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로(子路) 제십삼(第十三)
凡三十章이라
모두 30장(章)이다.
▣ 제1장
子路問政한대 子曰 先之勞之니라
자로가 정사를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솔선할 것이며 부지런히 해야 한다.”
蘇氏曰 凡民之行을 以身先之면 則不令而行이요 凡民之事를 以身勞之면 則雖勤不怨이니라
소씨가 말하였다. “백성들이 행해야 할 것을 자신이 먼저 솔선하면 (윗사람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지고,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을 자신이 부지런히 애써 하면 (백성들이) 비록 수고롭더라도 <윗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請益한대 曰 無倦이니라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기를 청하자,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하셨다.
吳氏曰 勇者는 喜於有爲而不能持久라 故로 以此告之시니라
○ 程子曰 子路問政에 孔子旣告之矣요 及請益에 則曰無倦而已요 未嘗復有所告하시니 姑使之深思也시니라
오씨가 말하였다. “용맹스런 자는 일 하기를 좋아하나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것으로 말씀해 주신 것이다.”
○ 정자가 말씀하였다. “자로가 정사를 묻자, 공자께서 이미 말씀해 주셨고,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기를 청하자, ‘게을리 하지 말라.’하셨을 뿐이요, 일찍이 다시 말씀해 주신 것이 없었으니, 이것은 우선 깊이 생각하게 하려고 하신 것이다.”
▣ 제2장
仲弓이 爲季氏宰하여 問政한대 子曰 先有司요 赦小過하며 擧賢才니라
중궁이 계씨의 가신이 되어 정사를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사에게 먼저 시키고 작은 허물을 용서해주며, 어진 이와 유능한 이를 등용해야 한다.”
有司는 衆職也라 宰兼衆職이나 然이나 事必先之於彼而後에 考其成功이면 則己不勞而事畢擧矣라 過는 失誤也라 大者는 於事或有所害하니 不得不懲이어니와 小者赦之면 則刑不濫而人心悅矣라 賢은 有德者요 才는 有能者니 擧而用之면 則有司皆得其人하여 而政益修矣리라
유사는 여러 가지 직책을 맡은 자이다. 가신[宰]은 여러 직책을 겸한다. 그러나 모든 일을 반드시 저[有司]들에게 먼저 시키고 뒤에 그 이룬 공적을 살핀다면, 자신은 수고롭지 않고서도 일이 모두 거행될 것이다. 과(過)는 실수로 잘못한 것이다. 큰 잘못은 일에 혹 해 됨이 있으니 징계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작은 허물은 용서해주면 형벌이 남용되지 않아 민심이 기뻐할 것이다. 현(賢)은 덕이 있는 자요, 재(才)는 재능이 있는 자이니, 이들을 등용하여 쓰면 유사가 모두 적임자[其人]를 얻어 정사가 더욱 닦여질 것이다.
曰 焉知賢才而擧之리잇고 曰 擧爾所知면 爾所不知를 人其舍諸아
“어떻게 어진이와 유능한 이를 알아 등용합니까?” 하고 묻자, “네가 아는 자[賢才]를 등용하면 네가 미처 모르는 자를 남들이 내버려두겠느냐?” 하셨다.
仲弓慮無以盡知一時之賢才라 故로 孔子告之以此시니라 程子曰 人各親其親이니 然後엔 不獨親其親이니라 仲弓曰 焉知賢才而擧之오한대 子曰 擧爾所知면 爾所不知를 人其舍諸아하시니 便見仲弓與聖人用心之大小라 推此義면 則一心可以興邦과 一心可以喪邦이 只在公私之間爾니라
○ 范氏曰 不先有司면 則君行臣職矣요 不赦小過면 則下無全人矣요 不擧賢才면 則百職廢矣라 失此三者면 不可以爲季氏宰어든 況天下乎아
중궁은 한 세상의 어진 이와 유능한 이를 다 알 수 없을까 염려하였다. 그러므로 공자께서 이것으로 말씀해 주신 것이다.
정자가 말씀하였다. “사람들은 각기 그 친척을 친히 하여야 한다. 그런 뒤에는 친척만을 친히 하지는 않는 것이다.” 중궁이 “어떻게 어진 이와 유능한 이를 알아 등용합니까?” 하고 묻자, 공자께서 “네가 아는 현재를 등용하면 네가 모르는 현재를 사람들이 내버려두겠느냐?”라고 하셨으니, 중궁과 성인의 마음 씀에 크고 작음을 볼 수 있다. 이 뜻을 미루어 나간다면, 한 마음이 나라를 부흥시킬 수도 있고, 한 마음이 나라를 잃을 수도 있는 것이, 다만 공과 사의 사이에 달려 있을 따름이다.”
○ 범씨가 말하였다. “유사에게 먼저 시키지 않으면 군주가 신하의 일을 행하게 될 것이요, 작은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래에 온전한 사람이 없게 될 것이요, 어진 이와 유능한 이를 등용하지 않으면 모든 직무가 마비될 것이니, 이 세 가지를 잃으면 계씨의 가신도 될 수 없는데, 하물며 천하를 다스림에 있어서랴!”
▣ 제3장
子路曰 衛君이 待子而爲政인댄 子將奚先이시리잇고
자로가 말하였다. “위나라 군주가 선생님을 기다려 정사를 하려고 하십니다. 선생께서는 무엇을 먼저 하시렵니까?”
衛君은 謂出公輒也라 是時는 魯哀公之十年이니 孔子自楚反乎衛하시니라
위나라 군주는 출공 첩을 이른다. 이때는 노나라 애공 10년으로, 공자는 초나라에서 위나라로 와 계셨다.
子曰 必也正名乎인저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반드시 명분을 바로잡겠다.”
是時에 出公이 不父其父而禰其祖하여 名實紊矣라 故로 孔子以正名爲先이라 謝氏曰 正名은 雖爲衛君而言이나 然이나 爲政之道는 皆當以此爲先이니라
이 때 출공은 자기의 아버지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고, 자기의 할아버지를 아비로 삼아, 명분과 실상이 문란하였다. 그러므로 공자께서 명분을 바로잡는 것을 우선으로 삼으신 것이다.
사씨가 말하였다. “명분을 바로잡는 일은 비록 위나라 군주 때문에 하신 말씀이나, 정사를 하는 도리는 모두 당연히 이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子路曰 有是哉라 子之迂也여 奚其正이시리잇고
자로가 말하였다. “이러하십니다. 선생님의 우활하심이여!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迂는 謂遠於事情이니 言非今日之急務也라
우(迂)는 사정과 거리가 멂을 이름이니, 오늘날 급선무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
子曰 野哉라 由也여 君子於其所不知에 蓋闕如也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비속하구나 유여! 군자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에는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野는 謂鄙俗이니 責其不能闕疑而率爾妄對也라
야(野)는 비속함을 이른다. 그가 의심스러운 것을 그대로 놓아두지〔闕疑〕 못하고, 경솔하게 함부로 대답함을 책망하신 것이다.
名不正이면 則言不順하고 言不順이면 則事不成하고
명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이치에) 순하지 못하고, 말이 (이치에) 순하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楊氏曰 名不當其實이면 則言不順하고 言不順이면 則無以考實而事不成이라
양씨가 말하였다. “명분이 그 실제와 합당하지 않으면 말이 (이치에) 순하지 못하고, 말이 (이치에) 순하지 못하면 실상을 살필 수 없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