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에 집짓기(샌드위치판넬) 첫 번째 이야기
지난 11월에 고창에 땅을 산 이후 집을 짓기 위한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면소재지에 있는 임야인데 멀리 야트막한 산자락이 용의 꼬리처럼 구불구불 땅으로 내려 앉은 전망입니다.
마을하고 조금 떨어져 있는 정남향의 햇살좋은 땅입니다.
원래 여행도 여행지에 도착하여 돌아다닐때뿐 아니라 여행을 계획할때부터 즐거움이 시작되는게 아닐까요?
여행을 계획하는 마음처럼 집을 짓는것도 어떻게 지을것인지 구상하고 설계할때가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막상 집을 지을때는 힘들고 골치 아픈 하루하루의 연속일테니까요.
더군다나 저처럼 남에게 통째로 맡겨서 짓지 않고 직영공사를 하게 되면 굉장히 피곤한 작업입니다.
요즘은 집지을 생각에 한편 즐거우면서도 한편 걱정이 눈앞을 가리는군요.
남에게 맡겨서 집을 지을때와 직접 지을 때, 각각 일장일단이 있겠지요?
남에게 맡겨서 집을 짓는 경우를 추측해 보겠습니다.
한번 외칩니다. 추측은 추측일뿐 오해하지 말자!
처음 계약하기 전까지는 용왕앞에 무릎꿇은 토끼처럼 금방 간이라도 빼 줄듯이, 입안에 혀처럼 다디 단 소리만 하더니 계약금 받아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태도가 슬슬 바뀌기 시작합니다.
시공하는게 왠지 미심쩍어 물어 보면 믿고 기다리라고 하거나 우물우물 얼버무리기.
샘플좀 보여 달라고 하면 질질 끌고 안 보여주기.
잘못된거 알아차리고 말하면 성질내기.
작업인부 투입 안하고 작업 안하기. 그리하여 공사기간 엿가락 늘이듯 늘리기.
애매한 부분은 무조건 추가금액 달라고 하기, 그 추가에서 바가지 씌우기등등 서른여섯가지신공이 나옵니다.
그러니 내 돈주고 일 시키면서도 지어주는 사람의 처분만 기다리게 되고 ‘어휴~ 이걸 일이라고 했니? 내가해도 너보다는 낫겠다.’라고 생각하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삼세번이라고 계속 지적질을 하다보니 서로 얼굴 붉히고 인상 쓰는 일이 많아집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하자가 생길건 뻔한 일이고, 지금도 제대로 안해주는 인간이 나중에 하자보수 해줄리는 만무하고...
어쩌면 좋을지, 그냥 속만 터집니다.
집 한번 짓고 나서 10년이 늙는 사람과 홧병나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사람, 두 종류가 있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남의 집을 지어 주는 사람들이 몹시 억울해할 것 같아서, 다음 기회에 집을 지어 달라고 의뢰해놓고 진상피우는 건축주의 서른여섯가지 신공에 대해서도 추측해 보겠습니다.
좌우당간 저는 저희 부부가 살 고창집을 직접 짓기로 했습니다.
쉬엄 쉬엄 아내와 의논해서 평면을 잡아보았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평면구조도 저희 네 식구가 시골살림 하는데 편리하게 되어 있어 크게 보완할 부분은 없지만, 식구가 줄면서 면적도 그리 클 필요가 없어졌으니 새로 설계를 해야했지요.
일단 면적은 30평, 보통때는 둘이 살다가 가끔 아이들이 오거나(가까운 장래에 아이들의 아이들도 생기겠지요) 손님이 오면 잘 수 있는 작은방이 두 개.
작은방들은 포켓도어나 슬라이딩 도어적용, 또는 도어격납등의 방법으로 넓게 쓰거나 분리가 용이하게~
밖에서 농사짓고 들어올때는 현관으로 오지않고 다용도실로 들어가 바로 옷을 세탁기에 넣을 수 있게~
거실은 밖이 잘 보이고 햇살이 잘 들어오고 여름에는 맞 바람 불 수 있게~
거실에서 바로 데크로 나가고 주방에서 음식을 들고 데크로 나가기 수월하게~
데크앞 개비온으로 작은 화단 만들고 업 라이트 조명설치.
난방비 무서우니 단열철저.
겨우내 벽난로 장작값 장난 아닌데, 벽난로 넣을까 말까?
다용도실에 랙설치, 허드레 빨래용 싱크대 설치.
드레스룸 없이 효율적인 붙박이수납장.
다락방이나 중이층은?
