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정일근
바다 색깔 머플러가 도착했다
내 목을 친친 감게 될
깊은 바다 무게 같은 운명에
나는 자꾸만 금 밖으로 솟구치고 싶었다
나는 기꺼이 사랑하다가
고래가 되어 운명에 목 내밀어 순교하리다
내 마지막 항진에
그대는 그 바다의 등대이거나
붉거나 흰 천을 날리며
심해에서 나를 부르는
사이렌의 쉬어 버린 노래이려니
내 옆구리엔 오래전 작살이 박혀
바다는 천천히 붉어진다
손톱 발톱이 다 빠지는 고통의 하얀 밤에
고래의 피 울음소리로 찾아갈 것이니.
📷
사진 / 이형권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시의 오솔길
운명
루미 530
추천 1
조회 91
24.01.16 06:49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