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젊어서 바르고 깨끗한 수행도 하지 못하고 부유한 재물도 쌓지 못하면,
물고기도 살지 않는 빈 연못을 지키는 늙은 백로와 같은 신세가 된다.
2월
내 자식이다. 내 재물이다 하여 어리석은 사람은 근심 속에 허덕이며 산다.
나의 '나'가 이미 없거늘 어찌하여 자식과 재물을 근심하랴.
4월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어라. 피로한(지친) 나그네에게 길은 멀어라.
바른 법(참된 삶)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아아, 생사의 밤길은 길고도 멀어라.
6월
자신을 이롭게 하지 못하고 어찌 남을 이롭게 할 수 있겠는가. 마음을 닦고 몸을 바르게 하면 어떤 소원이든
이루지 못하겠는가.
7월
후세의 두려움을 믿지 않는 사람은 지어서 안 될 악이 세상에 없다.
9월
잠은 무겁기가 산과 같아서
어리석음의 어둠속에 가려져 편히 누워 괴로움을 생각하지 않나니
이런 까닭에 생사의 윤회에 빠져든다.
10월
사람이 무슨 일이건 행하는 것은 그런 뒤에야 그것을 제 몸에서 본다. 선을 행하면 선의 응보를 보며
악을 행하면 악의 응보를 얻는다.
11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미리 생각하고 계획하여 마음을 기울이며 힘써 닦아서 그 일할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12월
예전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훗날 그치고 악을 범하지 않는다면 이는 세상을 밝게 비출 것이니 마치
달을 가린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으리라.
24년 2월 어느날
승가사는 전설속의 유명 사찰처럼 아득히 높게 계단으로 이어져 하늘에 닿아 있었다.
아아, 그 계단을 올라 마주친 장엄하고 정교한 불탑은 경건함으로 몸을 씻고 교만을 굽히어 참회의 절을 하게 만들고도 남음이 있었으나 마음 한켠에는 조금 부자연스럽기도 하였다.
늙은 비구니승이 일반인과 똑같은 보행으로 뒷간을 갔다 온다.
그녀에게 빵을 건넸으나 받지 않았다.
대웅전 마당에서 까마득히 올려다 보이는 마애불은 고려시대 작품으로 장엄하고 엄정하기 이를데 없었다. 어디를 보고 계시는가!!
푸르고 맑은 하늘로 새털 구름이 보현봉 쪽으로 휘돌아 흐르고 영물인 까마귀가 마애불 위로 휙휙 날았다.
황구가 무슨일인가 싶어 따라왔다가 하릴없이 돌아 내려가던 기인 돌계단과
경건하게 절을 올리는 늙은 비구승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갓 모란의 싹이 돋던 그 돌계단
승가사 마당에 놓여 있던, 가져가라고 놓여진 달력에 실려 있는 말씀을
카페로 모시고 오다.
(24/4/5, 새벽 05:30분. 글의 일부를 두 군데 편집하다)