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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서해랑길 17코스(세한대학교-목포지방해양수산청)
여행일 : ‘23. 5. 27(토)
소재지 : 전남 영암군 삼호읍과 목포시 옥암동 일원
여행코스 : 세한대학교→대불방조제→산호양수장→농업테마공원→농업박물관→영산강하구언→목포지방해양수산청(거리/시간 : 11km/ 12.14km를 3시간 20분에)
함께한 사람들 : 청마산악회
특징 : ‘서해랑길’은 서쪽 바닷길을 말한다. 땅끝마을(전남 해남)에서 시작해 강화(인천)에 이르는 서해안의 해변길과 숲길, 마을길 등을 잇는 1,800km(109개 코스)의 걷기 여행길이다. 코리아둘레길(해파랑·남파랑·서해랑·평화누리) 4면 중 가장 길며, 거치는 지자체만 해도 5개 광역에 기초가 26곳이나 되는 긴 여정이다. 오늘은 15코스를 걷는다. 10개로 이루어진 해남·영암 구간의 열 번째 코스이기도 한데, 그동안 임시 구간(2개 코스)으로 운영해오다 2022년 12월 ‘솔라시도 대교’가 개통되면서 3개 코스로 새롭게 포장해 개통했다. 17코스의 특징은 영산호와 함께한다는 점이다. 처음에서 끝까지 영산호의 하구언(河口堰)과 둑길 등을 따라 걷는다. 주요 볼거리로는 영산호의 아름다운 풍광과 농업박물관을 꼽을 수 있다.
▼ 들머리는 목포지방해양수산청(목포시 옥암동 1101)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에서 내려와 ‘영산로’, 석현삼거리에서 ‘녹색로’로 바꿔 들어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이르게 된다. 참고로 지방해양수산청은 해양수산부 소속으로, 부산·인천·여수 등 해안지역에 설치되어 각 지역의 항만 운용과 개발, 해양환경 보전·관리 따위의 사무를 맡아본다.
▼ 새롭게 단장된 3개 코스 중 마지막으로 구간 전체가 영산호와 함께 한다고 보면 되겠다. 영산호의 둑길과 하구언 등 코스 전체가 평지인데다 코스 길이(11km)도 짧아 난이도는 최하이다. 참! 17코스의 시점은 세한대학교이다. 하지만 우린 산악회 사정으로 인해 종점인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서 출발 세한대학교까지 거꾸로 걸었다.
▼ 통일대로를 따라 전남도청 방향으로 걸으면서 트레킹이 시작된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의 담벼락을 오른쪽에 끼고 걷는다고 보면 되겠다.
▼ 잠시 후 만나게 되는 ‘25호 광장 교차로’에는 인공폭포가 조성되어 있었다. 도로를 새로 내면서 생긴 절개지 경사면을 활용해 높이 30m(너비 10m)의 인공폭포를 만들었다. 인터넷과 우편을 통한 명칭공모를 통해 ‘만남의 폭포’라는 이름도 얻었다.
▼ 통일대로와 교차되는 ‘녹색로’는 예쁘장하게 생긴 육교로 건넌다. 6차선 도로(녹색로)의 교통 흐름을 막지 않으려는 목적이겠지만, ‘만남의 폭포’라는 볼거리를 한눈에 쏙 담을 수 있는 전망대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었다.
▼ ‘만남의 폭포’ 반대편. 영산강 하구언(河口堰)을 향해 뻗어나가는 ‘녹색로’가 시원스럽다.
▼ 육교에서 내려와 ‘녹색로’를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걷는다. 이때 ‘낭만 항구’ 목포의 여러 풍광을 만날 수 있다. ‘갓바위’와 ‘근대역사관’ 같은 목포를 대표하는 경관들을 사진에 담아 도로변에 게시했다.
▼ 잠시 후 만난 영산강 하구언(河口堰), 둑으로 올라가기 전 왼쪽으로 자전거길이 갈려나가고 있었다. ‘영산강 수계지도’를 그려 넣은 것으로 보아 영산강 발원지인 ‘가마골 용소(전남 담양군)’까지 자전거길이 나있지 않나 싶다.
▼ 영산호 주변은 금계국(金鷄菊)이 만개해 있었다. 요즘은 전국 곳곳에서 저런 군락지들을 만나게 된다. 외래종인줄로만 알아 온 내 앎이 잘못된 것일까?
▼ 하구언(河口堰)에 올라선다. 목포시 옥암동과 영암군(삼호읍) 나불리 사이의 영산강 하구를 가로막아 만든 4,351m 길이의 제방으로, 이 둑으로 인해 영산강과 황해가 분리되면서 영산호라는 인공호수가 생겨났다.