도어 프레임은 천장까지, 댐퍼설치 검토, 도어 및 프레임은 제작해서 쉬트바르거나 예다지정도, SEAL없이~
화장실, 현관천정은 바리솔 또는 엑스텐조? 비싼디...
거실천정은 경사에 히노끼루바 취부.
화장실 한 군데는 이동식 욕조. 한 군데는 샤워부스 설치.
구조체는 경량철골구조에 스터드 혼용하고 외부에 노출콘크리크 샌드위치판넬, 유로징크 샌드위치판넬 마감. 스터드속에 매트형 단열재 취부. 내부 석고보드위 DID벽지정도.
심플한 외관과 외관조명 검토.
창호는 일부만 시스템창호. (로이, ARGON GAS)
마감은 실용적이고 가격은 중간정도, 일부 포인트부분만 상급사용.
수납공간, 모든 공간 자연환기, 채광
창고에 수납선반.
보일러는 기름과 펠릿 겸용.
데크넓게, 난간없이~
외부에 능소화, 나팔꽃등 덩굴식물 타고 올라가는 기둥, 계절에 따른 변화, 시각적인 포인트역할.
거실창문위 어닝설치 할까 말까?
여기에 쓴 것보다 더 많은 요소들을 구상하고 검토하고, 빼고 더하면서 평면설계를 마친후에 마감자재를 아예 전시회장에서 결정짓기로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머릿속에서 오만가지의 자재들이 “저좀 써 주세요” 하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결정을 하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번 정해놓고도 어디 더 싸고 좋은 자재가 있지는 않을까하고 찾으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그리고 새로 나온 자재를 보면 순간 혹해서 자칫 인내하지 않으면 예산을 초과하기 십상입니다.
아~ 그런데 이렇게 지으면서 30평에 350만원씩, 대충 일억 천만원선에 끊을 수 있을까?
건축과 토목설계비, 최소한의 옹벽이나 보강토블럭 쌓아야 하는 토목비용도 있기 때문에 건축에 더 돈을 들일 형편은 안되는데...
자재마감을 정해놓고 실행작업을 해봐야겠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놓은 평면도를 들고 킨텍스에서 열린 경향하우징페어를 보러 갔습니다.
1월에는 세텍에서 열린 MBC건축박람회를 딸아이 손잡고 갔었는데 좀 늦게 갔더니 주차장이 만차예요.
그래서 탄천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그 넓은 탄천주차장마저도 만차가 되어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다시 세텍으로 가서 저는 차에서 기다리고 딸아이를 시켜 참가업체 디렉토리만 사가지고 돌아왔네요. ㅠㅠ
여기 일산 킨텍스도 아침일찍 갔는데 주차장이 꽉 찼어요.
첫댓글 사진이 안보이네요.. 집짓는과정 궁금합니다. 평면도도 볼수 있을까요?
청초가님.
죄송합니다.
님의 말씀을 듣고 다른 컴에서 보니 정말 사진이 안 보이는군요.
제가 컴을 잘 다루지 못해서리...
이른 시간안에 사진이 보이게 해놓겠습니다.
그리고 2. 24일 '봉담을 떠나 고창으로 갑니다'라는 제 글에 평면도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고창으로 오시는군요
어느면 이신가요?
함 구경 가보고싶어요
넘 대단하신 설계시네요
예쁘고 편리한 집 무탈하게 지으시길 빕니다(^♥^)
세설님.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창 공음면으로 이사갑니다.
건축과정을 계속 올려볼까 합니다.
건축중에 오시면 믹스커피라도 한잔 드리겠습니다.^^
좋은곳에 자리를 잡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땅도 황토가 많아서 좋고 지리적으로 영광과 가까워서 싱싱한 해산물들도 맛 볼수있고...
전 아산면 댁이랍니다 ㅎㅎ
행복한 나날되세요~~(^♥^)
전문가 이시군요 진행되는 건축과정 올려주세요 많은 공부가될것갔읍니다
건축과정 올려보겠습니다.
보시는 회원님들께 도움되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기를 바라면서요.
기다려 지는군요 고맙습니다.
저도 땅만 구입해 놓고 고민만 하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성의껏 올려보겠습니다.
저도 고창군 흥덕면사무소 앞에 25평 업자한테 맡겼네요. 토목공사 포함 1억가까이 견적이 나왔는데
노루굴님은 직영으로 하신다면서 평당 가격이 맡긴가격하고 비슷 하네요 재료가 고급인가봐요.
저는 흥덕면사무소 앞인데... 도면, 형질변경등 시작 했답니다.
