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희망이다] 60. 숲 관리정책의 과거·현재·미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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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말 그대로 나무가 모여서 숲을 이룬다. 우리는 그동안 숲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우리의 삶과 숲의 관계를 재조명해 보았지만 과연 이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 숲을 어떻게 관리해야만 하는가 또한 어려운 과제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산사태와 같은 재난을 막고 가뭄을 극복해서 농사라도 제대로 짓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 숲 관리 정책은 조기녹화를 위해 척박한 땅에서도 견디어 살 수 있는 아까시나무, 리기다소나무, 오리나무와 같은 사방수(砂防樹)를 심는 것이었다. 혹자들은 왜 처음부터 경제적 가치가 큰 나무를 골라서 심지 않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 당시로서는 척박한 땅에 살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나무를 심어 우선 토양을 비옥하게 한 후 다른 나무로 교체하려 했던 것이다. 그 결과 과거 우리의 숲 관리 정책은 단기간에 녹화를 이룩한 세계적인 성공사례가 되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과거 밀식해서 심은 나무들을 가꾸어 주지 않아 생장장애를 일으키고, 햇빛조차 비치지 않는 숲 속에는 하층식생이 발달하지 않아 숲의 활력(活力)이 떨어지고 있다. 침엽수 일변도의 단순림은 산불이나 병해충으로부터도 피해를 입기 쉽고 숲의 물 저장이나 생물다양성 등 숲의 다양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현재 고통받고 있는 우리 숲의 모습이다. 존 필린은 숲의 서사시에서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부터 세계문명은 숲이 풍부한 지역에서 번성해 숲의 소멸과 함께 종말을 고했다’라고 하면서 인류가 숲을 없앤 탓에 동·식물의 절멸, 지구온난화, 산사태, 사막화와 같은 환경재앙의 부메랑을 맞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숲을 어떻게 지키고 관리해야만 하는가. 이는 숲의 생태적 건전성과 식물자원의 장기적인 유지증진을 통해서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사회적·경제적·생태적·문화적으로 다양한 숲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UN이 정한 지속가능한 숲 관리(SFM:Sustainable Forest Management)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아울러 숲을 다루는 현장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기술적인 숲 가꾸기 작업이 필요한 때이다. 만일 이 원칙이 지켜지지 못하고 현장에서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미래의 우리 숲은 총체적 부실로 빠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제 더 이상 숲을 가꾸는 데는 정부의 힘과 의지만으로는 안 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할 때 진정으로 우리의 숲은 더 많은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이 길만이 사람과 숲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녹색국가가 되는 길이다.
〈윤영균 산림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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