▼ 둑길을 걷다보면 ‘남악신도시’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전남도청’의 청사가 무안군(삼향읍)으로 옮겨오면서 생겨난 일종의 복합 행정타운이다.
▼ 하구언이라는 게 본디 바다와 강의 경계, 그래선지 심심찮게 ‘해당화’가 눈에 띈다. 옛 사람들은 해당화를 여인으로 심심찮게 둔갑시킨다. 그게 여염집 여인이 아니라 요염한 기생이었지만. 하지만 난 함께 걷고 있는 집사람을 해당화에 비유하고 싶다. 내 눈에 비친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예쁘니까. 꽃 중의 꽃이라고나 할까?
▼ 둑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희미해져 무엇을 그렸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혈세까지 들여가며 꾸며 놓았다면, 때맞춰 보수를 해나가는 게 옳지 않을까?
▼ 목포와 영암의 경계지점 빗돌에는 명심보감용 글귀가 적혀있었다. ‘모든 권리는 의무의 이행에서’, 봉사단체인 ‘국제와이즈멘’의 지역 클럽에서 세웠지 않나 싶다.
▼ 이곳이 ‘영산호(榮山湖)’임을 알리는 빗돌도 눈에 띈다. 영산강지구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목포시(삼향동)와 영암군(삼호면 나불리) 사이에 길이 4,351m(높이 20m)의 하굿둑이 건설됨으로써 생겨난 담수호(34.6㎢)이다. 매년 반복되는 홍수와 염해의 피해를 막기 위해 1981년 쌓았다.
▼ 조금 더 걸어 배수갑문(排水閘門)을 만난다. 집중호우를 대비해 증설했다는데, 비상하는 새의 모습을 형상화했단다. 새롭게 도약하는 영산강 하굿둑의 비전을 상징하고 있다나?
▼ 다음은 농어촌공사(영산강사업단) 사옥이다. 옆에는 기존 배수갑문과 신규 배수갑문의 화합을 상징한다는 58m 높이의 ‘타워’를 세워 랜드 마크로 삼았다. 꼭대기에 만들어놓은 전망대에 오르면 서해바다와 영산강에 대한 조망이 파노라마식으로 펼쳐진단다. 홍보전시관은 물론이고 주변에 잔디광장이나 포토존 같은 편의시설도 만들어 놓았다니 한번쯤 들러볼 만도 하겠다.
▼ 농어촌공사의 사옥이 들어선 곳은 섬이었었나 보다. 인공 섬이라 부르기에는 범위가 너무 넓은데, 그곳에 금계국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 그 너머 영산호의 수면을 ‘영산철교’가 가로지른다. 대불공단의 화물을 수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불선’ 철도인데, 제 기능을 못해 2010년에 운영이 중단됐다고 한다.
▼ 둑길은 이제 ‘서호대교’로 인계된다. 오른편에는 기존의 배수갑문 8개가 들어서있다. 참고로 배수갑문은 방조제로 인해 갇힌 내수를 바다로 내보내는 시설물로, 밀물 때 바닷물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도 한다.
▼ 영산강 하구언을 지나 영암 땅으로 들어선다. 하구언 둑길을 걷는 데는 30분 정도가 소요됐다. 앱은 2.4km를 찍는다. 자료는 길이를 4,351m로 적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일까?
▼ 서해랑길의 특징 중 하나로 꼽아도 좋을 만큼 자주 만나게 되는 ‘멀구슬나무’를 오늘도 만났다. 그게 오늘은 꽃까지 활짝 피워 올렸다. 맞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농가의 늦봄(田家晩春)’에서 ‘멀구슬나무 꽃바람 멎고 나니 해가 처음 길어지네’라고 읊지 않았던가. 하지가 다음 달 21일이니 멀구슬나무도 지금쯤 라일락처럼 향기를 내뿜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영암 땅에 들어서니 무화과 조형물이 반긴다. 무화과는 영암의 얼굴마담으로 꼽히는 특산품, 우리나라 무화과의 90%가 생산될 정도이니 어찌 조형물 하나 없겠는가. 하지만 중생에 불과한 난 나뭇잎 치마를 두른 아담과 이브의 모습부터 떠올린다. 선악과를 따먹고 수치심을 느끼게 된 그네들이 무화과의 잎을 엮어 알몸을 가렸다고 했으니까.
▼ 기암괴석과 금계국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띄기에 카메라에 담아봤다.
