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마, 그리고 꿈을 꾸어
황 남 용*HWANG, NAMNYONG
내 인생은,
묘한 수수께끼를 닮은 것 같다
친구들은 늘 일등을 꿈꾸는데
난 2등도 3등도 아닌
맨 끝자락에 서 있었다
햇살이 부드럽게 드리운 여섯살의 봄
텃밭을 일구던 형의 쇠스랑이
나의 뇌 깊은 곳을 파고 들었고
철없던 난
생과 사를 오가는 날이었다
역사는 무디게 조각됐지만
성황당에 기도하는 어머니의 애달픔은
눈부신 햇살처럼 피어났고
기억력은
오로라의 자태처럼 찾아왔다
나약해 질 때면
바람은 나에게 속삭였다
좀 늦어도 괜찮아
절대 포기하지 마
그리고 무한대의 긴- 꿈을 꾸어
너에 종말도
한참 늦게 찾아올 테니까
난 8월의 노을지는 세느강변에서 중얼거렸다
그래 포기하지 않고 오래도록 꿈을 꾸어야지
행복은,
고독과 갈등 속에 침몰했던 헤밍웨이가 꿈꾸던
산티아고의 빅토리아(승리) 같은 것이니까
오늘도 난
꿈과 행복의 이력서를 찬란하게 꾸미고 있다
이 詩는, 시인의 삶의 작은 이력서입니다.
<시의백과>에 이미 발표된 저의 시, <사랑의 도가니에 빠져>와
같은 맥락에서 창작된 서사시(epic), 즉 시인의 삶의 한 장르입니다.
저는 여섯 살 때 뇌를 심하게 다친 후, 부상으로 인하여 대뇌의 기억세포가
활동을 멈춰버린 이유로 고교 졸업 때까지 분수나 나누기의 계산은 물론,
구구법조차도 제대로 외우질 못했습니다.
우둔했던 저에게 너무도 당연한 결과로서
대학 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으나, 청강생으로 간신히 대학에 들어 갈 수 있었고, 이
무렵부터 부상으로 인해 정지됐던 뇌세포가 깊이 가두어진 블랙홀(black hole)에서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했으며, 이듬해엔 만 20세로 징병되어 약 3년간의 국방의무에
임했습니다.
詩家는 병역의무 기간 동안에 군입대 이전까지의 잃어버린 20년 세월의 지적知的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영어와 일본어 사전 외우기에 심몰深沒했으며, 그 시간들이
참으로 소중한 자산이 되었고, 대학(청강생) 과정을 마친 후 28세의 늦깎이로
일본 유학 길에 올라 일본과 미국, 영국에서 면학할 수 있는 꿈같은 시간들이 주어졌습니다.
이 시는, 잃어버린 20년 세월을 감사한 마음과 긍정적이고 행복한 순간들로 묘사하기 위하여
40여 년 만에 완성한 영혼의 노래이며, 또한 저의 찬란한 웅변이요,
희망의 결정체입니다.
ㅡ감사합니다ㅡ
**작가 : 논설인*시인*작가*일본어교수*백악관 외교정책 (사적)자문역**
첫댓글 <꽃향기 사랑방>의 회원 및 카페 방문자 여러분
2023년 한 해도 참으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2024, 갑진년 새해를 맞아서 여러분의 가내에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아름다운 한 해가 되시길 빕니다.
참고로, 이전에 말씀드렸던 '너는 누구냐'에 대한
저의 응답을 이 시로서 대체함을 말씀 올립니다.
ㅡ 감사합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