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관람가 (03)

소설쓰기에 앞서, 이 소설에는 19금 장면이 없음을 알립니다.       #.셋.       "또 왔어요?"   하경이가 자취를 감춰버린 그 날부터 유독 이 남자가 더 많이 찾아오는 거 같다.   "내가 파악해본건데, 여기 여자들 다 싸구려야"   물론 이 남자도 오직 나만을 기다렸던 게 아니였다.   즐겼지, 아주 많이.   정말 대기업회장 아들이 거짓말은 아니었나보다.   한명당 100만원을 뿌려줬다.               잘생기고 돈많고 테크닉좋은 남자를(소문엔 몸도 좋댔다) 마다하는 사람은 우리업소에 없었고.   모두 한번이라도 같이 자기위해 노력했다.   물론 난 아는 사람과 하고싶지않았기에 거부했다.   "근데, 넌 왜이렇게 비싸게 굴어"   내 손목을 낚아채 자신의 앞으로 확 잡아당기는 이 남자의 행동에 흠칫 놀라며 뒷걸음쳤다.   "내가 여기서 꺼내줄수도 있는데"   .......!           꺼내...줄수도 있다고?   "좀만 더 잘해봐, 꺼내줄게"   그 말에 난 흔들리고 있었다. 꺼내준다고.......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꺼내주겠다고...........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건데요?"   난 결국 이런 여자였다. 내 목적을 위해 물불안가리는 여자.   내 말에 픽-바람새는 웃음소리를 내는 허은휼.           "알아서 앵겨"   그 말에 난 정말 안겨버렸다. 생각해보면 좀 웃기지만, 그냥 허은휼을 안았다.   사실 그 뜻을 알고있었지만 그걸 행동에 옮긴다는 건 좀 창피한 일이기에.   "....푸하하하"   이윽고 허은휼의 웃음소리가 우리업소에 가득 울려퍼졌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허은휼에게 향해버렸다.   "왜..왜웃어요"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허은휼을 힐끗 올려다보았다.   가소롭다는 표정? 아니면, 비웃는건가?   "연애 한번도 안해봤어? 그게 뭐야?"   "그런 쪽팔린 일을 어떻게 해? 이 아저씨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앵기는게 힘들면 내가 시키는대로 해. 지금 꺼내줄수도 있어"   그 말에 난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사람이 날 진짜 좋아하는거든, 아니면 날 노리개로 생각하는 건지 알순없지만...             난 나갈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   "할게요! 꺼내줘요"   정말 쉽게도 승낙해버리는 나였다.   나중에, 아플 걸 이 때 미리 예감했던 거 같다.   뭔가. 승낙하는 순간에 엄청 엄청, 아주 많이 왼쪽 가슴이 찌릿거렸으니까.   허은휼은 곧 3천만원이라는 내 빚을 모조리 갚아주었고, 난 그곳을 나올 수 있었다.   "내가 널 왜 꺼내준 거 같아?"           날 꺼내주자마자 데려간 곳은 허은휼의 차 안이었다.   혹시 차 안에서 하자는 건 아니겠지. 아니겠지, 아니겠지.   비싼 은색 벤츠였다. 허은휼의 애마는.   이 사람은 회색을 좋아하나보다.   난 허은휼의 은색 벤츠 구경에 정신이 팔렸고, 허은휼은 곧 입술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설화라는 여자를 학교 정문 앞에서 봤어요. 그때 그 근처에 볼일이 있었거든요.  그 때, 한설화라는 여자가 너무 예뻐서 반했거든요. 그래서 할 일도 잊고 그 여자만 쫓아갔어요.  근데 이상하게 그 여자, 미용실들어가서 더 예쁘게 변신한다음에 유흥가로 향하더라구요"   허은휼의 말에 난 차 구경을 멈추고 허은휼을 응시했다.   그의 눈이 그 때를 회상하듯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두번째는 편의점에서 봤어요, 그 때 무지 목이 말라서 물 사러 들어갔는데 우연치않게도  한설화라는 엄청 예쁜 여자가 편의점 물 꺼내는 냉장고 앞에 쪼그려앉아서 졸고있더라구요.  그 때 그게 너무 예뻐서 또 반했어요. 그래서 나도 똑같이 쪼그려앉아 한참을 쳐다본 거 같아요"           난 본적이 없는데, 한번도.   허은휼이라는 이 남자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세번째는 지금 이 은색벤츠에 지금 입고 있는 은색양복입고 차몰면서 갈 때였어요.  그 때 내가 반한 여자는 또 똑같은 한설화였어요. 길거리에서 강하경이란 남자애랑 장난치고  있었는데 그게 얼마나 예뻤는지 그 여자 자신은 모를거에요"     . . . . . .           그렇게 몇번씩이나 반했다고 말하는 그의 입술엔 미소가 걸려있었다.   마치 그 때를 회상하는 듯 눈도 계속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스물두번째 만났을 땐 한설화라는 여자가 내게 와서 안겼어요.  너무 너무 예뻤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알았어"   "뭘 알았는데요?"   "난.........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천재일우(천년에 한번 만날 수 있는 인연)가 정말 있었어"   "천재...