▼ 한국가스공사는 사무소의 사옥보다 부대시설이 더 시선을 끈다.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예술작품에 가까울 정도로 예쁜 외형을 갖고 있지만 용도는 모르겠다.
▼ 트레킹을 시작한지 50분. 17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전라남도 농업박물관’에 도착했다. 농업박물관은 말 그대로 농업에 대한 박물관이다. 지난 1993년 농업과 농경문화를 전시하는 농업 전문박물관으로 개관했다. 현대화 물결 속에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 농경문화 유산을 연구·수집·보존·전시함으로써 우리 문화의 옛 모습을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 박물관의 정문. 안내소가 매표소로 오해받기 딱 좋게 생겼으나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으니 부담 없이 들어가면 된다.
▼ 농업박물관은 크게 남도 생활민속관과 농경 문화관, 쌀 문화관 그리고 농경문화 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대시설로는 전통 초가, 야외전시장, 작은 동물원, 농업테마공원 등이 있다.
▼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찍었노라! 일단은 인증사진부터 찍고 보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고양이 모양의 귀여운 포토죤을 만나게 되니 말이다.
▼ 마당 한가운데 서있는 느티나무가 눈길을 끈다. 얼마나 오래된 나무를 옮겨왔으면 아직까지 밧줄에 의지하고 있을까. 참고로 이 박물관은 1993년 9월 24일 개관했다.
▼ 첫 만남은 부대시설 중 하나인 ‘작은 동물원’이다.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공간으로 토끼·닭·오리·염소·진돗개 등 가축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 그 옆에는 야외전시장이 있었다. (물레·물통·연자·디딜)방아와 수차, 뒤주, 모정 등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시설들을 복원해 놓았다.
▼ 전시물 중 하나인 물레방아.
▼ 마을 공동체 신앙물인 산신당·성황당·장승·솟대 등도 전시되어 있다.
▼ 세 번째 만남은 ‘농경문화체험관’이다. 조상들이 사용해오던 민속 생활용품 및 재래 농경도구 등을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보거나 사용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추억을 남기기 위한 기념촬영은 기본, 투호나 윷놀이 등의 전통 놀이도 집접 해 볼 수 있다.
▼ 전시되어 있는 물건들로 놀이를 해볼 수 있으며, 진열된 옷은 착용도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전통놀이나 생활방식을 알려줄 수 있으니 어린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 다음은 ‘남도 생활민속관’이다. 남도민의 전통 생활상과 민속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남도의 주거생활과 의식주, 공예, 문화 등이 소개되어 있다.
▼ ‘가옥→의생활→식생활→공예→민속신앙’의 순서로 둘러보는 게 바람직한 동선이지 싶다.
▼ 안으로 들자 초가 일색인 농촌마을이 맞는다. 순천의 낙안읍성이 아닐까 싶다. 한 해의 1/4 정도를 국내외 여행으로 소일하는 나로서도 낯선 풍경이라서 세 번이나 다녀왔고, 그 풍경은 내 뇌리 속에 생생히 저장되어 있다.
▼ 남도의 전통가옥을 세트장으로 만들고, 그 안에 밀랍인형을 배치해 그네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 의생활은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 사람이 살아가는데 어찌 먹는 문제가 빠질 수 있겠는가.
▼ 다섯 번째 만남은 ‘농경문화관’이다. 하지만 건물의 현판은 ‘농업박물관’으로 적혀있었다. 이 건물이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의 메인 전시장, 즉 본관이 아닐까 싶다.
▼ 안으로 들어서자 촌부들의 일상을 담은 조형물이 맞는다.
▼ 농경문화관은 1, 2층으로 나뉜다. 하지만 전통혼례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층에 전시되어 있다.
▼ 농경의 역사(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농경문화 발달사), 농경의 사계(농촌의 옛 풍경과 농경생활 모습), 공동체문화(농경과 관련된 놀이, 신앙공동체) 등을 실물과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준다.
▼ 선사시대의 농기구부터 각종 농경 유물들이 보존 전시되어 있다. 농악을 위한 유물들도 눈에 띈다.
▼ 전시장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가상공간도 만들어 놓았다.
▼ 맨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쌀 문화관’. 말 그대로 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평소 너무나 쉽게 먹고 있는 쌀이 어떻게 자라고 어떤 품종이 있고, 또 과거에는 쌀을 어떻게 수확하고 가공했는지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 전시실은 우리 겨레와 함께 해온 쌀 농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일깨우려는데 방점을 찍었다. 쌀을 주제로 쌀의 역사, 쌀의 일생, 쌀의 문화를 알려준다.
