다.
223. 骸垢想浴(해구상욕) : 몸에 떼가 끼었을 때는 목욕을 한다.
224. 執熱願凉(집열원량) : 뜨거우면 시원한 것을 원하고,
225. 驢騾犢特(여라독특) : 당나귀, 노새, 송아지. *犢特 수컷송아지
226. 駭躍超驤(해약초양) : 놀라서 날뛰고 뛴다.
227. 誅斬賊盜(주참적도) : 도적을 베어 죽인다.
228. 捕獲叛亡(포획반망) : 배반하고 도망가는 자를 포획한다.
229. 布射遼丸(포사요환) : 여포는 화살을 쏘고, 요료는 구슬을 쥔다.
여포(呂布)는 말을 타고 화살을 잘 쏘았다. 백 걸음 떨어진 곳에서 버드나무 잎을 쏘면 백발백중이어서 화살 하나도 헛되지 않았다. 요는 성이 의(宜)이고 이름이 요(遼)다. 아홉 개의 방울(丸)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 때 여덟 개는 늘 공중에 있고 하나만 손에 있었다. 초나라와 송나라가 싸울 때 초나라 왕이 대패했다. 이에 요가 가슴을 풀어헤치고 칼날을 마주하며 송나라 군대 앞에서 방울 묘기를 부렸다. 군대가 싸움을 멈추고 구경했다.(이틈을 타서) 초나라 왕은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었다.
230. 嵆琴阮嘯(혜금완소) : 혜를 거문고를 켜고 완은 휘파람을 분다.
진(晉)나라 혜강(嵆康)의 자는 숙야(叔夜)이다. 북산에서 손등(孫登)으로부터 금을 배웠다. 3년이 지난 뒤 손등이 말하기를 “자네는 뛰어난 재주가 있다. 필시 시장에서 죽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혜강이 떠난 뒤 손등은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천자가 혜강을 불러 궁정 사람들에게 악곡을 가르치도록 했지만, 혜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나라 무제가 간신의 의견을 받아들여 혜강을 시장에서 죽였는데 혜강은 금을 끌어안고 죽었다. 완적(阮籍)은 자가 사종(嗣宗)이고 진(晉)나라 보병교위가 되었다. 술을 좋아해 늘 녹거(鹿車-작은 수레)에 술을 싣고 다니면서 마셨다. 그러면서 휘파람을 잘 불었는데, 이것에 감명하여 봉황이 내려와 앉고 다른 새들도 함께 와서 버드나무 가지가 무게를 못 이겨 꺾여버렸다.
231. 恬筆倫紙(염필윤지) : 염(蒙恬)은 붓을 만들고, 윤(蔡倫)은 종이를 만들었다. → 몽염은 秦나라 때 채륜은 漢나라 때 사람이다.
232. 鈞巧任釣(균교임조) : 마균은 재주가 있었고, 임공은 낚시를 잘했다. → 마균(馬均)은 위나라 무제 때 나침반을 부착한 수레를 만들었고, 임공은 낚시를 잘해 동쪽 바다에서 길이가 10리나 되는 물고기를 잡았다.
233. 釋紛利俗(석분이속) : 어지러운 것을 풀고 백성을 보살핀다. → 어지러운 것을 풀고 세상을 이롭게 한다.
234. 並皆佳妙(병개가묘) : 아우러니 모두 좋고 아름답다.
235. 毛施淑姿(모시숙자) : 모장과 서시는 아름다운 자태다.
모는 오나라 미녀로 이름이 타녀(咤女)다. 용모가 단정하고 아름다움이 나라 안에 비길 데가 없었다. 서시(西施)는 월나라 여인으로 가슴에 통증이 생기면 가슴을 손으로 바치고 미간을 찌푸리고 서 있는 모습이 더욱 예뻐서 그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 모장과 서시는 아름다운 자태로…
236. 工嚬姸笑(공빈연소) : 교묘하게 찡그리고 아름답게 웃는다.
237. 季矢每催(계시매최) : 세월의 화살은 언제나 사람을 재촉한다.
238. 曦暉晃耀(희휘황요) : 햇빛과 달빛이 확연히 빛난다.
239. 璿璣遷幹(선기천간) : 아름다운 옥기를 옮기다(?)
240. 晦魄環照(회백환조) : 그믐달과 보름달이 돌아가며 비춘다.
241. 指薪修祐(지신수우) : 땔나무를 가르킨다. 복을 닦는다.
242. 永安吉邵(영안길소) : 영원히 편안하고 좋다.
243. 矩步引領(구보인령) : 걸음을 옮기고 고개를 당긴다. → 예의를 지켜 걸으면서 고개를 든다.
244. 俯仰廊廟(부앙낭묘) : 사당에 (머리를) 숙이고 우러른다.
245. 束帶矜莊(속대긍장) : 조정에서 의복을 갖추고 삼간다.
《논어》에 이르기를 ‘예복을 차려입고 조정에서 빈객을 접대하는 것이 뛰어나다.’하였다. 이섬은 주석에서 사람이 단정하다면, 반드시 정중하고 엄숙할 것이다. 엄숙하다면 멀리서 보고도 두려워한다고 했다.
246. 徘徊膽眺(배회담조) : 배회하고 위를 올려다 본다. → 가까이 보고 멀리 본다.
247. 孤陃寡聞(고병과문) : 고루하면 듣는 것이 적다. → 혼자 배우고 친구가 없으면 고루하고 과문(듣는 것이 부족)하다.
248. 愚蒙等誚(우몽등초) : 어리석으면 똑같이 꾸짖는다.
249. 謂語助者(위어조자) : 말은 돕는 자는,
양나라 무제는 주홍사가 지은 이 천자문의 운이 맞도록 정돈하였는데, 두 구가 부족하므로 조助자를 채운 것이라 하고, 처음에 진나라 무제가 위나라의 뒤를 이어 천하를 얻은 초기에 노주성에 있을 때 대부 종요가 천자문을 지어서 천자께 헌상했으며, 천자가 이것을 소중히 여겨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진나라 천자는 송나라 문제에게 쫓겨 단양으로 옮겨 난을 피했는데, 수레 안에 있던 천자문이 비에 젖어버렸다. 진나라는 15명의 천자가 150년간 다스리다가 송나라 문황 유유가 보위를 이었는데 진나라 서고에 있던 천자문이 비로 인해 망가져 순서가 엉망이었으므로 우장군 왕희지에게 운을 맞추게 하였으나 완성하지 못했다. 송나라를 다스린 지 60년 후 제나라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천자문의 운을 제대로 맞추는 사람이 없었다. 제나라는 7명의 천자가 30년을 다스린 뒤에 양나라 무제가 보위에 올라 비로소 주홍사에게 운이 맞도록 하여 천자문이 완성됐다. - 이섬의 주석이다.
250. 焉哉乎也(언재호야) : 언은 반어, 재는 감탄, 호는 한탄, 야는 끝마침 조사다. → 좋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