일우?"   "우리가.....운명이라고-"           말도 안돼.   "난 너를 이번에 30번째 봐. 근데 지금 이 순간에도 너에게 반해. 볼때마다 황홀해."   "난 아닌데요"   "널 노리개로 삼으려고 빼내온게 아니라- 널 사랑하기 위해 데려온거야. 그것만 생각해"   내 말따윈 상관없다는 듯 무시해버리고 자신이 할말만 늘어놓는 이 남자를,   우리가 운명이라고 믿는 이 허은휼이란 남자를 어찌하면 좋을까.   "하루에 천번을 쳐다보면 천번을 반할거야, 하루에 만번을 쳐다보면 만번을 반할거고"             그게 뭐야.   당신뭐야,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냐구.   "그렇게 험하게 말했던건 니가 날 잘 기억하지 못할 거 같아서, 나 잘 기억하게 기억속에 심어둔거야"   하.....어이가없다.   말을 마치고 은색 벤츠를 몰아 어딘가로 향하는 이 남자는....내 옆에 있는 남자는 허은휼.   하지만,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건.....강하경.             허은휼, 미안해.   이상하게도 당신같은 남자가 내게 그런말을 해도 난 하경이 생각을 해.   미안해.   난 당신이 천재일우라고 생각하지 않아.   내게 있어서, 남자는 강하경 하나야.   날 사랑해주는 남자는 강하경 하나야.   내가 사랑하는 남자도.......강하경 하나야.             은색 벤츠가 멈춰선 곳은 한 오피스텔 앞이었다.   "우리 집."   도통 모르겠다는 내 표정에 설명을 덧붙이는 허은휼.   히익-...........설마 집이겠어, 그냥 돈 내구 사는거겠지.   "말도 안돼"   "진짜야, 내가 건물 통채로 샀다"   "에!!!???"             자랑하듯 '브이'표시를 해보이는 허은휼.   "나 능력있는 남자야"   "진짜에요? 진짜로? 진짜?"   "...........당연히 진짜는 아니지"   ...............낚았구나.   굳어가는 내 표정을 보고 다시 웃어버리는 허은휼.   "그럼 회장 아들이라는 것도 뻥이구나?!"           분명 거짓말임에 틀림없다.   그런 사람이 맨날 나 쫓아다니면서 감시할리가 없어.   "그건 진짜야, 어. 내리자"   띵-   16층.   어느샌가 허은휼의 집앞에 도착해있었다.   비밀번호를 재빠르게 누르고 나를 집안으로 데려가는 허은휼 때문에 휘청거린다.             허..........그것보다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휘청거린다.   이런......궁전같은 곳은 처음이야..   "안 들어오고 뭐해?"   "우와-"   입을 떡 벌리고 집안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내가 이런 곳에 있어도 되는걸까.             난 집안으로 들어와서 안절부절 서있기만했다.   "니 방은 저기고, 방은 그냥 온통 하얘. 제일 잘어울리는 색 같아서-.  음, 그리고 욕실은 여기. 어차피 니 방에 욕실이랑 다 있을 거야.  내 방은 욕실바로 옆인데 직접부르기 뭐하면 이거 써도 되고"   방을 일일이 열어 소개시켜주던 허은휼은 내게 핸드폰하나를 내밀었다.   "이건.....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에요?"   "걱정하지마, 다 내가 해주고 싶어서 해주는 거야. 너한테 해주는 거면 아까운 게 없으니까"   "아...."   이 남자, 정말 진심인가.             "나랑 동거한다고 너무 갑갑한거 생각하지마, 남자 만나려면 만나고 놀려면 놀구.  일일히 잡아두지않을꺼니까, 그리고 난 그냥 연애한다고 생각해. 가볍게 말고 진지하게-"   그 말을 하고는 '잘자'라는 말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허은휼이었다.   난 내 방에 들어가서..........보니까   정말 하얗다. 너무 하얘서 눈이 부실정도랄까.   천국같았다.   난 정말 내 방에 있는 욕실을 보며 경악하다가, 내 방에 있는 이것저것 물건을 둘러보았다.           담배부터 시작해서, 향수, 옷, 가방, 화장품, 컴퓨터, 책, 필기도구, 사진기 게다가 속옷까지도.   모두 자기취향인지(내가 좋아하진 않는 타입들이었지만) 없는 게 없었다.   정말 신기해.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을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있구나..........         욕실에도 모든게 완벽했다. 칫솔, 치약, 샤워코롱, 바디워시, 바디로션, 바디오일, 바디스프레이   정말 없는 게 없었으며 모두 허은휼의 취향인 듯 했다.   하지만 난 그 날 행복했다.   허은휼 옆에 있으면 이렇게 행복하구나........   아무것도 못해주는 강하경보다, 돈 많고 다 해줄 수 있는 허은휼옆은......   행복한 곳이구나.             지금 이 행복함이 깨지지 않기를...........       *   안녕하세요. 인비연입니다.   오늘 두편올리구요, 내일부터 시험기간이라서 못올릴거같아요.   전 그럼 5월 4일이 지나면 돌아오겠습니다ㅠㅠㅠ   그럼, 안녕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