▼ 방앗간, 쌀집 등 갖가지 쌀과 관련된 생활상을 밀랍인형으로 꾸며놓은 덕분에 둘러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 생명의 땅 전남의 쌀 제품 홍보도 하고 있었다.
▼ 박물관 투어(둘러보는데 35분이 걸렸다)를 마치고 쌀 문화관 옆 후문으로 나오면 서해랑길과 다시 만난다. 이어서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보초를 서고 있는 ‘농업박물관 마실길’로 올라선다.
▼ 영산호관광지의 관광자원 및 생태자원을 활용해 만든 산책로로 농업박물관과 농업테마공원을 오솔길로 연결시켰다. 농업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농업테마공원으로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면 되겠다.
▼ 탐방로는 입구의 이정표가 가리키는 ‘꽃길’을 따른다. 나지막한 산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는 오솔길인데, 꽃무릇·맥문동·영산홍·백철쭉 등 꽃나무들을 많이 심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지 않았나 싶다.
▼ 작은 숲속 키 작은 나무 사이로 난 길을 200m쯤 걷다가 오른편 산봉우리로 오르니 꼭대기에 정자가 지어져 있었다.
▼ 반대편으로 넘어가니 이번에는 전망대(마실길 안내도에 표기되어 있던 ‘트리하우스’가 아닐까 싶다)가 반긴다. 농업테마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2층 높이의 대를 올렸다. 전망대는 의자를 배치해 쉼터를 겸하도록 했다.
▼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빼어나다. 농업테마공원은 물론이고 그 너머의 영산호와 남악신도시까지 한눈에 쏙 들어온다.
▼ 뒤돌아 본 전망대, ‘취사금지 및 야영금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는데도 주변 원두막들은 하나같이 고기 굽는 냄새로 넘쳐나고 있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17코스 시점(6km를 남겨놓았단다)을 향해 쉼 없이 진행해버린 이유이다.
▼ 점심때가 넘었는지라 간식을 먹을 만한 장소를 찾아봤지만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먼저 온 나들이객들이 주변 원두막을 빠짐없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서해랑길은 농업테마공원을 가로지른다. 이 공원은 농업을 주제로 한 체험공간이다. 138,612㎡의 부지에 농업광장·생태연못·친환경농업 관찰학습장 등의 시설이 들어있다. ‘선농단’이란 시설도 눈길을 끈다. 왕이 몸소 밭을 갈며 신농(神農)에게 제사하고 후직(后稷)을 배향했다는 곳이다.
▼ ‘벼한살이 체험장’에서는 밀(또는 보리)을 심었던가 보다. 널따란 들녘이 온통 타작을 마친 밀대로 뒤덮여 있다.
▼ 공원의 끄트머리에는 ‘영산재(榮山齋)’라는 고급 한옥호텔이 들어섰다. 안과 밖이 통하고, 몸과 영혼이 엮이는 게 한옥의 특징이라고 한다. 영산재는 그런 옛 것의 장점을 살리고, 현대적인 시설을 접목시킨 전혀 새로운 개념의 호텔이란다.
▼ 농업테마공원을 벗어나 둑길(이정표 : 17코스 시점까지 5.6km)로 올라선다. 영산강이 하구언으로 막히고 인공호수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제방이다. 이 둑이 쌓이면서 나불도 일대에 엄청나게 너른 들녘이 조성됐다.
▼ 이때 영산호의 선상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동력수상레저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찾는 곳인데, 1층은 연수 및 시험장이고 2층이 카페로 운영되고 있단다. 흔들리는 선상에서 커피 한 잔으로 즐기는 낭만?
▼ 나불도의 들녘, 저 곤포사일리지 안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밀·보리까지 수확을 끝마친 시기에 설마 볏짚이 들어있지는 않겠지? 참고로 이곳 나불도(羅佛島)는 영암군에 딸린 6개(나불도·외도·문도·구와도·고마도·서도)의 유인도 중 하나(가장 큰)였다. 하지만 영산강이 하구언으로 막힌 지금은 저렇게 너른 농경지로 변해있다.
▼ 왼편으로는 영산호가 펼쳐진다. 제방과 강 사이에는 습지가 형성됐다. 과거에는 영산강 하구의 갯벌이었으나 하굿둑이 축조되면서 자연스레 생겨났다고 한다.
▼ 인동초(忍冬草) 군락지가 눈길을 끌어 카메라에 담아봤다. 문득 고 김대중대통령이 곧잘 ‘인동초’에 비유됐었고, 그의 고향도 이곳에서 멀지 않은 신안군이었다는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 이곳이 ‘영산강종주 자전거길’임을 알리는 말뚝도 눈에 띈다. 담양댐에서 영산강하구언에 이르는 길이 133km의 자전거길인데, 그게 이 둑을 지나가는 모양이다. 그럼 아까 하구언의 목포 쪽 입구에서 만났던 그 자전거길 안내도와는 어떻게 다를까?