고급의 기준이 참 애매합니다.
좋은 집 지으시기 바랍니다.
건축 업체 회사에서도 사장이 직접 건축 하는 일은 없고 시공 기술자 팀장에게 맡깁니다.
시공 팀장은 팀장 밑에 3~4명이 한팀으로 일하는데 기초부터 완공까지 전부 다 할줄 압니다.
회사에서 대우가 좋지 않거나 급료가 적으면 회사에 오래 있지 못하고 다른데로 가버리기도 합니다.
생활 정보지를 보시면 건축 업체마다 시공 기술자를 구인을 하고 있지만
진짜 실력 있는 기술자는 10명중 1~2명 뿐 입니다.
건축주께서도 직영으로 집을 건축 하시고 주택 시공 기술자를 일당으로 일 시키시면 업체보다 저렴하고 실속 있게 집을 지을수가 있습니다.
본인은 건축 업체에서 시공팀원으로 일하다가 팀장님하고 퇴사하고
지금은 팀장님하고 프리렌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국 어디라도 가서 어떠한 주택이든지 건축주의 설계 도면대로 주택을 지어 드리구요.
평당이든 일당이든 일 해 드립니다.
자재 구입은 건축죽께서 구입 하시고 주택시공은 시공팀이 하면 되겠구요...
맥가이버님.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맥가이버님 말씀은 맥가이버님 팀이 주택공사의 전 과정을 직접 일하실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예를 들면 철근배근부터 오배수설비, 미장, 목공등등의 과정을 말이지요.
아니면 건축주대신 관리 감독자, 즉 현장소장의 역할을 대신 하신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작은 현장은 현장소장 한명으로 진행하니까 그런 의미는 아니고 직접 일을 하신다는 말씀같은데 좀 자세한 내용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루굴 건축 시공의 전과정을 다합니다
일부 공사는 규모가 작으면 직접하기도 하지만
규모가 크면 따로 외주 맡기기도 합니다
일부 공사는 전기 조적 미장 타일 도배 입니다
그외는 전부 직접 다 해요 ^*^
@맥가이버7 염두에 두었다가 한번 연락 드리겠습니다.
당연히 평당은 아니고 일당을 쪽지로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루굴 현지에서 일하는 동안 숙식 제공에 일당은 15만원 입니다.
차량 연료비는 별도 입니다.....^*^
힘차게 첫발을 딛으심을 축하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공회사가 모두 그런건 아닙니다 물론 일부 업체의 비양심적인 행동이 만연하지만요..
저도 이곳 여주집을 마무리 하느라 지역업체를 이용 하면서 답답함을 니꼈지만요..
참고로 저도 20여년을 건축,인테리어를 업으로 삼았던 사람인데도 말이죠..
암튼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응원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론 모든 시공회사가 진상을 부리고 모든 건축주가 진상이기야 하겠습니까? ㅎㅎ
인테리어를 20년 넘게 해오셨다니 고생 많이 하셨겠습니다.
지금은 몇번까지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KOSID 회원번호가 200번대입니다.
반갑습니다.
정말 정답입니다. 3년 전 에 신축해 본 저로서는 ㅎㅎㅎ딱입니다 ㅎㅎㅎ원하시는데로 굳세게 하십시오. 집 두 번 짓기 싫은 사람입니다 ㅎㅎㅎ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새로 지은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계시지요? ^^
@노루굴 예 ㅎㅎ저는 황토벽돌을 이용하여 아주 심플하게 지었습니다. 내부장식이 곧 벽돌과 나무입니다 ㅎㅎㅎ
화목 보일러, 기름보일러 병행설치하고, 화목난로를 이용하여 난방도 하고요.
멋진 계획 축하 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고창 읍내서 10분내 거리에 고인돌 마을이 있습니다 그마을에 제 객지 친구가 20여전에 서울생활 청산하고 자기고향으로 돌아가서 토마토등 하우스하면서 지내고있습니다 지네 동네니까 자리잘잡고 살고있지요^^ 지난여름휴가도 친목회원이 몰려가서 그곳에서 지냈습니다 잘하면 인연이 되겠는데요~^^ 벽 지붕 문의한것좀 봐주세요^^
님의 닉네임을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그런데 벽지붕은 어디에 문의하신것인지요?
@노루굴 쪽지보내려는데 열리지가않네요~ 제 현장은 구리시에서 가까운 남양주입니다 작업자분들의 주거지가 멀지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벽 ᆞ지붕 궁굼증은 풀리셨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