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풍상이 섯거친 날에
송순
풍상(風霜)이 섯거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담아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곳이온 양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어구풀이
-풍상(風霜) : 바람과 서리
-섯거친 : 뒤섞여 내린
-갓 : 이제 막, 겨우, 방금 부사
-피온 : 핀
-금분(金盆) : 좋은 화분, ※송강가사 성주본(松江歌辭 星州本)에는 은반(銀盤:은으로 만든
쟁반)으로 되어 있다.
-옥당(玉堂) : 홍문관의 별칭, 경적(經籍), 문한(文翰), 고문(顧問) 따위의 일을 맡아보던 곳.
-보내오니 : 보내주시니
-도리(桃李) : 복사꽃과 오얏꽃. 여기서는 변절자을 상징
-곶이온 양 : 꽃인양, 꽃인 채,
-님의 뜻 : 임금님의 뜻(지조를 지키는 신하가 되라는 임금님의 뜻)
-알괘라 : 알겠도다. 알겠구나.
♣해설
초장 : 바람과 차가운 서리가 섞여 몰아친 날에 방금 핀 노란 국화를
중장 : 좋은 화분에 가득 담아 옥당(홍문관)에 보내시니
종장 : 복사꽃이나 도리꽃아(너희들은 따뜻한 봄날에 잠시 피었다가는 떨어지니) 꽃인
척도 하지 말아라. 서릿발을 이겨내면 핀 국화곷을 보내신 임금님의 뜻을 충분히
알겠노라.
♣감상
이 시조의 제목은 ‘자상특사황국옥당가(自上特賜黃菊玉堂歌)’인데, 일명 옥당가(玉堂歌)라고도 한다. 이 시조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명종께서 어원(御苑)의 황국화를 옥당(홍문관)에 보내시고 노래를 짓게 하셨다. 옥당관이 갑작스레 짓지 못하고 의정부(議政府)에 나와 당직을 하던 송순(宋純)에게 대신 짓게 하여 바치니 명종이 매우 기뻐하면 상을 내렷다고 한다. 이 시조 종장에서의 ‘도리(桃李)는 봄’한철에 피고마는 꽃으로 ‘변절자(變節者)’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이 시조의 의미는 풍상 속에 피는 국화처럼 역경(逆境) 속에서도 남의 뜻을 받들어 충성된 절개를 지키겠다는 작가의 굳은 의지이다.
♣작가소개
송순(宋純, 1493~1583) : 조선 성종~선조 때의 문신 자는 수초(遂初), 호는 면앙정(俛仰亭), 기촌(企村), 본관은 신평(新坪), 중종 14년에 별시(別試)에 급제, 명종대에는 벼슬이 우참찬(右參贊)에 이르렀다. 기사(耆社:정2품, 70세 이상의 문신이 들어가 대우를 받던 곳)에 들어갔다가 물러나와 담양(潭陽)에 면앙정(俛仰亭)ㅇ르 짓고 은거하며 독서와 시작에 전념하였다. 퇴계(退溪)의 선배이고 농암(聾巖)의 후배가 되는 그는 농암 이현보와 한가지로 강호가(江湖歌)를 개척하여 퇴계(退溪)와 송강(松江)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주요 저서에 「기촌집(企村集)」, 「면앙집(俛仰集)」과 시조 몇 수가 전한다.
첫댓글
풍상에 핀 꽃
도화에 비하리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열정적인
활동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