▼ 나불도 들녘과 영산호를 양쪽 옆구리에 낀 둑길은 꽤 오래 이어진다. 3.5km나 되다보니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산호의 아름다운 풍광으로도 부족해 호남 제일 기경으로 소문난 ‘월출산’을 앞에 두고 걷다보면 지루하기는커녕 한눈 팔 잠깐의 틈도 허락되지 않는다.
▼ 옛말에 ‘곡식은 부지런한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야 모내기를 하고 있는 저 농부는 어떨까? 부지런한 농부가 심은 벼들은 이미 무릎 높이까지 자랐는데...
▼ 둑길로 올라선지 30분, ‘산호양수장(이정표 : 17코스 시점까지 3.4km)’에 이르자 길이 둘로 나뉜다. 이제껏 걸어오던 길(차량통행이 가능한)이 제방 아래로 내려가는데도 자전거길은 계속해서 둑길을 고집하는 것이다. 서해랑길 나그네들이야 물론 자전거길을 따른다.
▼ 10분쯤 더 걷자 자전거길이 제방 아래로 내려가면서 아까 헤어졌던 길과 합류된다. 제방 위는 흙길로 변하면서 걷는 게 조금 불편해졌다. 하지만 조망을 위해 그냥 둑길을 걷기로 했다.
▼ 이즈음 영산호를 가로지르는 ‘무영대교’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국내 최초로 5개 주탑이 연속으로 연결된 ‘엑스트라 도즈교(Extradsed Bridge : 사장교와 거더교의 장점을 접목시킨 교량)’이다. 그 뒤는 영암의 또 다른 명산인 은적산일 것이다.
▼ 길이 거칠지만 예전에는 사람의 왕래가 제법 빈번했던 모양이다. 제방에 기댄 둔치에 ‘쌈지공원’까지 만들어 놓았다. 인적이 끊긴 지금은 잡초 속에 묻혀버렸지만...
▼ 서해랑길은 이제 영산호와 영암호를 잇는 물길 ‘대불 수로’의 오른쪽을 걷는다. 중간에 만나게 되는 다리(수로교) 부근을 빼면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지극히 밋밋한 구간이다. 하지만 도로변의 뽕나무에서 오디를 따먹는 재미는 나름대로 쏠쏠했다.
▼ 두 번째 다리를 지나면서 대불수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른편에는 세한대학교의 교정이 펼쳐진다. 교사는 물론이고 축구장·야구장·골프연습장 등 다양한 시설들을 지녔다. 하지만 주말이라선지 시설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 대불수로의 둔치에도 ‘쌈지공원’이 만들어져 있었다. 금계국이 활짝 핀 공원은 아예 꽃밭으로 둔갑했을 정도, 하지만 사람은 흔적조차 없다. 주말을 맞은 대학생들이 집에라도 다니러 간 모양이다.
▼ 날머리는 세한대학교 입구(영암군 삼호읍 산호리)
잠시 후 만나게 되는 ‘세한교’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면 ‘대불교차로’. 그곳에 17코스의 시점인 세한대학교 영암캠퍼스 정문이 있다. 세한대학교(世翰大學校)는 2개의 캠퍼스가 있다고 했다. 그중 하나가 이곳 삼호읍의 호등산(虎嶝山, 126.8m) 자락 풍광 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방대학교의 학생 수가 감소되는 최근의 추세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 서해랑길(영암 17코스)의 안내도는 세한대학교 정문 바로 앞에 설치되어 있었다. 오늘은 3시간 20분을 걸었다. 앱이 12.14km를 찍고 있으니 꽤 더디게 걸은 셈이다. 하지만 수치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17코스의 하이라이트인 농업박물관을 얼마만큼 꼼꼼히 둘러보느냐에 따라 소요시간이 결정될 테니까 말이다.
▼ 둘레길 도반인 ‘몽중루’님의 극찬에 이끌려 공도교 배수갑문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영산호와 영암호의 물 흐름을 조정해주는 갑문인데, 이에 대한 설명은 몽중루님의 글로 대신한다. <명품 갑문이 나온다. 공도교 1.2교와 겹치는 수직과 수평 형 두 개의 갑문이 그것이다. 이 중 서쪽에 있는 수평 갑문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수평 갑문이다. 반원 형(半圓形)의 수평을 이루는 갑문을 지탱하는 철 구조물이 인상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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